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수 등급컷 원칙적으로는 불가.. 참고로만 활용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6일 실시한 2023 7월학평(2022년 7월 모의고사)의 등급컷을 주요 입시기관들은 어떻게 예측했을까. 8개 입시기관(김영일 대성 메가 유웨이 이투스 종로 진학사 EBS, 가나다 순)이 최초 발표한 추정 1등급컷을 집계/분석한 결과 원점수 단일점수로 예측한 기준, 화법과작문은 94~95점, 언어와매체는 91~96점, 확률과통계는 86~89점, 미적분은 81~84점, 기하는 83~86점이다. 범위로 예측한 경우는 제외한 점수다.

지난해 수능부터 국어 수학이 공통+선택형으로 치러지면서 점수 산출법이 다소 복잡하다. 공통과목 점수를 활용해 선택과목 점수를 조정한 후 이를 표준화해 가중합을 산출, 이를 기반으로 표준점수를 최종 산출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같은 원점수라도 공통+선택 원점수 조합에 따라 표점이 달라진다. 원점수 등급컷을 따지는 것이 불가능한 셈이다. 표점 예측 등급컷도 수험생이 당장 본인의 성적을 가늠하기에는 활용하기 어려운 자료다. 가채점 단계에서 본인의 표점을 계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입시기관들은 원점수 예상 등급컷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는 상태다. 수험생은 예상 등급컷을 참고로만 활용해야 한다.

학평은 모평과 달리 수능 출제경향을 엿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해 수능의 출제기조를 엿볼 수 있는 6월/9월 모평과 달리 교육청 주관 학평은 수능 출제기조와 무관한 출제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시험형태가 수능과 동일하다는 점에서 실전 연습의 기회로 삼을 뿐, 이번 시험에서 다소 낮은 가채점 결과를 얻었다고 해서 실망하기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체크해 실제 수능 대비 학습전략을 수립하는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

6일 실시한 7월학평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졌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6일 실시한 7월학평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졌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입시기관 추정 국어 1등급컷>
입시기관이 추정한 1등급 추정컷을 원점수 기준으로 살펴보면 국어 화작의 경우 단일점수로 예측한 입시기관 기준, 종로가 94점으로, 김영일 EBS가 각 95점으로 예측한다. 범위로 예측한 경우는 메가스터디가 94~100점, 진학사가 95~100점, 유웨이가 95~96점, 대성이 97~100점, 이투스가 97~98점으로 본다.

언매의 경우 종로가 91점으로 가장 낮게 보고 EBS 김영일 각 93점, 이투스 96점으로 본다. 범위로 예측한 경우 메가스터디가 92~100점, 유웨이가 93~94점, 대성 진학사가 각 94~100점으로 본다.

국어 표점 기준으로 보면 130점으로 본 기관이 가장 많다. 김영일 메가스터디 이투스 진학사 EBS가 130점으로 본다. 대성 유웨이 각 131점, 종로 134점이다.  

지난해 수능 표점 1등급컷이 131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으로 보는 셈이다. 표점은 통상 높을수록 어려운 시험으로 분석된다.

<입시기관 추정 수학 1등급컷>
수학 확통의 경우 EBS가 86점으로 가장 낮게 보고, 김영일 이투스 각 87점, 종로 89점이다. 범위로 예측한 경우 대성 메가스터디 진학사가 각 86~100점, 유웨이가 86~88점으로 본다.

미적은 EBS가 81점으로 가장 낮게 보고 김영일 83점, 이투스 종로 각 84점 순으로 예측한다. 범위로 예측한 경우 메가스터디 80~100점, 진학사 81~100점, 대성 82~100점, 유웨이 82~85점으로 본다.

기하는 EBS가 83점으로 가장 낮게 보고 김영일 85점, 이투스 종로 각 86점 순으로 예측한다. 범위로 예측한 경우 메가스터디 진학사 각 82~100점, 대성 84~100점, 유웨이 84~86점이다.

수학 표점 기준으로 보면 대성 유웨이 종로가 각 134점, 김영일 135점, 진학사 138점, EBS 메가스터디 139점, 이투스 141점 순으로 예측한다. 지난해 수능 표점 1등급컷 137점과 비교하면 예측이 갈린다.

