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학교 불합격자/합격자 모두 지원 가능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대전동신과고를 시작으로 이달 12일부터 과고 입시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지역별로 세부적인 원서접수 일정이 다르지만 전국 20개 과고는 모두 27일~9월5일까지 원서접수를 마무리한다. 과고엔 최근 2단계까지 전형결과가 발표된 영재학교에서 불합격한 학생들은 물론 현재 전형이 진행 중인 학생들 역시 합격 여부와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다. 이공계 특성화 고교에 진학할 수 있는 또 한 번의 기회가 남아있는 셈이다.
과고 원서접수 전 준비해야 할 가장 중요한 서류는 단연 자기소개서다. 학생부를 통해 드러나는 장점은 부각하고 단점은 보완할 수 있는 무기가 되기 때문이다. 세종과고와 인천과고 등은 설명회 영상과 자료를 홈페이지에 공개하면서 자소서 작성 팁과 함께 자소서의 문항별로 긍적적 부정적 사례를 상세히 소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물론 학교 측에서 참고로 제시한 자료를 그대로 따라하는 건 본인의 차별성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양해야 하지만,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한다면 완성도 있는 자소서를 작성하는데 도움이 된다. 과고의 자소서 문항은 크게 지원동기와 진로계획, 수학 과학분야에서의 탐구활동, 인성관련 활동으로 구성된다. 학교마다 글자 수가 차이가 있긴 하지만 자소서 문항 구성은 전국 20개 과고 모두 비슷하다.
과고는 영재학교와 달리 광역단위 선발로 제한하고 있다. 거주지 내에 있는 과고에만 지원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서울권에선 세종/한성과고, 경남권에선 경남/창원과고, 경북권에선 경산/경북과고, 부산권에선 부산/부산일과고, 인천권에선 인천/인천진산과고, 각 2개교에 지원할 수 있고, 나머지 지역에선 대구일과고 대전동신과고 울산과고 전남과고 전북과고 제주과고 충남과고 충북과고 1개교에 지원할 수 있다. 경기권에서 지원할 수 있는 과고 역시 현재는 경기북과고 1개뿐이다. 단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과고가 없는 지역(광주 세종)은 예외적으로 타 지역 과고로 지원이 가능하다.
전기모집 고교로 분류되는 과고는 타 전기고와 동시지원이 불가하다. 과고에 지원했다면 합불 여부와 무관하게 체고 예고 마이스터고 특성화고에 모두 지원할 수 없다. 후기고인 자사고와 일반고의 지원은 과고의 합격 여부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만일 과고에 합격했다면 등록 여부와는 무관하게 후기고 지원이 모두 제한된다. 과고 합격을 포기하더라도 자사고와 일반고에 지원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다만 불합격할 시에는 곧바로 자사고와 일반고 지원이 가능하다.

<과고 20개교 1642명.. 일반 1310명, 사회통합 329명 ‘동일’>
올해 전국 20개 과고의 모집인원은 정원내 총 1642명이다. 전형별 모집인원은 일반 1310명, 사회통합 329명, 우선선발전형인 충북과고의 AI과학인재 3명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모집인원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권이다. 세종 160명(일반 128명/사회통합 32명), 한성 140명(112명/28명) 등 총 300명으로 최대 규모다. 이어 경남 지역이 경남 100명(80명/20명), 창원 80명(64명/16명)으로 180명, 부산 지역이 부산과 부산일 각 90명(72명/18명)으로 180명을 모집한다. 인천 지역은 인천과 인천진산 각 80명(64명/16명)으로 160명을 모집한다.
2개 과고 체제인 지역의 모집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전국에서 가장 많은 중3 수험생을 보유한 경기권은 경기북 1개교 체제다. 모집인원이 100명(80명/20명)으로 학교별 모집인원이 적은 것은 아니지만, 많은 지원자가 한 곳으로 몰리면서 매년 20개교 중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어 대구일 대전동신 전남 각 80명(64명/16명), 울산 충남 각 72명(57명/15명), 전북 64명(52명/12명), 강원 경북 경산 각 60명(48명/12명), 충북 54명(일반40명/AI과학인재3명/사통11명)의 모집인원이다. 모집인원이 가장 적은 제주는 40명(32명/8명)을 모집한다. 경북 지역의 경북과 경산은 각 60명을 모집해 2개 과고 체제인 타 지역 대비 모집 규모가 작다.
