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ISSUE] 2014 서울대 우선선발 어떻게 준비할까

[베리타스알파 = 김유하 기자] 우선선발 합격자들의 자소서는 일관되게 교내활동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었다. 학교 내에서 가능한 활동을 중심으로 전공적합성을 대비했고 필요에 따라 외부 경력을 쌓았다. 학교에 동아리가 없으면 스스로 만들었다. 억지로 그럴싸한 외부 스펙을 쌓으려 하지 않고 학교 활동에 충실히 임했다. 학교활동은 꼭 수상을 못했더라도 과정에서 느낀 점이 있으면 있는 그대로 기술했다. 확고한 내신 전교1등은 일반고를 제외하곤 거의 없었다. 오히려 로드맵을 설정하고 조금이라도 성적이 상승한 학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대다수 학생들이 모의고사성적표나 학력경시대회 수상경력을 첨부했다. 내신으로 알 수 없는 객관적인 학업 능력을 증명하려는 의도였다. 전반적으로 학교 수업과 독서기록, 동아리 활동 등을 ‘전공적합성’과 연결해 서술하는 세심한 구성이 돋보였다.

생명과학부/황보하은/안산동산고/전교3등(1.5등급)   *순서: 학부/이름/출신고/내신

▲ 황보하은
‘동물행동학자’를 향한 열망은 황보하은양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가 건넨 동물학자 제인구달에 대한 만화책은 하고 싶은 일을 찾게 했고, 중학교 때 동물의 생태를 연구하겠다는 로드맵을 구축했다.

자연계열이 강한 안산동산고에 진학하자마자 서울대 생명과학부를 목표로 세웠다. 진화생물학자 최재천 교수에게 메일을 보내 답장을 받은 이야기 등 ‘지원동기’로 소개할 것들이 넘쳤다.

3년 간 탄탄한 성적을 유지하면서 전공에 맞는 일관된 활동을 해 나갔다. 자소서에는 안산동산고에서의 주제별 과학탐구활동인 사이언스컨퍼런스 참가, 생명과학반 동아리 활동, 시화호 탐사와 과학이슈 탐구 토론반 등의 활동으로 과학에 대한 관심과 동물생동학자로서 갖춰야 할 지식과 소양을 키웠다고 썼다.

도서목록으로는 동물행동학 기초를 세운 콘라트 로렌츠의 ‘솔로몬 왕의 반지’를 읽고서 동물의 행동을 연구한다는 것의 의미를 깨달았다고 썼다. ‘경이로운 꿀벌의 세계(위르겐 타우츠의)’를 통해 복잡한 꿀벌의 세계에 대한 매료와 동물보호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기술했다. 끝으로 ‘어린왕자(생텍쥐베리)’를 다시 읽고 바쁜 고3생활로 잊고 지냈던 삶의 본질과 순수함을 생각해본 계기가 됐다고 썼다.

생명과학부/노명우/하나고/전교6~7등

▲ 노명우
노명우군의 우선선발 비결은 ‘오로지’ 학교생활이다. 올림피아드를 포함해 교외 경시대회 수상 경력은 전무하다. “오로지 하나고 3년 동안 학교 생활을 충실히 하면서, 생물동아리와 스터디를 했다.” 자소서 내용은 모두 ‘생물’이라는 일관성을 가지고 있었다. ‘지원동기와 선발해야 하는 이유’에는 어린 시절 호기심에 도마뱀의 꼬리를 자른 이야기를 시작으로 하나고의 심화 생물수업과 서울대 평생교육원에서 ‘미생물과 인류복지’ 강연으로 생물을 향한 관심이 확장된 이야기를 썼다. 이어 교내 생물동아리 활동, 교내 생물경시대회에서 2년 연속 수상 등을 나열했다. AP수업을 개설한 하나고라서 가능한 것들이 상당하다.

1학년 때 4등급이던 내신을 2학년 때 2.4등급까지 올린 노력은 돋보였다. 노군은 “성적 향상으로 성적우수장학금을 받았고, 이 장학금은 나에게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며 “무엇보다 노력하면 안 되는 것이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썼다. 노군도 처음에는 서울대 우선선발이라고 하면 엄청난 스펙과 다양한 활동이 있어야 하는 줄 알았다고 했다. “이제는 그런 것들은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상관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자유전공학부(인문)/이솔빛/공주사대부고/전교3등(2.2등급)

▲ 이솔빛
이솔빛양은 고2 때까지 일관되게 미학과를 지망하다가 자유전공으로 바꾼 탓에 자소서를 쓸 때 고민이 많았다. 왜 자유전공학부를 희망하게 됐는지에 대한 필연성이 절실했다. “예술에 관심이 많아 쭉 미학과를 염두에 뒀지만 연주 봉사활동을 하면서 ‘사회에 기여하는 음악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썼다. 예술의 사회화에 관심이 많다고 강조했고, 장래희망이 뚜렷하지 않고 추상적이라 자유전공학부 진학을 목표로 했다는 점을 설득했다. 자소서 활동 세 가지는 모두 교내 활동을 썼다. 활동은 오케스트라 동아리 및 연주봉사, 시사영어토론 동아리, 고등학교 3학년 체육대회를 썼다. 이양은 학교외 활동이 거의 없는데 억지로 지어내려 하기보다 솔직담백하게 접근했다. 특히 체육대회에 대해 “계주 1번 주자를 맡고 체육대회 2주 전부터 죽어라 준비를 했다. 내 공부를 못 하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반이 1등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며 “단체에서의 나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였고, 책임감 협동심을 많이 배웠다”고 썼다. 자신에게 영향을 준 책으로는 ‘미디어의 이해(마셜 맥루언)’ ‘철학, 예술을 읽다(조광제)’ ‘배따라기’ ‘감자(김동인)’를 꼽았다.

