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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클리닉] 여름의 냉방병
  • 황치혁 편집위원
  • 승인 2019.07.15 08:15
  • 호수 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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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바뀌면 문화도 변하고, 생활습관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이에 따라 질병의 양상도 변한다.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아니 앓는다’는 속담에서 볼 수 있듯이 예전엔 여름철 감기가 드물었다. 대신 음식물이 상해서 생기는 병이 많았다. 설사병이 대표적이다. 가볍게는 장염부터 심하게는 콜레라나 장티푸스 등 위장관에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들이 여름의 병이었다.

이제는 병의 양상이 반대가 되었다. 설사를 일으키는 병이 확 줄었다. 손 씻기, 수세식 화장실 등으로 위생상태가 좋아진 데다 냉장고 덕에 음식물도 잘 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조적으로 냉방병 여름감기 등 추위에 상한 병들이 많아지고 있다. 배탈이 나도 상한 음식보다는 찬 음료 등으로 인한 상복부의 통증이 대부분이다.

80대 중반의 여자환자분이 남편의 흉을 보았다. 본인은 체력이 약하고, 소화가 덜 되는 것은 물론이고 추운 것도 싫어하는데 남편은 80대 후반임에도 불구하고 잘 때까지 냉방기를 아주 세게 틀어 놓아 너무 힘들다고 했다. 실제 치료도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을 원했다.

70대 초반의 여자환자도 지하철의 에어컨이 너무 세서 긴팔 옷에 무릎 담요까지 들고 다니지만 여전히 힘들다고 말한다. 내복을 입고 다니고 싶지만 30도가 넘는 밖에 나오면 불편해지는 걸 생각해 입지 않는단다. 한의원으로 오는 1시간여 동안 벌벌 떨어야 할 생각 때문에 치료받으러 오는 것도 싫어질 정도라는 설명이다. 침을 맞기 위해 베드에 눕기 전 베드의 온열기를 켜고 담요를 덮는 걸 보면 참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같이 지나친 냉방은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잘 일으킨다. 머리가 아프고 밥맛도 없어진다. 코가 자주 막히고 어지럽다. 팔다리가 아프고 쉽게 피로해지기도 한다. 이 증상들은 감기 같아 보이지만 체온이 올라가지 않았다면 냉방병일 가능성이 높다. 증상으로만 보면 한의학에서 추위에 오래 노출되었을 때에 나타나는 ‘상한(傷寒)’ 증세다. 무더운 한여름에도 지나친 냉방으로 추위에 상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면 냉방병은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냉방병은 조금만 주의해도 막을 수 있다. 먼저 찬바람을 직접 몸에 닿지 않도록 해서 체온이 너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특히 땀을 흘린 상태에서 찬바람을 직접 쐬면 체열의 손실이 너무 많아져 냉방병에 걸리기 쉽다.
실외온도와 실내온도가 5도 이상 차이 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 몸은 온도차가 심한 곳을 오갈 때마다 온도에 맞는 적절한 대응을 하려고 한다. 더운 곳이면 땀을 내서 체온을 유지할 준비를 하고, 서늘한 곳에선 체온을 높이려 혈액순환을 촉진시킨다. 그런데 실내온도를 너무 낮춰 실내외의 기온차가 커지면 몸이 적응하기 힘들어진다. 체표의 온도가 수시로 바뀌는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결국엔 탈이 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바로 냉방병이다. 에너지 절약은 물론이고 건강도 지키려면 실내외 온도차를 크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그 다음으론 환기에 신경을 써야 한다. 냉방손실을 막기 위해 실내를 밀폐시켜 놓고 있으면 공기가 탁해지고 건조해진다. 오염된 공기에선 감기에 걸리기 쉽다. 2시간마다 한 번씩은 환기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 밀폐된 형태의 대형건물에선 환기조절을 하기 쉽지 않지만 창문개방이 쉬운 건물에선 자주 환기를 해줘야 냉방병을 예방할 수 있다. 좁은 승용차에서 에어컨을 틀고 장시간 있는 경우엔 최소한 30분마다 문을 열고 환기를 해줘야 한다. 또 외부공기를 차단한 상태로 차내 공기를 냉각시키는 방법이 냉방의 효율은 좋지만 10분마다 1분 정도는 외부공기가 들어올 수 있도록 환기버튼을 조작하면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냉방이 잘된 곳에서 오래 있을 때엔 긴 옷을 준비해 체온손실을 막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쉬는 시간마다 가벼운 체조 등을 통해 몸을 움직여 주는 것도 좋다. 운동을 통해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면 냉방병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냉방병은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에게 잘 나타난다. 평소에 소화기가 약하고, 몸이 찬 분들이나 사우나 등에서 땀을 내면 졸리고 기운이 떨어지는 체질이다. 이들이 냉방병에 걸리면 소화불량, 설사 등의 증세도 나타난다. 몸이 차가워진 탓에 생리통이 심해지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찬바람을 직접 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은 물론이고 차가운 청량음료도 피하는 편이 좋다. 에어컨 등으로 체표면이 냉각된 상태에서 찬 음료나 음식으로 뱃속까지 차갑게 만들면 몸이 아주 힘들어진다. 소화기가 차가워지면 소화능력도 심각하게 떨어져 에너지대사에 문제가 생긴다. 차가워진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줘야 하는데 에너지대사에 문제가 생기면 병이 나게 마련이다.

여름감기로 보이지만 감기가 아닌 병중에 식적류상한(食積類傷寒)이 있다. 병명을 해석하면 상한 즉 감기처럼 보이나 실제 원인은 과식 등에 의한 소화기 장애라는 것이다. 춥고 미열이 나는 것은 물론이고 두통도 나타나니 영락없이 감기처럼 보인다. 몸 마디마디가 쑤시는 몸살증상도 나타난다. 경험 있는 한의사도 맥을 보지 않으면 감기와 구분해내기 힘든 것이 바로 식적류상한이다. 식적류상한이 확실하다면 당연히 소화기 증상도 동반된다. 배꼽 위가 갑갑하고 누르면 통증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두통의 위치도 이마주위가 대부분이다. 이럴 경우 감기라고 판단해 치료한다면 낫지 않는다. 아이스크림이나 팥빙수, 냉면, 메밀 등 여름철에 많이 찾는 차가운 음식물들이 주요원인이다. 찬 음식을 피하면서 소화기를 다스리는 치료를 해야 한다.

긴팔 옷을 준비해 에어컨으로부터 체온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 평소에 소화기가 약하거나 수족냉증이 있는 분들은 냉커피나 냉면 등의 찬 음료와 음식들을 피해야 한다. 따뜻한 음료수를 마시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다. 몸을 따뜻하게 만들 수 있는 좋은 차론 인삼차나 생강차, 계피차 등이 있다.
/한뜸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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