<과고가 말하는 자소서 작성 팁.. ‘구체적 사례 중심’ 중요>
과고의 1단계 서류평가는 자소서 학생부 추천서를 종합평가한다. 학생부를 통해 학업성취도를 주로 보여주게 된다면 자소서는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수학과학에 대한 열정, 지적호기심 등을 드러낼 수 있는 자료다.
학교마다 글자 수와 구체적인 질문내용은 일부 다르지만 자기주도적 학습경험, 진로계획, 수학/과학 탐구활동, 인성 관련 활동 등은 공통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세종과고의 자소서 문항을 예시로 살펴보면, 1번 문항은 ‘중학교 재학기간 동안 최근 3년의 기간 중 자신의 꿈과 끼를 살리기 위해 수행했던 진로탐색 활동을 쓰고, 앞으로의 진로계획을 구체적으로 기술하시오’, 2~3번 문항은 ‘과학/수학 분야에서 자기주도적으로 수행한 탐구 사례를 자세하게 기술하시오’, 4번 문항은 ‘지원자가 배려 나눔 협력 타인존중 규칙준수 대인관계 소통능력 리더십과 같은 덕목들 중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하시오’다.
과고에서 자소서와 관련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은 구체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본인을 소개해달라는 것이다. 세종과고가 입학설명회 영상을 통해 안내한 자소서 작성 팁을 살펴보면, 자소서 작성은 먼저 자신의 중학교 생활을 되돌아보는데서 시작할 것을 권장했다. 그 중에서 자신에게 의미있었던 몇 가지 활동들을 선택해 소개해보라는 것이다. 다만 활동의 성과나 결과를 단순히 나열하는데 그치는 것은 반드시 지양해야할 부분이다. 활동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면서 과정에서 본인이 배우고 느낀 점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문장력이 뛰어나지 않은 것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입을 모았다. 오히려 지원자의 나이에 맞게 본인의 말로 전달하는 것이 더 좋게 보일 수 있으니, 교사가 학생의 자소서를 수정하기 보단 학생이 직접 퇴고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문항별로 살펴보면 학습경험과 향후 진로계획, 지원동기 등을 묻는 1번은 현재 자신이 갖고 있는 꿈에 영향을 준 활동 경험을 중심으로 풀어내면 된다.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학업에 임한 경험, 호기심을 발전시기키 위해 노력했던 내용, 앞으로 이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계획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라는 설명이다. 인천과고는 “앞으로 공부를 잘하고 싶은 의지나 마음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며 “관심사에 대해 평소 꾸준히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2~3번 수학 과학분야 탐구사례는 관심주제에 대한 실험 탐구활동 학습 등을 모두 포함한다. 과학 수학 과목의 학습 방법을 기술하듯이 보고서 형식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듯 스토리 형식으로 작성하면 된다. 왜 해당 활동을 하게 됐는지, 왜 해당 활동이 의미가 있는 것인지가 잘 드러나는 것이 좋다. 탐구했던 주제가 정확하게 표현돼 있는지도 중요하다. 아울러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학습하는 선행개념을 쓰는 것이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오히려 학생이 스스로 탐구한 것이 맞는지 진실성이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종과고는 “중학교에서 학습한 개념을 바탕으로 스스로 탐구한 사례를 쓰는 것이 가장 좋은 내용의 자기소개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4번은 인성적 측면을 강조하는 항목이다. 배려 나눔 협력 타인존중 갈등관리 등 여러 가지 인성요소들이 제시돼 있는데 글자 수가 제한된 만큼 모든 인성 요소에 관한 사례를 나열하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본인의 성숙한 가치관이 드러나는 몇 가지 사례를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것이 좋다. 인천과고의 경우에는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는 능력과 타인을 배려하는 의지, 이해하려는 자세를 표현할 것을 강조했다. “자신의 행동이 옳은 행동이었음을 포장하려하기 보다는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드러난다면 더 좋은 자기소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는 자소서에 금지되는 내용을 포함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과고는 모두 공통적으로 올림피아드(KMO 등), 교내외 각종대회의 입상실적, 교과와 관련된 각종 인증시험 점수, 영재학급/영재교육원 교육 및 수료여부, 부모 및 친인적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를 암시하는 내용 등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단 대회나 주관 기관명은 절대 기재할 수 없으나 이를 준비하거나 활동하면서 지원자 자신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해 학습계획을 세우고 실천한 학습경험에 대해서는 그 내용을 기술할 수 있다. 어떤 주제로 어떻게 탐구했고, 무엇을 배웠는지를 중심으로 작성하면 된다.
