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고 5명 ‘일반고 최고’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대표’ 이공계특성화대 KAIST에 2023학년 가장 많은 등록자를 배출한 고교는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이하 한국영재)다. 한국영재에서 올해 KAIST로 진학한 인원은 59명으로 전체 등록자 824명(검정고시, 기타 제외)의 7.2%다.

KAIST의 2023학년 등록 실적 기초자료는 KAIST로부터 단독 입수한 ‘2023학년 KAIST 학사과정 등록생 현황’이다. 최종 등록자 기준 자료다. 분석 결과 2023학년에는 201개교가 수시 811명, 정시 13명 등 총 824명의 등록자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정고시 2명, 기타(국제학교 등) 2명은 제외한 수치다. 고교유형은 2023대입의 주된 자원인 고3 학생의 고교 입학 시점인 2020학년이 기준이다. 

등록 실적은 합격 실적과 다른 개념이기에 주의해야 한다. 등록 실적은 합격자 중 실제 등록금을 납부하고 등록한 인원만을 기준으로 한다. 최초/추가를 막론하고 합격 사실이 있는 인원을 기준으로 하는 합격 실적과는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중복합격에 따른 등록포기로 인해 통상 등록 실적은 합격 실적에 비해 다소 줄어든다. 합격 실적은 있지만 등록 실적이 없는 경우도 있다. 고교가 발표하는 실적은 합격 실적인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등록 실적의 특수성을 모르는 경우 학교 현장에서 ‘실적 부풀리기’를 하는 것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다. 

이공계특성화대의 등록포기 이유로는 가장 먼저 의대 선호 현상이 꼽힌다. 특히 최근에는 문이과 통합형 수능 시행, 정시 확대 등 대입지형의 영향으로 수학과 과학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영재학교와 과고 학생들 역시 정시를 통한 의대 진학이 쉬워진 상황이다. 자연계 우수인재의 맹목적 의대행은 국가 과학기술력의 약화로 이어진다. 이공계특성화대, 서울대 자연과학/공학계열, 과고/영재학교는 물론 문제의 당사자인 의대까지 함께 고민해 풀어야 할 숙제인 셈이다.

베리타스알파는 KAIST 포스텍 지스트 DGIST UNIST 등 5개 이공계특성화대의 등록 실적을 제공받아 공개한다. 2022학년 신입생을 첫 선발한 한국에너지공대는 고교별 등록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2023학년 KAIST에 가장 많은 등록자를 배출한 고교는 한국영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2023학년 KAIST에 가장 많은 등록자를 배출한 고교는 한국영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한국영재 59명 ‘최다’.. 경기북과고 한성과고 톱3>
베리타스알파가 KAIST로부터 단독 입수한 자료를 보면 2023학년 KAIST 등록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고교는 2023학년에도 한국영재다. 전년 55명보다도 4명이 늘어난 59명이 등록했으며, 이는 검정고시와 기타 등을 제외한 전체 등록자 824명의 7.2%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경기북과고가 45명으로 뒤를 잇는다. 이어 한성과고(38명) 세종과고(34명) 부산과고(28명) 경기과고(27명) 대전동신과고(25명) 세종영재 충북과고(각 24명) 전남과고(22명)까지 톱10이다. 영재학교 3개교, 과고 7개교다. 

이공계특성화대인 만큼 영재학교와 과고를 중심으로 출신고교가 분포한다. 공동11위 인천과고 인천영재(각 18명), 공동13위 경남과고 대구일과고 전북과고(각 17명), 공동16위 강원과고 대전과고 인천진산과고(각 16명), 공동19위 경산과고 제주과고(각 15명), 21위 광주과고(14명)까지 모두 과고와 영재학교다. 이후로도 외대부고 충남과고(각 13명), 울산과고 창원과고(각 12명), 경북과고 부산일과고(각 11명), 대구과고(10명) 서울과고(9명) 상산고(7명)까지, 전국단위 자사고인 외대부고와 상산고 2개교를 제외하면 톱30에 드는 곳 모두 모두 과고와 영재학교다. 

4명 이상의 등록자를 배출한 곳을 살펴보면 상산고 다음으로 중동고(6명) 한일고(5명) 한국디미고(4명)까지다. 중동고는 광역단위 자사고, 한일고는 전국단위 자율학교, 한국디미고는 전국단위 특성화고로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 선발권을 보유한 고교유형이 강세를 보인다.

