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재학생 SKY/ 의약계열 진학 통계 공개.. '수요자 친화적 조치'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강원교육청이 12일 도내 재학생의 2024 대학 진학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강원지역 학생들의 주요 대학 진학 현황을 수시/정시로 나눠 세부적으로 분석한 자료다. 이를 두고 전교조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13일 전교조 강원지부는 강원교육청을 향해 “대학 서열화 체제를 강화하는 행태를 중단하라”는 입장문을 배포했다. 특히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와 의약계열 등 특정 대학과 계열의 합격을 홍보하는게 학벌주의를 조장한다는 주장이다. 과연 전교조의 말대로 강원교육청의 대입 결과 발표가 공교육의 정상화에 역행하는 것일까. 

교육계에선 강원교육청의 대입 결과 발표를 두고 오히려 공교육 강화의 의지로 해석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교육청이 나서 공식적으로 대입 결과를 집계/발표한다는 것 자체가 진학에 있어서 공교육의 책임을 강조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강원교육청의 대입 결과 발표는 ‘학력 향상’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신경호 강원교육감이 취임한 후 2년 연속 이어져오고 있다.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입시 정보를 제공해서 공교육 내에서도 효과적인 대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강원지역 학생들의 진학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실효성 있는 진학지도 방향을 고민해보겠다는 목적도 있다. 즉 학력 향상을 공교육이 책임지겠다는 의미다.

수요자의 알 권리 측면에서도 강원교육청의 대입 결과 발표는 긍정적인 행정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SKY나 의약계열 등 학생과 학부모가 관심이 많은 대학과 계열에 대한 진학 통계를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공개했다는 점이 오히려 강원교육에 대한 신뢰도를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최상위권 대학인 SKY나 의약계열 진학에 교육 수요자들의 많은 관심이 쏠리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숨긴다고 관심이 떨어질 일도 아니다. 수요자들의 관심을 무시한 채 겉 핥기 식으로 와닿지 않는 정보만 오픈하라는 게 오히려 무책임한 행정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교조의 말대로 강원교육청의 대입 결과 발표가 공교육의 정상화에 역행한다고 봐야 할까. /사진=강원교육청 제공
전교조의 말대로 강원교육청의 대입 결과 발표가 공교육의 정상화에 역행한다고 봐야 할까. /사진=강원교육청 제공

<강원교육청 2024 도내 재학생 진학결과 공개.. 진학률 81.1% ‘상승’>
강원교육청이 2024학년 도내 재학생의 대학 진학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신경호 강원교육감 취임 이후 두 번째로 공개된 대입 결과다. 교육청이 직접 나서 대입 결과를 분석해 발표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다만 신 교육감은 취임 직후부터 매년 구제척 대입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구체적 진학 결과 자료를 공개해 학부모와 도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겠다는 취지에서다. 나아가 향후 도교육청 차원의 장기적인 학력 향상을 계획하고, 단위 학교 진학지도 계획에 구체적 근거로 활용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2024학년 강원도의 진학 결과를 살펴보면 서울대에는 44명이 진학했다. 포함한 수도권 주요대학(27개교)에는 1064명, 수도권 소재 대학에는 총 1741명(17.7%)이 진학했다. 수도권 주요 대학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양대 가톨릭대 건국대 경희대 광운대 국민대 단국대 동국대 서울과기대 서울시립대 서울교대 성신여대 세종대 숭실대 숙명여대 아주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에리카) 홍익대가 포함된다.

이공계특성화대학(포스텍 한국에너지공대 KAIST GIST DGIST UNIST)과 사관학교, 경찰대 등 특수목적대학에는 58명이 등록했다.강원대(춘천) 1029명을 포함해 도내 4년제 대학 9개교(가톨릭관동대 강릉원주대 강원대 경동대 상지대 연세대(미래) 춘천교대 한라대 한림대)에는 3561명(36.2%)이 등록했다. 

총 등록 학생은 4년제 대학 7009명, 전문대학 959명이다. 모집 시기별로는 수시 76.4%, 정시 4.7%로 나타났다. 재학생 9826명 중 7968명이 대학에 진학해 81.1%의 진학률을 보였는데, 이는 전년도 80.3% 대비 0.8%p 상승한 수치다. 도내 일반고 84개교와 자사고 1개교, 특목고 4개교 등 총 89교, 9826명을 대상으로 합격이 아닌 단수의 등록 대학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다. 

강원교육청의 대입 결과 분석은 등록자 기준으로 이뤄진다. 통상 대입에서 ‘합격’과 ‘등록’은 혼용되는 경향이 강하지만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합격자 수가 수시 정시의 최초합격과 미등록충원합격(추가합격)을 망라한 개념이라면, 등록자 수는 합격자 가운데 실제 대학에 등록을 마친 인원만을 의미한다. 합격자 수가 타 대학과의 중복합격 인원들까지 포함한다면, 등록자 수는 대학 진학을 위해 최종등록을 ‘마친’ 인원만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실질적인 진학 규모를 살펴볼 수 있는 셈이다. 

신경호 강원교육감은 “2025 대입은 무전공 선발과 의대 정원의 확대 등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N수생 등 수험생의 수는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지역균형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활용하는 대학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학교별 면학 분위기를 조성해 교과별 핵심역량 강화는 물론 수능 최저등급 충족 등 수시와 정시를 균형 있게 준비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학벌 차별 조장’?.. 강원교육청 “도민 알 권리 보장”>
2년째 도내 대입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강원교육청의 행정에 학부모들의 만족도는 높지만,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전교조 강원지부는 13일 입장문을 내고 ‘대학 서열화 체제를 강화하고 학벌 차별 문화를 조장한다’며 비판했다. 이어 공교육 정상화에 역행하는 행태라고도 지적하면서 “특정 학교 합격자 수를 공개해 대학 서열화와 학벌 차별 문화를 조장할 게 아니라 적합한 분석을 통해 지역 상황에 맞는 진학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만 강원교육청은 대입결과 발표가 도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한 행정이라고 반박했다. 대학 진학 결과 발표 시 도내 학교와 지역 간 수치를 비교하지도 않았고, 도민들 관심이 많은 대학과 진로 계열 등에 대해 객관적 데이터에 기반을 둔 사실을 파악해 제공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어 “올해 진학 결과를 강원도형 맞춤형 대학 진학 지원 시스템인 ‘감자바’의 모 데이터로 활용해 교사와 학생, 학생의 진로 진학 상담에 적합한 입시 전략 수립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입시 결과 분석을 통해 강원교육의 성과를 소상히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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