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개교 가시화' 한전공대..법인설립 허가 ‘재원마련 의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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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개교 가시화' 한전공대..법인설립 허가 ‘재원마련 의구심'
  • 손수람 기자
  • 승인 2020.04.03 18:36
  • 호수 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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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까지 총장 선임'.. ‘허가시점 총선 직전 호남표심 겨냥 행보'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한전공대(KepcoTech) 법인 설립 허가가 이뤄지면서 2022년 3월 개교한다는 목표가 탄력 받을 전망이다. 교육부는 3일 세 번째로 열린 대학설립심사위원회를 통해 한전공대의 학교법인 설립을 최종적으로 의결했다. 그동안 한전공대의 법인 설립은 재원마련방안의 근거부족 등을 이유로 두 차례 보류됐었다. 일각에선 2022년 3월 개교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왔다. 그렇지만 이날 법인이 허가되면서 한전은 법인등기와 개교 준비 등 후속 조치를 계속 진행한다. 법인 이사회를 거쳐 6월까지 총장선임을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그렇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재원마련에 대한 의구심이 이어지고 있다. 2031년까지 총 1조6112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에너지 정책 기조로 한전의 적자가 계속 누적되고 있어 한전공대 설립이 역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교육전문가는 “교육적 측면에서 이공계열 특화대학의 신설은 반길 만하다. 그렇지만 대학의 성과는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는다. 우수한 인력이 장기간에 걸친 연구를 통해 주목할 만한 결과를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연구의 환경을 제공하는 대학의 안정적인 운영이 중요한 이유”라며 “탈원전으로 적자를 누적하고 있는 한전상황이 불안하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탈원전' 정책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한전의 재정악화가 심화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한전이 1조가 넘는 비용을 대학에 지속적으로 투입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설립허가의 시점이 총선직전이라는 점도 선거용일 뿐 향후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으로 보이지 않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한전공대(KepcoTech) 법인 설립 허가가 이뤄지면서 2022년 3월 개교한다는 목표가 탄력 받을 전망이다. 교육부는 3일 세 번째로 열린 대학설립심사위원회를 통해 한전공대의 학교법인 설립을 최종적으로 의결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한전공대(KepcoTech) 법인 설립 허가가 이뤄지면서 2022년 3월 개교한다는 목표가 탄력 받을 전망이다. 교육부는 3일 세 번째로 열린 대학설립심사위원회를 통해 한전공대의 학교법인 설립을 최종적으로 의결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한전공대 법인 설립 의결.. 2022년 3월 개교 ‘탄력'>
두 차례 미뤄졌었던 한전공대 설립이 최종적으로 허가됐다. 교육부 대학설립심사위원회는 3일 화상회의를 열고 한전공대 학교법인 설립을 최종 의결했다. 위원장을 포함해 11명으로 구성된 심사위 재적인원의 과반이 찬성한 결과다. 법인설립이 허가되면서 한전공대의 총장인선과 교원 선발, 캠퍼스 착공 등의 후속작업이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전은 4월 중으로 총장 추천위원회 심의를 열어 올 상반기 내에 총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한전은 인재발굴회사의 추천 등을 거쳐 총장 후보군을 어느 정도 압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전공대는 2022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남 나주 부영CC(컨트리클럽) 일원 120만 제곱미터 부지에 대학과 연구소 등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모집할 학생수는 6개전공 각100명으로 대학원 600명, 학부 400명 등 총 1000명 수준이다. 등록금과 기숙사비 전액을 지원하며,  우수 교수진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과기원의 3배 이상의 연봉을 보장한다. ‘석학급’ 교수에겐 4억원, 정교수 2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총장은 노벨상급 국제상 수상 경력자로 미국 최고수준 연봉인 10억원 이상을 지급해 학교 운영을 전권을 맡긴다는 구상도 포함됐다.

전남에선 한전공대가 지역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한전공대를 중심으로 산학연 클러스터와 대형 연구시설들이 함께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전은 첨단연구시설인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를 유치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로 올릴 때 발생하는 빛을 이용해 물질이나 현상을 관찰하는 장비다. 단백질 구조, 정밀 나노소자 분석 등을 통해 바이오 헬스 반도체 등 첨단분야에서 활용성이 높은 만큼 한전공대와의 시너지도 크다는 분석이다.

