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수능최저 ‘비상’.. 이과는 언매, 문과는 미적/기하 쏠림
[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지난 2년간의 학습 효과로 이과생마저 상대적으로 ‘어려운’ 국어과목으로 분류되는 ‘언어와매체’ 선택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의 분석에 따르면 이과생의 언매 선택 비율은 2022학년 수능 35.8%에서 2023학년 44.4%로 크게 증가했다. 3월학평을 기준으로 살펴봐도 고3 재학생과 재수생 모두 이과의 언매 선택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수험생 4000여 명(고3학생 1373명/재수생 2647명)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진행한 결과, 고3은 50%에서 61%로, 재수생은 49.5%에서 무려 64.7%로 증가했다. 특히 반복학습 효과로 상위권 비율이 높은 이과 재수생에서 언매 선택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와매체는 문법 문항이 포함돼 있어 화법과작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습부담이 높은 과목이다. 통상 ‘이과는 수학, 문과는 국어에 강하다’는 일반적 인식이 있지만 되려 이과생마저 부담이 큰 언매로 쏠리는 것이다. 이는 학습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표준점수에서 유리한 과목을 택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문과생의 수능최저다. 수학뿐 아니라 국어에서도 이과생의 강세가 크게 나타나며 문과생의 수능최저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이미 문과에서도 고득점을 위해 이과 수학인 미적분/기하를 택하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지만 의학계열을 목표로 하는 이과 최상위권 사이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문과생은 국어 과목 변수 발생으로 수시 수능최저 충족에 지난해보다 더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전반적 구도에서 합격선 자체가 크게 하락할 수 있는 요인으로도 분석된다”고 전했다.

지난 2년간의 학습 효과로 수험생은 표점이 높게 나오는 과목으로 쏠리고 있다. 국어는 언매, 수학은 미적 또는 기하가 대표적이다. 2022학년 수능에서 국어 표점 최고점은 언매 149점, 화작 147점이었으며 2023학년엔 언매 134점, 화작 130점으로 점수 차가 더 커졌다. 수학 역시 2022학년 미적/기하는 각 147점, 확통은 144점이었으며 2023학년엔 미적이 145점, 기하 확통이 각 142점이었다.
게다가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가 올해 3월학평 가채점 결과를 분석한 결과 수학 1등급 학생 중 99.1%가 미적 선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1등급 중 확률과통계 선택자는 0.8%에 불과했다. 국어 역시 1등급의 94.6%는 언매 선택자로 집계됐으며 화작의 비율은 5.4%에 그쳤다.
이러한 배경엔 통합수능의 표점 산출식이 있다. 공통과목 원점수 평균이 높을수록 표점도 높게 산출된다. 원점수 평균이 높은 과목 쏠림이 증가하는 이유다. 수험생 역시 전략적으로 표점에서 유리한 과목을 택해 응시하고 있다. 이과에서는 언매를, 문과에서는 미적을 택하는 식이다. 실제로 통합수능 1년 차인 2022학년 문과생의 이과 수학(미적/기하) 선택 비율은 5.2%에 그쳤지만 2년 차인 지난해 7.1%까지 상승했다. 종로학원은 2024수능에서는 10% 이상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달 수험생 10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문과생 15.9%가 이과 수학을 택할 것으로 응답했다.
올해 3월학평 역시 특정 과목 쏠림은 마찬가지였다. 종로학원이 수험생 4000여 명을 표본조사한 결과, 고3 이과생 중 언매 선택 비율은 지난해 3월과 비교해 50%에서 61%까지 상승했으며 재수생 역시 49.5%에서 64.7%까지 상승했다. 실제 수능 역시 2022학년의 경우 이과생의 언매 선택 비율이 35.8%였지만 2023학년엔 44.4%로 크게 증가했다. 반면 문과생 중 언매 선택 비율은 25.1%에서 27%까지 소폭 상승에 그쳤다. 문과생보다 이과생 사이에서 과목 쏠림이 심화한 셈이다.
종로학원은 통합수능 3년 차인 2024입시에서는 이과생의 기존 수학 강세에 이어 국어 강세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의학계열을 목표로 하는 상위권 반수생이 합류할 경우 국어 과목에서의 점수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문과생의 수시 수능최저 충족에서의 어려움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임 대표는 “문과생은 전반적 구도에서 합격선 자체가 하락할 수 있는 요인이 발생했다. 게다가 일부 대학에서 이과생의 문과 교차지원의 상황이 더 크게 발생할 수 있는 요인도 동시에 발생했다”고 우려를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