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수능 구조적 유불리.. 지난해 이과비중 48.3% ‘역대 최대’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통합형 수능 2년 차인 올해, 3월학평부터 미적분 기하를 고른 학생이 지난해보다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첫 통합형 수능을 시행한 지난해 선택과목별 유불리가 확연히 드러나면서 수학에서 미적분과 기하의 선택 비중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종로학원이 21일 공개한 ‘2022학년 수능 선택과목 비율 변화’ 자료를 보면 3월학평부터 미적분 기하로 갈아탄 학생이 점차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3월학평에서 미적분 기하를 고른 학생은 39.5%였지만, 수능에서는 48.3%로 8.8%p 증가했다. 기존 문과와 이과 비율이 7대3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국어의 언어와매체 또한 상대적으로 표점 획득이 유리했던 만큼 재수생 등이 합류하는 6월모평부터 선택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봤다. 2022수능의 만점자 표준점수를 분석해 보면, 수학은 미적분 기하가 각 147점으로, 확률과통계(144점)보다 3점 높았다. 국어는 언어와매체가 149점으로 화법과작문(147점)보다 2점 높았다.

특히 이번 시험은 올해 처음으로 치러지는 학력평가인 만큼 고3 학생은 국어와 수학의 선택과목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통합수능 2년 차인 올해도 선택과목 간 비율 변화에 따라 과목 간 점수 유불리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선택과목을 성급하게 변경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며 “첫 학력평가인 만큼 선택과목에 대한 고민보다 시험 적응, 과목 간 상황 점검 등에 집중하고 학습 강도를 얼마만큼 높이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교육청이 주관하는 올해 3월학평은 24일 시행된다. 1학년 2학년 3학년이 사흘에 걸쳐 나눠 치렀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모든 학생이 동시에 시험을 본다. 지난해 수능과 마찬가지로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지며, 수능과 달리 과탐의 Ⅱ과목과 직업탐구, 제2외국어/한문은 시험을 치르지 않는다.

통합형 수능 2년 차인 올해, 3월학평부터 미적분 기하를 고른 학생이 지난해보다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통합형 수능 2년 차인 올해, 3월학평부터 미적분 기하를 고른 학생이 지난해보다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통합수능 2년 차’ 미/기 선택 비율 증가 예상>
종로학원이 공개한 2022학년 수능 선택과목 비율 변화 자료를 보면 3월학평부터 수능까지 미적분 기하 비중은 점차 증가했다. 지난해 3월학평은 미적분 33.6%, 기하 5.8%로 미적분+기하 비중은 39.5%였다. 확률과통계는 60.5%였다. 하지만 수능에서 미적분 39.7%, 기하 8.7%로 미적분+기하가 48.3%까지 육박했다. 확률과통계 51.7%와 비교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더욱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난해 미적분+기하 비중이 3월 39.5%, 4월 41%, 7월 43.8%, 10월 46.1%로 재수생이 가세하지 않은 순수 고3 시험에서 미적분 기하 선택 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문과생도 점수에서 유리한 미적분 또는 기하로 갈아탔음을 알 수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이 같은 상승 추세가 고3 학평부터 동일한 추세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과 재수생들이 가세하는 6월, 9월, 수능에서는 지난해보다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종로학원은 분석했다. 

언어와매체 또한 지난해보다 비율이 다소 증가할 수 있다. 언어와매체 선택비율 증가는 6월모평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3월학평 언어와매체 26.4%, 화법과작문 73.6%에서 수능 언어와매체 30%, 화법과작문 70%로 언어와매체 선택비율이 3.6%p 증가했다. 고3만 응시하는 모의고사에서는 언어와매체가 3월 26.4%, 4월 26.4%, 7월 26.8%, 10월 26.6%로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재수생이 본격 가세하는 시험에서는 6월모평 27.8%, 9월모평 29.9%, 수능 30%로 선택비율이 전체적으로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올해도 통합수능 2년 차인 만큼 과목 간 점수 유불리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모든 시험에서 과목 간 유불리 문제가 두드러졌다. 수학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이 미적분 기하가 확률과통계를 앞섰고, 언어와매체도 화법과작문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도 선택과목 간 선택비율 변화, 선택과목 간 학생의 수준 변화에 따라 점수 격차는 줄어들 수도, 오히려 더 늘어날 수도 있는 요인을 동시에 갖춘 셈이다.

<첫 모의고사 3월학평.. ‘학습계획 수립’ 기회 삼아야>
고3 학생은 이번 3월학평이 통합수능으로 진행되는 첫 모의고사인 만큼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고 수능을 준비하는 연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임 대표는 “수능에 강한 재수생 반수생이 가세하지 않는 3월학평의 점수 예측은 다소 보수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첫 모의고사인 만큼 점수 높낮이에 상관없이 시험 적응, 과목 간 상황 점검 등에 집중해 자신의 부족한 점 등을 파악해 학습계획을 수립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수학은 선택과목보다는 공통과목에 주목해야 한다. 고3은 수학에서 전체 30문항 중 22문항이 공통과목이고, 실제 수능 변별력은 8문항의 선택과목보다 22문항의 공통과목에서 변별력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이번 3월학평에서 수학I, II의 공통과목 전 범위가 시험범위에 들어가기 때문에 변별력을 판가름하는 공통과목에 대한 학습상태 점검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3월학평 결과에 따른 과목 간 유불리 발생 정도에 따라 수험생은 선택과목에 대한 갈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선택과목을 변경하는 경우 학습량이 크게 증가하는 만큼 섣부른 갈아타기는 위험한 판단이다. 특히 문과 최상위권에 속해져 있는 1,2등급대에서는 수학을 미적분 기하로 섣불리 변화시키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실제 과목 간 유불리 발생 정도를 예상하기가 대단히 어렵고, 과목 변화에 따른 시험 부담이 크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문과 3~5등급의 경우는 크게 상관이 없지만 1~2등급의 경우 성급하게 미적분 기하를 고를 경우 이과생과의 경쟁에서 밀려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며 “갈아타기가 불가능한 경우라면 공통과목에 보다 큰 비중을 두고 고득점을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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