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논술 없이 수학논술만’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연세대가 내달 8일 자연계열 2차 논술고사(추가시험)를 실시한다. 10월 치러진 1차 논술시험에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더라도, 지금부터 다시 논술시험에 대비해 2차 시험을 잘 치른다면 합격 카드를 손에 쥘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통상 연대 논술은 수능 전에 치러져 준비 시간이 촉박하지만, 2차 시험의 경우에는 수능이 끝난 이후 완전히 논술 대비에만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지금부터 열흘이 넘게 주어졌다는 점 또한 수험생들이 심기일전해 적극 노려볼 수 있는 포인트다. 

연세대 2차시험은 1차시험 또는 모의고사와 같은 기조를 유지하며 출제될 예정이다. 올해 연세대 자연계열 논술은 과학논술이 폐지되면서 수학에서만 출제되는 변화가 있다. 고사시간도 90분으로, 지난해 150분보다 줄었다. 출제범위가 수학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 확률과통계 실용수학 기하 경제수학 수학과제탐구로 광범위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 1차시험의 기출문제는 학교 측으로부터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6월에 치른 2025 모의논술 기출문제와 해설지를 참고해 출제경향을 가늠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자연계열 모의논술은 총 6문제가 출제됐다. 1~4번은 단답형, 5~6번은 서술형 문항이다. 모의논술 기출문제와 해설지는 연세대 입학처 홈페이지에 공지돼 있다. 단 2차시험의 경우 단답형 없이 서술형으로만 출제된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다. 

2차시험은 자연계열만 대상으로 실시한다. 지난 10월12일 자연계열 1차 논술시험에 응시했던 수험생이라면 모두 2차시험에 재응시할 수 있다. 1차 시험에 결시했던 수험생이라면 이번 2차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이번 2차 시험은 수능 이후에 치러진다는 점에서 1차 시험보다는 응시율이 낮아질 수 있다. 불수능으로 치러졌던 지난해보다 올해 수능의 난도가 쉬워지면서 가채점 결과가 예상보다 좋은 수험생이 나올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라면 ‘수시 납치’를 피하기 위해 이번 2차 시험에는 응시하지 않을 수 있다.

2차 시험의 선발인원은 1차 시험과 동일한 216명이다. 단 1차 시험에 합격한 인원을 제외하는 별도의 절차는 없을 예정으로, 실제 선발인원은 이보다 작아질 수 있다. 시험 시간과 고사장 등 세부정보는 추후 안내될 예정이다. 1차 시험 합격자는 2차 시험과 완전히 별개로 선발해 기존대로 12월13일에 발표한다. 2차 시험 합격자는 12월26일 이전에 발표할 예정이다.

연세대가 내달 8일 자연계열 2차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사진=연세대 제공

<연세대 자연계열 논술.. ‘수리논술만 출제’>
연대 논술전형은 내신반영이나 수능최저 없이 논술시험 성적 100%로 선발한다. 자연계열은 90분간 대학 수학에 필요한 기본 학업역량, 논리력, 창의력, 종합적 사고능력 등을 평가하기 위한 논술시험이 진행된다. 과학논술 없이 올해는 수리논술만 출제한다. 수학 수Ⅰ 수Ⅱ 미적분 확률과통계 실용수학 기하 경제수학 수학과제탐구 과목에서 출제된다. 

연세대 논술은 겉보기엔 수학 하나로 입학할 수 있는 쉬운 전형이라고 보여질 수 있으나, 출제범위가 넓고 깊은 사고방식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수학 과목에선 최상위 난도의 문항에 충분히 숙달된 수험생만이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고교 교사는 “수학Ⅰ, 수학Ⅱ는 기본이고, 확률과 통계, 기하, 미적분 교과에 대한 최상위 난도의 문항을 충분히 숙달하면서 어떤 문제가 나와도 해결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연세대 논술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고난도 기하 문항까지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타 대학에서는 약화시켜 출제하고 있는 기하 문항을 지난해 연세대에서는 어렵게 출제했기 때문이다. “문제 4번의 경우 시간이 많았다고 하더라도 평면벡터에 대한 충분한 공부가 돼 있지 않은 수험생이라면 아무리 많은 시간이 있어도 풀 수 없는 문항이었기 때문에 2024 연세대 논술 문항은 기하를 깊이 공부한 학생들에게 상당히 유리했다”는 설명이다. 물론 올해 모의논술에선 같은 기조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최근 3년간의 기출문항들을 살펴보면서 깊이 있는 문항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2025 모의논술 기출/해설 ‘필수 참고’>
연세대 논술은 올해부터 유형이 바뀌었기 때문에 2025 모의논술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유형을 익혀야 한다. 연대가 공개한 자연계열 모의논술 문항을 살펴보면 문제1부터 4, 문제5와 6은 서술형 문항으로 출제됐다. 각 문제에 대한 검토위원(현직 고교 수학교사)의 해설을 참고하면 다음과 같다. 

