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감각 유지해야’..10월10일 성신여대 필두 논술 개막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대학별 논술고사의 첫 스타트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수능도 수능이지만, 논술고사 대비에도 막판 스퍼트를 올려 마무리에 돌입해야 할 시점이다. 성신여대가 10월10일 자연계열 논술을 실시, 전국 33개 논술 실시 대학 중 가장 이른 일정이다. 논술의 본격적인 시작은 수능이후이지만 수능이전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도 적지 않은 만큼, 지원대학에 따라서는 논술대비에 마무리가 필요하다.

대학별로 논술고사 유형은 다르지만, 각 대학의 기출과 모의논술을 최우선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기본 왕도’에는 차이가 없다. 논술고사는 고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출제하며,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 등을 통해 투명하게 문항을 공개하기 시작하면서 공교육으로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더해 대학이 발간하는 논술가이드북을 활용한다면 금상첨화다. 각 대학이 발간한 논술가이드북을 토대로 논술 대비법에 대해 알아봤다.

논술대비를 위해 수험생들은 기출문제를 분석하고 모의문제를 풀며 유형을 익혀야 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논술대비를 위해 수험생들은 기출문제를 분석하고 모의문제를 풀며 유형을 익혀야 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학교 수업, 교육과정에 충실하면 대비할 수 있어’>
다소 뻔한 얘기로 들릴 수 있지만 논술 대비는 학교 수업과 교육과정에 충실한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선행학습영향평가’를 통해 교육과정 외 출제가 철저하게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충실한 공교육 학습을 통해서도 대비할 수 있다. 서강대 가이드북에서는 “무엇보다 교과서 학습이 가장 중요하다”며 “각 교과서의 기본 개념들을 충분히 숙지하고, 그 개념들의 인문학적, 사회과학적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 논술 준비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논리적인 분석력과 종합적인 이해능력을 묻기 때문에 평소 다양한 교과 학습을 통해 다양한 주제의 글들을 주체적으로 읽고, 논리적이고 비판적으로 대응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각 고교 교실에서 이뤄지는 학습활동, 탐구활동이나 각종 수행평가 등을 통해 새로운 단원을 읽고, 핵심 개념이나 주제를 파악해 전체의 논리적 연관성을 이해해 본다. 새로운 문제점을 발견하고, 그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생각을 정리해 글로 써보거나 말로 발표해보는 경험을 충분히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화려한 미사여구보다는 문제 핵심 논리적으로’>
논술의 형태는 기본적으로 글재주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답안을 명확하게 답변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화려한 미사여구가 포함된 문장을 쓰기보다는, 문제에서 요구하는 핵심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대학마다 세부적인 형태는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주어진 제시문들이 모두 하나의 생각 단위 또는 대비되는 생각단위들을 담은 글로 구성된 경우가 많다. 중대 가이드북에서는 “교과서를 읽을 때 하나의 생각 단위를 담은 부분을 염두에 두고 읽는 연습을 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며 “교과서 가운데 이런 유형의 글들을 선택해 5~10분 내외의 정해진 시간 안에 논지를 파악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언어 논술형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독해력이다. 다양한 주제의 글을 읽고 핵심 논지를 파악하는 연습이 중요한 이유다. 핵심 논지를 간결하게 요약하는 연습도 도움이 된다. 자신의 논지를 논리적으로 전개해 쓰는 요약적이라는 글이라는 점을 감안해 여러 제시문의 전체적인 논지를 제한된 시간 내에 파악하고, 핵심 논지를 제한된 분량의 글자 수로 표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모든 제시문을 읽을 때는 그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하는 훈련도 도움이 된다. 숙명여대 가이드북에서는 “요약된 내용을 다시 5~6문장으로 요약하는 훈련을 해본다. 내용의 요점을 파악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파악한 것을 자신의 관점에서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준다”고 설명한다. 효과적으로 내용을 요약하려면 각 단락 중심문장에 밑줄을 긋고 줄이 그어진 문장들을 연결해 읽어보도록 한다.

항상 질문을 던지면서 제시문을 읽다 보면 비판적으로 읽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왜 이런 논의가 필요한지, 주장은 타당한지, 그 주장은 상황과 연관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등에 관해 질문을 던진다. 

단락 간 논리적 연관을 생각하면서 글쓰기를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단락의 순서를 바꾸었는데도 글의 내용에 변함이 없다면 잘된 글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처음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서로 밀접한 연관 속에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제시문에서 제시된 중심문장들을 찾아 자신의 어휘와 문장으로 재구성하는 훈련을 해봐야 한다.

<논제 제대로 파악해야.. 출제의도>
논제를 꼼꼼히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논제에 출제자의 의도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특히 논제에 쓰인 명령어에 주목해야 한다. 동국대 가이드북에서는 논제에 쓰인 명령어에 따른 작성법을 소개하고 있다. △‘논술하라’는 주장을 밝히고 근거를 제시 △‘분석하라’는 핵심개념이나 주제를 요소로 나누고, 그것들의 의미와 관계를 밝히기 △‘요약하라’는 주장, 핵심내용, 주요 논거를 정리 △‘비교(대조)하라’는 두 사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밝히기 △‘비판하라’는 어떤 주장의 타당성이나 가치 등을 평가하기 △‘설명하라’는 사실 주장 등을 쉽게 풀어서 설명하기를 요구하는 논제다.

