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수생 이미 지난해 ‘역대 최다’ 8만2천명 ‘16%’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지난해 통합형 수능 유불리에 대한 학습효과로 인해 입시에 재도전하는 반수생이 역대급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올해 수능을 준비하는 재학생은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됐다. 지난해 이미 반수생 규모가 역대 최다였지만, 올해 반수생은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도 개편 없는 통합형 수능이 진행되는 만큼 학원가에는 대입 반수반 강의를 신청하려는 학생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교차지원을 통해 대학 간판을 높이는 데 성공했지만 대학 진학 후 해당 학과가 적성에 맞지 않다고 여긴 이과생이나, 의약계열 등 이과 최상위학과로 진학하기 위해 또다시 반수를 결심하는 이과생이 줄을 잇고 있다는 것이다. 이과생의 ‘문과 대침공’으로 인해 원하는 대학보다 하향 지원한 문과생도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해서라도 반수를 통해 대입에 재도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통합형 수능에서 선택과목에 따라 점수가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에 이과생이든 문과생이든 혼란이 컸다”며 “반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반수생은 2013학년 7만5876명을 기록한 이후 2020학년까지 7만명대를 유지, 2021학년 첫 8만명대를 돌파했다. 첫 통합형 수능이 치러진 지난해에는 8만2006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전체 수능 응시인원인 50만9821명의 16% 수준이다. 올해는 지난해 수능의 학습효과와 정시 확대, 의약계열 선호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반수생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종로학원은 이 같은 내용의 반수생 규모 추정 분석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2013학년부터 2022학년까지의 평가원 모의고사와 수능 접수자를 기준으로 한다.

지난해 통합형 수능 유불리에 대한 학습효과로 인해 입시에 재도전하는 반수생이 역대급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지난해 통합형 수능 유불리에 대한 학습효과로 인해 입시에 재도전하는 반수생이 역대급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10년간 반수생 꾸준히 증가.. 지난해 ‘역대 최다’>
종로학원의 ‘2013~2022학년 평가원 모의고사와 수능 접수자 기준 반수생 규모 추정 결과’ 분석자료를 보면, 지난해 수능에서 반수생이 역대 최다 인원을 기록했다. 반수생 규모는 2013학년 수능에서 7만5876명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21학년 수능에서 사상 최초로 8만명을 돌파했다. 2021학년 수능에서 8만3명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인 2022학년 수능에서는 8만2006명까지 늘어났다. 2022학년의 경우 수능 응시인원인 50만9821명의 16%에 달하는 인원이 반수생이었다.

반수생 인원은 2013학년 7만5876명, 2014학년 6만8284명, 2015학년 7만2770명, 2016학년 7만5130명, 2017학년 7만404명, 2018학년 7만2778명, 2019학년 7만850명, 2020학년 7만6612명, 2021학년 8만3명, 2022학년 8만2006명으로 추산됐다. 10년 전에 비해 반수생이 1만명가량 증가한 것이다. 

올해도 개선 없는 통합형 수능이 진행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표점 획득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이과생의 반수 도전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수능에서 극단적으로 발생한 수학의 표준점수 격차가 올해 3월학평과 4월학평에서 더욱 벌어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미 대입에 성공한 이과생의 반수 참여가 1학기 중간고사 이후 본격적으로 가속화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달 2일 종로학원이 발표한 ‘고3 4월학평 채점결과 분석’ 자료를 보면, 문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확률과통계 표점 최고점이 154점인 반면, 미적분은 160점, 기하는 159점으로 격차가 6점이나 됐다. 2022학년 수능 당시엔 확통과 미적 표점 최고점 격차는 3점이었다. 유불리가 극단적으로 발생했던 지난해 수능보다 올해 4평 표점 격차가 무려 2배 더 증가한 것이다. 미적 선택이 유리하다는 학습효과가 미적 쏠림을 만들고 우수학생의 미적 쏠림이 심해지면서 선택과목 간 표점 격차도 극단적인 양상으로 벌어지는 양상이다.

지난해보다 더욱 벌어진 표점으로 인해 올해 더욱 유리한 고지를 점한 이과생은 교차지원에 성공했음에도 의약계열 등 이과 최상위학과 또는 원하는 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또다시 반수를 선택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유웨이가 운영하는 입시정보포털 유웨이닷컴이 지난해 입시에서 인문계 모집단위로 교차지원한 이과생 45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통합형 수능으로 교차지원에 성공한 대학생의 55.9%가 반수를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통합형 수능의 유불리 현상을 활용해 인문계 교차지원으로 대학 간판을 높이는 데 성공한 이과생 2명 중 1명이 올해 또다시 반수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이과생의 ‘문과 침공’으로 인해 희망 대학 진학에 실패한 문과생이 미적이나 기하로 선택과목을 변경해서라도 반수를 통한 재도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N수/반수생이 본격적으로 합류하는 6월모평 이전에도 이미 인문계 상위권을 중심으로 선택과목 변경 흐름은 감지되고 있다. 서울교육청이 발표한 3월학평 채점결과 수학에서 미적 응시율은 지난해 3월 33.65%에서 올해 39.08%로 5.43%p 증가했다. 인문계 입지가 줄어들면서 미적 또는 기하로의 과목 변경 시 추가적인 학습 리스크가 발생할 것을 감안하고도 이 같은 선택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통합형 수능의 문이과 유불리는 구조적으로 해결 불가능다는 데서 이와 같은 현상은 매년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교육당국이 나서 통합형 수능을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임성호 대표는 “대학이 지원 조건을 바꾸는 방법도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판단과 보완은 교육부가 나서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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