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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선택형'수능, 절대평가 유도 꼼수?선택과목 늘릴수록 절대평가 유리
  • 윤은지 기자
  • 승인 2018.07.02 16:51
  • 호수 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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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교육부가 공개한 2022수능 출제과목 구조 개편안이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을 유도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어와 수학 출제과목을 절대평가에 적합한 선택과목 방식으로 개편하려 한다는 의견이다. 지난달 29일 공개한 ‘2022학년 수능 과목구조 및 출제범위’에 따르면 교육부는 2022수능에서 국어와 수학 출제과목을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을 분리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선택과목이 있을 경우 과목 간 난도 차이로 인해 어느 과목을 택하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생길 수밖에 없는데,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과목 선택으로 인한 유불리 문제가 더욱 부각되기 때문이다.

교육 전문가들과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부가 공개한 수능 과목구조가 사실상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를 유도하는 안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2022수능에서 현행 상대평가를 유지할지, 절대평가로 전환할지는 국가교육회의가 주도하는 공론화 과정으로 결정하기로 한 상황에서 수능 과목구조로 공론화 방향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교육부는 국가교육회의가 수능 출제범위를 제외한 대입개편 공론화 범위를 확정했을 당시만 해도 국가교육회의에서 수능 평가방식을 정하고 나면 평가방법에 따라 수능 과목구조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교육부가 공개한 2022수능 출제과목 구조 개편안이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을 유도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달 29일 공개한 ‘2022학년 수능 과목구조 및 출제범위’에 따르면 교육부는 2022수능에서 국어와 수학 출제과목을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을 분리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국어, 수학 ‘공통+선택형’ 분리출제.. 과목간 유불리 우려>
5월31일 국가교육회의 산하 대입특위는 대입개편 공론화 범위를 확정 공개하면서 수능 과목구조를 교육부 결정사항으로 넘겼다. 당시 특위 관계자는 “수능 과목구조는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며 2015 개정 교육과정과의 연계성, 과목별 특성을 고려해야 하는 기술적, 전문적 사항”이라며 “국민의견을 수렴할 경우 의견 제출 빈도가 낮을 것”이라고 공론화 제외 사유를 밝혔다. 

문제는 교육부가 내놓은 수능 과목구조 개편안이 현재 공론화가 진행 중인 수능 평가방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능 과목구조 개편의 가장 큰 문제는 ‘선택과목’을 늘려놓은 것”이라며 “상대평가 체제에서 선택과목이 늘어날 경우 과목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교육부의 안에 따르면 2022수능에서 국어영역은 ‘독서’와 ‘문학’을 공통과목으로 출제하고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한 과목을 선택해 응시한다. 교육부는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을 조합한 구조로 학생들이 고교에서 이수해야 하는 과목 수가 4개 과목에서 3개 과목으로 줄어 시험 부담이 완화되고, 과목 선택권을 넓혀 교육과정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봤다. 

수학 출제과목도 공통+선택형 구조로 제시했다. 가/나형 분리 출제를 폐지하는 대신 수학Ⅰ과 수학Ⅱ를 공통으로 하고, ‘확률과통계’ ‘미적분’ 등 선택과목 중 하나를 택해 응시하는 방안이다. 당초 교육부가 국가교육회의로 보낼 대입개편 이송안에서는 수학 가/나형을 통합 출제하는 방안이 세 가지 안 중 2안으로 제시됐다. 

하지만 단일형으로 출제할 경우 출제 난도를 맞추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학생들이 공통으로 응시하는 수학은 기존의 수학 가형과 나형의 중간 수준에서 난도가 맞춰질 수밖에 없는 탓이다. 인문계열 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수학 나형보다 난도가 높아지는 반면, 자연계열 학생 대상의 수학 가형은 난도가 하락하는 것이다. 대학에서 자연계열 모집단위 지원자들의 수능 점수 신뢰도가 하락을 우려해 대학별고사 등 다른 변별수단을 만들 가능성이 제기됐다. 인문계열 학생들 사이에서는 난도 상승으로 수포자를 대거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교육부가 이 같은 지적을 반영해 가/나형 분리 출제를 없애는 대신 공통+선택형 구조를 제시한 것이지만 이 역시 난도 불균형의 문제를 피할 수 없다는 비판이다. 어떤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난도 차이에 따른 유불리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현재 선택형으로 운영하고 있는 탐구영역과 제2외국어/한문은 매년 과목별 난도에 따른 유불리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탐Ⅱ 기피 현상은 과탐Ⅰ 과목에 비해 높은 난도 탓이라고 하더라도 과탐Ⅰ 과목인 지구과학Ⅰ 생명과학Ⅰ 화학Ⅰ 물리Ⅰ 사이에서도 응시자 비율이 크게 차이 나는 것은 과목 간 유불리 문제 때문이다. 지난해 수능의 경우 지구과학Ⅰ과 생명과학Ⅰ 응시자 비율이 60%를 넘어선 반면 화학Ⅰ 응시자는 40.7%, 물리Ⅰ 응시자는 23.6%에 그쳤다. 

