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경북대 울산대 인제대 한림대 ‘MMI’ 5개교뿐

[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2025대입부터 의대 정원이 2000명 늘어나는 가운데 의대 입시에서 ‘인성’을 필수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 만큼 무분별한 선발을 막을 수 있도록 인적성 평가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다. 정시확대와 통합수능이 맞물리면서 의대 입시에서 정시의 입지는 더욱 강화됐다. 하지만 정량평가인 정시의 경우 성적위주 평가가 이뤄지면서 면접 등 최소한의 인성검증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39개 의대가 공개한 2025전형계획을 살펴보면 의대 정시에서 인적성면접을 반영하는 대학은 11개교뿐이다. 가톨릭대 가톨릭관동대 경북대 고려대 부산대 서울대 성균관대 아주대 연세대 울산대 인제대 한림대는 정시에서 면접을 합/불로 반영하거나 비율반영하면서 의학을 전공하는 데 필요한 자질/인성/적성을 평가한다. 최소한의 결격여부 판단 기준으로 안전장치를 걸어둔 셈이다.

의대 입시에서 인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요구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성적 중심 의대 입시에 제동이 걸린 결정타는 최근 몇 년간 계속돼 온 의대생 범죄다. 집단 성희롱, 동기 성추행, 불법촬영, 성추행 학생의 타 의대 입학 사건 등이 불거지며 ‘이대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이 확산된 것. 생명을 다루는 직종임에도 인성검증을 거치지 않고 단순히 성적 순으로 입학시킨 데서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에는 의대증원에 반발한 일부 의사가 작성한 글들까지 논란이 되면서 전문직 양성 과정 개선의 최소조건으로 인성면접 전면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의대 신입생의 인성을 평가하기 위한 최선의 대안으로는 ‘다중미니면접(MMI)’이 있다. 다중미니면접은 여러 면접실을 정해진 시간에 따라 돌며 제시문을 분석하거나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가톨릭대 경북대 울산대 인제대 한림대 5개교가 활용하는 방식이다. 최상위 선호도로 정평이 난 서울대 의대 역시 2013학년 다중미니면접을 도입한 이후 수시에서 꾸준히 활용하고 있다. 도입목적은 ‘의사소통 능력과 라포르(Rapport, 의사와 환자의 심리적 신뢰) 형성 능력이 있는 지원자를 선발하고, 공부만 잘하는 지원자를 걸러내기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 도입 취지를 확인할 수 있다. 성적 중심의 입시 대신 다각도 인성검증을 위한 심층면접을 도입해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시의 경우 대부분의 대학이 학종 면접을 실시하면서 지원자를 확인하지만 4개교는 학종을 포함한 수시/정시 전 전형에서 의예과 인적성면접을 실시하지 않는다. 순천향대 이화여대 충북대 한양대의 4개교다. 이들은 학종 역시 서류100%로 평가할 뿐 아니라 교과전형 수능전형 등 타 전형에서도 면접을 실시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차기 의료인재를 선발하는 단계에서 학생부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학생의 교과 외 태도 확인은 뒷받침돼야 한다는 조언도 제기된다.

최근 의사 인성검증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시확대와 통합수능이 맞물리며 의대 입시에서 최소한의 인성검증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39개 의대 중 정시에서 인적성면접을 실시하는 의대는 11개교에 불과했다. /사진=울산대 제공
최근 의사 인성검증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시확대와 통합수능이 맞물리며 의대 입시에서 최소한의 인성검증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39개 의대 중 정시에서 인적성면접을 실시하는 의대는 11개교에 불과했다. /사진=울산대 제공

<정시 면접 실시 11개교.. 한림대 ‘신설’>
올해 정시에서 의대 면접을 실시하는 대학은 가톨릭대 가톨릭관동대 경북대 고려대 부산대 서울대 성균관대 아주대 연세대 울산대 인제대 한림대의 11개교다. 지난해 10곳에서 한림대가 면접을 신설하면서 한 곳 늘었다.

면접은 합/불로 반영하는 대학이 7개교로 가장 많았다. 4개교는 수능과 함께 비율반영한다. 인적성면접을 합/불로 반영하는 대학은 가톨릭관동대 경북대 고대 서울대 성대 울산대 인제대의 7개교다. 수능100%에 면접을 합/불로 반영한다. 그 외 4개교는 비율반영 형태다. 연대는 수능 90%에 제시문 기반 인적성면접 10%로 반영한다. 한림대는 1단계에서 수능100%로 일정 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수능90%+면접10%로 반영한다. 한림대 의예 면접은 인성면접 5%와 상황면접 또는 모의상황면접 5%로 세분화한다. 가톨릭대와 아주대는 수능95%+면접5%로 비율 반영한다.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되는 의대인 만큼 면접 역시 단순하지 않다. 제시문 기반 면접부터 모의상황 면접 등 인성과 적성을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면접을 운영하고 있다. 전형계획에는 구체적인 면접 진행 방식이 안내되진 않았지만 지난해 사례를 통해 면접 방식을 엿볼 수 있다. 올해 면접의 경우 대학별 모집요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다중미니면접(MMI) 가톨릭대 경북대 울산대 인제대 한림대 5개교
가톨릭대 경북대 울산대 인제대의 4개교는 여러 개로 구성되는 면접인 다중미니면접(MMI) 형태다. 보통의 면접이 면접실 1곳에서 진행된다면, 다중미니면접은 소규모 면접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구조다. 상황에 대처하거나 제시문을 분석하는 식이다. 일반면접이 10분 내외로 종료되는 것과 달리 다중미니면접은 30분 내외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한 지원자를 여러 개 면접으로 다각도로 오래 관찰하는 것을 통해 인성평가를 보완하는 것이다.

