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ISSUE] 2014 서울대 입시

서울대는 3월 말 입학본부 홈페이지에 2014학년 입학전형을 안내한 데 이어 11일 부산을 필두로 5월 말까지 전국적으로 입학설명회에 들어갔다. 지난해 11월 전형기본계획을 발표해 큰 틀을 밝힌 데 이어 세부내용을 확정하고 대대적인 설명회를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3341명을 선발하는 2014 서울대 전형은 수시에서 82.9%(2771명), 정시에서 17.1%(570명)를 선발한다. 대체로 극강의 내신중심의 지역균형 선발은 일반고와 지방출신을, 전공적합성과 학업능력이 받쳐주는 수시일반전형에서는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등 학교유형별 다양성을 추구하고 수능을 베이스로 논구술로 변별하는 정시는 재수생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2014서울대 전형안내’를 바뀌거나 유의할 점을 중심으로 분석해 보았다.

1. 수시의 확대 … 연·고대 이탈 방지와 외고 과고 자사고의 유입
서울대의 2014학년 수시비중은 전년 79.9%에서 늘어난 82.9%. 심지어 수시에서만 선발하는 학과도 많다. 수시비중 증가는 연·고대 우수지원자를 흡수한다는 측면으로 이해된다. 서울대 수시전형은 상대적으로 소수인원인 미대 체육교육과를 제외하고는 모두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내신부담을 가진 외고출신들을 겨냥해 연·고대 등이 4~5년 전부터 외고형 요강을 만들어온 데 대한 서울대의 반격이라는 분석도 있다. 수능부담도 없고 구술면접을 강화한 덕에 심화학습에 익숙한 외고 자사고 학생들의 지원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과고 과학영재학교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 역시 가능하다. 수능 준비를 하지 않는 과고 영재학교에 서울대 문호를 개방한다는 차원에서 수시를 늘리고 특히 자연계열의 절반 가까이를 수시로만 선발한다.
결국 일선학교는 철저하게 수시전략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 수시늘 늘어난데다 실질선발비율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2013학년 수시에서 미충원돼 정시로 넘어간 인원은 41명에 불과했다. 2012학년 185명에서 145명이나 줄어든 수치다. 심지어 인문계열의 정시정원은 애초보다 15명 줄었다. 경영대는 수시에서 1명 초과 선발했고 사회과학대는 무려 8명을 수시에서 많이 뽑았다. 자유전공학부 역시 수시에서 6명을 초과 선발했다. 자연계열에선 수시이월인원이 정시로 넘어왔지만 자연계열 핵심학과인 의예과에서는 수시이월인원이 없었다.

2. ‘수시만 모집’ 증가 … 이공계는 절반이상
자연계열을 중심으로 수시모집만 실시하는 모집단위가 증가했다. 올해부터 생명과학부와 자유전공학부가 추가돼 총 18개 학부가 수시에서만 모집한다. 과고 영재학교들을 수시 일반전형에서 유입하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수시모집만 실시하는 모집단위는 음대 미대 전체와 자연과학대학의 통계학과 화학부 생명과학부 지구환경과학부, 공과대학의 건설환경공학부 건축학과(건축학) 건축학과(건축공학) 산업공학과 에너지자원공학과 원자핵공학과 조선해양공학과, 사범대학의 교육학과 윤리교육과 수학교육과, 수의예과 자유전공학부 치의학과다.

3. 우선선발의 고려
전형안내에서 수시 일반전형 우선선발을 언급한 부분은 수시모집 일반전형 합격자 선발 조항. ‘수시 모집 일반전형은 단계별 전형을 실시하며 일부인원을 우선선발할 수 있음’과 ‘1단계 선발인원은 모집단위별로 우선선발자를 포함해 1.5~3배수 이내에서 선발함’으로 간단하게 처리했다. 하지만 일반전형의 우선선발인원이 증가추세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 2008학년 15명, 2009학년 27명, 2010학년 59명, 2011학년 74명으로 늘었고 2012학년 인문계열 372명 가운데 40명(10.8%), 자연계열 717명 가운데 129명(11.8%)으로 확대됐다. 자연계열 모집인원이 많은 만큼 우선선발 인원 역시 인문계열의 세 배를 넘어선다.

4. 교차지원 고려 … 인문계열 수험생 건축학과 산업공학과 지원가능
교차지원의 여부도 고려해야 한다. 2014 서울대 입시에선 인문계열 준비자, 즉 국수영 BAB를 선택한 수험생들도 건축학과와 산업공학과 지원이 가능하다. 가능학과는 간호대학과 건축학과(건축학) 산업공학과 농경제사회학부 수학교육과 의류학과다. 단 모집단위별로 교차인원을 제한하므로 경쟁률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인문계열에 지원하는 자연계 응시 학생(수학B형)에 대한 가산점은 없앴다. 자연계 학생이 국어A에서 고득점을 얻는다 하더라도 정시 인문계 논술을 치러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지원인원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5. 수능 최저학력기준과 학생부 교과이수기준
학업능력 검증이 필요한 전형에서만 수능 최저기준을 살려두었다. 지역균형선발전형(764명)과 정원외 기회균등선발전형Ⅰ(199명)에서 4개영역 중 2개영역 이상 2등급의 기준이 적용된다. 최저기준이 폐지된 일반전형에서도 미대와 사범대 체육교육과에선 기준이 적용된다. 미대는 4개영역 중 1~3개 3등급 이내, 체육교육과는 1~2개 5등급 이내다.