선택과목이 9개에 달하는 사회탐구는 과목 간 편중이 더욱 심각했다. 생활과 윤리는 60.4%, 사회문화는 55.9%로 9개 과목 중 2개 과목의 응시자 비율이 50%를 넘어선 반면 법과 정치, 동아시아사, 세계사, 경제는 10%를 넘지 못했다. 한국지리는 26.7%, 세계지리는 15.4%, 윤리와 사상은 12%로 사실상 문과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생활과 윤리, 사회문화를 응시한다는 얘기가 된다. 

현행 출제과목 구조에서도 과목 간 편중 문제를 겪고 있는 가운데 국어와 수학도 공통+선택형 구조를 취할 경우 난도 차이에 따른 유불리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현재도 과목 간 유불리를 감안하기 위해 원점수가 아닌 표준점수로 조정하고 있지만 완벽한 조정은 어렵다”며 특정과목 쏠림 현상을 우려했다. 이 소장은 “국어는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좀 더 쉬운 화법과 작문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다수일 것이고, 수학은 확률과통계 미적분 중 난도가 낮은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절대평가 유도?.. 선택과목 늘릴수록 상대평가 ‘불리’>
문제는 과목 간 난도는 해마다 달라 학생들이 당해 수능 출제난도에 따라 평가점수가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국어의 경우 화법과 작문이 난도가 낮다고 알려져 많은 학생들이 선택할 가능성이 높지만, 예상보다 높은 난도로 출제될 경우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선택한 학생들이 더 좋은 점수를 받게 되는 것이다. 

선택과목을 늘릴수록 상대평가의 단점이 부각되는 탓에 교육부의 이 같은 조치가 수능 절대평가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온다. 절대평가라고 해서 과목 간 난도 차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응시자 수에 따라 등급 간 커트라인이 형성되는 상대평가에서는 이 같은 문제가 더욱 뚜렷해진다. 

당초 교육부의 계획과 달리 공론화위원회가 수능 평가방식을 포함한 네 가지 대입개편 시나리오를 공개하고 공론화가 진행 중인 가운데 교육부가 수능과목 구조 개편안을 공개한 것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교육부는 국가교육회의가 대입개편 공론화 범위를 발표했을 당시만 해도 국가교육회의에서 수능 평가방식을 정하고 나면 평가방법에 따라 수능과목 구조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상곤 교육부 장관은 후보시절은 물론 그 이전부터 줄곧 수능 절대평가 도입을 주장해왔지만 현재 공론화는 상대평가 유지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이날 오전 기준 공론화위 의제 토론 사이트인 ‘모두의 대입발언대’에 올라온 2000여 개 의견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정시/수시 균형 유지, 수능 상대평가 유지’인 의제1을 지지하는 의견이 1014개 49.1%로 가장 많았다. 상대평가 유지를 내세운 의제3과 의제4는 각 92건(4.4%), 137건(6.6%)으로 약 11%를 차지했다. 반면 유일하게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을 내세운 의제2의 경우 823개 39.9%로 의제1의 뒤를 잇는 상황이다. 

