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능 가능성에 학생감소 기대심리까지

[베리타스알파=강태연 기자] 정부의 정시확대추진이 학생감소로 인한 경쟁완화 기대심리가 겹쳐지면서 내년 재수생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2021학년 의대선발 인원이 2977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최상위권의 재수비율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21학년 의대선발 인원이 역대 최대를 갱신하기 전,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2019학년 모집인원을 유지한 2020학년에는 수능을 응시하는 재수생 비율이 2007년 이후 처음으로 25%대를 기록했다.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은 11월14일 수능 이후 발표될 예정이다. 방안에는 정부가 추진중인 정시비중 확대대상과 시기, 확대폭과 관련된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서울 주요대학들을 대상으로 정시비중을 40~45%수준으로 올리라고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정시비중이 40%대까지 올라가면, 이월인원까지 포함해 실질적인 정시비율이 50%대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한 교육전문가는 “수능 이후 정시 확대의 윤곽이 드러나는 만큼 재수생을 겨냥한 사교육 시장은 자연스럽게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정시확대방침직후 교육특구를 중심으로 늘어나는 재수열풍은 가장 극적으로 사교육의 역습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정시확대로 인한 불수능과 학생감소로 인한 경쟁완화 기대심리는 재수생을 증가시키고, 결국 사교육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정부의 정시확대추진이 학생감소로 인한 경쟁완화 심리가 겹쳐지면서 재수생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2021학년 의대선발 인원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최상위권의 재수비율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의대 모집인원이 늘어난 것은 재수생 증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강원대 의전원이 2021학년부터 의대로 전환됨에 따라, 2021학년 의대선발인원이 역대 최대를 기록해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재수를 선택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기존 2021전형계획 상 37개의대 2927명에서 강원대의 추가로 38개교 2977명을 모집할 예정인 의대입시로 인해 최상위권 재수생의 증가는 예견된 일이었는데, 정시까지 확대되면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려는 재수생의 수가 급증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2020학년은 2021학년 의대 모집인원이 정점을 갱신하기 전, 2019학년에 기록한 역대 최대 규모인 2927명을 모집한다. 2020수능 응시지원자 중 졸업생은 14만2271명으로 2013학년 이후 12~13만명으로 줄었던 인원이 다시 14만대로 올라왔다. 재수생 비율은 25.9%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25%대를 넘어섰다. 6년간 의대 모집인원은 매년 확대됐다. 2016학년 2300명, 2017학년 2482명, 2018학년 2533명, 2019/2020학년 2927명, 2021학년 2977명이다. 재수생수와 비율은 2016학년 13만6090명(21.6%), 2017학년 13만5120명(22.3%), 2018학년 13만7532명(23.2%), 2019학년 13만5482명(22.8%), 2020학년 14만2271명(25.9%)의 추이다.

학령인구 절벽도 재수생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학생이 줄어드는 만큼 경쟁이 완화되었다는 기대심리가 작동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장 올해 대입인 2020학년부터 대학들의 입학정원이 고3과 N수생 등을 추계한 ‘대입가능자원’보다 많다. 대입경쟁이 완화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상위대학 입시경쟁과 지방대 기피가 더욱 심해질 것이고 경쟁과열로 재수생도 늘어나 사교육도 활발해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교육부가 고3학생수와 대학진학률 등을 고려해 추정한 올해 대학입학가능 인원은 47만9376명이다. 2021학년에는 42만893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으로 정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재 고1이 대입을 치루는 2022학년에는 대학입학가능 인원이 41만2034명까지 떨어져 2019학년과 비교해 11만4233명이나 줄어든다.

정시확대는 지난해부터 일고 있는 ‘불수능’을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영어영역이 절대평가로 돌아선 다음 변별력 강화를 위해 국어/수학에서 ‘킬러문항’이라 불리는 초고난도 문항들이 ‘느닷없이’ 돌출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실제 올해 6월모평에서는 수학 표준점수가 높아졌고, 9월모평에서는 국어와 수학 모두 어려워지면서 올해 수능 역시 국어 수학에서 돌출문항의 출현으로 인한 불수능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려워졌다. 한 교육전문가는 “지난해 국어 31번 문항처럼 올해 국어 수학에서 돌출한 변별력 문항으로 인한 의도하지 않은 ‘불수능’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올해 불수능이 실제 벌어진다면 정시확대요인으로 재수비율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실제 불수능이라 알려진 2002학년과 2019학년 수능에서 재수비율이 늘어났다. 6차 교육과정 중 언어/수리영역이 가장 어려웠다고 평가되는 2002학년의 경우, 재수생 비율이 25.2%에서 2003학년에는 26.6%로 상승했다. 지난해 2019수능의 경우 재수생수는 13만5482명이었고, 올해 수능의 재수생수는 14만2271명으로 6789명이 늘어났다. 수능을 보는 전체 학생수는 4만6190명 줄어, 비율은 22.8%에서 25.9%로 대폭 상승한 수치다”라고 말했다.

한 교육전문가는 “올해 정시확대 움직임은 2021의대 최대문호를 겨냥한 최상위권을 중심으로 재수생 확대를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 ‘불수능’ 가능성으로 불가피한 중하위권 재수생들 역시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기대심리로 재수가 늘어날 수 있다. 경제적 여건이 되는 학생들 중심으로 재수가 이뤄진다고 볼 때 교육특구가 강화하고 재수생이 늘면서 사교육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과연 ‘공정’을 향한 것인지 의구심만 커진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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