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공개 2022 2단계 기출.. 한국영재 ‘장영실전형’ 신설 등 전형변화 살펴야

[베리타스알파=한정현 기자] 8개 과학영재학교(과학예술영재학교 포함, 이하 영재학교)가 2023전형요강을 발표하며 고입의 개막을 알렸다. 지난해에는 8개교 모두 6월1일 원서접수를 시행했던 것과 비교해 올해는 7개교, 1개교로 일정이 나뉜 모습이다. 7개교는 모두 5월30일 원서접수를 동시에 실시하고, 1단계 합격자 발표일 역시 7월1일로 동일하다. 한국영재만 6월2일부터 8일까지 원서접수를 실시하고 7월4일에 1단계 합격자 발표를 진행한다. 매년 8개교가 동시실시하는 2단계 영재성검사는 7월10일 진행한다. 이후 학교별로 8월7일부터 14일 사이에 3단계 캠프를 진행한 후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특히 지난해 경쟁률 비공개로 논란을 일으켰던 한국영재의 입시 운영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전국 영재학교 8개교 가운데 요강 공개가 가장 늦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모집요강을 공개한 세종영재는 4월27일, 한국영재는 5월2일에 공개해 5일간의 차이가 있었다. 올해 처음 시행된 영재학교 기출문제 공개도 가장 늦었다. 가장 먼저 공개한 세종영재는 2월11일, 한국영재는 모집요강 공개일과 동일한 5월2일이었다. 기출문제 공개의 목적이 당해년도 입시 대비에 있는 만큼, 본래 목적과는 먼 ‘행정편의주의적 행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기출문제와 모집요강을 제일 먼저 공개해 수요자 친화 행보가 돋보인 세종영재와도 반대되는 양상이다. 학교 담당자는 “공개 시기는 학사일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교육전문가는 “지난해부터 한국영재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경쟁률 비공개로 논란을 일으키더니 올해는 한술 더 뜨는 형국이다. 기출문제 공개도 요강공개도 가장 늦었다. 입시운영의 예측가능성도 떨어지고 수요자 배려에 대한 개념은 아예 없다. 대표 과기원인 KAIST의 부설이 이렇게 수요자를 무시하는 행보를 계속해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2023학년 정원내 모집인원은 789명으로 8개교 모두 지난해와 동일한 모집규모다. 모집인원이 많은 순으로는 정원내 기준 서울과고 경기과고 한국영재 각 120명, 대구과고 대전과고 광주과고 각 90명, 세종영재 84명, 인천영재 75명 순이다. 한국영재와 광주과고는 전형이 2개로 나뉜 특징이 있다. 한국영재는 올해부터 일반 96명, 장영실 24명으로 총 120명을 모집한다. 광주과고는 전국단위 지역인재 각 45명 선발로 총 90명을 모집한다. 한국영재를 제외한 7개교가 모집하는 지역인재 선발규모도 총 311명 이내로 동일하다. 정원외 모집 역시 73명으로 지난해와 같다.

지난해와 비교해 전형방법은 대부분 동일하지만, 한국영재가 정원내 장영실전형을 신설한 점이 가장 큰 변화다. 장영실전형은 지원자 모두 수학/과학 활동에 관한 탐구활동 증빙자료를 필수로 제출해야 해 일종의 특기자전형으로 볼 수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시하지 못했던 서울과고의 3단계 실험/과제수행능력 평가가 다시 시행되는 변화도 있다. 인천영재도 하루로 축소됐던 3단계 캠프 일정을 다시 1박2일로 진행한다. 정원외 전형 평가방식이 변경된 학교도 있다. 서울과고와 세종영재 모두 2단계 평가 방식을 정원내 전형과 동일하게 진행한다.