자유전공학부(자연)/정상호/서라벌고/전교1등(1.15등급)

▲ 정상호
정상호군은 지적 호기심이 풍부해 다양한 활동을 했고 자유전공학부를 지망했다. 하나고 탈락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서 서라벌고에 진학해 전교 1~2등을 유지하면서도 왕성한 활동을 했다. 환경 동아리, 청소년 과학탐구반, 수학·과학 경시대회, 소외계층 도시락 배달 봉사, 공학말하기글쓰기대회(한국공학한림원), 한국뇌과학캠프(서울대), 청소년 스쿨(서울대 융합기술원), 서울대 산업공학캠프, 우주체험교(송암스페이스센터) 등 교내·외를 넘나들었다. 활동 내용은 철저하게 기록해 미리미리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정군은 “자소서는 단기간에 완성할 수 없다. 귀찮더라도 활동을 한 즉시 기록을 남겨 현장감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 학생부도 꼼꼼하게 살펴 혹시 기재되지 않은 활동은 별도자료로 묶어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치외교학부/이용현/한일고/전교2등

▲ 이용현
이용현군은 상대적으로 늦은 고2때 외교관이 되기로 결심했지만, 이후 줄곧 정치외교라는 한 우물만 우직하게 팠다. 가장 먼저 정치외교 동아리 YUPAD에 가입해 활동했다. YUPAD에 가입한 전국 자사고 특목고 등의 학생들과 온·오프라인으로 교류했다. 전국총회의 모의국회, 충남유니언의 모의유엔 등에 참가해 정치외교 전반에 대한 시야를 확장했다. 전 세계 어려운 사람들에게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소액대출을 해주는 마이크로크레딧 동아리 활동과 한일고 CA 댄스부 부장도 주요 경력이다. 이군은 ‘선발해야 하는 이유’ 문항에서 ‘문화외교’를 제시해 전공에 대한 관심과 고민의 깊이를 알렸다. 일본여행에서 한류열풍을 피부로 느낀 뒤 문화외교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썼다. 영향을 준 책으로는 전공적합성을 강조했다. 정치분야 고전 ‘군주론(마키아벨리)’와 문화외교 측면을 강조한 ‘다문화콘서트(김승옥)’, 외교관의 직업세계를 알려주는 ‘외교, 외교관(최병구)’을 제시했다.

경제학부/황선영/용인외고/전교2등

▲ 황선영
황선영양의 경우 서울대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하나쯤은 있는 외부 경시대회 수상내역이 전혀 없다. 경제학과를 목표로 하면서도 테셋 등 경제경시대회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자격증은 고입 때 준비했던 텝스와 HSK가 전부다. 핵심은 고교 3년 내내 전교5등 내외의 성적을 유지하면서도 환경분야 관련 활동을 ‘학교 내’에서 꾸준히 찾아 해왔다는 것. 진로를 결정 후 경제학 공부는 학교 수업으로 시작했다. 수업 교재 ‘맨큐의 경제학’을 원서로 독파했다. 졸업논문은 환경경제학 분야 주제인 ‘친환경 기업의 미래조사’에 대해 썼다. ‘친환경 기업의 경제적 효과’를 조사할 땐 직접 100명을 설문조사해 자료를 수집했다. 내신성적은 입학 후(전교7등)부터 졸업(전교2등)까지 소폭이지만 꾸준히 오른 편. 용인외고가 기숙사학교였던 덕분에 자기시간이 많아 시간활용에 도움이 컸다. 방학 기간에도 사교육 등을 위해 집으로 돌아간 적이 한 번도 없을 정도로 학교를 중심에 두고 생활했다.

건축학부/전봉훈/논산대건고/전교3등

▲ 전봉훈
전봉훈군은 원래 의사를 꿈꾸다가 고3 때 뒤늦게 건축가로 꿈을 바꿨다. 타당한 전향 이유를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교내에 원하는 동아리가 없어 특유의 추진력과 카리스마로 건축동아리를 창단했고, 건축관련 졸업논문을 썼고, 한양대와 단국대 건축캠프에 참가했고, 국제 건축 올림피아드에 입선했다. 자소서 증빙자료에 건축가를 추천직업으로 꼽은 적성검사지 결과표와 시간이 날 때마다 그린 유명건축물 스케치를 묶어 냈다. 도서목록 3개는 자신의 꿈과 관련해 ‘하나의 이야기’가 되도록 구성했다. 우선 ‘죽을 때 후회하는 25가지(오츠 슈이치)’를 의사가 되려 했던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버린 책으로 소개했다. 이후 ‘건축가들의 20대(한노 라우테르베르크)’를 찾아 읽고서 어떤 건축가가 될까에 대한 해답을 얻었다고 썼다. 마지막으로 ‘한옥이 돌아왔다(황두진)’를 통해 한옥의 매력에 빠져버렸으며 대학에 진학해서 전통가옥을 현대건축에 접목시켜보겠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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