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적합성 탐색] 국어국문학과

언론 광고 출판 교육계 ‘종횡무진 ’
경험을 글로 적는 습관 들여야 ‘차별성 ’

국어국문학에 대해 ‘딱히 더 배울 게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문학은 누구나 읽을 수 있고 한국어는 누구나 쓸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역시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을 대학에서 가르치지 않는다. 국어국문학과에서 공부하는 국문학과 국어학은 기존에 무심코 지나쳤던 한국문학과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찾고 느끼는 학문이다.

그 중에서도 국문학은 삶의 모습을 담고 있는 한국문학 작품들을 꼼꼼히 읽어보면서 작가가 세상에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활동이다. 따라서 문학을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줄거리를 아는 것 이상으로, 작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활동이 필요하다. 작가의 입장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 당대의 사회나, 당대의 사고관 등에 대한 내용도 배우게 된다.

국어학은 한국의 언어를 어떻게 쓰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편할까에 대한 고민을 하는 활동이다. 따라서 한국어로 일상생활에서 의사소통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사용하는 말이 어째서 이렇게 사용되는 것인지, 한국어를 가르치는 사람에게 한국어를 가장 체계적이고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한국어를 더욱 편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말을 바꿀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배우는 것이 국어학의 공부거리다.

국어국문학과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막상 수시나 입학사정관 전형에 지원하려고 하면 부담감이 느껴진다. 성적 때문이 아니라, 글을 유려하게 적어야만 할 것 같은 부담감이 가장 큰 학과이기 때문이다.

물론 기본적인 맞춤법을 지키고, 올바른 문장을 쓰는 것은 필요하다. 그렇지만 그건 국어국문학과 자기소개서뿐만 아니라 모든 자기소개서에 통용되는 기본 규칙이다. 국어국문학과에 걸맞은 화려하고 문학적인 글쓰기는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 단순히 화려하게 적는다고 최고의 자기소개서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글의 수식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관적이고 논리적으로 글을 쓰는 것이다. 내가 왜 국어국문학과에 가고자 하는지를 통일성 있게 근거를 들면서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내 생각과 경험이 묻어나도록 진솔하게 글을 쓰는 것이 필요하다. 남들이 가라고 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 정말 내가 가고 싶어서 지원했다는 느낌을 팍팍 줘야 한다. 가장 중요한 요소인 한국문학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다는 열망과 한국어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두려워할 필요 없다.

지원동기

지원동기는 일반적으로 자기소개서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부분이다. 게다가 지원동기야말로 백이면 백, 모두 달라서 이 부분이 지원자만의 특별한 점을 드러낼 수 있는 부분이다. 자기소개서의 인상을 좌지우지하는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부분에서 가장 중요하게 기억해야 하는 것은 자신만의 경험이나 생각이 두드러지게 글을 써야 한다는 점이다. 이 말은 반드시 세상에서 오직 나만 겪어보았던 독특한 경험을 나열하라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평범한 경험이라도 그 경험에서 무엇을 느끼고 배웠는지를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중요하다. ‘슬펐다’라는 말보다 ‘사람이 절박한 상황에 부닥쳤을 때 보일 수 있는 가장 치욕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었기에 그 상황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떠올라 가슴이 아팠다’라고 적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방식으로 지원동기를 작성해야 다른 지원자들의 지원동기와 자신의 것을 차별화할 수 있다. 평소 직접 경험해본 것을 글로 옮기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매우 인상적이었던 구절이 있는데, 이것을 ‘인상적이었다’라고 밖에 표현을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경험들이 많을 것이다. ‘좋았다’나 ‘인상적이었다’와 같은 단순한 표현만 쓴다면, 수많은 자기소개서 사이에서 자신의 자기소개서가 빛을 발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얄망궂다’와 같은 독특한 단어들이 꼭 들어가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어떻게, 왜 인상적이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쓰는 것이다. 스스로 왜 그 감정이 들었는지, 어떤 부분에서 그런 감정이 들었는지 질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이런 질문을 하고, 이런 질문에 대답하는 게 어려울 것이다.