이공계 영재육성을 위한 영재학교는 현재 전국 8개교 체제다. 최초의 과학영재학교인 한국영재가 부산과고에서 2003학년 영재학교로 전환한 이후, 정부정책으로 서울과고(2009학년 전환) 경기과고(2010학년) 대구과고(2011학년) 광주과고(2014학년) 대전과고(2014학년)의 5개교가 영재학교 전환에 합류했다. 6파전 양상이던 영재학교 구도는 2015학년 세종영재(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와 2016학년 인천영재(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의 신설로 현재 8개 체제다. 2017학년 대입에서 대전과고와 광주과고가 영재1기 실적을 냈고, 세종영재는 2018학년 대입에서 첫 실적을 선보이며 원년을 맞았다. 영재학교의 막내 격인 인천영재 또한 2019학년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전국 8개 영재학교가 2023전형요강을 최근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8개교 모두 6월1일 원서접수를 시행했지만 올해는 7개교, 1개교로 일정이 나뉘었다. 한국영재가 장영실전형을 신설하고, 일부 학교가 3단계 전형방식/일정을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린 변화도 있다. 특히 올해 처음 공개된 학교별 2단계 기출문제를 입시 대비에 활용할 수 있다. /사진=서울과고 제공
전국 8개 영재학교가 2023전형요강을 최근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8개교 모두 6월1일 원서접수를 시행했지만 올해는 7개교, 1개교로 일정이 나뉘었다. 한국영재가 장영실전형을 신설하고, 일부 학교가 3단계 전형방식/일정을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린 변화도 있다. 특히 올해 처음 공개된 학교별 2단계 기출문제를 입시 대비에 활용할 수 있다. /사진=서울과고 제공

<지역인재 선발 실시 7개교.. 인원 ‘지난해 동일’>
지난해인 2022학년에 지역인재 선발을 실시한 곳은 한국영재를 제외한 7개교다. 2020년 교육부의 ‘영재학교/과학고 입학전형 개선방안’에 따라 지역인재 정원외 10% 선발이 권장됐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7개교 311명 이내로 지역인재 모집인원이 동일하다. 정원내 전체 모집인원 789명의 39.4%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만 한국영재는 지역인재를 모집하지 않는다. 모집요강에는 ‘선발 최종 단계에서 미선발 지역 학생을 선정심사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선발할 수 있음’이라고만 명시됐다. 입학팀 관계자는 “지역인재 선발이 권장되기 전부터 이미 충분히 지역인재를 선발하고 있다고 판단돼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인재 선발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서울과고다. 정원내 일반전형에 포함된 인원 82명 이내를 선발한다. 서울 25개 자치구, 서울 이외 16개 시도에서 각 2명 이내 선발이다. 경기과고가 47명 이내로 뒤를 잇는다. 경기 31개 자치시군, 경기 이외 16개 시도에서 각 1명을 선발한다. 세종영재는 45명 이내를 지역인재로 선발한다. 세종지역 10명, 강원 충북 충남 각 3명, 타 13개 시도 각 2명 규모다. 대구과고는 44명 이내를 선발한다. 대구 24명, 영남권 8명, 중부권 5명, 호남/제주권 4명, 수도권 3명이다. 인천영재는 40명 이내 선발이다. 인천 20명, 16개 시도 각 1명, 강원/충남/충북 부산/울산/경남 전남/전북 제주 4개 권역별 각 1명이다. 대전과고는 34명 이내를 선발한다. 대전 15명, 강원 충남 충북 각 2명, 타 13개 시도 각 1명 규모다. 모집 규모가 가장 작은 곳은 광주과고로 19명 이내를 선발한다. 정원내 일반전형 45명에 포함된 인원이다. 광주과고는 정원내 일반전형에서 실시하는 지역인재 선발 외에도 광주시 거주자만 지원가능한 지역인재전형을 운영하는 특징이 있다. 

<전형방법 대부분 ‘동일’.. 한국영재, 장영실전형 ‘신설’>
지난해와 비교해 전형방법은 대부분 동일한 양상이지만, 한국영재가 정원내 장영실전형을 신설한 변화가 있다. 2단계에서 영재성검사를 시행하는 일반전형과 구술/면접평가를 진행하는 점이 차이다. 지원자의 탐구 역량과 열정을 보여주는 수학/과학 활동에 관한 탐구활동 증빙자료 3개를 필수로 제출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일종의 특기자전형으로 볼 수 있다

서울과고와 인천영재의 3단계 전형에도 일부 변화가 있다. 서울과고는 과학 글쓰기 외에도 실험/과제수행능력 평가를 다시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창의설계와 과학 글쓰기만 진행했다. 다만 입학 관계자는 “올해 역시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평가가 생략될 수 있으니 추후 공지를 참고해 달라”고 밝혔다. 인천영재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하루로 축소됐던 3단계 캠프 일정을 다시 1박2일로 진행한다. 