가톨릭대는 상황/제시문 면접을 실시한다. 각 면접실 입실 전 준비실에서 3분간의 제시문 숙지시간이 주어진 후, 면접실에 입실해 5분간 면접을 실시한다.

경북대의 경우 2~3개의 면접실을 돌아가는 방식이다. 면접시간은 면접실당 12분 내외이며 지원자 1명을 대상으로 복수의 면접위원이 실시한다. 상황/제시문 기반 면접도 포함된다.

울산대 역시 제시문 활용 MMI를 실시한다. 2개의 면접실에서 각 15분, 총 30분간 진행된다. 면접실에서 면접실당 2명의 면접위원이 다양한 상황을 제시하며, 관련 제시문에 영어가 활용될 수 있다.

인제대는 제시문 활용 MMI 방식이다. 3개 면접실에서 면접실당 10분, 총 30분 동안 진행된다. 지원자는 면접실 밖에서 2분간 제시문을 읽고 준비한 뒤, 면접실 안에서 8분 동안 면접을 치른다.

한림대는 올해 정시모집 의예과에 면접을 신설했다. 면접은 2개의 면접실로 구성되며 실별 10분간 진행한다. 각 면접실에서는 평가위원 2명이 수험생 1명을 평가한다. 면접은 비율반영되며 인성면접 5%에 상황/모의상황면접 5%로 반영된다. 인성면접에서는 관용 배려 포용 개방성 등을 평가한다. 상황/모의상황면접에서는 가치관과 태도,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대인관계능력을 평가한다.

- 제시문 기반 인적성면접.. 서울대 연대 아주대 3개교
서울대와 연대는 인적성면접 형태이지만 제시문이 포함될 수 있다. 서울대는 1개의 면접실에서 복수 면접관이 지원자 1명을 20분 내외 평가한다. 의학 전공에 필요한 자질/적성/인성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수리/통계자료 또는 과학관련 제시문이 포함될 수 있다.

연대는 제시문 기반 인적성면접을 실시한다. 지난해의 경우 2개의 파트로 나눠 진행됐다. 파트1은 현장 대면 면접으로, 지원자 1명을 대상으로 복수의 평가위원이 면접을 실시한다. 제시문을 바탕으로 의학 전공에 필요한 인/적성을 평가한다. 파트2는 현장 비대면 녹화 면접으로, 면접 당일 지원자가 현장에서 녹화한 영상을 복수의 평가위원이 평가한다. 제시문을 바탕으로 대학 수학에 필요한 기본 학업역량을 평가한다.

아주대는 제시문 기반 면접과 학생부 기반 면접을 함께 실시한다. 면접 소요 시간은 10분이다.

- 인적성면접.. 고대 성대 가톨릭관동대 3개교
고대는 2인의 면접위원이 지원자 1인당 5분의 대면면접을 실시하고, 면접평가 방식에 따른 평가역량을 활용해 1인의 지원자를 평가한다. 이를 통해 의학전공에 필요한 자질/적성/인성 면접 등을 확인한다.

성대는 1개의 면접실에서 지원자 1인당 10분 내외로 진행한다. 인성/적성 등을 평가하기 위한 면접이다.

가톨릭관동대는 지난해 영상 업로드 방식으로 면접을 실시했다. 면접은 3인 이상 평가위원이 지원자 1인이 올린 5분이내 개별면접 영상을 평가하는 방식이었다.

<순천향대 이대 충북대 한대 4개교 ‘면접 미실시’>
의대 입시에서 인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요구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성적 중심 의대 입시에 제동이 걸린 결정타는 최근 몇 년간 계속돼 온 의대생 범죄다. 2022년 동아리원 성추행/불법촬영 사건, 2020년 강제추행 사건, 2017년 집단 성희롱 사건 등은 성적 중심으로 이뤄지는 의대 입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키웠다. 게다가 2011년 집단 성추행 사건 가해자가 제적을 당하고도 다른 대학에 다시 입학한 뒤 의사 면허를 취득해 ‘이대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이 확산된 것. 생명을 다루는 직종임에도 인성검증을 거치지 않고 단순히 성적 순으로 입학시킨 데서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의료법상 의료인의 결격사유로 성범죄는 포함되어 있지 않아 관련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지만 인적성평가를 진행하는 대학 역시 공통 매뉴얼이 없고, 자체적으로 정한다 해도 실효성이 없는 상황이다.

의사가 되려면 의대를 졸업하고도 국가고시에 합격해야 하지만, 합격률이 95% 내외로 나타나면서 사실상 의대 입학이 곧 의사자격증 획득으로 이어지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일회적인 평가만으로는 한계가 존재해 입학전형에서의 인적성평가 도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전문가는 “의대에 진학하면 자격증을 취득하기까지 의사로서의 인적성을 평가할 실질적인 기회가 없다. 일회적인 평가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기에 입학전형에서의 인적성평가 도입은 전문직 양성 과정 개선의 최소조건으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순천향대 이대 충북대 한대의 4개교는 정시뿐 아니라 수시에서도 면접 포함 전형을 운영하지 않는다. 사실상 인성검증이 어렵다. 수시의 경우 학종에서는 28개교가, 교과전형에서는 10개교가 면접을 실시한다. 하지만 4개교의 경우 수시 모든 전형에서 면접을 운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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