문제1은 기하 이차곡선, 수학Ⅱ 정적분에서 출제됐다. 주어진 조건을 만족하는 곡선의 방정식을 찾고, 곡선과 직선으로 둘러싸인 도형의 넓이를 구하는 문제다. 두 곡선 사이의 대칭성과 정적분을 이용해 도형의 넓이를 구하는 풀이를 중심으로 답안을 작성하면 된다. 전체의 30~40% 정도의 학생이 정답을 적었던 난이도 중하 수준의 문제다. 

문제2는 수학Ⅰ의 수열의 합에서 출제됐다. 합의 기호를 사용할 때 상수와 변수를 잘 구분하고 유한수열의 합의 순서를 바꾸는 식 변형을 하면 충분히 답안을 작성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검토위원은 거듭제곱 합 공식 등을 잘 적용한다면 수열의 합에 대한 식을 간단히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난이도는 중상 수준이다. 변형된 일반항을 도출해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면 헤멜 수 있는 문항이다. 

문제3은 소문항 2개로 구성됐다. 도형의 방적식, 미적분의 적분법, 수학Ⅱ의 정적분, 수학Ⅰ의 삼각함수에서 출제됐다. 주어진 조건을 만족시키는 반지름의 길이 및 영역의 넓이를 묻는 문제였다. 소문항 1번은 고교에서 배우는 좌표평면을 도입해 주어진 상황을 해석하고 원의 성질을 이용해 답안을 작성하면 된다. 소문항 2번은 소문항 1번의 해석을 바탕으로 주어진 도형의 대칭적인 성질을 파악해 영역을 구하고, 해당 영역의 넓이를 치환적분법을 통해 구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란 설명이다. 난이도는 상 수준으로 기하적 추론력이 높은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항이다. 

문제4도 소문항 2개로 구성됐다. 도형의 방정식에서 출제됐다. 직선의 방정식 개념을 바탕으로 주어진 조건을 만족시키는 격자점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문제다. 제시문에 나온 규칙에 따라 여행자의 이동경로가 일정한 주기를 가진다는 점을 이해하고, 이를 직선의 방정식을 이용해 식으로 표현하면 올바른 답안을 작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5는 서술형으로 소문항 2개가 출제됐다. 문제5-1은 수학Ⅱ의 미분법, 미적분의 수열의 극한 단원에서 출제됐다. 등비수열의 극한에 대한 내용을 바탕으로 조건을 만족시키는 함수를 구하고, 비슷한 성질을 갖는 함수의 정적분을 치환적분법을 이용해 구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제다. 소문항 1번에서는 미분계수의 뜻이 핵심적으로 사용되며 이를 바탕으로 서술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소문항 2번는 치환적분법이 중요한 원리로 사용되는 문제로 적절한 형태를 치환해 조건을 적용해야 한다. 난도는 상~최상 수준의 문제다. 함수의 특성이나 미분, 적분 등에 대한 이해가 미흡하다면 어려움을 겪었을 수 있는 문제다. 

문제6도 서술형으로 소문항 2개가 출제됐다. 함수의 뜻과 귀류법을 바탕으로 주어진 명제를 증명하고 이를 이용해 특정한 함숫값을 구하는 문제다. 소문항 1번은 귀류법과 함께 정의역과 공역이 자연수의 집합임을 이용해 답안을 작성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소문항 2번은 소문항 1번에서 얻은 부등식을 바탕으로 정의역의 원소를 짝수 또는 홀수로 구분해 서술해야 한다. 실제 모의논술 결과 소문항 1번의 결과를 유도한 수험생은 많았지만 이를 통해 소문항 2번의 답안을 얻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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