정원외 전형의 평가방식이 변경된 곳도 있다. 서울과고는 2단계에서 영재성/사고력 검사와 관찰 면접만 실시해왔지만, 올해는 창의성/문제해결력 검사까지 시행한다. 세종영재도 올해 2단계 면접/관찰평가를 따로 시행하지 않고, 일반/외국인전형과 동일하게 영재성검사를 실시한다. 

<원서접수 30일 7개교, 한국영재 6월2일부터.. 영재성검사 7월10일 ‘8개교 동일’>
지난해에는 8개교 모두 6월1일 ‘동시개막’을 실시했지만, 올해는 한국영재를 제외한 7개교만 원서접수일이 동일하다. 기간은 5월30일 오전9시부터 6월2일 오후5시까지다. 서류제출 날짜도 5월30일부터 6월3일까지로 동일하다. 한국영재는 7개교의 원서접수 마지막 날부터 접수한다. 6월2일 오전9시부터 6월8일 오후5시까지다. 서류제출도 같은 기간 진행한다. 1단계 합격자 발표 일정도 차이가 있다. 7개교는 모두 7월1일에 발표하지만, 한국영재는 7월4일에 발표한다.

2단계 영재성검사 일정은 7월10일로 8개교가 모두 통일했다. 2단계 일정을 통일해 시행하는 건 올해로 6년째다. 수요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입시혼란을 줄이기 위함이다. 

3단계 캠프는 대구과고 인천영재 광주과고 경기과고의 4개교가 1박2일, 대전과고 세종영재 서울과고 한국영재 4개교는 하루만 시행한다. 인천영재가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하루만 실시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1박2일로 기간을 늘린 변화가 있다. 한국영재가 8월7일로 가장 빠른 일정이다. 지난해와 동일한 행보다. 이어 대전과고 세종영재 서울과고의 3개교가 8월13일에 진행한다. 8월13일부터 14일까지 진행하는 곳은 대구과고 인천영재 광주과고 경기과고의 4개교다. 

<8개 영재학교 2단계 기출문제 ‘첫’ 전체 공개>
교육부가 2020년 발표한 ‘영재학교/과학고 입학전형 개선방안’에 따라 올해 처음으로 영재학교 8개교의 2단계 기출문제가 모두 공개됐다. 선행 교육과정 범위 문제 출제 방지를 위해 정답 개방성이 높은 ‘열린 문항’이 많이 출제된 점도 특징이다. 대전과고만 유일하게 출제근거, 범위를 수록한 점이 눈에 띈다. 현재 각 학교 홈페이지에 모두 업로드된 상태로, 2023입시를 준비하는 수요자들은 참고해 활용할 수 있다.

먼저 서울과고의 2단계 기출문제를 살펴보면 1교시 영재성/사고력 검사, 2교시 창의성/문제해결력 검사로 나뉜 특징이 있다. 1교시에는 국어 수학 과학 등을 융합한 총 32문항이 출제됐다. 세부적으로 나눠보면 과학 14문항, 국어 10문항, 수학 8문항 순으로 과학 비중이 더 높았다. 2교시 창의성/문제해결력 검사는 Ⅰ/Ⅱ로 나눠져 각 5문항이 출제됐다. Ⅰ/Ⅱ 모두 수학 3문항, 과학 2문항으로 구성됐다. Ⅰ유형에서는 1번부터 3번까지가 수학, 4번부터 5번까지 과학 문제가 출제됐다. Ⅱ유형은 1번, 3번, 5번이 수학이었고 2번, 4번이 과학 문제였다. 경기과고도 수학 1교시 8문항, 2교시 4문항으로 나눠서 출제됐다. 1교시는 단답/서술형 중심, 2교시는 소문항으로 연결된 문제들이 중심이다. 과학은 1교시 12문항만 출제됐다. 수학과 과학의 비중이 동일했다.

