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2 학생들이 여름방학에 대입을 위해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여름방학은 내신 준비 부담이 없고, 2학기 과목에 대한 약간의 선행 학습이나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더라도 시간적인 여유가 충분하게 있다. 따라서 여름방학은 학생부종합전형을 대비할 수 있는 시간으로 활용하기에 가장 좋은 때라고 할 수 있다.

<독서를 통한 학종 대비>
그렇다면 여름방학에 학종을 대비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독서이다. 학종에서 독서는 학생부의 독서활동상황 이외에도 자율 활동, 동아리 활동, 진로 활동,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등 다양한 영역에 기재된다. 학종은 기본적으로 학교생활에 충실하면서도 심화된 진로 성숙도와 학업 역량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고자 한다. 대학마다 평가의 요소와 방법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학업 역량, 전공 적합성, 발전 가능성, 인성과 같이 학종에서 평가하고자 하는 요소들은 모두 독서를 통해 전공과 관련한 다양한 지식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것으로 충분히 준비가 가능하다. 따라서 독서는 학종을 준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준비라 할 수 있다.

서울대가 발표한 ‘학생부 기반 면접 및 구술고사 연구’의 내용을 살펴보면 전체 질문의 67.4%가 전공적합성과 관련된 것이었다. 즉 전공적합성이 면접에서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인 것이다. 또한 독서에 대한 질문이 전체 질문의 67.2%로 전체 학생부의 내용 가운데 가장 묻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독서를 통해 전공적합성을 보이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아래는 학종에서 독서 위주로 질문이 전개된 사례이다. 학생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책, 전공과 깊게 연관된 책이 독서활동상황에 기재되어 있을 때, 대부분의 사정관이나 교수들은 질문을 통해 학생의 역량을 판단하게 된다. 다른 활동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혹은 교내의 학종과 관련된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독서만으로도 훌륭한 학생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전공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대학에서 선발하고자 하는 학생은 전공과 관련하여 깊이 있게 생각해본 경험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다. 따라서 독서는 학업역량과 전공적합성을 높일 수 있는 가장 본질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학생부 종합 전형 면접 사례
- 교수: 역사와 관련된 많은 책을 읽었는데,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은 무엇인가요?
- 학생: ‘거리에서 국정 교과서를 묻다’라는 책입니다. 요즘 뜨거운 이슈인 국정 교과서 문제에 관심은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접해 볼 기회가 적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책을 읽으며 국정 교과서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견 양쪽을 두루 이해할 수 있었으며 국정화의 장단점 또한 알 수 있었습니다. 양쪽의 생각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균형 잡힌 역사 인식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중략)
- 교수: 블로크는 유명한 역사학자인데, 그의 책을 읽었네요? 책 제목이 기억나나요?
- 학생: 네, ‘역사를 위한 변명’이라는 제목이었습니다.
- 교수: 책의 내용을 조금 이야기해줄 수 있을까요?
- 학생: 블로크는 ‘역사의 대상은 인간’이라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인간학으로서 역사학의 가치를 강조합니다. 또한 역사란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견하는 데 도움을 주는 유용한 실용주의적 학문임을 밝히고 있었습니다.(중략)
- 교수: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읽었군요. 이 책에서 그가 한 중요한 말이 있는데, 혹시 무엇인지 알고 있나요?
- 학생: 네,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부단한 상호 작용의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입니다.
- 교수: 맞아요.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 학생: 역사가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지만, 역사적 내용은 과거의 내용입니다. 따라서 역사가가 과거의 이야기를 평가하고 연구하고자 한다면, 그 시대적 상황을 내면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역사가는 현재와 과거를 서로 비교하기 때문에, 또 같은 사실이라도 역사가에 따라 다른 관점을 지니기 때문에 카가 이런 말을 남겼다고 생각합니다.

- 진로 독서를 위한 도서 탐색 방법
자신의 진로와 관련하여 도서를 탐색할 때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것은 대학 홈페이지 탐방이다. 대학 입학처 홈페이지에는 학종과 관련된 안내 자료, 학과 소개 자료 등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대학에 따라서는 학과별로 추천도서를 안내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것들을 키워드로 삼아 인터넷 서점을 통해 도서를 탐색해볼 수 있다.

대학 홈페이지 탐방과 더불어 포털 사이트에서 학과명과 추천도서를 검색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국어국문학과 추천도서’ ‘기계공학과 추천도서’ ‘대학별 추천도서’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 ‘과학창의재단 우수 과학도서’ 등으로 검색하면 전공과 관련된 추천도서들을 스스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도서를 탐색하는 방법은 교과서의 내용에서 키워드를 추출하거나 교과서 색인을 이용하는 것이다. 모든 독서 활동은 결국 배운 교과 내용을 심화하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좋다. 따라서 자신의 진로 희망 분야에 해당하는 교과에서 1학기 때 배운 내용들을 점검하고, 여기에서 키워드를 뽑아 도서를 탐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 진로 독서를 위한 읽기 방법
진로 독서는 자신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진로 분야에 대한 배경지식이 심화되는 과정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에 가장 적합한 독서 방법이 바로 ‘엮어 읽기’와 ‘깊이 읽기’이다. ‘엮어 읽기’는 책을 읽으면서 생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그 책과 관련된 다른 책을 읽거나,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다른 책을 읽으며 내용을 확장해가는 독서 방법이다. ‘엮어 읽기’를 위해서는 책을 읽으면서 책에 나오는 참고문헌 목록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 인터넷 서점에서는 ‘이 책을 구매한 사람들이 선택한 다른 책’들의 목록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것들을 활용하는 것도 ‘엮어 읽기’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깊이 읽기’는 책을 읽으면서 나오는 어려운 개념이나 의문이 생기는 점들을 조사하면서 의미를 깊이 있게 파고드는 독서 방법이다. 전공도서의 경우에는 어려운 말들이 많은데, 모르는 것들이 생겼을 때 그냥 넘어가느냐와 일일이 내용을 확인하고 가느냐는 배경지식의 심화도에 큰 차이가 있다.