<1~3명 배출 고교>
3명을 배출한 곳은 대덕고(대전) 동화고(경기) 민사고(강원) 북일고(충남) 서울고(서울) 양서고(경기) 하나고(서울) 화성고(경기) 경기고(서울) 9개교다. 경기고의 경우 수시로 2명, 정시로 1명의 등록자를 배출했으며, 이외 8개교는 모두 수시로만 등록자를 배출했다. 

2명의 등록자가 나온 곳은 공주사대부고(충남) 대전구봉고(대전) 대전노은고(대전) 배재고(서울) 서라벌고(서울) 수지고(경기) 양재고(서울) 오현고(제주) 이화여고(서울) 인천대건고(인천) 인천하늘고(인천) 중앙고(서울) 천안월봉고(충남) 한가람고(서울) 효양고(경기) 낙생고(경기) 동원고(경기) 세종고(세종) 세화고(서울) 송도고(인천)까지 20개교다. 낙생고 동원고 세종고 세화고는 수시와 정시로 각 1명 배출했고, 송도고는 정시로만 2명의 등록자를 배출했다. 이외 15개교는 수시로만 2명을 배출했다. 

1명의 등록자를 낸 고교는 139개교다. 가락고(서울) 가좌고(경기) 갈매고(경기) 거제옥포고(경남) 건대사대부고(서울) 경기여고(서울) 경복여고(서울) 경산여고(경북) 경신고(대구) 경희고(서울) 경희여고(서울) 고양일고(경기) 고잔고(경기) 고창고(전북) 고촌고(경기) 곤지암고(경기) 과천외국어고(경기) 과천중앙고(경기) 광남고(서울) 광양고(전남) 광영고(서울) 광주경신여고(광주) 구암고(서울) 구현고(서울) 군위고(경북) 김천고(경북) 김해고(경남) 김해대청고(경남) 남대전고(대전) 남해해성고(경남) 단대부고(서울) 당진고(충남) 대건고(대구) 대광고(서울) 대구남산고(대구) 대기고(제주) 대산고(충남) 대신고(서울) 대원고(대구) 대전여고(대전) 대전중앙고(대전) 동방고(대전) 동인천고(인천) 명신여고(인천) 무룡고(울산) 반포고(서울) 백암고(서울) 봉일천고(경기) 부경고(부산) 부산고(부산) 부산장안고(부산) 부석고(충남) 부여고(충남) 북원여고(강원) 분당고(경기) 삼정고(부산) 상계고(서울) 상동고(경기) 서귀포여고(제주) 서운고(인천) 서원고(경기) 서일고(대전) 서정고(경기) 서현고(경기) 선덕고(서울) 선정고(서울) 성남고(서울) 성사고(경기) 성주여고(경북) 세마고(경기) 세일고(인천) 수성고(경기) 숙명여고(서울) 순천고(전남) 순천팔마고(전남) 숭문고(서울) 시흥고(경기) 신성여고(제주) 신일고(서울) 아산고(충남) 안산동산고(경기) 안성고(경기) 안성여고(경기) 양주고(경기) 여의도고(서울) 여의도여고(서울) 연수고(인천) 영주여고(경북) 영해고(경북) 영훈고(서울) 예일여고(서울) 오금고(서울) 용남고(충남) 용문고(서울) 용인홍천고(경기) 우성고(경기) 울산강남고(울산) 위례한빛고(경기) 의정부고(경기) 인덕원고(경기) 인천남고(인천) 인천마전고(인천) 인천효성고(인천) 인항고(인천) 일산대진고(경기) 작전여고(인천) 잠신고(서울) 장항고(충남) 장훈고(서울) 정동고(대구) 정신여고(서울) 제주제일고(제주) 조대여고(광주) 중대부고(서울) 진성고(경기) 진주동명고(경남) 진해용원고(경남) 천안신당고(충남) 천안중앙고(충남) 초지고(경기) 춘천고(강원) 충남고(대전) 충남삼성고(충남) 충렬고(부산) 충주대원고(충북) 포항고(경북) 포항제철고(경북) 풍산고(경북) 함열여고(전북) 해남고(전남) 향남고(경기) 홍성고(충남) 효성고(경기) 휘문고(서울)까지 134개교는 수시로, 단대소프트고(서울) 대진고(서울) 성지고(경기) 영흥고(전남) 한영고(서울)까지 5개교는 정시로 등록자를 냈다. 

