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연기, 방학단축 따른 결정
[베리타스알파=강태연 기자] 민족사관고(이하 민사고)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올해 여름방학 동안 진행하는 글로벌리더십영어캠프(GLPS), 과학수학탐구캠프(KSMP), 우리말토론캠프(KDPS) 등의 방학캠프를 미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학사일정이 전반적으로 미뤄지면서 여름방학 기간이 단축될 전망에 의한 것이다. 민사고 관계자는 "겨울방학 캠프의 경우 기본적으로는 실시할 계획이지만,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실시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추후 겨울방학 기간에도 영향을 준다면, 초/중학생 참가자들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부디 겨울방학에는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상황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사고는 매년 여름/겨울방학을 통해 글로벌리더십영어캠프, 과학수학탐구캠프, 우리말토론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민사고 방학캠프는 업체에 위탁하지 않고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캠프다. 글로벌리더십영어캠프는 해외에 나가지 않고 민사고 교사들에게 어학과 리더십 교육을 받을 수 있어 매년 인기가 높다. 과학/수학탐구캠프의 경우 분야별로 대학교수 수준 박사급으로 구성된 민사고 교사진이 직접 참여해 실험, 토론, 과제연구 발표, 융/복합적 체험활동도 진행된다. 우리말토론캠프는 민사고 졸업생들과 함께 토론전문 교사의 강의를 듣고 실습한다. 졸업생들과 함께 민사고 학생들의 일과시간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어 민사고 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캠프다.

겨울방학 글로벌리더십영어캠프는 초5~중2 재학생 350명 내외를 대상으로 1월초부터 약 3주간 진행된다. 지난해의 경우 10월7일부터 신청이 시작됐다. 전 과정 영어로 진행되는 특징이다. 어학뿐 아니라 발표/토론을 통해 비판능력도 키울 수 있다. 참가학생이 자기주도적 학습 습관을 체득할 수 있어 사교육업체의 해외캠프와 차이가 있다. 전국단위 자사고의 대표격인 민사고 교정에서 민사고 교사, 재학생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은 민사고 방학캠프가 가진 매력이다. 방학기간 해외어학연수로 낭비되는 국고를 국내 고교 자체 캠프 수요로 돌린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과학수학탐구캠프는 중1 재학생 100명 내외를 대상으로 1월초부터 10박11일 동안 진행된다. 지난해 접수기간은 12월16일부터였다. 글로벌리더십영어캠프에 비해 짧은 일정이지만 민사고 학생들의 생활을 그대로 체험해 볼 수 있다. 프로그램은 영재반과 영재심화반으로 나뉜다. 원서접수 시 2개 프로그램 중 하나를 택해 신청한다. 2개 프로그램 내에서도 학습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영재반은 수학/물리 수학/화학 수학/생물 화학/물리 화학/생물 물리/생물 중에서 하나를 택한다.
우리말토론캠프는 중1,2 재학생을 대상으로 1월초부터 6박7일 동안 진행한다. 지난해의 경우 12월2일부터 신청이 가능했다. 우리말토론캠프는 민사고가 운영하는 캠프 중 가장 짧은 기간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럼에도 기숙사 강의실 일과시간 등 민사고 학생들의 생활을 그대로 체험하는 것이 가능하다. 민사고의 교사 졸업생 재학생들이 직접 토론교육과 실습도 책임진다. 강의 실습 모의대회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모의토론대회를 통해 참가자들은 ‘민사식 토론’을 경험한다. 모든 학생이 적어도 네 번의 발표기회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피력하는 훈련을 받는다.
민사고는 전국의 영재들을 선발해 점차 퇴색하는 민족혼을 살리고 조국의 미래를 이끌어 갈 ‘대한국인’을 양성하겠다는 최명재 설립자의 뜻으로 설립된 학교다. 파스퇴르 유업 회장이던 최 전 이사장은 민사고 설립에 사회환원의 의지를 담았다. 2016년 개교 20주년을 맞은 민사고는 2010학년 자립형사립고에서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로 전환한 자사고 원년멤버이기도 하다. 한때 기업 부도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기도 했으나 높은 교육수준만큼은 꾸준히 유지해 여전히 원조 자사고로서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내신이 강화됐던 대입기조에서 어려움을 겪었으나 현재의 ‘학종’으로 대변되는 최근 수시에선 꾸준히 성과가 눈길을 끈다. 올해 초 고교취재를 통한 서울대 합격실적 조사에 의하면 민사고는 24명(수시최초19명+정시최초5명)의 실적이 조사됐다. 곽상도(미래통합)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받은 ‘2020 서울대 최종등록 출신고 순위’에 따르면 수시 19명, 정시 9명의 등록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학년에는 서울대 합격실적이 수시22명 정시9명 등 31명으로 조사됐다. 수능에 매몰된 고교교육에서 벗어나 학생의 가능성에 맞춤 교육을 실시하는 대표적 수시체제를 입증했다는 평이다. 등록실적이 공개됐던 2018대입에서는 수시22명 정시11명 등 33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하며 전국 고교순위 9위를 기록했다. 2017대입에서도 수시34명 정시6명으로 전체 40명의 서울대 등록자로 전국8위에 이름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