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수능 효과에 의약블랙홀/반도체지원 겹치며 ‘이과 전성시대’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지난해 첫 통합수능의 문이과 유불리에 대한 학습효과가 번지며, 올해 고2 학생이 치른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에서 이과 응시자가 문과 응시자를 첫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9일 부산교육청 주관으로 치러진 고2 6월학평에서 과탐 응시자(이과)는 26만3434명으로 사탐 응시자(문과) 25만5770명보다 7664명 더 많다. 이미 고2는 3월학평부터 이과가 문과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3월24일 서울교육청 주관으로 치러진 3월학평 고2 탐구 응시자 가운데, 사탐은 18만5499명, 과탐은 20만410명으로 과탐 응시자가 1만4911명 더 많다. 

지난해 첫 통합수능의 문이과 유불리에 대한 학습효과가 번지며, 올해 고2 학생이 치른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이과 응시자가 문과 응시자를 첫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지난해 첫 통합수능의 문이과 유불리에 대한 학습효과가 번지며, 올해 고2 학생이 치른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이과 응시자가 문과 응시자를 첫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통상 대입에서 수학 확률과통계, 사탐을 선택한 학생을 문과, 수학 미적분/기하, 과탐을 선택한 학생을 이과로 분류한다. 기존에는 문과생이 더 많았지만, 이과가 문과를 추월한 건 이번이 첫 사례다. 고3과 N수생이 응시하는 6월모평에서도 사탐 응시자가 더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통합수능 영향이 고교현장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다. 고2에서 먼저 이과 추월현상이 나타난 건, 당장 수능을 치러야 하는 고3보다 상대적으로 수능 준비 기간에 여유가 있어 선택과목 변경이 용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종로학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고2 6월학평/3월학평 탐구 영역 선택과목별 응시현황 분석결과’를 20일 밝혔다. 

종로학원 오종운 평가이사는 “지난해 첫 치러진 통합형 수능은 수학 미적분/기하 선택자가 확률과통계 선택자보다 높은 표준점수를 받고 탐구에서도 변별력이 큰 과탐 응시생이 높은 표준점수를 받아 이과생에게 유리하다”며 “이 때문에 이과 응시생이 종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 이사는 “2022학년부터 약대에서 학부생을 선발했고 2023학년에는 상위권 대학에 반도체공학과 계약학과가 신설된다는 점, 2023~2024학년 수도권 대학에 반도체공학 관련 전공이 신설/증원된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역대 첫’ 고2 이과생 ‘추월’>
종로학원의 ‘2022년 고2 3월학평/6월학평 통계자료 분석’에 따르면, 최근 치러진 고2 6월학평에서 과탐 전체 응시자(이과)가 26만3434명으로 사탐 전체 응시자(문과) 25만5770명보다 7664명 더 많다. 이미 고2는 3월학평부터 과탐 응시자가 사탐 응시자를 추월한다. 사탐은 18만5499명, 과탐은 20만410명으로 과탐 응시자가 1만4911명 더 많다. 이처럼 과탐 응시자가 사탐 응시자를 추월한 건 역대 수능 모의고사에서 첫 역전한 사례다. 과탐은 물리학Ⅰ 화학Ⅰ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 사탐은 생활과윤리 윤리와사상 한국지리 세계지리 동아시아사 세계사 경제 정치와법 사회문화에 응시한 학생 기준이다. 

최근까지 고교 재학생과 N수생의 경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탐 응시자가 과탐 응시자보다 항상 많았다. 지난해와 동일 기준으로 비교하면 2021년 고2 6월학평에서는 사탐 응시자가 더 많았다. 사탐은 29만8363명, 과탐은 27만2022명으로 사탐이 2만6341명 더 많다. 2021년 고2 3월학평도 마찬가지로 사탐이 더 많다. 사탐은 24만9211명, 과탐은 23만420명으로 사탐이 1만8791명 더 많다.

심지어 올해 고3 재학생과 N수생이 응시한 2022년(2023학년) 6월모평 채점 결과를 보면 아직 사탐이 더 많다. 사탐은 39만4731명, 과탐은 27만2269명으로 사탐이 2만2462명 더 많다. 지난해 첫 통합수능으로 치러진 2022수능에서도 사탐 응시자 39만4731명, 과탐 응시자 37만2269명으로 사탐이 2만2462명 더 많다. 

한 교육전문가는 “고3 학생은 상위권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표점을 얻을 수 있는 선택과목으로 변경하는 추세지만, 이 같은 흐름은 고2 학생들에게 더 활발하게 일어났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당장 수능을 치러야 하는 고3 학생과 달리, 고2 학생은 수능까지 선택과목을 변경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 선택과목 변경이 상대적으로 수월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통합수능에 대한 개선 요구가 지난해 3월학평부터 불거졌지만, 교육부는 올해도 개편 없는 통합수능을 진행한다고 밝히면서, 대입지형을 ‘수학 한 줄 세우기’ 식으로 왜곡시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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