<지역별 서울 17.7% ‘최고’.. 경기 16.9%>
등록자를 배출한 고교를 지역별로 분석해 보면 서울에서 146명을 배출, 전체의 17.7%를 차지해 비중이 가장 크다. 정시 등록자가 가장 많은 곳도 서울이다. 정시 등록자 13명 가운데 서울 소재 고교 출신이 6명, 경기 3명, 인천 2명, 세종 전남이 각 1명이다. 이외 12개 시도에서는 수시에서만 등록자가 나왔다. 

이어 경기가 139명(16.9%), 부산이 103명(12.5%)으로 비중이 컸다. 부산 다음으로는 인천 68명(8.3%), 대전 54명(6.6%), 경남 경북 각 35명(각 4.2%), 충남 36명(4.4%), 대구 32명(3.9%), 세종 전북 각 26명(각 3.2%), 전남 27명(3.3%), 충북 25명(3%), 강원 제주 각 21명(각 2.5%), 광주 16명(1.9%), 울산 14명(1.7%) 순이다. 

<고교유형별 과고 49.3% ‘최고’.. 영재학교 21.5%>
고교유형별로 분류하면 과고에서 406명의 등록자를 배출했다. 전체 등록자의 49.3%로 절반에 달하는 인원이 과고 출신인 셈이다. 영재학교 출신은 177명으로 21.5%의 비중이다. 

과고와 영재학교에 이어 일반고 163명(19.8%), 자사고(전국) 33명(4%), 자사고(광역) 26명(3.2%), 자공고 13명(1.6%), 특성화고 5명(0.6%), 외고 1명(0.1%) 순이다. 이외 검정고시에서는 수시 1명, 정시 1명 등 총 2명의 등록자가 나왔으며, 국제학교에서는 수시 2명의 등록자가 나왔다. 

<수시 811명, 정시 13명.. 정시 실적 12개교>
KAIST 입시의 중심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다. 2023학년 KAIST의 모집인원은 외국고전형을 제외하고 824명(이하 모집인원 내외 명)으로 수시 811명, 정시 13명이었다. 반도체 계약학과인 반도체시스템공학과를 신설, 100명을 정원외로 모집하면서 전년 모집인원 713명보다 확대됐다. 
 
수시에서는 30명 내외의 특기자전형을 제외한 781명가량을 모두 학종으로 선발했다. 일반전형 학교장추천전형 고른기회전형으로 세부 전형내용만 다를 뿐 학생부 등 서류와 면접을 기반으로 정성적인 평가를 진행하는 전반적인 틀은 같다. 학종 구조를 갖췄기 때문에 KAIST 등록 실적은 고교의 수시 경쟁력을 판단하는 데 있어 활용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정시 등록자의 경우는 수능 평균 성적이 매우 높은 특징을 지닌다. 자연계 최고 인기 모집단위인 의대에서도 상위권 의대에 필적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공계특성화대 중에서도 손꼽히는 높은 선호도를 바탕으로 KAIST 정시 전형이 수시 도전이 쉽지 않은 재수생, 학생부 관리보다는 수능 성적에 자신 있는 최상위권 재학생의 각축장으로 여겨지고 있는 까닭이다. 

높은 정시 성적을 견인하는 또다른 요소는 대입 제한사항에서 자유로운 ‘군외 대학’ 성격에 있다. 통상 대입에서는 수시에 최초 합격/추가 합격한 경우 정시에 지원할 수 없다. 수능 이전 대학별 고사를 실시하는 수시에 합격, 수능 성적이 좋음에도 정시 지원이 불가능한 ‘수시 납치’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유다. 하지만 수시 합격 시 정시 지원 불가 규정은 KAIST와 무관하다. 수시에 합격했더라도 KAIST엔 지원이 가능하다.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과기원은 수시 6회, 정시 3회라는 지원횟수 제한과 더불어 수시 합격 시 정시 지원불가 등 대입 제한사항의 통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모집인원이 많지 않은 데다 경쟁까지 치열하다 보니 정시를 통한 진학이 ‘좁은 문’일 수밖에 없는 가운데 12개교가 KAIST 정시 실적을 냈다. 일반고인 송도고는 2명의 정시 등록자를 배출했고, 세종과고(과고) 세화고(광역자사고) 단대소프트고(특성화고) 경기고(일반고) 낙생고(일반고) 동원고(일반고) 세종고(일반고) 대진고(일반고) 성지고(일반고) 영흥고(일반고) 한영고(일반고)까지 11개교가 각 1명의 등록자를 배출했다. 