8개교 기출문제에서 과학 비중이 가장 높았던 학교는 대전과고였다. 과학 16문항, 수학 8문항 구성이다. 대구과고와 광주과고 역시 과학 10문항, 수학 8문항으로 과학 비중이 더 높았다. 세종영재도 과학 10문항, 수학 6문항으로 구성됐다. 인천영재는 과학 9문항, 수학 8문항이다. 한국영재는 과학 8문항, 수학 4문항으로 구성됐다. 다만 과학은 8문항 중 4문항을 선택해 답변하는 형식으로 사실상 과학/수학 각 4문항이다. 

<2022학년 경쟁률 7개교 5.73대1.. 한국영재 ‘비공개’>
영재학교 7개교의 지난해 전체 경쟁률은 5.73대1을 기록했다. 당시 경쟁률 ‘비공개’ 방침을 밝힌 한국영재를 제외한 수치다. 지난해부터 영재학교 간 중복지원이 금지되면서 모두 하락했다. 그럼에도 줄곧 1위를 차지해오던 세종영재의 순위가 바뀌지 않는 등 유의미한 변동은 없었다.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세종영재는 전체 7.8대1을 기록했다. 모집인원 90명에 702명이 지원한 결과다. 전년인 2021학년 90명 모집에 2115명이 지원해 23.5대1을 기록했던 것보다 4배 이상 하락했지만 4년간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1호 과학예술영재학교로 개교해 갖춘 체계적인 교육과정과 지자체의 풍부한 지원 등 우수한 여건이 선호 요인으로 꼽힌다. 이어 2위는 인천영재로 7.06대1을 기록했다. 모집인원 83명에 586명이 지원했다. 마찬가지로 전년 17.76대1에 비해 2배 이상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영재학교 경쟁률 감소에 대해 중복지원 외에도 학령인구 감소, 정시 확대 등의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학령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세에 있고, 정시 확대 기조로 수시실적 위주의 영재학교의 인기가 하락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중복지원이 시행되기 전인 2022학년 이전의 경쟁률은 참고로만 활용해야 한다. 

<학교별 등록자 실적.. 2020대입부터 영재학교 8개교 비공개 방침>
영재학교 8개교는 2020학년 대입부터 ‘고교서열화’ 등의 이유로 서울대/이공계특성화대 등록자 실적 비공개 방침을 밝혔다. 2020학년 이후의 대입실적은 학교 자체조사가 아닌 의원실과 이공계특성화대로부터 제공받은 고교별 등록자 자료에 기초해 집계됐다. 2022학년 서울대 등록자 실적은 정경희(국민의힘)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받은 ‘2022 서울대 최종등록 출신고 순위’ 자료에 기반했다. 이공계특성화대 실적은 한국에너지공대를 제외한 ‘카포지디유’ 5개교로부터 제공받았다.

지난해 ‘설카포지디유’ 등록실적이 가장 높은 학교는 한국영재다. 전체 99명을 기록했다. KAIST 부설인 만큼 타 학교들보다 서울대 등록자 실적에 비해 KAIST 실적이 많은 점이 눈에 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에는 55명이 KAIST에 진학했다. 이어 서울대 39명(수시35명+정시4명), 포스텍 3명, 지스트 DGIST 각 1명 순이다. 한국영재는 1991년 개교한 부산과고가 전신으로, 2003학년 ‘국내 1호’ 영재학교로 1기가 입학했다. 2009년에는 KAIST 부설로 전환하면서 상당수가 KAIST로 진학하고 있다.