긴 문장 혹은 여러 문장으로 이루어진 논제라면 짧은 문장의 조합으로 변형시켜 본다. 논제가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을 수도 있지만 긴 복합문으로 이뤄지는 경우도 많다. 다음으로는 그 문장들의 논리적 관계를 따져본다. 이 과정은 논술문을 작성하는 순서에 대한 지침이 될 수 있다. 만일 논제의 의미가 애매하게 해석된다면 앞 뒤 다른 문장과의 연관 속에서 의미를 찾아본다.

좋은 답안의 특징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짧고 간결한 문장 △주어와 서술어의 일치 △번역투의 문장 피하기 △통일과 완결성 △논제의 핵심에서 벗어나지 않기 △제시문의 문장 그대로 옮기지 않기 △부적절하고 맥락이 맞지 않는 ‘지식 과시용 인용’ 피하기 △천편일률적인 대안 제시하지 않기 △동어반복, 누구나 아는 일반적인 진술은 삼가기 △과격하고 지나친 단정 피하기 △깨끗하고 단정한 필체 등이다.

특히 ‘환문’에 신경써야 한다. 제시문의 문구를 그대로 옮겨 놓는 것은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제시문의 내용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제시문과 ‘같은 내용’을 써야 하지만 ‘문장’ 자체가 같아서는 안 된다. 숙대 가이드북에서는 “논술의 모든 문장은 ‘자기 문장’으로 써야 한다. 제시문 인용이 필요하면 아예 ‘직접 인용’(큰 따옴표로 표시)해야 한다”며 “물론 한 단어 한 단어를 모두 환문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주요 개념어의 경우에는 오히려 그대로 옮겨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한다. 

<실전 연습으로 감각 익혀야>
논술 답안을 실제로 써보는 연습은 필수다. 논술시험 당일 처음으로 문제를 접하게 될 경우 당황할 수밖에 없다. 대학별 기출/모의문제를 읽어보고 실제 고사시간과 분량에 맞게 작성해보는 연습을 해봐야 한다. 시험 당일 의외의 복병이 되는 것은 ‘시간제한에서 오는 긴장감’이기 때문이다. 

동국대 가이드북에서는 “‘논술, 이렇게 하면 잘 할 수 있다’는 이론적 접근보다는 실제로 쓰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쓰고, 평가받고 고쳐쓰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논술로 입학한 한 학생은 가이드북을 통해 “시험장에서 시간 내에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문제를 풀면 평소보다 긴장도 되고 떨린다. 이런 경험이 없이 시험장에 들어가면 당황하다가 귀중한 시간을 놓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원하고자 하는 학교의 모의논술 문제를 시간을 재고 푼 뒤, 해설을 참고해 본인의 답안을 고쳐나가는 복기 과정을 여러 번 거치면서 도움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실제 경험자의 조언 참고>
논술전형을 통해 대학에 입학한 수험생들의 조언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성대 인문 논술로 합격한 한 학생은 기출문제를 인쇄해 일주일에 하나씩 풀고 해설을 필사하는 방법을 활용했다. 해당 학생은 “성대 논술문제는 형식이 정형화되었기 때문에 몇 개의 답안을 살펴보다 보면 각 문제 유형에 대해 빠르게 감을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논제를 풀다가 갈피가 잡히지 않는 경우에는 답안을 먼저 보기보다는 잠깐 시간을 두고 스스로 고민해 답안을 작성하는 방법을 택했다. “시험장에서는 모범답안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끝까지 스스로 고민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다 쓰고 난 다음 해설을 필사하며 본인의 답안과 머릿속으로 비교하면서 해설에 나타난 논리를 체화하고자 했다.

내신/수능/논술을 모두 준비해야 하는 입장에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소개했다. 논술은 내신과 수능 공부에 비해 비중을 덜 두고 준비했기 때문에 이동하는 중이나 자투리 시간에 논제를 읽으면서 답안을 구상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미 풀어본 논제에 대해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논술의 감각을 기르고 논리 체계를 확립하는 데 효과적이었다는 설명이다. “논술에 전력을 투자하는 것은 내신이나 수능 공부에 지장을 줄 뿐 아니라, 논술 자체가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고 실력이 그만큼 늘지는 않기 때문에 다른 공부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적절하게 공부량 조절을 하라”는 설명이다.

<수능최저 미충족으로 물거품 되지 않게>
논술 준비도 중요하지만 수능최저를 맞추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수능최저를 맞추지 못할 경우 아무리 논술을 잘 봤더라도 합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능최저 때문이 아니더라도 수능 공부 자체가 논술실력 향상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국어 영역에서 지문을 빠르게 읽고 분석하는 것은 논술 지문을 읽고 분석하는 것과 비슷해 연습이 된다”는 설명이다. 

<‘최초경쟁률 보다는 실질경쟁률’>
논술전형 지원에서 염두에 둘 것은 최초경쟁률보다는 ‘실질경쟁률’이다. 논술 전형은 지원자격에 큰 제한이 없고, 논술고사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 학생부에 자신이 없는 학생들도 지원할 수 있어 최초 경쟁률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실제 논술고사에 응시하는 학생과 수능최저를 충족한 학생을 고려한 실질경쟁률은 이보다 훨씬 낮아진다.

서강대의 경우 2020학년 최초경쟁률은 95.33대1이었지만 논술 응시인원과 수능최저 충족인원을 고려하고 추가합격한 경우까지 포함한 최종경쟁률은 29.18대1까지 낮아졌다. 

모집단위별로 보면 가장 최초경쟁률이 높았던 화공생명공학은 137.28대1에서 34.71대1까지 낮아졌다. 인문계열에서 최고경쟁률인 경영학도 104.24대1에서 44.83대1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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