학생부의 모든 교과목이 평가 대상이다. 지난해 최소이수할 과목과 단위수를 확인하지 않아 1단계를 탈락한 일반고 출신 학생들이 상당수 있었다고 한다. 전 모집단위에서 사회교과는 한국사를, 생활교양교과는 제2외국어 또는 한문 중 1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과학교과는 인문계열, 예체능계열의 경우 물리 화학 생물 지학 중 2개이상을 이수해아 하며 자연계열은 3개이상을 이수해야 한다.

6. 정시의 수능 비중 확대
17.1%인 570명을 선발하는 정시(체육교육과 제외)에선 수능의 비중이 지난해 30%에서 올해 60%로 확대되는 반면 지난해 반영비율 40%였던 학생부가 올해 10%로 대폭 축소됐다. 1단계에서 수능으로 2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수능 60%, 학생부 10%를 기본으로 나머지 30%를 모집단위별로 논술고사 혹은 면접 및 구술고사를 치른다. 학생부 교과는 동점자 처리 기준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사실상 의미가 거의 없다. 특목고 출신이나 재수생이 전혀 불리하지 않다. 1단계 수능으로 통과한 상황에서는 수능점수가 비숫해 논구술이 변별력을 가지는 탓에 차분하게 심화학습을 해온 수험생이 유리하다.

7. 수능 탐구영역과 한문 외국어
지난해까지 3개과목을 반영하던 탐구과목은 올해 2개과목으로 축소됐다. 사회탐구의 경우 한국사를 포함해 2개과목, 과학탐구의 경우 서로 다른 분야의 Ⅰ+Ⅱ 또는 Ⅱ+Ⅱ 조합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지난해 탐구과목 반영은 서울대의 경우 3개과목 모두 반영, 서울대를 제외한 대학들의 경우 3개과목 중 성적 좋은 2개과목만 반영하는 식이었다. 넓어진 수시 문호를 생각한다면 올해는 서울대나 연·고대나 모두 ‘버릴 패가 없는’ 단 2개의 반영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자. 전문가들은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의 경우 어렵고 응시인원이 적은 과목 선택이 효과적이지만 선택형수능 실시로 고득점자가 몰려 낭패를 볼 수 있으므로 전략을 생각하기보다 관심 있고 성적향상이 쉬운 과목으로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한문과 제2외국어는 2등급까지 만점을 부여하고 3등급부터는 차등 감점을 한다. 제2외국어 과목에 따라 백분위가 휘청거리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대책으로 보인다. 외고 지원자들에겐 불리한 대책이기도 하다. 제2외국어 점수는 일반고에 비해 외고가 큰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2등급 아래 학생들의 지원은 어차피 많지 않을 것으로 보여 정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이지만 선택과목에 따라 유불리가 크게 갈리던 그간의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8. 치과학과 학·전문석사통합과정 45명 수시선발
올해 치의학과가 부활하면서 자연계열 최상위권 합격선이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서울대 치의학대학원은 2014학년 신입생부터 학·석사 통합과정을 운영한다. 올해부터 정원의 50%(45명. 지역균형 15, 일반전형 30)를 수시 일반전형으로 선발한다. 의대와 치대를 예과로 전환하면서 증원된 것으로 내년부터 더욱 증원될 전망이다. 서울대의 45명은 전국 치대 정원 232명 중 상당히 많은 비중. 연대 치대도 올해 12명을 증원했다. 하지만 서울대 치의학과엔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이 몰릴 게 분명하고, 이는 수시지원 6회 제한으로 연대 치대는 물론 다른 상위권 대학의 최상위학과들의 수시 합격선을 낮출 전망이다. 수시전형이어서 치의학전문대학원을 고려하던 타 대학 재학생 및 졸업생들의 지원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전공관련 지식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재학생들에겐 ‘바늘구멍’이 될 전망이다.

9. 의예과의 전형별 선발 인원 변화
의예과의 정원은 지난해와 동일한 95명. 하지만 올해 전형별 선발인원은 수시 지역균형(40명)이 가장 많고 정시(35명), 수시 일반전형(20명), 기회균형Ⅰ(4명) 기회균형Ⅱ(2명) 순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일반전형 (47명) 지균(28명) 정시(20명)의 순에서 지균>정시>일반전형의 순으로 바뀐 것이다. 과고 영재학교 출신보다는 일반고 자사고 출신들을 더 많이 선발하기 위한 전략적 배려로 보인다. 지난해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했던 수시 일반전형에서 영재학교인 서울과고 출신이 10명이나 선발됐지만, 조기 졸업생이 대부분인 과고 출신들은 대부분 1단계를 넘어서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0. 다양한 대학별 고사
서울대 입시에서 가장 변별력이 큰 대학별고사가 전형별 학과별로 다르다. 사정관제 100%로 진행되는 수시에서도 지역균형선발은 서류확인과 기본소양을 묻는 10분 정도의 면접, 수시 일반전형은 대체로 준비시간을 30분 안팎으로 주고 15분 안팎의 시험을 보는 형태의 구술 위주로 치러진다. 인문계열은 영어와 한자 포함된 문항을 활용할 수 있고 경영대와 자유전공학부는 영어지문과 수학문항을 활용한다.

농업생명대 생활과학대 간호대학 수의과대학 치의학대학원은 과학, 공대는 수학을 지정과목으로, 자연과학대는 지정과목과 선택과목으로 나눠 수학 과학이 활용된다. 단 의대는 준비시간 없이 60분 간 다중미니면접방식으로 치러진다.

정시 역시 인문계열(인문대 사회과학대 소비자아동학부 사범대 인문계열)은 2문항 240분짜리 논술을, 경영대와 자연계열(자연과학대 공대 간호대 농업생명과학 생활과학대 사범대 과학계열)은 15분짜리 구술을 실시한다. 의대는 수시와 마찬가지로 60분짜리 다중미니 면접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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