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러 삶의 의미
알프레드 아들러, 을유문화사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책 ‘아들러 삶의 의미’는 어린시절 결핍의 과정을 되돌아보며 타인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데 유용할 책이다. “치유는 오직 지적 경로를 통해서만, 자신의 오류에 대한 환자의 통찰이 증가하고 공동체 감정이 발달함으로써만 가능하다”는 저자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자녀를 키우고 있는 어른이라면 양육 지침서로 참고해도 되겠다.

책은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 3대거장이자 개인심리학의 창시자인 알프레드 아들러가 썼다. 1937년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쓴 노작이다. 출판사 을유문화사의 2016년 ‘아들러의 인간이해’에 이은 아들러 시리즈 두 번째 책으로, 관계자는 “원전에 충실하게 번역하되 난해한 용어에 대해 설명하고 백 년 가까운 문화적 간극을 최대한 줄이면서 오늘날 독자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 썼다”고 특징을 설명했다. “자신과 타인 가족 일 등이 어떻게 관계를 맺고 반응하는 게 좋을지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라고도 덧붙였다.

저자는 평생 인간의 존재를 탐구하며,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에 주목했다. ‘공동체 감정’이라는 개념은 저자가 1908년 처음으로 언급했지만 그로부터 25년 흐른 이 책에서 훨씬 상세하게 논의했을 정도로 저자가 평생토록 추구해 온 주제다. 저자는 성숙한 공동체 감정의 개념을 아주 쉽게 설명한다. “성(性)생활도 2인의 과제라는 측면에서 공동체 감정이 충분히 존재해야만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는 식이다.

아들러 심리학은 ‘나에 대한 이해와 돌봄을 바탕으로 타인과의 협력을 쌓아 간다’는 데 신념이 뿌리깊다. 문제아 용기부족 중독 정신병이나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행동도 공동체 감정이 발달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 즉 공동체에 제대로 참여할 방법을 모르거나 타인의 일방적인 희생에 기대어 살아가는 개인이 흔히 저지르는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인간이 공동체에 제대로 참여하고 기여할 때, 즉 타인의 행복을 증진하고자 노력할 때 오히려 자존감이 올라가고 더 중요한 사람이 된다’는 평범하지만 소중한 진리를 꺼낸다.

저자는 “인간이 된다는 것은 곧 자신이 열등하다고 느끼는 것”이라고도 주장한다. 열등감은 정신병리 현상이 아니라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감정이며, 좀더 나은 내일을 위한 동기부여를 제공하고 성장을 추구해 가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온갖 형태의 열등감과 현실을 외면하는 반응 양식을 ‘열등 콤플렉스’라고 불렀는데, “재미있게도 인간에게는 더 나은 상황을 향해, 안전을 향해, 극복을 향해 나아가도록 이끄는 강력한 열등감이 축복처럼 주어졌다”고 말한다. 개인의 인생행로는 열등감을 극복하려는 시도와 노력이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저자는 열등감을 아동기에 중요하게 다뤄야 할 주제로도 인식했다. 삶의 방향이 유아기에 결정되며, 이 시기를 지나치면 치료사의 도움 없이는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시각에서다. 어린 시절에 경험한 비웃음 조롱 불평이나 다른 아이를 모범으로 언급하기 등은 유대감을 해치고, 폐쇄성 소심함에 심각한 열등감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저자는 “아이의 왜소함, 지식과 능력의 부족 등을 비난해서는 안 되며, 아이에게 용기 있게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고, 아이가 무엇에 관심을 보이면 그것을 가지고 놀도록 허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속감 자신감 용기를 키워 줄 수 있도록 우호적인 가족 분위기도 중요하다”고도 강조한다.

책의 덕목은 사례 제시에 있다. 심리학 이론에 머물지 않고, 22개소 아동 병원을 운영하거나 사람들과 직접 만나 상담 및 강연을 하는 등 대중의 삶 속으로 깊이 들어가 활동했던 저자는 책을 통해 특히 부모의 ‘응석받이’를 양육의 가장 심각한 오류로 언급하면서, 주로 아동기에 유난히 응석둥이로 자란 피상담자들의 치료 과정을 고찰한다. 이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각 사례에 자신 또는 자녀의 상황을 대입하며 공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공동체 감정을 방해하는 아동기 상황을 신체적 소질의 결함과 약점, 방치와 관심 부족, 권위주의적 강제와 가혹한 예속, 부모의 응석받이 또는 과잉보호의 네 가지로 꼽는다. 가장 나쁜 사례로 부모의 지나친 보살핌으로 인해 아동이 협동심을 키우지 못하고 타인에게 기생하는 존재로 성장하는 것을 들며 “아이가 공동체로 나아가는 출발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모는 아이에 대한 사랑이 응석받이로 발전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론적 주장에서 그치지 않고 양육자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절벽을 피해 갈 수 있을지도 한 장을 할애해 설명한다.
출판사 관계자는 “우리는 누구도 혼자 살아가지 못한다. 공동체 안에서 생각하는 아들러의 삶의 의미가 ‘진정한’ 까닭은 인간이 외톨이로 살도록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거의 백 년 전에 세상에 나온 그의 이론이 오늘날까지도 많은 연구자에게 영감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이유”라고 책의 의미를 설명한다.
/김경 기자 inca@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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