<등급컷 왜 조사하나.. 무책임한 발표 방지, 입시기관 신뢰도 잣대>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을 조사하는 이유는 무책임하게 발표하는 등급컷을 사후 검증해 입시기관의 분석력을 면밀히 측정하기 위해서다. 등급컷 적중개수/적중률을 통해 입시기관의 신뢰도를 판가름하려는 목적이다. 기관들이 난립하는 양상인 교육업계에서 신뢰할 수 있는 입시기관이 어디인지 교육수요자에게 알리는 이정표의 가치는 중요하다. 
 
수능 당일 발표되는 입시기관들의 추정 등급컷은 학생/학부모를 비롯한 교육계 전반의 관심거리다. 특히 교육수요자는 가채점을 통한 원점수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기 위해 당일 발표되는 등급컷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교사도 진학지도 등의 목적으로 등급컷에 주목하곤 한다. 최근 정시의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인 데다, 수시의 수능최저 등이 아직 폭넓게 유지되고 있어 수능의 중요도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입시기관들이 시험 직후 내놓는 ‘최초 발표 추정 등급컷’은 채점서비스에 참여한 학생들의 데이터, 자사 학원생들의 응시데이터, 강사/입시분석기관 등의 난이도 측정 등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각자 지닌 입시분석기법을 활용해 예측/추정한 수치다. 때문에 입시기관들의 공력을 가장 뚜렷하게 나타내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입시기관들의 ‘날것’과 같은 생생한 분석력을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잣대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각 기관의 ‘공력’으로 일컬어지는 분석력과 분석의 베이스가 되는 기관별 데이터의 위력을 방증하기도 한다. 
 
최초 발표된 추정 등급컷이 보다 중요한 이유는 등급컷이 시험종료 후 시간이 지나면서 보정되는 과정을 통해 엇비슷하게 변해가는 구조 때문이다. 수정된 등급컷은 대동소이한 양상을 보여 기관들의 분석력을 따지는 지표로 활용할 수 없다. 기관들의 등급컷이 변화하는 것은 모의 지원자/표본 수가 누적됨에 따라 분석데이터가 바뀌는 경우가 많은 데다 타 기관의 분석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수치를 조정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추후 시험을 주관한 평가원/교육청이 내놓는 수험생 채점/통계자료가 나오면 등급컷 예측은 본래 의미를 완전히 잃게 된다. 데이터가 공개되면서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은 전부 대동소이한 값으로 고정돼 비교할 수단마저 사라진다. 최초 등급컷이 입시기관들의 공력을 가르는 지표로 활용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베리타스알파는 교육수요자에게 영향력이 큰 입시기관의 신중하고 냉철한 대응을 당부하는 차원에서 2014수능부터 기관별 추정 등급컷의 신뢰도를 따져왔다. 상당수 입시기관이 언론과 수요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신중하고 정확하게 수치를 내기보다는 빨리 발표하는 데만 매몰되어 있던 행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물론 입시기관 중 신뢰할 만한 곳이 어디인지 수요자에게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려는 목적도 더해진다.  

지난해 통합형 수능이 도입되면서 같은 원점수라도 공통+선택 원점수 조합에 따라 표준점수가 달라지는 등 원점수 등급컷을 따지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등급컷 적중률은 표점을 기반으로 따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표점 예측 등급컷은 수험생 입장에서는 본인의 성적을 가늠하기 어려운 자료라는 사실이다. 원점수는 본인이 맞힌 문제 배점을 합산하기만 하면 되지만, 표점은 전반적인 시험의 난이도 등이 반영되는 지표이므로 최종 성적표가 나와봐야만 본인의 표점을 알 수 있게 된다. 

입시기관들의 등급컷 적중률은 낮아지는 추세다. 표점 기준의 산출은 원점수 기준으로 등급컷을 산출하는 것과 비교해 오차가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의 난이도까지 정확히 예상해 산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입시기관 관계자는 “표점 등급컷을 문제만 풀어보고 예상하는 것은 문제 난이도를 정확하게 예상해야 하는데다 국어/수학에서 선택과목이 있기 때문에 더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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