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간호사 부족 해결.. ‘기존 700명 증원에서 파격 1000명 증원’

[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올해 대입인 2025학년부터 간호대 입학정원이 1000명 늘어난다. 이에 따라 간호대 입학 정원은 기존 2만3883명에서 2만4883명으로 늘어난다. 대입 4년예고제에 따라 대학들은 입학정원을 포함한 2025학년 전형계획을 이미 지난해 공개했다. 다만 이번 의대와 간호대 증원처럼 관계부처 협의로 조정되는 등 고등교육법 시행령에서 정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전형계획 변경이 가능하다. 교육부는 대학별 증원 수요를 취합해 증원된 입학정원을 배정할 예정이다.

그간 정부는 국내 간호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8년부터 꾸준히 간호대 입학정원을 늘려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다른 국가에 비해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임상 간호사 수가 부족해 간호 인력을 크게 보충하고자 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실제로 인구 1000명당 임상 간호사 수를 살펴봤을 때 OECD 평균은 8.4명이지만 한국은 지난해 기준 5.25명에 그쳤다. 2019학년부터 700명씩 늘려오다 올해는 1000명을 증원했다.

2025학년 간호대 입학정원은 2024학년 2만3883명보다 1000명 늘어난 2만4883명으로 확대된다. /사진=성신여대 제공
2025학년 간호대 입학정원은 2024학년 2만3883명보다 1000명 늘어난 2만4883명으로 확대된다. /사진=성신여대 제공

<간호대 2025학년부터 1000명 증원.. 간호대 정원 2만4883명>
8일 복지부는 2025학년 간호대 입학정원을 전년 대비 1000명 증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간호대 입학정원은 전년 2만3883명에서 올해 2만4883명까지 늘어난다. 이번 증원 규모는 정부(복지부/교육부) 대한간호협회 대한병원협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소비자단체 등이 참여한 ‘간호인력 전문위원회’에서 세 차례의 논의를 거쳐 결정됐다. 특히 의대증원과는 달리 간호계에서도 간호사 인력 부족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무리 없이 증원이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정부는 국내 간호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년 간호대 정원을 늘려왔다. 간호대 정원은 2008년 이후 꾸준히 확대돼 16년 사이 약 2배 증가했다. 특히 2019년부터는 매년 700명씩 늘려 2008년 1만1686명이던 간호대 정원은 2025학년 2만4883명까지 늘었다.

교육부는 대학별 증원 수요를 신청받아 학교별로 증원된 입학정원을 배정할 예정이다. 현행 고등교육법 시행령 등에 따라 간호대학 등 고등교육기관의 입학정원은 교육부 장관이 복지부 장관과 협의해 정한다. 대학 입학정원은 현행법상 대입 4년예고제에 따라 사전 공표하며, 2025학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은 지난해 4월 발표됐다. 한 번 공개된 전형계획은 대학 임의로 바꿀 수 없다. 다만 구조조정에 따른 학과 개편과 정원 조정, 기본사항 변경, 행정처분 등 예외의 경우 대교협의 승인 아래 변경할 수 있다. 이번처럼 간호사 양성 정원이 관계부처 협의로 조정되는 경우를 포함한 고등교육법 시행령에서 정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변경이 가능하다.

<간호사 활동률 73% 불과.. 1000명당 임상간호사 ‘OECD평균 밑돌아’>
정부가 꾸준히 간호대학 정원을 늘려왔음에도 여전히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임상 간호사가 부족한 상황이다. 지역간 간호사 수급 불균형 역시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의 인구 1000명당 임상 간호사 수는 5.25명(2023년 기준)으로 OECD 회원국 평균(8.4명, 2021년 기준)에 못 미친다.

특히 지난해 기준 간호사 면허 소지자는 약 50만9000명이지만 이 중 의료기관에서 활동하는 간호사는 26만9000명(52.9%)에 그친다. 국가/지자체 간호직 공무원, 119 소방대, 장기요양시설 등 보건의료 연관기관에서 종사하는 인원까지 포함한 전체 활동률은 73% 수준이다. 간호사의 연령대별 재취업률 등을 고려할 때 의료현장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는 유휴 간호사 역시 약 4만 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간호인력에 대한 중장기 수급 추계 결과, 간호사의 업무강도를 지금의 80%로 완화한다고 가정할 경우 2035년까지 간호사 5.6만 명이 부족할 전망이라고 복지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입학정원 증원이 간호 인력 부족의 현실적인 대응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의사와 달리 간호사 인력은 꾸준히 증가해왔지만 불규칙한 3교대 근무와 고강도 근무 등 현장 처우 개선 등이 이뤄지지 않아 현장 간호사는 매년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로 간호대학에서도 힘든 현장 상황을 인지해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보건교사나 보건소 취직을 희망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4년 차 간호사 김 씨는 “실제 근무 시간이 타 업종 대비 많을 뿐 아니라 업무 난도 역시 고되다. 밤낮 바뀌는 것은 당연하고 본인 건강 챙기기도 바쁘다”며 “대학에서 상위10%에 든 학생들은 교직 수업을 들을 수 있어 보건교사를 할 자격이 주어진다. 이를 노리는 학생도 상당수”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예산을 지원하고 연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필수의료 간호사 양성 지원사업’의 84개 종합병원에 교육전담간호사 239명의 인건비를 지원한다. 이를 바탕으로 수술실, 중환자실 등 필수의료분야 숙련 간호사 약 81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또한 간호대학에 실습 시뮬레이션 센터 구축비용 등을 지원하는 예산을 전년 30억원에서 올해 58억원까지 늘려 교육여건을 개선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2028년에 간호사 국가시험을 현장 사례형 문제해결방식으로 전환해 간호사들의 현장 적응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현재 의료법 시행규칙을 개정하고 있다.

더불어 복지부는 간호인력 중장기 수급 추계 연구를 실시함과 동시에 그동안의 간호대학 입학정원 증원정책이 간호 현장에 미친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연구를 기반으로 2026학년 간호대 입학정원을 정하고 올해 말 ‘간호인력 전문위원회’에서 심층적으로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정부는 간호사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함과 동시에 현장의 간호인력 부족을 개선할 수 있도록 간호인력을 단계적으로 확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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