경기과고는 총 81명을 기록해 한국영재의 뒤를 쫓았다. 서울대 53명(47명+6명), KAIST 22명, UNIST 4명, 지스트 2명의 실적이다. 영재학교 중 서울대 등록자 1위를 기록한 서울과고보다 KAIST에 진학한 수가 많아 2위에 올랐다. 예체능 고교를 제외한 전국 전체고교 서울대 등록실적 순위로 따지면 외대부고와 서울과고에 이어 3위다. 영재학교로 전환한 2010학년 직전까지 27년간 ‘과고 효시’로서 롤 모델 역할을 해온 학교로,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영재학교 중 서울대 등록실적 1위는 지난해에도 서울과고가 차지했다. 총 73명 중 67명이 서울대에 진학했다. 이어 KAIST 3명, 지스트 2명, UNIST 1명 순이다. 이공계특성화대보다는 압도적인 서울대 등록실적을 보이는 점이 특징이다. 예체능 고교를 제외한 전국 전체 고교 1위인 외대부고의 72명과 비교해도 5명 차이다. 과고 시절부터 ‘절대강자’였던 만큼 2009학년 영재학교 전환 후에도 동일한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2021학년에는 68명(56명+12명)을 배출해 전국1위를 기록했다. 2020학년에는 63명(53명+10명)을 기록해 외대부고와 전국 공동1위에 올랐다.

광주과고는 총 57명의 등록실적을 기록했다. 서울대 32명(31명+1명), KAIST 15명, 지스트 6명, 포스텍 2명, DGIST UNIST 각 1명 순이다. 2014학년에 과고에서 영재학교로 전환해 모집을 시작한 광주과고는 지스트(GIST, 광주과학기술원) 한 켠에 자리해 첨단과학 클러스터 내에 입지한 점이 특징이다. 지스트 연구경쟁력의 가장 큰 수혜를 받는 영재학교라 할 수 있다. 지스트 등록실적이 다른 학교들보다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대구과고는 총 56명의 등록실적을 기록해 세종영재와 공동5위에 올랐다. 서울대 34명(32명+2명), KAIST 15명, 포스텍 지스트 각 3명, UNIST 1명 순이다. 대구과고는 교육도시 대구의 열망을 집약한 학교로, 대구과고가 자리한 수성구는 국내 대표 교육특구를 형성하고 있는 지역이다. 2003학년 한국영재의 전환과 2009학년 서울과고의 전환 이후 애초 과학영재학교 지정은 경기과고 1곳 정도로 예상됐으나 대구시가 영재학교 유치를 위해 발벗고 나선 끝에 대구과고도 영재학교로 선정됐다. 전폭적인 예산지원을 발판으로 대구과고는 영재1기 실적부터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대입원년이었던 2014학년 1기 94명 중 35명이 서울대 수시최초 합격을 기록하며 단번에 전국 11위를 기록한 이력이 있다.  

공동5위 세종영재도 총 56명의 등록실적을 기록했다. 서울대 등록자 34명 모두가 수시로 합격한 점이 특징이다. 이어 KAIST 19명, 지스트 2명, 포스텍 1명 순이다. 대입원년이었던 2018학년에 역시 수시로만 33명을 배출해 꾸준히 실적을 이어오고 있다. 세종영재는 영재학교로 개교한 1호 학교이자 국내 최초 과학예술영재학교다. 기존 과학영재학교와 동일하게 수학 과학 역량을 기본으로 하나 인문예술 소양을 위해 예술기반 교과와 창의융합 교과의 비중이 더 높다는 차이가 있다.

