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고 톱10 내 ‘유일 일반고’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국내 최고 이공계특성화대학의 하나로 꼽히는 포스텍에 2022학년 가장 많은 등록실적을 낸 고교는 한성과고다. 포스텍 2022등록자 317명(검정고시 해외고 등 제외)의 6.9%에 해당하는 22명을 배출했다. 지난해 세종과고가 28명으로 가장 많은 등록자를 배출했으나 올해는 1위 고교의 등록자 쏠림이 줄었다.

포스텍 2022등록실적의 기초자료는 포스텍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2022학년 포스텍 출신고교별 입학생 현황’이다. 분석결과 전국 114개교가 317명의 등록실적을 기록했다. 외국고 출신 10명, 기타 2명을 제외한 수치다. 포스텍 입시는 정시가 없어 모든 등록자는 수시에서 나온다. 고교유형은 2022대입의 주된 자원인 고3 학생의 고교 입학시점인 2019학년을 기준으로 한다.

등록실적은 합격실적과 다른 개념이기에 주의해야 한다. 등록실적은 합격자 중 실제 등록금을 납부하고 등록한 인원만을 기준으로 한다. 최초/추가를 막론하고 합격사실이 있는 인원을 기준으로 하는 합격실적과는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중복합격에 따른 등록포기로 인해 통상 등록실적은 합격실적에 비해 다소 줄어든다. 합격실적은 있지만 등록실적이 없는 경우도 있다. 고교가 발표하는 실적은 합격실적인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등록실적의 특수성을 모르는 경우 학교현장에서 ‘실적 부풀리기’를 하는 것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이공계특성화대 등록포기 이유로는 가장 먼저 의대 선호 현상이 지목되고 있다. 해마다 과고/영재학교의 의대 진학자가 역대 최고치를 달성하고 있는 점도 의대로의 이탈을 방증하는 예다. 자연계 우수인재의 맹목적 의대행은 국가 과학기술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공계특성화대, 서울대 자연과학/공학계열, 과고/영재학교는 물론 문제의 당사자인 의대까지 함께 고민해 풀어야 할 숙제인 셈이다.

베리타스알파는 KAIST 포스텍 지스트 DGIST UNIST 등 5개 이공계특성화대의 등록실적을 제공받아 공개한다. 2022학년에 첫 선발한 한국에너지공대는 고교별 등록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2022학년 포스텍 등록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고교는 한성과고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2022학년 포스텍 등록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고교는 한성과고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한성과고 22명 ‘최다’.. 상산/세종 20명 배출 ‘톱3’>
베리타스알파가 포스텍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자료를 보면 2022학년 포스텍 등록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고교는 한성과고다. 22명을 기록해, 지난해 25명보다는 줄었지만 지난해 톱이었던 세종과고가 28명에서 20명으로 줄어들면서 톱에 올라섰다.

상산고와 세종과고가 각 20명을 배출해 공동2위로 톱3를 끊었다. 상산고는 지난해 17명에서 올해 20명으로 늘었고, 세종과고는 지난해 28명에서 올해 20명으로 줄었다. 

이어 부산일과고(14명) 인천과고(14명) 인천하늘고(14명) 부산과고(13명) 한민고(10명) 대구일과고(9명) 충남과고(8명)까지 톱10이다. 톱10 내에서 과고가 7개교, 전국단위 자사고가 2개교 자리하고, 일반고 중에서 유일하게 한민고가 랭크된 점이 특징이다. 한민고는 직업군인들의 잦은 근무지 이동에 따른 자녀교육의 불안정을 해소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된 학교로, 정원 70%를 군인자녀, 30%를 일반자녀로 나눠 신입생을 선발하는 고교다. 군인자녀전형은 전국단위로 선발한다.

톱20은 21개교로 4명 실적에서 끊겼다. 공동11위 민사고(7명) 전북과고(7명) 창원과고(7명), 공동14위 경남과고(6명) 경산과고(6명) 하나고(6명), 공동17위 경북과고(5명) 울산과고(5명) 한일고(5명), 공동20위 강원과고(4명) 인천진산과고(4명) 순이다. 

공동22위가 3명 실적으로 대구과고(대구) 와부고(경기) 외대부고(경기) 한국영재(부산) 현대청운고(울산)가 이름을 올렸다.

<1~2명 배출 고교>
2명의 등록실적을 낸 고교는 8개교다. 공주사대부고(충남) 광주과고(광주) 동화고(경기) 안산동산고(경기) 인하사대부고(인천) 청원고(충북) 포항제철고(경북) 화성고(경기)다.

