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일반고 전환 전제’ 교육부 협의.. 12월 신입생 120명 선발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2021학년 대구국제고가 합류하면서 전국 국제고는 8개교 체제로 확대된다. 대구교육청은 내년 3월 대구국제고 개교가 확정됐다고 19일 밝혔다. 대구국제고는 올해 12월 첫 신입생 12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대구 내에서만 학생을 모집하며, 정원의 30%를 사회통합 대상자로 선발한다. 대구국제고는 중국어 전문가와 다문화 인재 양성에 중점을 두고 특화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신입생 선발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모집요강은 8월중으로 공고된다.

대구국제고는 현재 특목고로 문을 열지만 2025년 일반고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교육부와 대구교육청은 협의를 거쳐 대구국제고의 2021학년 개교를 확정할 수 있었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대구국제고 설립의 첫 번째 인가 후 3년 안에 학교를 개교하지 못해 교육부로 부터 올해 2월까지 재인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교육부는 2025년 일반고 전환 이후 대략적인 학교운영계획을 요청했다. 그에 따라 대구교육청은 후기 일반고 가운데 선지원이 가능한 선발학교로 대구국제고를 전환하고, 국제계열 전문교육과정을 유지하는 등 몇 가지 안을 제시했고, 교육부의 검토 이후 학교 설립이 승인됐다”며 “교육부 입장에선 국제고를 인가하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웠을 상황이었지만, 이미 학교건물이 완공을 앞두고 있는 여건 등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제고는 고양 동탄 부산 서울 인천 세종 청심의 7개교가 있다. 여기에 올해 입시부터 대구국제고까지 총8개교로 학생들이 지원 가능해진 셈이다. 국제고는 광역단위 모집이지만, 전국에 소재한 지역이 많지 않아 타 지역 학생들도 일부 지원 가능한 경우도 있다. 유일하게 청심국제고가 사립 국제고다. 대구국제고를 포함한 나머지 7곳은 공립으로 운영된다.  

2021학년 대구국제고가 합류하면서 전국 국제고은 8개교 체제로 확대된다. 대구교육청은 내년 3월 대구국제고 개교가 확정됐다고 밝혔다. 대구국제고는 올해 12월 첫 신입생 12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사진=대구교육청 제공
2021학년 대구국제고가 합류하면서 전국 국제고는 8개교 체제로 확대된다. 대구교육청은 내년 3월 대구국제고 개교가 확정됐다고 밝혔다. 대구국제고는 올해 12월 첫 신입생 12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사진=대구교육청 제공

<대구국제고 2021학년 개교.. 신입생 120명 선발>
여러 차례 설립이 지연됐던 대구국제고가 내년 3월 개교한다. 교육국제화특구로 지정된 대구 북구 국우동 도남지구 내에 자리하며, 학년당 6학급 각120명으로 총18학급 360명 규모다. 올해 12월 대구국제고는 다른 자사고 외고 국제고와 동일하게 자기주도학습전형을 통해 2021학년 첫 신입생을 선발한다. 교육부의 ‘고교서열화 해소방안’ 취지에 따라 타 지역을 제외하고 대구 지역 내에서만 학생을 모집할 계획이다. 정원의 30%를 사회통합전형으로 선발하고, 그 중 일부를 다문화가정자녀 인원으로 할당할 방침이다. 모집요강은 8월중 공고할 예정이다.

