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인문계열 '이과침공' 신입생 55.7%.. “통합수능 유불리 학습효과”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2024정시에서 서울대 인문사회계열 학과에 입학한 신입생 절반 이상이 이과생으로 이과침공(문과침공) 비율은 55.7%로 나타났다. 인문사회계열과 예체능계열까지 합치면 이과침공 비율은 47.5%로 2022정시 38.4%, 2023정시 45.3%에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지난해 정시에서 서울대 인문사회/예체능계열 모집단위의 이과침공이 증가한 이유는 2024수능이 수학뿐 아니라 과탐도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수학과 과탐에 강점을 가진 이과생의 교차지원이 전년보다 수월해진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단과대학별로 보면 2024정시에서 ‘이과 침공’이 가장 극심했던 곳은 의류학과 등이 속한 생활과학대학(70.6%)이었다. 생활과학대 뿐 아니라 경제학과 등이 속해있는 사회과학대학도 60%를 넘겼다. 이어 경영대학과 인문대학의 이과침공 비율도 50%이상이다. 이어 사범대학(47.9%), 농업생명과학대학(35.7%) 순으로 이과침공 비율이 높았다. 정경희 의원(국민의힘)은 서울대에 자료를 받아  이와 같은 '서울대 2024정시 최초합격자 인문사회/예체능 계열별 수학 선택과목 응시현황' 자료를 19일 공개했다. 

인문사회계열은 인문대학/사회과학대학/경영대학/농업생명과학대학/사범대학/생활과학대학의 단과대학 기준이다. 구체적으로 생활과학대학은 소비자학전공/아동가족학전공/식품영양학과/의류학과, 사회과학대학은 정치외교학부/경제학부/사회학과/인류학과/심리학과/지리학과/사회복지학과/언론정보학과, 인문대학은 인문계열/역사학부, 사범대학은 국어/영어/불어/사회/역사/지리/윤리, 농업생명과학대학은 농경제사회학부 등이 속해있다. 

2024정시에서 서울대 인문사회계열 중 ‘이과침공’이 가장 극심했던 곳은 생활대(70.6%)였다. /사진=서울대 제공
2024정시에서 서울대 인문사회계열 중 ‘이과침공’이 가장 극심했던 곳은 생활대(70.6%)였다. /사진=서울대 제공

 

<2024정시 서울대 인문사회계열 '이과침공' 55.7%.. 생활과학대학 70% '최고'>
서울대가 정경희 의원(국민의힘)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4정시모집에서 서울대 인문사회계열의 이과침공 비율은 55.7%로 나타났다. 2024정시에서 인문사회계열 학과에 입학한 신입생 절반 이상이 이과생이었던 셈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인문사회/예체능 계열 중 이과침공이 가장 극심했던 곳은 생활과학대학(70.6%)이었다. 이어 사회과학대학(63.8%), 경영대학(55.4%), 인문대학(52.0%), 사범대학(47.9%), 농업생명과학대학(35.7%) 순이었다. 예체능계열은 음악대학(20.5%), 미술대학(14.4%) 순이다. 

지난 2022-2023학년에 정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살펴보면 이과침공 비율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인문사회/예체능계열을 합친 이과침공 비율은 47.5%로 2022학년 38.4%, 2023학년 45.3%에서  2024학년 2.2%p 더 증가한 47.5%로 나타났다. 

단과대학별로 살펴보면 2023학년에도 생활과학대학이 88.9%로 이과침공이 가장 극심했다. 이어 경영대학 67.2%, 사회과학대학 61.5%, 사범대학 56.3%, 인문대학 42.7%, 농업생명과학대학 35.7%, 음악대학 17.4%, 미술대학 11.6% 순이었다. 

2022학년에도 생활과학대학이 59.3%로 이과침공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농업생명과학대학 26.2%, 사범대학 44.8%, 인문대학 44.3%, 경영대학 43.1%, 사회과학대학 37.4%, 미술대학 15.6%, 음악대학 11.5%순이었다. 

<심화한 상위대학‘이과침공’.. 서강대 61.3% ‘최고’ 고대 성대 연대 순>
서울대 뿐 아니라 다른 대학에서도 이과침공이 극심하게 나타났다. 앞서 진학사가 지난 3년간 수험생이 진학사 점수공개 서비스 이용자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6개 상위대학(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한양대) 2024정시에서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한 학생 가운데 과탐에 응시한 자연계열 수험생 비율은 서강대 61.3%, 고대 59.3%, 성대 57.9%, 연대 53.1%, 서울대 46.6%, 한대 41.7%순으로 여전히 이과침공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진학사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강대 74.6%, 연대 67.4%, 한대 61.4%, 서울대 53.8%, 고대 46.8%, 성대 23.3% 순이었다. 

대학들은 이과침공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앞서 교육부가 ‘고교교육 기여대학’ 사업을 빌미로 대학들에게 탐구 통합 변표, 수능 선택과목 필수지정 폐지 등을 요구하며 ‘이과 침공’의 해결책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2025대입의 특징은 선택과목 지정을 폐지한 대학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건국대 경희대 광운대 국민대 동국대 서울과기대 성대 세종대 숭실대 아주대 연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항공대 한대 한대(ERICA) 등 17개교다. 이들 대학은 자연계열에 걸려있던 미/기, 과탐의 수능 선택과목 지정을 폐지해 확통과 사탐에 응시한 문과생도 의대 등 자연계에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합격 가능성은 별개의 문제라고 평가한다. 2025학년부터 자연계 모집단위에 걸려있는 수학 과탐 필수응시자격을 없애 문과생도 의대 등 자연계에 ‘지원’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합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실제 2025전형계획상 상위15개대(건대 경희대 고대 동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대 숙명여대 연대 이대 인하대 중대 한국외대 한대)는 자연계에 필수 지정과목이 있는 서울대 고대 시립대 성대 4개교를 제외하고, 11개교가 수학과 과탐에 필수지정과목을 두지 않고 있지만 경희대 동대 숙대 연대 이대 인하대 중대 등 대부분 대학이 수학과 과탐에 가산점 등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건대 서강대 외대 한대 4개교는 자연계에 수학 미적/기하와 탐구 과학 등 별다른 선택과목을 지정하거나 가산점을 두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지금껏 미/기의 표점 최고점이 확통보다 높았던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사실상 문과생이 ‘지원’만 가능한 것이지 수능 성적에서 이과생에게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 가운데 경희대 동대 시립대 연대 중대 등 5개교는 사탐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이과 침공을 ‘실질적’으로 막아 눈길을 끈다. 모두 사탐에 가산점을 부여해 이과생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경희대는 사탐에 과목당 4점의 가산점을 부여한다. 동대는 일부 인문 모집단위에서 사탐에 3%를 가산한다. 시립대 역시 사탐 2과목에 응시하면 3%를 가산한다. 연대는 사탐에 3%를 가산하고, 중대는 인문/사범에 사탐 가산점을 부여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선호도가 높은 대학에 진학하고 싶은 수험생의 심리가 바뀌지 않는 한 2025학년에도 교차지원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일부 대학은 ‘이과 침공’을 줄이기 위해 2025대입에 탐구 점수 적용방식을 바꿀 예정이어서 올해도 교차지원 추세가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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