대전과고는 총 52명의 등록실적을 기록했다. 서울대 40명(38명+2명), KAIST 10명, 포스텍 DGIST 각 1명 순이다. 이공계특성화대는 모두 수시실적이다. 2014학년 과고에서 영재학교로 전환하며 영재1기를 모집했고, 대입원년이었던 2017학년부터 우수한 실적을 보이며 주목받아왔다. 2017학년에는 서울대(48명) KAIST(44명) 포스텍(29명) 등 ‘설카포’ 합격실적만 121명(중복합격 포함)이나 됐다. 최종적으로 서울대 등록자를 38명 배출하며 전국9위를 기록했다. 두 번째 실적을 낸 2018학년 대입 역시 수시로만 47명의 서울대 등록실적으로 서울과고(57명)와 경기과고(51명)의 뒤를 추격했다. 전국순위도 7위로 상승하며 졸업생 배출 2년 만에 영재학교 판도를 재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재학교의 막내 격인 인천영재는 총 46명의 등록실적을 기록했다. 8개 영재학교 중 모집인원 규모가 제일 작은 점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성과다. 정원내 모집인원이 75명인 점을 참고하면 절반 이상이 ‘설카포지디유’에 진학한 것이다. 2022학년에는 수시로만 34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했다. 이공계특성화대 실적은 KAIST 10명, DGIST UNIST 각 1명이다. 세종영재와 마찬가지로 대입원년이었던 2019학년 수시 30명의 등록실적을 낸 이후 성과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막강한 국가지원.. 대구과고 학생 1인당 장학금 ‘최고’> 
영재학교는 과고 외고 국제고 등 특목고와 자사고에 비해 압도적인 교육투자비를 자랑한다. 국가에서 이공계 영재 육성을 목적으로 최상의 교수진을 갖추고 최첨단 교육활동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장학금 혜택 역시 상당한 편이다. 2021학년 영재학교 전체 장학금은 총 1억2897만원이다. 전체 인원 2089명 기준으로 학생 1인당 평균 장학금은 6만1738원이다. 학생 1인당 장학금은 교육부 정보공개 사이트인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2022 장학금 수혜현황’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과기부 소속으로 학교알리미를 통해 장학금 공시 현황이 파악되지 않은 한국영재는 집계에서 제외했다.

한국영재를 제외한 7개교 가운데 2021학년 기준 학생 1인당 장학금이 가장 많은 학교는 대구과고다. 2021학년 전체 2747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해 1인당 장학금 9만8459원이다. 영재학교 평균 1인당 장학금인 6만1738원과 비교하면 3만6721원 더 많은 수치다. 2위인 경기과고 6만9496원과 비교해도 3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3위인 인천영재는 6만4103원이다. 

수혜인원 1인당 장학금액이 가장 높았던 곳은 서울과고로 302만5000원이다. 전체 금액은 세 번째로 높은 2420만원이지만, 수혜인원이 8명에 불과해 1인당 장학금액이 높게 형성됐다. 대구과고는 16명의 학생이 장학혜택을 받아 1인당 171만6875원이다. 경기과고 역시 수혜인원이 16명이었으나 대구과고보다 전체 금액이 127만원 적어 1인당 장학금액은 163만7500원으로 집계됐다.

<의약계열 진학 제재방안 명시.. 서약서에 서명해야 지원 가능>
영재학교 8개교는 2023모집요강을 통해 2022학년과 동일하게 의약학계열 진학 제재방안을 명시했다. 영재학교 입학전형 응시를 희망하는 지원자/보호자는 입학 원서에 명시된 제재 방안에 서약해야 원서접수가 가능하다. 이공계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과학영재학교 특성상 의약학계열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불이익을 부여한다는 설명이다. 공개된 제재방안으로는 진로/진학지도 미실시, 교육비/장학금 환수, 정규 수업 시간 외 기숙사/독서실 이용 제한 등이다. 추가로 영재학교에서 추가로 운영되는 연구활동 등의 교육과정이 표기되지 않는 학생부Ⅱ를 제공한다. 교과학습발달상황에서도 학점으로 표기되지 않고, 석차등급 등으로 표기된다. 영재학교장 협의회는 “영재학교는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이공계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학교로 영재학교 학생이 의약학 계열로 진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번 조치를 통해 영재학교의 사회적 책무성을 강화하고, 영재학교 학생들이 이공계 분야로 더 많이 진출해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에 큰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선행되고 있던 제재 방안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영재학교 8개교 모두 이전부터 장학금 회수/추천서 작성 금지 등의 조치를 행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재학교 학생들의 의약계열 진학률은 갈수록 증가했기 때문이다. 기숙사/독서실 사용 금지, 일반고 전출 등의 방안 역시 재학생에게만 해당된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등 교육과정과 상이한 영재학교 교육 특성상, 영재학교 출신 학생들은 대부분 재수를 통해 의대진학을 꾀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전국 영재학교/과학고 2022 정시 의약학계열 지원자 현황’에 따르면 서울대 의예과 정원 30명 중 8명이 영재학교 출신이었다. 결국 고교의 해결방안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의대가 문제 해결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실효성 높은 방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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