보통 1,2학년 때에는 ‘엮어 읽기’를 통해 넓게 범위를 확장하면서 읽고, 3학년 때에는 ‘깊이 읽기’를 통해 자신의 희망 전공 분야에 대한 배경지식을 심화하며 읽는 것이 좋다.

<독후활동- 주제별 탐구 보고서 작성하기>
독서는 토론과 글쓰기로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좋다. 따라서 여름방학에 읽은 책을 독서활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추가 자료조사를 하거나 같은 주제의 TED나 MOOC 강의를 듣고, 주제별 탐구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학생부의 독서활동 상황에는 도서명과 저자명만을 입력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보고서 작성으로 확장하여 학급의 친구들과 함께 한다면 자율활동 특기사항에, 동아리 활동을 통해 했다면 독서활동 특기사항에, 혼자 했다면 진로활동 특기사항에 기록할 수 있다.

- TED 활용
주제별 탐구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추가 자료조사를 할 때에는 읽은 책에서 키워드를 뽑고,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주제와 관련한 다양한 내용을 심화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TED강의를 들을 때에는 독서한 내용에서 키워드를 뽑고, 그 주제로 TED강연을 듣고 난 후, 이를 종합하여 보고서를 작성하면 된다. 혹은 TED강의를 보고, 키워드를 뽑아서 책을 고를 수도 있을 것이다.

주제별로 필요한 TED강연을 듣기 위해서는 TED.COM에 들어가 Watch메뉴의 Ted Talks에 들어가면 된다. 여기에 들어가면 카테고리별로 강연이 정리되어 있어 자신의 진로전공 분야에 따라 강연을 들을 수 있다. 또한 영어로 강연을 듣기 어려운 학생들은 언어를 한국어로 설정하여 관련 영상을 볼 수 있다.

TED강연을 듣는 것만으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는 없다. TED강연은 길어야 15분 정도이다. 15분을 통해 깊이 있는 지식을 탐구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TED는 하나의 형식에 불과하다. 관심있는 영역에서 무엇을 탐구하고 있고, 주장하고 있는지 알게 되면, 후속 작업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 후속작업의 핵심이 바로 독서와 추가 자료조사인 것이다.

- MOOC 활용
독서활동을 기반으로 MOOC강연을 듣고 주제별 탐구 보고서를 작성할 수도 있다. MOOC강연은 KMOOC.KR이나 KOCW.NET에 들어가 카테고리별로 검색을 하거나 독서 키워드를 입력하여 들을 수 있다. 최근 MOOC 사이트에는 강연과 관련된 강의록, 논문 등도 함께 볼 수 있으므로 함께 활용하면 더욱 좋다.

MOOC강의는 보통 10-15강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 강의가 50분 이상인 경우가 많다. 10-15강으로 구성된 MOOC 강의는 크게 3-4개의 주제로 이루어져 있다. 10-15강을 모두 보기보다는 1개의 주제를 보고, 그 주제에 대한 강의록 논문 단행본도서 인터넷검색 등을 통해 주제에 대해 추가 자료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주제별 탐구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

- 신문 활용
단행본 도서를 읽고, 해당 분야의 가장 최신 이슈나 연구 현황, 법과 제도 등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면 신문기사를 활용하여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다. 신문을 활용하여 주제별 탐구 보고서를 쓸 때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을 활용할 수 있다. KPF.OR.KR에 들어가 메뉴 상단에 빅카인즈에 들어가 주제어를 검색하면, 모든 언론사의 기사들을 한번에 볼 수 있다. 검색 후 하단의 관계도 분석 메뉴에 들어가면, 키워드와 관련된 여러 내용들을 빅데이터로 만들어 보여주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여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다.

신문의 기사를 통해 주제 탐구를 할 때에는 해당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한 자료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 좋으며 기사내용을 기반으로 그 주제를 다루고 있는 도서나 논문 등을 추가적으로 읽으면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

- 논문 활용
단행본 도서를 읽고, 관심 있는 분야나 내용이 있을 경우, 논문 읽기를 통해 이를 심화 확장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논문을 읽으면서 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RISS.KR이나 DBPIA에 접속하여 키워드를 입력하여 논문을 읽을 수 있다. 논문은 생각보다 내용이 어렵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선행 연구나 결론 등이 잘 정리되어 있어 단행본보다 핵심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오히려 쉬운 경우가 많다. 또한 자신이 연구하여 작성한 논문은 학생부에 기재할 수 없지만 독서활동상황에 논문제목과 저자는 입력할 수 있다. 논문의 내용을 요약하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그 주제에 대해 추가 자료조사를 하여 보고서를 작성하면 진로활동 특기사항 등에 그 내용을 기록할 수 있다.

따라서 2∼3권의 단행본 도서를 읽고, 관련된 논문을 4∼5편 읽어 독서활동상황에 체계적으로 정리하면, 학생의 진로희망분야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드러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련 분야의 배경지식을 심화 확장해가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 이렇게 작성한 주제별 탐구보고서는 학생부의 다양한 영역에 기록될 수 있다. 작성한 주제별 탐구보고서의 근거가 독서활동상황의 단행본과 논문이 되기 때문에 학생부의 각 영역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기재된다는 장점도 있다.
/오산고 박정준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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