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합격선 하락 노린 지방의대 지원 예상

[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2000명 증원으로 합격선 하락이 예상되는 지방의대 가운데 수도권 학생들에게 열린 문호는 얼마나 될까. 지역별 권고사항인 지역인재60%를 반영하면 증원이 반영된 지방의대 정원 3662명 중 지방학생들이 독식하게 되는 지역인재 규모는 2125명이다. 지방의대의 비지역인재 모집인원인 1537명이 실제 수도권 학생들에게 열린 문호인 셈이다. 특히 경기/인천에서 증원된 361명을 포함한 수도권 의대정원은 1396명이다. 지역인재를 적용 받지 않는 수도권 학생들의 전체 의대 문호는 2933명인 셈이다. 하지만 숫자 역시 기존 의대정원 2058명을 뛰어넘을 뿐 아니라 945명(수도권 361명/비수도권 지역인재 외 584명)이 순증한 규모다. 

입결이 촘촘한 최상위 의대 입시에서는 의대 증가분이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수험생의 경우 수시 교과전형과 정시 수능전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방의대를 노려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지방 최상위권 수험생이 지역인재로 빠지면서 그 공백을 수도권 학생들이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정원 대폭 증원으로 지방의대 중심 합격선 하락도 예상되는 상황. 정량평가인 교과전형과 수능전형에서의 변동폭이 가장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의대 증원으로 수도권 수험생들의 의대 문호가 기존 1948명에서 2933명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이번 의대 증원으로 수도권 수험생들의 의대 문호가 기존 1948명에서 2933명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지방의대의 비지역인재 1537명.. 수도권 ‘정시 중심 지원 가능’>
정부가 수도권에 의대 증원을 0명 배분하면서 일부 수도권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수도권 역차별 아니냐’는 말들이 나온다. 하지만 따져보면 수도권 수험생을 위한 문호는 전체 의대정원의 56%가량 열려 있다. 경기/인천에서 증원된 361명에 더해 지방의대 증원분 중에서도 지역인재60%를 적용 받지 않는 비지역인재40%가 수도권에게 열려 있기 때문이다.

인원으로 살펴보면 지방의대 정원 3662명 중 지역인재60%를 반영한 지역인재 인원은 2125명, 비지역인재는 1417명이다. 여기에 지역인재 대상이 아닌 단국대 120명 규모까지 더하면 비수도권의 비지역인재 규모는 1537명으로 굳혀진다. 증원 전의 경우 지방의대 정원 1981명 중 지역인재가 1068명, 비지역인재가 953명 수준이었다. 의대 증원으로 비지역인재가 무려 584명 증가하면서 그만큼의 지방의대 문호가 열린 셈이다. 여기에 361명 순증된 수도권 모집인원 1396명까지 더하면 수도권 학생들에게 열린 의대 문호는 2933명이나 된다. 전체 의대정원(5058명)의 58% 수준이다. 기존에는 수도권 정원 1035명에 비지역인재 953명을 더해 1988명이 수도권에게 열려 있었다면 이번 증원으로 945명이 순증된 셈이다.

서울의 경우 증원이 이뤄지지 않아 합격선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부 학생들에게는 지방의대 증원이 되레 희소식일 수 있다. 지방의대를 중심으로 증원이 이뤄지면서 합격선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역인재의 증가로 지역 내 우수인재는 지역인재로 빠지게 되면 일반전형에서 그만큼의 우수인재도 빠지게 된다. 이 빈 공간을 수도권 학생들이 채울 수 있는 셈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능 기준으로 강원 충청 제주권이 합격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강원권은 수학 1등급 인원이 강원권 의대 모집정원의 0.4배에서 0.2배로 축소, 호남권은 1.5배에서 1.0배, 충청권도 1.8배에서 0.8배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재학생의 경우 수능전형과 교과전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방대학이 수시를 중심으로 지역인재를 운영하기 때문에 정시에서는 지역인재 비율이 적어 지역 외 수험생들에게도 기회가 열려 있는 형국이다. 실제로 2025전형계획 기준 지방의대 지역인재는 79.4%가 수시에 몰려 있다. 정시에서는 20% 정도만 지역인재로 선발한다.

수시에서는 교과전형에 집중해야 한다. 지방대의 경우 수시에서 교과전형의 선발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지방의대의 대폭 증원으로 교과전형 문호가 크게 열릴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교과전형의 경우 논술전형 등 타 수시 전형과는 달리 N수생의 진입이 어려운 전형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자소서 폐지 등의 영향으로 학종 반수를 노리는 수험생도 많다는 업계 분석도 나온다. 내신 영향력이 교과전형보다는 적기 때문에 합격을 노리고 재도전하는 대학생이 많다는 것이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시에서는 교과전형보다 학종 논술전형에서 N수생 참여 비율이 높다. 올해 N수생 증가폭이 더 커질 것으로 보여 교과전형이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 특히 비수도권의 경우 교과전형의 모집비율이 더 높으므로 의예를 노리는 재학생이라면 남은 3학년1학기 내신 성적을 더욱 잘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도권 361명 증원, ‘빅5’ 성대 울산대 증원 ‘최상위권 변수’>
수도권 361명 증원과 ‘빅5의대(가톨릭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울산대)’로 불리는 성대와 울산대 의대의 증원 역시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는 희소식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입결이 촘촘한 최상위 의대 입시에서는 수도권 361명 증원만으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은 지역인재 비율 제한도 걸려있지 않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물리적인 숫자로 의예 모집인원 전체가 늘었기 때문에 의예 선호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인천 대학은 모두 100명 이상 규모로 확대되어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며 “수도권 증원은 지역인재 할당 비율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온전히 증가분을 체감하게 되어 이후 입시 전략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성대와 울산대 의대 증원도 변수다. 두 대학은 모두 기존 모집인원인 40명에서 3배 증원된 120명 규모로 몸집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두 대학이 사실상 수도권 소재 병원에서 교육/실습을 진행하는 ‘무늬만 비수도권 의대’라고 지적한다. 울산대의 경우 서울아산병원과 협력, 성대는 삼성서울병원과 협력관계이다. 사실상 교육/실습을 서울에서 진행해 대학병원으로 볼 수 있다는 현장 분석도 나온다. 이미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경우 빅5 의대를 중심으로 지원이 이뤄지는데 여기에 성대/울산대만 증원이 이뤄지면서 사실상 ‘최대 수혜 병원’이라고 불린다. 빅5에서 증원된 80명 정원이 최상위권 학생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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