대구국제고 학생들은 입학 후 3년동안 전체 교과 가운데 국제계열과 외국어계열 전문교과를 각20% 이수하게 된다. 국제계열 전문교과에는 국제정치 국제경제 국제법 등이 포함되고, 외국어계열 전문교과는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러시아어 가운데 학생이 선택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국제고인 만큼 전체교과의 40%를 전공/부전공에 해당하는 외국어 계열 전문교과로 이수해야 하는 외고와 다르게 운영될 수밖에 없다. 특히 전국 최초의 중국어 중심 국제고로 설립이 추진됐던 만큼 관련된 교육과정을 편성하며 타 학교들과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후발주자로서 변화된 학문의 트렌드도 반영할 계획이다. 대구국제고는 특히 정보통신과 환경생태 관련 과목을 강화할 방침이다. 실용통계, 융합과학 등 인문계열 할생들이 창의융합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과목들도 개설해 다양한 전공 적합성을 충족시킨다는 계획이다. 창의적체험활동의 경우 배운 내용을 실천하는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운영한다. 다양한 지역 연계 프로그램, 국제기구/NGO 연계 활동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2025년 일반고 전환 예고.. ‘선지원 후기고 운영 유력’>
다만 내년에 개교하는 대구국제고를 포함해 전구 8개국제고 모두 2025년 일반고 전환이 예고된 상태다. 현재의 정책기조와 맞지 않는 측면이 있지만 교육부는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대구국제고의 설립을 인가한 것으로 보인다. 학교건물 완공까지 임박한 시점에서 오랫동안 준비해온 대구국제고를 일반고로 개교하도록 강요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정부의 특목고 및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으로 대구국제고도 2025년 일반고 전환이 예정되어 있다”면서도 “이에 대비해 대구교육청은 교육부와 향후 운영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왔고, 일반고 전환 이후에도 대구국제고의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유지할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대구국제고는 2025년 일반고로 전환되지만, 선발권은 어느 정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교육부와 협의한 사항 가운데 선지원 일반고로 운영한다는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구에서는 포산고 다사고 현풍고 등 후기 일반고 가운데 학생들이 먼저 지원 가능한 학교들이 있다. 대구국제고 역시 이들 고교처럼 선지원 일반고로 운영할 계획을 교육부에 전했다는 게 대구교육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따라서 2025년 이후에도 대구국제고는 대구 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원자들을 선발할 수 있을 전망이다.  

동시에 특목고의 지위를 유지하는 동안 마련한 국제계열 전문교육과정도 일반고 전환 이후 계속 운영할 예정이다. 이 경우 교과특성화학교로 지정될 가능성도 있다. 교육부가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일괄폐지 이후에 교과특성화학교를 늘려 수월성교육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기 때문이다. 교과특성화학교는 자율적으로 과학 어학 예술 SW 등 특정분야의 심화된 학습기회를 제공하는 일반고다. 인근 다른 고교나 대학 등을 연계해 개설한 온/오프라인 공동교육과정으로 학생들의 학업수요를 충족하는 역할도 맡는다. 현장에선 어느 정도 자율성을 부여 받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들이 상당수 교과특성화학교로 지정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사회통합 선발과 관련해서도 어느 정도 교육부와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목자사고는 일반적으로 모집정원의 20%이상 사회통합전형 대상자를 선발해야 한다. 그렇지만 대구국제고는 현재 30%의 규모로 사회통합 선발을 실시할 계획이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재인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교육부는 사회통합전형 선발인원을 늘리는 것을 요청했다. 이를 수용해 대구국제고의 사회통합 선발비율을 통상적인 학교들의 20%보다 높은 30% 수준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정확한 사항은 8월 모집요강이 나온 이후 확인 가능하겠지만 현재 사회통합 선발인원 가운데 일정인원을 다문화가정자녀전형으로 선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쉽지 않았던’ 대구국제고 설립.. 대전 창원은 ‘사실상 무산’>
대구국제고는 그동안 여러 차례 설립에 난항을 겪었다. 2014년 연임에 성공한 우동기 대구교육감의 공약사항으로 대구교육청이 적극 추진하며 시동을 걸었으나, 교육부 중앙투자심의위원회가 ‘사업비 및 부지위치 재검토’ 판정을 내리면서 곧바로 위기를 맞았다. 이에 대구교육청은 개선방안을 택지개발 예정지인 대구도남공공주택지구를 부지로 변경하는 안과, 지구 내 교육청 소유 예담학교 부지를 활용하고 토지주택공사로부터 예담학교 동편 부지를 무상 제공받는 등 사업비 절감 방안을 제시해 2015년 9월 중투위를 통과했다.