1명을 배출한 고교는 80개교로 지난해 76개교보다 늘었다. 강일고(서울) 거창고(경남) 거창대성고(경남) 경구고(경북) 경기북과고(경기) 경안고(경기) 계산고(인천) 고려고(광주) 공주금성여고(충남) 광덕고(광주) 광명고(부산) 광영여고(서울) 광주고(광주) 금오여고(경북) 김해대청고(경남) 김해율하고(경남) 대건고(대구) 대동고(부산) 대인고(인천) 대전과고(대전) 대전구봉고(대전) 대전전민고(대전) 대진고(서울) 덕원고(대구) 동래여고(부산) 동인고(부산) 마포고(서울) 명신고(경남) 백양고(경기) 부산중앙고(부산) 부평여고(인천) 삼산고(인천) 서울삼육고(경기) 성수고(강원) 세마고(경기) 세종영재(세종) 세현고(서울) 세화고(서울) 소사고(경기) 송원고(광주) 순천강남여고(전남) 시온고(경기) 쌘뽈여고(충남) 안화고(경기) 약목고(경북) 양서고(경기) 여천고(전남) 연초고(경남) 염광고(서울) 영신여고(경기) 영일고(경북) 오천고(경북) 용인백현고(경기) 운양고(경기) 의정부광동고(경기) 인천남동고(인천) 인천원당고(인천) 인항고(인천) 장안제일고(부산) 전남과고(전남) 전주영생고(전북) 제주과고(제주) 제주제일고(제주) 진해중앙고(경남) 창원대암고(경남) 창평고(전남) 철성고(경남) 초당고(경기) 충북과고(충북) 충주중산고(충북) 충훈고(경기) 태광고(경기) 평창고(강원) 포산고(대구) 풍산고(경북) 교원대부고(충북) 한영고(전남) 해룡고(전남) 혜광고(부산) 효암고(경남)다.

<지역별 서울 17.4% ‘최고’.. 인천 경기 톱3>
등록자를 배출한 고교를 지역별로 분석해보면 서울에서 55명을 배출, 전체의 17.4%를 차지해 비중이 가장 크다. 이어 인천 41명(12.9%), 경기 38명(12%) 순으로 수도권에서 대다수 등록자가 나왔다.

이어 부산 37명(11.7%), 전북 28명(8.8%), 경남 23명(7.3%), 경북 19명(6%), 충남 17명(5.4%), 대구 15명(4.7%), 강원 13명(4.1%), 울산 8명(2.5%), 광주 6명(1.9%), 전남 6명(1.9%), 충북 5명(1.6%), 대전 3명(0.9%), 제주 2명(0.6%), 세종 1명(0.3%) 순으로 등록자를 배출했다. 

<고교유형별 과고 46.7% ‘최고’.. 일반고 28.7%>
고교유형별로 분류하면 과고에서 148명을 배출, 전체의 46.7%를 차지한다. 일반고 출신이 91명으로 뒤를 이어 28.7%를 차지한다. 이어 자사(전국) 55명(17.4%), 영재학교 10명(3.2%), 자공고 9명(2.8%), 자사(광역) 4명(1.3%) 순이다.

<2022포스텍 고교별 실적조사 왜 했나>
베리타스알파의 고교별 실적은 수요자들의 ‘알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고교 선택잣대를 제공하는 데 의미를 둔다. 특차 성격의 영재학교를 필두로 전기고 후기고 등 고입 시기가 다르고, 설립취지에 기반한 고교유형 역시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고교별 경쟁력을 밝혀 고입의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고교배정제가 아닌 선택제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서열화 우려’란 논리로 수요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기보단 투명한 정보공개로 고교 선택의 기준점을 제공해야 하는 배경이다. 

실적조사로 얻을 수 있는 정보의 방점은 ‘수시 경쟁력’에 찍힌다. 수시 전반을 학종으로 운영하는 서울대를 필두로 KAIST 포스텍 지스트 DGIST UNIST 등 학종 중심 입시 체제인 이공계특성화대의 등록실적은 고교별 수시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학종 중심의 수시실적은 학교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정시는 정량평가라는 특성에 기반해 고교 시스템과 경쟁력보다는 우수한 개인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학종 중심 수시실적은 단순 개인의 우수성을 넘어 학교의 교육 프로그램, 교사들의 노력까지 전부 담겨있는 결과물이다. 

이공계특성화대의 실적 조사는 고교 경쟁력 판단을 넘어 과고/영재학교의 진학 상황을 확인, 의대열풍과 그로 인한 설립취지 위반 문제 등을 살필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과고/영재학교와 이공계특성화 간 진학 현황을 파악함으로써 본연의 설립 취지인 이공계인재양성이 얼마나 잘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 가능하다. 면밀한 실적 조사로 일반고 출신은 이공계특성화대 진학이 쉽지 않다는 편견도 해소할 수 있다. 

일각에선 등록실적이 아닌 합격실적을 기준으로 고교 경쟁력을 가늠해야 한단 주장도 나온다. 합격시킬 수 있는 자원들이 많은 고교가 경쟁력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합격실적은 실질적인 고교 진학실적으로 보기 어렵다. 현 대입은 수시 6회, 정시 3회의 지원기회를 부여한다. 지원횟수 제한과 무관한 특수대학과 과기원까지 고려하면 지원횟수는 여기서 더 늘어난다. 극단적인 예로 우수 수험생 1명이 10여 곳의 대학에 중복합격하는 것도 가능하다. 합격실적을 기준으로 고교 경쟁력을 살피면 실제 진학의지와 무관한 부풀려진 실적을 거르기 어렵다. 진학의사가 분명한 등록실적을 기준으로 경쟁력을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 

<2023포스텍 320명 모집>
2023전형계획을 보면 포스텍은 수시 학종 일반전형으로 320명을 모집한다. 1단계에서 서류100%로 3배수 내외를 통과시킨 뒤, 2단계에서 1단계 서류평가 67%와 면접평가 33%를 합산해 합격자를 가린다. 수능최저는 적용하지 않는다. 면접에서는 지원자의 과학공학계의 글로벌 리더로서의 잠재력, 사고력, 이공계 분야 수학을 위한 기본 역량과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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