<국어, '언어(문법)' 이어 '화법과 작문'도 선택.. ‘학계 반발’>
지난달 29일 교육부는 2022학년 수능 과목구조와 출제범위를 논의하기 위해 충남대에서 대입정책포럼을 실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국어와 수능은 공통+선택형 구조, 탐구는 사회 9과목 중 1과목, 과학 4과목 중 1과목을 교차 선택해 치르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당초 수능과목으로 신설을 논의하던 통합사회/통합과학은 ‘국민 의견수렴 결과를 고려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국가교육회의의 의견을 감안해 수능 출제과목에서 제외했다. 교육부는 논의를 거쳐 8월말 학생부 기재 개선안과 함께 최종안을 확정한다. 

수학을 공통+선택형 구조로 제안한 것은 대입개편안 발표 당시 공개학 가/나형 통합출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통합출제는 문이과 융합을 강조한 2015 개정 교육과정 취지를 고려한 것이지만, 대학에서 모집단위별로 요구하는 수학 학습수준이 다르다는 점 때문에 반대의견이 높았다. 개편안에 따르면 수학은 수학Ⅰ 수학Ⅱ을 공통으로 출제하고 확률과 통계, 미적분 등은 선택과목으로 한 과목을 필수로 택해 응시한다. 

하지만 공통+선택형 출제방식도 여전히 문제점을 유발하고 수험생들의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날 포럼의 토론자로 참석한 진교택 KAIST 교수는 “인문사회계열로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과 이공계열로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학습내용과 수준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상당한 문제들이 예상된다”며 “인문계열 학생들은 공통 과목으로 자연계열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 불리함과 학습부담이 높아지고, 자연계열 학생들의 경우 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 변별력이 하락할 것이다. 고교에서는 수능에서 출제되지 않는 과목을 중심으로 수업파행도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선택과목에서 기하(기하와 벡터)가 제외됐다는 사실도 논란거리다. 2015 교육과정에서 진로선택과목으로 분류된 기하는 일반선택과목이 아닌 탓에 원칙상 출제범위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수학계는 기하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향숙 대한수학회장은 “대학에서 배우는 기초과학이나 공학에서는 사물의 구조나 움직임을 다루기 때문에 공간에 대한 개념과 이해가 필수”라며 “2015 교육과정 중에서 공간에 대해 다루는 과목은 기하가 유일하기 때문에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어의 경우 2021수능에서 문제가 됐던 언어와 매체뿐 아니라 화법과 작문마저도 선택과목으로 분류되면서 학계의 반발을 야기했다. 수능개편 유예로 교육과정과 출제범위가 엇박자를 이룬 2021수능에서는 국어 학계의 반발로 당초 범위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컸던 언어와 매체 중 언어만 출제범위로 포함됐다. 매체는 신설과목인 반면, 언어는 기존 교육과정의 출제과목인 ‘문법’에 해당한다. 문제는 2022수능이 공통+선택형 구조를 유력하게 검토하면서 언어는 물론 화법과 작문도 선택과목이 된 것이다. 2021수능까지는 출제범위에 든 과목들이 모두 필수 과목이다. 

이 같은 소식에 국어교육 학계는 1일 교육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국어학계 관계자는 “아직 공론화가 진행 중이고 평가방식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교육부가 먼저 수능 과목구조를 발표했다”고 꼬집었다. 국어학계는 ‘공통국어’ 과목을 수능과목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화법, 작문, 문법을 선택과목으로 정할 경우 전체성이 특징인 국어과의 특성을 반영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 국어교육학과 교수는 “공통국어 과목에는 국어과의 모든 영역, 즉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문법 문학이 모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공통국어가 수능과목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학 선택과목은 과탐Ⅰ에 해당하는 네 과목으로 좁혀지면서 과학Ⅱ 출제여부에 대한 논란도 여전했다. 과학계는 과학Ⅱ가 제외된 2021수능 출제범위안이 발표된 이후 줄곧 과학Ⅱ 출제를 주장해왔다. 2월 서울교대에서 열린 2021수능 출제범위 공청회에 참석한 최임정 과학창의재단 과학교육개발실장은 “그동안 과학계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 적용 수능 출제범위로 과학Ⅱ 과목을 제외한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며  “학습 부담을 높인다는 이유로 과학Ⅱ를 가르치지 않거나 배울 수 없게 만드는 환경은 이공계를 진학하는 학생들이 고교 3학년 1년을 편하게 보낼 수 있을지 몰라도 당장 1년 후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는 시대 흐름 상 과학Ⅱ를 제외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게 과학계 의견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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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지 기자  blink@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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