<재원마련은 어떻게.. ‘탈원전 여파’ 적자 해소가 관건>
그렇지만 재원마련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곽대훈(무소속)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2031년까지 13년간 한전공대의 설립 투자 운영 비용은 1조6112억원으로 추산됐기 때문이다. 단계별로 태동기(2019~2021년, 건설/설립) 5202억원, 육성기(2022~2025년, 편제완성) 4757억원, 성장기(2026~2031년, 추가확장) 6153억원으로 예측된다.  대표적 흑자 기업이었던 한전은 탈원전 정책기조로 인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1조가 넘는 대학 설립비용을 한전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 한전공대의 법인설립 허가 역시 재원확보 문제가 불거지면서 두 차례 무산된 바 있다. 심사위는 지난해 12월 열렸던 1차 심사에서 한전 측이 제출한 ‘대학설립 재원 출연계획안’에 구체성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올해 1월31일 열린 2차심사에서도 같은 이유로 의결이 연기됐었다. 그렇지만 한전은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통해 한전공대 개교 전까지 3956억원을 지원하는 ‘출연 계획안’을 논의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세 번째 심사위를 통과한 배경에도 이사회가 나서 자체적인 재원마련방안을 제출한 것이 유효했다는 분석이 한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한전이 계획대로 대학 설립 자금을 안정적으로 투입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게 현장의 지적이다. 지난해 한전의 영업 손실은 1조3566억원이었다. 2008년 2조7981억원을 기록한 이후 두 번째로 큰 적자규모를 보였다. 한전은 적자의 원인을 전력 판매량 감소, 설비투자 증가, 미세 먼지 저감 대책에 따른 석탄발전 저하 등으로 분석했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탈 원전 정책’이 문제를 키웠다고 지적한다. 업계 한 전문가는 “한전의 적자 누적은 경제학의 시각에서 봤을 때 이유가 명확하다. 전력 생산방식이 비효율적인 상태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에 따라 한전은 비용이 가장 저렴한 원자력을 통한 전력생산을 줄이고 있다. 반면 태양광 풍력 LNG 등 비중이 높아지는 발전방식은 비용이 큰 편이다. 결과적으로 수익성이 나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경쟁력 갖춘 대학’ 발돋움해야.. ‘GIST와 역할분담 필요’>
교육계에선 재정적인 문제만 해결 가능하다면 경쟁력 있는 이공계대학 설립이 자체에 대해선 반기는 분위기다. 당초 예상과 달리 과기원이 아닌 사립대학의 형태지만, 대학/대학원 모두 공학계열인 ‘에너지공학부’ 단일학부만 개설되는 점도 전문성을 갖춘 교육과정에 대한 현장의 기대가 높은 부분이다. 연구 프로젝트 참여 기준으로 학위를 인증하는 나노 디그리(Nano-degree) 학제를 도입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그렇지만 인근에 위치한 지스트대학과의 유기적 협력관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여겨진다. 자연계열 최상위권의 ‘의대 쏠림’이 심각한 상황에서 인재 확보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전공대는 충청권 KAIST, 영남권 포스텍 등과 함께 지역균형 발전의 축을 이룬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호남권에 이미 지스트대학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광주 소재 GIST는 1993년 연구중심기관으로 출발해 2010년 학부교육을 시작했다. 광주과기원 전반을 GIST, 학부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을 지스트대학으로 구분해 부른다. GIST내 지스트대학이 설립돼있는 셈이다. 최초 설립연도만 놓고 보면 1971년 설립된 KAIST, 1986년 개교한 포스텍에 이어 세 번째다. GIST는 미래 신산업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선도를 목적으로 2015년 융합기술원을 신설한 바 있다. 광주전남 지역의 융합인재를 양성하고 연구성과 융합/실용화의 허브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설립 배경이었다. 융합기술원은 융합과정으로 에너지, 문화기술, 지능로봇 등 총 3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GIST융합기술원의 에너지 프로그램은 설립 예정인 한전공대와 성격이 비슷한 측면이 있다. 에너지 프로그램은 미래의 에너지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복지사회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고자 마련됐기 때문이다. 지역핵심산업인 에너지, 문화기술, 의료, 인공지능 등에 특화한다는 목표도 한전공대와 역할이 겹칠 수 있는 부분이다. 따라서 향후 한전공대 개교과 구체화될 경우 GIST와 담당하는 산업분야를 분담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할 전망이다.

자연계 수험생들의 의대 선호현상 역시 신설 이공계 대학인 한전공대가 풀어야 할 숙제다. 우수학생들을 유치하지 못할 경우 연구성과와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공계특성화고라고 불리는 과고와 영재학교의 대학 진학실적을 살펴보면 이공계열 수험생들의 진학경향을 대체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2019학년 과고/영재학교의 카포디지(KAIST 포스텍 지스트대학 DGIST) 진학률은 영재학교 8곳 평균 27.7%, 과고 20곳 평균 37.5%에 불과했다. 서울대와 UNIST는 2019 고교별 등록자를 공개하지 않아 ‘카포지디’만으로 산출한 결과다.

이공계 수험생들의 이공계특성화대 진학포기는 대부분 의치한수 중복합격 때문으로 분석된다. 의치한수 진학은 지원이 많은 이공계특성화대 진학을 포기할 만큼 가치있는 선택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공계특성화대 등록을 포기한 모든 인원이 의대에 중복합격했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과고와 영재학교의 의대진학이 매년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의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는다면 한전공대가 개교해도 우수학생들의 발길을 돌릴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한전공대 설립시 ‘이공계특성화대 6개교 체제’>
현재 이공계특성화대학은 KAIST 포스텍 지스트대학 DGIST UNIST로 총 5개교다. KAIST 지스트대학 DGIST는 특별법에 의해 설치된 과학기술원으로 출범했고, UNIST는 국립대 법인에서 2015년 과학기술원으로 전환했다. 포스텍은 사립대학으로 일반대로 분류된다. 포스텍과 마찬가지로 사립대학으로 한전공대가 추진될 경우 이공계특성화대학은 6개교로 확대된다.

현재 KAIST 지스트대학 DGIST UNIST는 특차 성격으로 수시 지원 6회 제한, 군외 모집 등 대입 제한에서 자유롭다. 즉 수시에서 6개 대학에 원서를 접수하고도 별도 지원이 가능하고 정시에서 가/나/다군 외에 추가 응시가 가능한 셈이다. 반면 포스텍은 포스텍 재단의 사립대학이다. 일반대학과 동일하게 수시 6회 제한을 받는다. 사립대로 설립될 전망인 한전공대 역시 일반대학과 동일한 대입제한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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