<2023 KAIST 고교별 실적 조사 왜 했나>
베리타스알파의 고교별 실적은 수요자들의 ‘알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고교 선택 잣대를 제공하는 데 의미를 둔다. 특차 성격의 영재학교를 필두로 전기고 후기고 등 고입 시기가 다르고, 설립취지에 기반한 고교유형 역시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고교별 경쟁력을 밝혀 고입의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고교배정제가 아닌 선택제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서열화 우려’란 논리로 수요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기보단 투명한 정보공개로 고교 선택의 기준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실적 조사로 얻을 수 있는 정보의 방점은 ‘수시 경쟁력’에 찍힌다. 수시 전반을 학종으로 운영하는 서울대를 필두로 KAIST 포스텍 지스트 DGIST UNIST 등 학종 중심 입시 체제인 이공계특성화대의 등록 실적은 고교별 수시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학종 중심의 수시 실적은 학교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정시 실적은 정량평가라는 특성에 기반해 고교 시스템과 경쟁력보다는 우수한 개인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학종 중심 수시 실적은 단순 개인의 우수성을 넘어 학교의 교육 프로그램, 교사들의 노력까지 전부 담겨있는 결과물이다. 

이공계특성화대의 실적 조사는 고교 경쟁력 판단을 넘어 영재학교/과고의 진학 상황을 확인, 의대 열풍과 그로 인한 설립취지 위반 문제 등을 살필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영재학교/과고와 이공계특성화대 간 진학 현황을 파악함으로써 본연의 설립 취지인 이공계 인재 양성이 얼마나 잘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 가능하다. 면밀한 실적 조사로 일반고 출신은 이공계특성화대 진학이 쉽지 않다는 편견도 해소할 수 있다. 

일각에선 등록 실적이 아닌 합격 실적을 기준으로 고교 경쟁력을 가늠해야 한단 주장도 나온다. 합격시킬 수 있는 자원들이 많은 고교가 경쟁력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합격 실적은 실질적인 고교 진학 실적으로 보기 어렵다. 현 대입은 수시 6회, 정시 3회의 지원 기회를 부여한다. 지원횟수 제한과 무관한 특수대학과 과기원까지 고려하면 지원횟수는 여기서 더 늘어난다. 극단적인 예로 우수 수험생 1명이 10여 곳의 대학에 중복합격하는 것도 가능하다. 합격 실적을 기준으로 고교 경쟁력을 살피면 실제 진학 의지와 무관한 부풀려진 실적을 거르기 어렵다. 진학 의사가 분명한 등록 실적을 기준으로 경쟁력을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 

<2024 KAIST 960명 내외 모집.. ‘창의도전전형’ 신설, ‘고른기회전형’ 확대>
KAIST는 2024학년 정원내 770명(이하 모집인원 내외 명), 정원외 220명을 모집한다. 무학과로 선발하는 정원내 인원만 전형별로 살펴보면 창의도전 200명, 학교장추천 85명, 일반 350명, 고른기회 50명, 특기자 30명, 수능우수자 15명, 외국고 40명이다. 정원외 모집인원은 반도체시스템공학 100명, 외국인전형 120명이고, 이 중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전형별로 수시 창의도전 20명, 학교장추천 10명, 일반 60명, 고른기회 5명과 정시 수능우수자 5명이다. 

창의도전은 올해 신설한 전형이다. 서류100%로 선발하며 10월 말 합격자를 조기 발표한다. 일반전형과 중복지원이 가능한 특징이다. 창의도전이 200명을 모집하며 일반의 모집인원이 200명 줄어든다. 학교장추천은 면접을 폐지하고 서류100%로 최종 합격자를 결정한다. 합격자 발표시기도 10월 말로 앞당긴다. 일반 고른기회 특기자의 3개 전형은 서류40%+면접60%로 면접 평가의 비중을 확대한다. 고른기회의 학업역량면접에서는 수학 과학의 두 과목에서 영어까지 세 과목을 반영한다. 정시 수능우수자에서는 과탐에서 Ⅰ+Ⅰ 조합도 인정한다. 다만 Ⅱ과목에 응시한 경우, 과탐 과목별 변환표준점수의 5%를 가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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