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N수생 77.5%.. ‘정시40%가 N수 확대 요인 입증’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전국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이 확정되면서 N수생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의대 입시에서 이미 재학생보다 N수생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호가 대폭 확대되면 N수의 영향력도 그대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강득구(더불어민주)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2023 전국 36개 의대 입학생 고3/N수생 분포 현황’에 따르면, 등록자 2860명 중 고3 재학은 44.1%에 불과한 데 비해 N수생(기타 포함)의 비율은 55.9%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N수생의 강세는 정시 수능전형에서 주로 두드러진다. 지난해 강 의원이 발표한 ‘2020~2023학년 정시모집 의대 합격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의대 정시에서 최초 합격한 인원 중 N수생이 77.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3 학생의 비중은 21.3%에 불과하다. 수능 점수로 선발하는 정시가 ‘N수생을 위한 전형’이라는 사실이 수치로 입증된 셈이다. 결국 정시40%가 N수 급증의 요인임을 재확인시켜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시비율이 조정되지 않는다면 의대 진학을 위해 최상위권 고교 졸업생의 N수 도전은 물론 이공계열 대학 재학생의 중도이탈 확대까지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미 의대 증원이 결정된 가운데 N수 광풍을 막기 위해선 정시 선발 비율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더군다나 인재들의 이공계 기피 현상과 의대 쏠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특단의 조치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한 전문가는 “의대 쏠림과 N수 확대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 원인인 정시 확대부터 손봐야 한다. 만약 정시가 20%뿐이었다면 재수로 의대에 진학하겠다고 나서는 인원 역시 줄어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정시 문호가 절반가량 열려 있어 부담 없이 의대에 재도전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전국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이 확정되면서 N수생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강득구 의원실 제공
전국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이 확정되면서 N수생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강득구 의원실 제공

<2023학년 36개 의대 등록자 55.9% N수생/기타.. 건대(글로컬) 78.6%>
2023학년 의대 신입생 중 N수생과 기타(검정고시 등) 인원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득구 의원이 발표한 ‘2023 전국 의대 입학생 고3/N수생 분포 현황’ 자료에 따르면, 39개교 중 자료를 제출한 36개교의 전체 입학생 2860명 중 N수생/기타가 55.9%를 차지했다. 반면 고3 재학생은 1262명으로 44.1%에 그쳤다. 강 의원은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으로 의대 정원이 대폭 늘어나면서 고3 재학생은 물론이고 N수생까지 대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능 준비를 하는 반수생뿐만 아니라 ‘수시’를 준비하는 상위권 이공계 재학생들의 의대 쏠림도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가톨릭관동대 건국대(글로컬) 건양대 경희대 고신대 단국대 연세대(미래) 영남대 이화여대 전북대 충북대의 경우 입학생 중 고3 재학생 수보다 N수생(기타 포함)이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대(글로컬) 의대 입학생의 경우 42명 중 고3 현역이 9명에 불과했고, N수생은 33명으로 3배 이상 많았다. 건양대 역시 입학생 51명 중 고3이 12명, N수생이 39명으로 N수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대학별 N수생의 비율을 살펴보면 건대(글로컬) 78.6%(N수 33명/전체 42명), 건양대 76.5%(39명/51명), 충북대 76%(38명/50명), 단대 73.8%(31명/42명), 경희대 70.3%(78명/111명), 가톨릭관동대 69.2%(36명/52명), 영남대 69.2%(54명/78명), 이대 68.4%(52명/76명), 연대(미래) 67.6%(69명/102명), 전북대 67.6%(96명/142명), 고신대 67.1%(53명/79명) 순으로 많았다. 

<4년간 의대 정시 합격자 중 N수생 비율 77.4%.. 재수생 42.2% ‘최다’>
N수생의 강세는 확대된 정시 수능전형에서 기인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복학습이 유리한 수능 특성상 정시는 ‘재수생의 무대’로 불리기 때문이다. 전 정부가 강제한 정시40%와 수시이월 규모를 합하면 사실상 정시는 절반 규모까지 확대됐고, 여기에 수학에서 이점을 얻는 통합수능까지 도입, ‘의대 재도전’의 최적의 조건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수학에 자신 있는 자연계 최상위권이라면 부담 없이 반수를 노려보게 마련이다.

지난해 3월 강 의원이 발표한 ‘2020~2023학년 정시모집 의대 합격자 분석 결과’에 따르면, 4년간 의대에 최초 합격한 인원 5144명 중 N수생은 3984명으로 77.4%나 된다. 재수생이 2171명(42.2%)으로 가장 많고, 3수생이 1123명(21.8%), 4수 이상이 690명(13.4%)이다. 고3 학생은 1096명으로 21.3%에 불과하다.

N수생 비율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20학년엔 재수 45.5%(586명), 3수 22.1%(285명), 4수 이상 10.7%(138명)로 합산 78.4%(1009명)다. 이어 2021학년엔 재수 43.1%(561명), 3수 23.7%(309명), 4수 이상 13.6%(177명) 등 합산 80.4%(1047명)로 최대치다. 2022학년엔 재수 36.6%(471명), 3수 23.5%(303명), 4수 이상 18.1%(233명)로 합산 78.2%(1007명)다. 2022학년에는 통합수능이 실시되면서 수학이 선택과목으로 변경, 학습량이 감소하면서 3수 이상의 비율이 확대된 특징이 있다. 전년과 비교하면 2022학년 4수 이상 인원이 4.5% 늘었다. 실제 2021학년 서울대 275명, 고려대 653명, 연대 493명의 자연계 대학생이 중도이탈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상당수가 2022학년 수능에 응시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2023학년엔 재수 43.6%(533명), 3수 17.8%(226명), 4수 이상 142명(11.2%)으로 합산 72.7%(921명)다. 3수생이 5.7%p, 4수 이상이 6.9%p 떨어지면서 전체적인 N수 비율은 하락했으나 재수생은 전년보다 7%p 상승했다. 지역인재 선발이 의무화한 영향으로 고3 학생의 비율이 전년 20.4%에서 26%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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