이후 서상기(당시 새누리) 의원이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으로부터 대구국제고 신설비 215억원 교부사실을 통보받으면서 설립에 더욱 힘이 실리는 분위기였다. 당시 대구국제고는 학급당20명 학년당6학급의 총18학급 360명 규모로 2018년 개교를 목표했다. 대구교육청은 대구국제고를 전국 최초 중국어 중심 국제고로 운영해 타 지역 영어권 중심 국제고와의 차별성과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구교육청의 중국어 중심 국제고 설립은 교육구제화특구법의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중국과의 협력을 위해 애홍가(艾宏歌, AI HONGGE) 주한 중국대사관 교육참사관을 초청해 중국어교육 활성화와 중국어 중심 국제고 설립을 위한 상호 협력 방안에 대한 협의회를 열기도 했다. 

학교 신설비 교부사실이 뚜렷해지면서 학교설립이 궤도에 오른 듯했으나 2017년 2월 도남주택지구 조성사업의 보상금 협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개교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토지주택공사와 도남동 주민 간 보상금 협의가 지연되면서 국제고 개교는 이르면 2019년, 늦으면 2020년 이후로 늦춰졌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애초 2016년에 학교 설계를 위한 용역 공모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도남지구 개발사업이 지연되면서 아직 시작하지도 못했다”며 “교육청이 먼저 나서서 업무를 추진하고 싶지만 상하수도 전기 가스 등 기반시설도 없는 상태에서 개교할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종적으로 올해 2021학년 개교가 확정된 것이다.

대구국제고와 함께 개교를 추진했던 다른 국제고들은 사실상 설립이 무산된 상황으로 보인다. 대전국제중의 경우 2015년 3월 개교를 목표로 대전국제중과 함께 둔곡동 일대에 설립하는 것으로 추진됐었다. 그렇지만 학교부지에 따른 문제가 이어지면서 일반고를 국제고로 전환하는 것이 대안으로 거론됐다. 대전고가 국제고 전환 의사를 밝혔으나, 대전시의회의가 대전고의 국제고 전환 동의안을 끝내 부결하면서 대전교육청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2017년 대전교육청은 옛 유성중 부지에 대전국제중/고를 병설하는 것을 재추진했으나 중투위의 ‘재검토’ 통보로 다시 무산됐다. 창원시도 2015년 무렵 본격적으로 국제고 설립 추진에 나섰지만, 박종훈 경남교육감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다.

<‘8개체제 확대’ 국제고.. ‘2025년 일괄전환 대상’>
현재 국제고는 고양 동탄 부산 서울 인천 세종 청심의 7개교 체제다. 내년 대구국제고가 합류하면 8개교로 확대된다. 모집범위가 광역단위로 한정된 외고와 달리 국제고는 준 전국단위 모집이 가능한 특징이 있다. 학생 입장에서 거주지 제한에서 벗어나 우수한 교육여건을 갖춘 국제고 진학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셈이다. 기본적으론 광역단위 모집이지만 전국에서 국제고가 소재한 지역이 서울 경기 인천 부산 세종뿐이기 때문에 국제고가 없는 지역에선 타 지역 국제고 지원이 가능하다. 다만 대구국제고의 경우 지역 내 학생들만 모집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고에서는 유일하게 청심국제고가 사립 국제고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의 교육부 정책기조가 유지된다면 8곳 모두 2025년 일반고로 전환된다. 

국제고들은 외고와 동일한 자기주도학습전형을 거쳐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1단계에서 영어내신성적과 출결감점으로 일정 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 면접점수를 합산해 최종합격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1단계 전형방법은 2학년1학기부터 3학년2학기까지 4개학기 영어성적을 160점 만점으로 환산한다. 2단계는 면접이다. 현재의 7개교 모두 40점을 배점한다. 자소서 학생부 등 제출서류를 바탕으로 자기주도학습영역과 인성영역으로 나눠 평가한다. 필기고사나 교과지식을 묻는 형태의 구술면접, 외국어면접은 실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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