[건강클리닉] 치료의 원칙인 보(補)와 사(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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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클리닉] 치료의 원칙인 보(補)와 사(瀉)
  • 황치혁 편집위원
  • 승인 2019.08.2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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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지만 그 뜻을 정확히 모르는 용어가 있다. 바로 보약(補藥)이다. 몸에 좋은 약, 원기를 돋우는 약, 정력을 좋게 만드는 약 등의 생각을 떠올리지만 정확하게 뭐라고 말하긴 힘든 게 바로 보약이다. 보약은 말 그대로 해석하면 도울 보(補)에 약 약(藥), 즉 몸의 기능을 도와주는 약이다. 몸에 부족한 부분을 넣어 주는 처방이라고 보면 된다.

한의학의 치료법을 크게 나누면 보법(補法)과 사법(瀉法)이 있다. 보법은 기능이 떨어진 장부를 본래의 능력으로 올려주거나, 부족한 기(氣)나 혈(血)을 보충해주는 치료법이다. 사법은 기능이 과잉 항진된 장부의 기능을 정상상태로 안정시키거나, 외부로부터 들어온 나쁜 물질이나 기운을 몸 밖으로 빼내 주는 방법이다. 보법 즉 보약의 처방은 선천적으로 특정 장부의 기능이 떨어졌거나, 과로로 인해 장부가 힘들어 하는 상황에 쓴다. 심장을 예로 들어보자. 과로를 하게 되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변화는 심장 맥의 약화이다. 환자분들은 심장맥이 약하면 관상동맥이나 심장 구조의 문제를 생각하며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만 하루 밤 잠을 설쳐도 심장맥은 가늘게 약해진다. 그리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 다음 날 잠을 푹 자기만 해도 쉽게 회복된다.

문제는 과로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수면시간과 쉬는 시간을 줄여야 할 정도로 일을 지속적으로 하면 심장은 점점 더 힘들어진다. 신체적인 변화까지 나타난다. 잠들기가 힘들고, 꿈이 많아지며 심하면 가슴이 갑갑해지기도 한다. 더 진행되면 일시적인 부정맥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루 이틀의 휴식으로 회복이 힘들어지는 상태가 된다. 과로로 힘들어 하는 건 심장만이 아니다. 필요한 에너지량이 많아지므로 소화기관도 더 열심히 소화 흡수해야 한다. 비장과 위장 간 등이 모두 피곤해지는 상황이 온다. 이렇게 기운이 없고, 어깨가 눌리며, 사지를 움직이기 힘든 것은 물론이고 말하기도 귀찮아지는 상태를 한의학에선 기운이 부족한 것으로 본다. 기운을 북돋우는 보약 중에 인삼 황기 백출 등의 보기약(補氣藥)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개인차가 있어 소화기의 문제가 더 심각한 분들도 있고, 심장이나 폐의 기운 부족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사람도 있다. 개인차는 물론이고 장부의 피로도와 허증 상황을 잘 살펴서 보기약을 가감해야 한다.

보기약이 필요한 상황을 넘어서 더 악화되면 몸이 차지는 단계로 접어든다. 이때 쓰는 약이 보양약(補陽藥)이다. 장부의 기능이 떨어져 소화 흡수는 물론이고 심혈관계의 순환능력까지 현저히 저하되면 우리 몸은 긴축정책을 펼치게 된다. 오장육부가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해서 우리 몸 곳곳으로 보내줘야 하는 에너지량이 줄어들면 손발과 같은 말단 부위가 점점 차가워지게 된다. 생명활동에 꼭 필요한 두뇌와 체간 오장육부로의 영양공급이 줄어들면 신체기능은 급격히 저하된다. 그래서 생명과 직접 연관되지 않는 손과 발로 보내는 에너지량을 많이 줄이기 때문에 수족냉증이 나타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선 보기약과 함께 녹용 녹각 토사자 익지인 육계 등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보양약을 쓰게 된다. 수족냉증과 함께 아랫배까지 차가운 증상이 나타나면 우리 몸의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되므로 적절한 휴식과 함께 적절한 보약을 써야 한다. 휴식과 충분한 영양만으론 우리 몸이 스스로 회복하기 힘든 상황이다.

보기약 보양약과 함께 보혈(補血)과 보음약(補陰藥)도 있다. 보혈약은 남자보다는 여자들에게 많이 사용한다. 매월 생리 때문에 혈액의 손실이 있는 여성들은 혈액이 부족한 상황을 자주 겪는다. 우리 몸에는 혈관을 따라 순환하는 혈액도 있지만, 심한 운동 등으로 혈액량이 더 필요한 때를 대비해 간에 예비의 혈액이 저장되어 있다. 저장되어 있는 혈액이 줄어들고 심장과 혈관을 채울 혈액도 부족해지면 우리 몸에는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어지럼증이 나타나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잠들기가 힘들어지기도 한다. 안색과 입술의 색이 창백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여성의 경우 혈허가 심해지면 생리가 중단되거나 생리혈이 까맣게 되기도 한다.

혈허가 생기는 이유는 조혈작용의 문제도 있지만 대부분 과로를 하는 경우다. 과로 때문에 기운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혈액도 과하게 소모되기도 한다. 생명활동이 가장 활발한 10대말의 고3 수험생들이 일 년 가까이 생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과로 때문에 우리 몸이 일상적인 생활을 하기도 힘들 정도로 혈액량이 줄어들면, 2세를 준비하는 자궁기능을 위한 혈액량부터 차단을 하는 셈이다. 우리 몸엔 혈액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생명활동을 위한 체액도 존재한다. 이런 체액은 단순히 물을 마신다고 늘어나지 않는다. 노쇠하거나 오랜 병으로 고생을 하면 진음(眞陰)이라는 우리 몸의 체액이 감소하게 된다. 손발 바닥이 화끈거리거나 어지러우면서 눈에 번쩍이는 느낌이 있고, 이명, 잘 때 나는 땀, 하지무력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사법은 넘치는 것을 빼낸다고 생각하면 된다. 과식을 했다고 생각해보자. 위가 무리하지 않고 소화시킬 수 있는 것보다 많은 음식물을 먹은 상황이다. 많이 들어온 음식물을 빨리 내려 보내야 한다. 이럴 때에 쓰는 방법이 사법이다. 몸으로 흡수를 원활하게 시키는 방법보다는 위장관 활동을 빠르게 만들어 몸 밖으로 신속하게 내보내는 것이다. 물론 사법의 상황은 아주 여러 가지다. 과음으로 간이 힘들어 하고, 간에 습과 열이 조장되어 있을 때도 필요 없는 열과 습을 빼내는 방식이 사법이다. 우리 몸에 불필요한 습이나 열, 음식물 찌꺼기 등은 병을 일으킨다. 원활하게 배출시키는 것도 건강을 회복시키는 중요한 치료법이다.
/한뜸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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