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 역전’ 일반 1.3%, 지균 1.8%.. 의대 지균 2명 일반 1명

[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28일 서울대 정시 교과평가의 영향력이 작았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서울대 정시서 내신 반영 영향 미미…“1.4%만 당락 바뀌어”’ ‘“서울대 정시, 교과평가 도입 영향 적어… 수능이 당락 좌우”’ 등이다. 모두 진학사가 배포한 ‘2023 서울대 정시, 교과평가의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 자료를 기반으로 한 기사다. 진학사가 자사 사이트를 이용한 2354명의 입시결과를 분석한 결과 교과 성적으로 당락이 바뀐 ‘역전 현상’은 일반이 1.3%, 지균이 1.8%로 나타났다. 일반은 2037명 중 27명이, 지균은 317명 중 6명이 교과평가로 당락이 갈렸다고 분석된다. 진학사와 더불어 언론사들은 이를 토대로 ‘교과평가의 영향력이 미미했다’고 평가한다. 과연 사실일까.

전문가들은 전체 인원 대비 비율로 살펴보면 적은 비율일 수 있으나 당락이 나뉜 결과가 다수 존재한다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해석한다. 게다가 진학사의 분석에 따르면 최상위권인 의예마저도 무려 3명이라는 ‘교과 역전’ 사례가 존재했다. 수의예 역시 2명의 교과 역전이 존재했다. 수능100%로 진행하던 전형에 교과평가를 반영함으로써 합격할 수 있었던 수능 우수 학생이 떨어지고, 학생부가 우수한 학생이 합격한 셈이다.

전문가들 역시 관점의 차이라고 입을 모은다. 교과평가로 합불이 갈린 경우가 있어 이에 집중하면 영향력이 컸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중동고 이승용 진학기획교사는 “서울대 정시 진학지도부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적 있는데 대략적으로 2,3점 정도는 뒤집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실제 아이들 사례라고 하면 그 이상 영향을 준 단위도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고교 현장 역시 교과평가를 고려해 아슬아슬하게 지원하진 않았다는 설명이다.

서울대의 정시 교과평가 반영은 재수생 독식의 흐름을 끊은 반전카드로 평가된다. 재학생 비율이 3년 만에 40%대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2023 서울대 정시모집 선발결과’에 따르면 재학생 비율은 2022학년 38.4%에서 2.7%p 상승한 41.1%였다. 반대로 재수/삼수 이상의 비율은 57.3%로 2022학년 58.5%에서 1.2%p 하락했다.

고교 현장에선 정시 교과평가가 본 취지였던 ‘공교육 안정화’에도 영향을 줬다고 평가한다. 포항제철고 최도식 진학연구부장은 “교과평가 반영이 수업 태도나 의지 등에 대해선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며 “공교육 살리는 분명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번 교과 반영으로 재수생 증가와 재학생 감소 추세가 꺾이는 등 사실상 도입의 성과가 드러나는 것을 넘어서 공교육 안정화와 N수 축소까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셈이다.

/사진=서울대 제공
/사진=서울대 제공

 

<의대마저 교과 역전.. 일반 27명 지균 6명>
진학사가 2023학년 정시 서울대 점수공개 서비스를 이용한 2354명의 입시결과를 분석한 결과, 일반에서는 2037명 중 27명(1.3%), 지균은 317명 중 6명(1.8%)이 교과평가로 인해 당락이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교과평가로 인해 당락이 갈린 경우가 있어 사실상 영향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비율은 1.3% 1.8%에 그쳤지만 당락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인 셈이다. 서울대는 2023학년부터 교과이수정도, 교과성취도, 교과학업수행 등을 정성평가해 지역은 40%를, 일반은 2단계에서 20%를 반영했다.

이번 진학사의 추정 결과에 따르면 의약계열에서도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최상위권 모집단위인 만큼 관심도가 높은 학과 역시 교과평가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다. 의예가 지균 2명, 일반 1명, 수의예가 일반에서 2명의 교과 역전이 발생했다. 전 모집단위로 범위를 넓히면 지균은 3개 모집단위에서 6명, 일반은 20개 모집단위에서 27명이 교과평가로 인해 당락이 나뉘었다. 모집단위별로 살펴보면 지균에서는 의예 2명, 공대 3명, 인문계열 1명으로 3개 모집단위에서 6명의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일반에서는 의예 1명, 수의예 2명을 포함해 인문계열 3명, 경제 건설환경공 컴공 화생공 각 2명, 물리 지구환경과학 간호 경영 기계공 전기정보공 건축 원자핵공 산림과학 바이오시스템소재 영어교육 사회교육 물리교육 각 1명의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특히 최고점과 최저점 차이가 큰 곳에서 역전 현상이 다수 발생했다. 서울대 점수 산출 방식은 각 모집단위의 최고점 학생과 1단계 통과 최저점 학생의 점수 차이가 클수록 교과 평가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게 되는 구조다. 일반에서 최고점 학생과 1단계 통과 최저점의 차이가 50점 이상이었던 곳은 모두 6개 모집단위였으며 이들 모두 역전 케이스가 발생했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 역시 “1단계 합격자 수능 성적 분포(최고점-최저점)가 20점 이상일 경우에는 (교과평가가) 환산식상 수능 점수를 6점 이상 역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지원자 수 대비 합격률 ‘검정고시 최저’.. ‘검정고시 불리함 드러나’
검정고시 출신의 성적이 재학생과 졸업생 대비 나쁘지 않았음에도 합격률이 저조했다는 분석도 함께한다. 진학사는 일반전형의 인문계열 등 여러 모집단위에서 수능 성적으로 최상위권 학생이 불합격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 검정고시생이 서울대 합격에서 불리함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지원자 수 대비 합격률 역시 재학생, 졸업생, 검정고시 순으로 나타났다. 검정고시의 경우 교과평가를 위해 학생부 대체서식을 제출하도록 했으나 세특 내용 전체가 나오는 재학생/졸업생 대비 다소 부족한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는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검정고시 학생부 대체서식에 대한 구체적 예시나 홍보 등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한다.

합격자들의 수능 성적 평균을 비교해 보면 일반전형만 지원할 수 있는 검정고시 학생의 수능 평균 성적이 402.8점으로 가장 높았다. 재학생은 일반 지원자의 수능 평균 성적이 401.37점, 지균은 400.65점이었다. 졸업생은 일반 400.26점, 지균 399.09점으로 나타났다. 재학생이 졸업생보다 다소 높은 수능 성적을 받았고, 일반이 지균보다 합격자의 수능 성적이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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