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고2 '수능80%+교과20%'.. '일반고 재학생 불리 보정'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고려대는 2024학년 시행계획 주요사항을 발표하며 정시에 ‘수능-교과우수전형’을 신설하고 정원내 기준 427명을 모집한다고 3일 밝혔다. 정원내 기준 수시/정시 합산 모집인원의 11%규모다. 2024학년은 현 고2학생, 즉 2023년 11월에 수능을 보는 학생이 해당한다. 수능-교과우수전형은 수능80%와 교과20%를 일괄합산 하는 방식이다. 기존엔 수능100%의 일반전형만 운영했다. 의과대학의 경우 수능80%, 교과20%에 적/인성 면접이 추가된다. 

정시에 내신성적을 반영하는 건 서울대에 이어 고려대가 두 번째다. 다만 서울대와 다른 점은 서울대는 교과종합평가로 정성평가라 할 수 있지만, 고려대는 정량평가를 실시한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고려대는 기존 수능100%전형을 그대로 유지하되, 신설된 ‘수능-교과우수전형’을 별도로 모집한다는 점이다. 

2024학년 상위대학들의 시행계획을 살펴보면 그간 문 정부의 정시확대 기조로 인한 수시인원 축소와, 통합형 수능의 고질적 유불리 문제로 불거진 교차지원 열풍 등에 대한 대비책으로 수시 학종을 확대하거나, 정시에 내신을 반영하는 등 전형방법에 변화를 준 모습이다. 

고려대와 성균관대는 수시 인문계열 수능최저를 완화하고, 정시에서도 수학반영비중을 축소하는 등 인문계열 학생들을 배려했다. 고려대를 예로 들면 수시 학교장추천(의대 제외) 수능최저는 국수영탐(2과목) 중 3개합 7이내, 한국사 4이내로 2023학년 동일기준 3개합 6이내에서 완화됐다. 자연계열은 동일하다. 고대 학업우수전형(일부학과 제외)도 국수영탐(1과목) 등급합 8이내, 한국사 4등급 이내로 인문계열 7이내에서 완화된 특징이다. 정시에서도 인문계열 한국사 등급별 가점을 자연계열과 동일하게 맞춰 4등급까지 10점만점을 부여한다. 기존엔 3등급까지 10점이고 4등급은 9.8점이었다. 아울러 고려대와 연세대는 교과전형을 축소하고 학종 전형을 확대한다. 특히 고려대는 학교추천(교과)전형을 870명에서 666명으로 204명 축소하고, 학업우수(학종)은 50명, 계열적합(학종)은 93명 등이 확대된다. 

교육당국은 최근 불거지는 불공정 논란에 대해 학종축소, 수능40%이상 선발을 유도하면서 대학지원사업에도 이와 관련한 평가 항목을 포함시켜 사실상 정시 확대를 강제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가 정시 선발비중을 40%이상으로 강제하자 서울대는 정시확대에 내신성적을 반영하는 묘수를 꺼내들며 정시 내신 반영의 첫 신호탄을 쏘아올린 사례다. 이어서 고려대도 정시 일반전형에 교과 정량평가 점수를 반영한다고 밝히며 이와 같은 서울대와 고려대의 행보는 다른 대학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변화로 “서울대의 교과평가는 교과 성적뿐 아니라 교과목 이수 내용,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을 평가하는 데 비해, 고려대와 같이 정성평가가 아닌 정량평가로 순수 교과 성적을 반영한다면 일반고 학생도 정시에서 크게 불리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려대는 2024학년 시행계획 주요사항을 발표하며 정시에 ‘수능-교과우수전형’을 신설하고 정원내 기준 427명을 모집한다고 3일 밝혔다. /사진=고려대 제공
고려대는 2024학년 시행계획 주요사항을 발표하며 정시에 ‘수능-교과우수전형’을 신설하고 정원내 기준 427명을 모집한다고 3일 밝혔다. /사진=고려대 제공

 

<고려대 2024정시 수능-교과우수전형 ‘신설’.. 427명 모집>
고려대는 2024학년 정시에 수능성적과 교과성적을 반영하는 ‘수능-교과우수전형’을 신설하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심의를 통과했다. 관계자는 "이름에 '교과우수'라는 표현이 들어가 헷갈릴 수 있지만, 수능 성적이 80% 반영되는 수능 위주 전형이 맞다"고 설명했다.

