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257명 '최다'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2024 서울대 최초합격자의 출신 지역을 분석한 결과 사교육의 메카인 강남3구 출신 인원이 466명으로 12.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3구의 전체 고3 학생 수가 전국의 3.2%에 불과하지만 이보다 9.4%p 많은 비중이 서울대에 합격한 셈이다. 정시 확대 이후 N수생이 대입에서 유리해진 결과 사교육의 영향력이 큰 강남 지역이 최상위권의 리그인 서울대 입시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로는 강남이 257명으로 전체 최초합격생의 7%를 차지했고, 서초구에서 128명(3.5%), 송파구에서 81명(2.2%)이 합격했다. 

광역 단위 지역과 비교해봐도 강남3구의 출신의 비중은 상당하다. 특히 가장 합격자가 많이 나온 강남은 수도권 지역인 서울과 경기를 제외하면 비수도권 전 지역 보다 더 많은 합격자가 나왔다. 비수도권 지역에서 가장 서울대 합격자가 많은 대구 지역에서 173명(4.7%)이 합격했지만 강남은 1개구에서 그 보다 84명 더 많은 257명(7%)이 합격했다. 대입의 주된 자원이 되는 고3 재학생 수로 따져보면 강남이 5507명으로 대구 1만8841명보다 오히려 3배 가량 적다. 

한 교육전문가는 “최근 서울대의 합격자의 교육특구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자연스럽다. 정시가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교육수준이 높고, 사교육의 지원을 받기 쉬운 수도권 교육특구가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서울대 입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 대입 체제의 구조적인 문제라는 얘기”라며 “수도권, 특히 강남3구 출신 합격생의 상당수는 N수를 통한 정시 합격생일 것”이라고 봤다. 

2024 서울대 최초합격자의 출신 지역을 분석한 결과 전국에서 강남 출신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2024 서울대 최초합격자의 출신 지역을 분석한 결과 전국에서 강남 출신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2024 서울대 지역별 최초합격자.. 서울 35.4%>
정경희(국민의힘)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받은 ‘2024 서울대 지역별 최초합격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검정고시 출신 36명과 외국고 출신 5명 등 41명을 제외한 최초합격자 3685명 중 서울 출신이 1306명으로 35.4%를 차지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규모다. 물론 전체 학령인구 자체가 서울에 몰려있긴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서울 출신의 합격자 비중은 두드러졌다. 교육통계서비스에 공시된 학년별 학생 수 현황에 따르면, 2023년 전국 고3 39만4940명 가운데 서울 출신 합격생은 6만4608명으로 16.4%를 차지했다. 서울 중에서도 강남3구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강남구 출신이 257명으로 전체 서울 합격생의 19.7%를 차지한다. 서초 128명(9.8%), 송파 81명(6.2%)를 포함한 강남3구 출신 합격생은 466명으로 35.7%를 차지한다. 

서울을 제외하면 고3 학생의 비중보다 서울대 합격생의 비중이 더 많은 곳은 세종이 유일하다. 세종 지역의 고3 학생 수는 3530명으로 전국 대비 0.9%에 불과하지만, 서울대 합격생은 70명으로 1.9%를 차지했다. 다만 합격생 중 대부분은 특수성이 있는 영재학교인 세종영재 출신일 것으로 추정된다. 세종영재는 전국모집을 실시하는 고교다. 

지역별로 서울대 합격생이 많은 곳은 살펴보면 서울 1306명(35.4%), 경기 903명(24.5%), 대구 173명(4.7%), 인천 173명(4.7%), 부산 147명(4%), 대전 136명(3.7%), 경남 133명(3.6%),  충남 116명(3.1%), 경북 107명(2.9%), 광주 96명(2.6%), 충북 74명(2%), 세종 70명(1.9%), 전북 63명(1.7%), 강원 52명(1.4%), 울산 50명(1.4%), 전남 49명(1.3%), 제주 37명(1%) 순이다. 

시/군/구 단위로 따져보면 서울 강남구 출신이 전국에서도 257명으로 가장 많다. 전체 합격생의 7%를 차지한다. 이어 종로구(서울) 188명, 성남시(경기) 139명, 서초구(서울) 128명, 용인시(경기) 121명, 수원시(경기) 118명, 수성구(대구) 107명, 광진구(서울) 97명, 고양시(경기) 83명, 송파구(서울) 81명 순이다. 대체적으로 사교육이 발달된 지역에서 다수의 서울대 합격자가 배출된 모습이다.

단 지역별 서울대 합격 현황으로는 지역간 교육력을 비교하기는 어렵다. 선발효과가 큰 소수 학교가 지역의 서울대 전체 합격자를 견인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종로구의 경우 영재학교인 서울과고와 예고인 서울예고의 서울대 합격자 비중이 크다. 용인은 전국자사고인 외대부고, 수원외고는 영재학교인 경기과고, 광진구의 경우 톱 외고로 꼽히는 대원외고가 소재한다. 실제 외대부고의 정시 최초까지 합격자는 총 58명으로 용인 전체 합격자 121명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대원외고의 수시/정시 최초 합격자 역시 45명으로 광진구 전체 97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정시 확대로 빚어진 ‘서울 쏠림’.. N수생 대거 유입 추정> 
서울대 합격생의 서울 쏠림, 지역 간 양극화에 대한 원인을 파고들면 정시 확대가 꼽힌다. 정시가 특성상 사교육의 영향을 많이 받고, 반복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정부의 정시 확대 조치 이후 재수생과 교육특구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교육계의 오래된 상식이다. 

지난해 공개된 2023 서울대 등록자의 출신 고교만 살펴봐도 상위 톱100 중 교육특구 고교 강세가 단연 두드러졌다. 일반고(자공고 포함)의 경우 톱100에 이름을 올린 48개교 중 절반이 넘는 25개교가 서울 소재 고교였다. 이 중 대표적인 교육특구인 강남에 위치한 곳이 9개교, 서초에 위치한 곳은 5개교, 송파와 양천 소재 고교는 각 3개교로 4개 지역에서만 20개교가 포함됐다. 톱100에 이름을 올린 19개 광역자사고에서도 교육특구 고교 강세가 두드러졌다. 19개교 가운데 8개교가 서초 강남 송파 양천 등 서울 교육특구에 위치해 있었다. 모두 정시실적이 수시실적에 비해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13배까지 높았다. 

전문가들은 강남을 비롯한 교육특구 고교의 정시 합격/등록자 수 증가에 대해 정시 확대와 재수생 증가를 이유로 꼽았다. 정시 확대 기조로 판도가 급변하면서 사교육이 활발한 교육특구로의 유입이 많아지고, 상위권 대학으로의 진학을 목표로 두는 교육특구에서는 재수생이 매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정시 특성상 사교육의 영향을 많이 받고, 반복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사교육이 활발한 교육특구로의 진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라며 “교육특구를 중심으로 재수와 검정고시 등 사교육 채널을 통한 서울대 진입이 늘어나는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올해 베리타스알파가 조사한 2024 서울대 합격 톱20에 든 고교 21개교 가운데에도 역시 강남 소재 고교는 5개교, 서초 3개교, 송파는 1개교로 강남3구 고교가 9개교에 달했다. 활성화된 사교육을 바탕으로 N수생이 늘어난 영향이다. 실제로 서울대가 발표한 ‘2024 서울대 정시모집 선발결과’에 따르면 올해 서울대 정시 최초합격자 중 일반고 출신과 N수생의 비율이 최근 11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수생이 40.4%, 삼수 이상이 19.3%로 합격생의 59.7%가 N수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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