대부분 자신이 감정을 느낄 때 ‘좋으니까 좋지!’라는 생각으로 대충 넘기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특별한 지원동기를 쓰기 원한다면, 절대로 그래선 안 된다. 부사어(정말 너무 많이 진짜 최고로)의 사용은 가급적 자제하고 구체적인 느낌을 전달하는 형용사나 동사 등을 사용해서 글을 써 보자. ‘정말 좋았다’ 대신 ‘첫사랑의 설렘을 다시금 떠오르게 할 정도로 두근두근했다’와 같은 표현이 더 좋은 표현이다.

자신의 비전을 일관성 있게 녹여내는 작업도 필요하다. 내가 왜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하길 희망하는지 밝히는 것은 과거와 현재에 대한 이야기다. 미래는 바로 이 과거와 현재를 바탕으로 세워져야 한다. 문학에 감동을 받아서 들어왔는데 로스쿨을 준비한다고 하면 앞뒤가 안 맞는다. 정말 문학을 공부하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문학을 좋아하라고 시킨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지원동기에 걸맞은 미래계획을 써주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을 더 배우고 싶은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싶은지 구체적일수록 좋다. 문학을 좋아했다면 문학을 배우고 싶다고, 어학을 좋아했다면 어학을 배우고 싶다고 쓰자. 그 분야를 공부해서 어떤 일을 하면서 사회에 이바지하고 싶은지도 적자. 미래의 활동에 대한 계획이 구체적일수록 그 사람이 ‘이 학과에 정말 오고 싶구나, 열심히 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구체적이고, 일관성 있게 대학 진학 후의 계획도 적자. 참고로 타인이 써준 자기소개서를 구별하는 방법이 바로 이 일관성이라고 한다.

진로계획서

진로계획서는 많은 학생이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국어국문학과를 나와서 할 수 있는 일로 대부분 작가를 생각하기 때문에, 국어국문학과가 진출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를 못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혹여 기자 카피라이터 교사와 같은 직업도 될 수 있다는 점을 안다고 하더라도 그 직업을 가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직업을 가지면 어떤 활동을 할 수 있는지 확실히 알고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래서 희망하는 진로에 대한 확신을 하는 경우가 드문 것 같다. 무엇을 하는 직업인지 모르기 때문에 하고 싶은 마음도 굳건하게 생기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진로계획서를 쓸 때에는 먼저 국어국문학과와 관련된 직업이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어떤 활동을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직업에서의 전문적인 교육 과정을 거친 후, 그것을 어떻게 사회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 예를 들어 국립국어원에서 표준어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를 통해 언어를 정확하게 사용하지 못해 서로 오해하고 문제가 생기는 사람들의 불편을 해소해주고 싶다는 이야기까지 적는 게 좋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지원동기와 연결되게 적어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앞의 지원동기와 학업계획서에는 어떤 문학작품에 감동해 국문학을 공부하겠다고 적어 놓았는데, 진로계획서에는 ‘저는 나중에 로스쿨을 가서 판사가 될 것인데, 그 때 국문과에서 배운 것이 언어시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아마 빛의 속도로 떨어질 것이다. 국문과는 언어시험 잘 보려고 들어오는 곳이 아니라, 문학을 공부하고 어학을 공부해서 사람을 이해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판사가 되기 위해서는 법학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좀더 타당할 것이다. 반면에, 문학의 아름다움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든지, 바른 말을 사용하는 언론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국어국문학과에서 학문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생각이다. 학과에서 배우는 학습내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진로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직업들이 앞에 적은 지원동기, 학습계획서와 부드럽게 연결된다면 충분히 ‘뽑아주고 싶은’ 진로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자료제공=모두커뮤니케이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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