고려대는 2024학년 정원내 기준 수시/정시 합산 3889명을 모집한다. 수시는 학종 학업우수950명, 계열적합573명, 고른기회181명, 총1704명이다. 교과 전형인 학교추천666명, 실기/실적의 특기자55명을 합산하면 수시는 2425명을 모집한다. 정시의 경우 일반전형 1037명, 교과우수전형 427명, 모두 1464명이다. 신설된 교과우수전형은 정시 전체 규모에 29.2%, 전체 모집인원에 11%에 해당한다.  

신설된 수능-교과우수는 ‘가’군 모집을 실시하며, 전형방법은 수능80%, 학생부(교과)20%의 일괄합산 방식이다. 다만 의과대학의 경우 적/인성 면접을 실시한다는 차이가 있다. 적/인성 면접은 의학을 전공하는 데 필요한 적성과 인성을 평가하며 별도 배점은 부여하지 않는다. 

별도의 지원자격이 있어 유의해야 한다. 국내 고교 2015학년(2016년2월졸업)~2023학년졸업예정자 중 학생부에 6학기 교과성적이 기재되어 있고 모집단위별 수능 지정응시영역을 충족한 자다. 단 영재학교 예고 체고 마이스터고 방송통신고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 특성화고 출신자 등은 지원할 수 없다. 

수능 반영영역은 정시 일반전형과 동일하며, 교과성적은 수시 학교추천전형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 교과점수는 전체 교과의 석차등급 성취도 성취도별 분포비율을 활용해 대학 산출방식에 따라 점수를 매긴다. 

<서울대 2022정시부터 교과성적 반영>
서울대는 2022정시부터 교과이수 유형의 충족 여부에 따라 수능 성적에 최대 2점을 부여하는 ‘교과이수 가산점’을 신설했다. 2023정시에서는 교과이수 가산점을 개편해, ‘교과평가’를 반영한다. 학생의 교과이수 충실도와 교과성취도의 우수성을 본격 평가요소로 활용한다는 취지다. 평가는 학생부의 교과학습발달상황(교과 이수현황, 교과 학업성적,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만 반영한다. A B C의 3개 등급 절대평가 방식이다. 모집단위 학문 분야 관련 교과(목)을 적극적으로 선택해 이수하고 전 교과 성취도가 우수하며 교과별 수업에서 주도적 학업태도가 나타난 경우 A등급을 부여한다. 전형방법에도 변화가 있다. 수능60%+교과평가40%로 선발하는 지역균형을 신설하고, 기존 일반전형은 수능100%에서 단계별 전형으로 바뀐다. 1단계 수능100%, 2단계 1단계80%+교과평가20%이다.  

2024학년에는 전공 연계 교과이수 과목을 지정해 지원자의 지정과목 이수 여부를 수시 서류평가와 정시 교과평가에 반영한다. 전공 연계 교과이수 과목은 고교에서 선택해 배우는 과목이 지원 전공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수험생에게 고교 재학 중 학교 수업을 통해 이수하기를 권하는 과목이다. 진로목표에 따른 과목선택에도 도움을 주고자 했다. 서울대 입학본부는 “전공 연계 교과이수 과목은 학생이 진학을 희망하는 학과(부)에서 전공 분야 학문을 공부하는 데 기초소양이 되는 과목이다. 권장과목은 모집단위 수학을 위해 교육과정에서 배우기를 추천하는 과목이며 이중 핵심 권장과목은 필수연계과목의 성격을 지닌다. 별도로 권장과목을 제시하지 않은 모집단위는 학생의 적성과 진로 등을 고려하여 자율적으로 과목을 선택하라는 내용을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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