<2024경쟁률 3.49대1.. 경기북 8.9대1 ‘최고’>
지난해 실시한 2024학년 과고 경쟁률은 정원내 기준 3.49대1로 나타났다. 1638명 모집에 5714명이 지원했다. 2023학년 동일한 인원 모집에 5739명이 지원해 3.5대1을 기록한 데 비하면, 지원자가 25명 감소했다.
학교별로 경쟁률을 살펴보면 10개교가 하락하고 10개교가 상승했다. 경쟁률이 하락한 과고는 한성(4.66대1) 대전동신(3.58대1) 충북(3.13대1) 부산일(2.9대1) 경남(2.89대1) 대구일(2.8대1) 창원(2.75대1) 경산(2.38대1) 부산(2.3대1) 전북(2.05대1)다. 상승한 과고는 경기북(8.9대1) 세종(4.03대1) 인천(3.51대1) 제주(3.28대1) 인천진산(3.2대1) 울산(2.93대1) 충남(2.89대1) 전남(2.78대1) 강원(2.67대1) 경북(2.27대1)다.
경쟁률이 소폭 하락한 배경으로는 의대 진학 제재 강화가 꼽힌다. 수학과 과학에 강점을 가지는 최상위권 학생 중 의대를 희망하는 학생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의대 진학 제재를 가하는 과고를 택하는 학생이 감소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20개 과고는 의대 약대 치대 한의대 수의대 등 의약계열에 지원할 시 장학금을 환수하고 진로 진학 지도를 중단하는 등 진학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공계 인재를 양성한다는 설립 취지에 어긋난다는 차원이다.
다만 경쟁률이 하락폭이 작았던 것은 이공계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유지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상위15개대(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가 4차 산업 관련 8개 일반 학과, 5개 계약 학과를 신설, 이공계열 진출 분야가 넓어졌다. 올해도 서울대 첨단융합학부를 비롯해 GIST DGIST UNIST가 반도체 계약 학과 등 다양한 첨단 학과를 신설하면서 수험생의 과고 선호도가 유지돼 하락 효과가 상쇄됐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3 학생 수가 감소한 것도 경쟁률 하락의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과고 소재 지역의 중3 학생 수는 44만5558명으로, 전년 45만495명보다 감소했다. 과고 모집인원은 지난해와 동일한 반면 입시 대상자인 중3 학생 수가 전년보다 줄어 경쟁률 하락 구조였다는 것이다. 올해는 중3 학생 수가 더 감소한다. 지난해 중2 학생 수로 유추해보면 올해 중3 학생 수는 42만8014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7544명 줄어든다.
과고 최고 경쟁률은 매년 경기북이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역시 100명 모집에 890명이 지원하며 8.9대1의 압도적인 경쟁률로 마감됐다. 20개교의 평균 경쟁률 3.49대1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경기북의 경쟁률이 다른 19개교보다 이례적으로 높은 건 중3 학생 수 대비 과고 정원이 적은 특수한 구조 때문이다. 광역 모집을 실시하는 과고는 거주지 인근 과고에만 지원할 수 있는데, 경기는 중3 학생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지만 과고는 경기북 한 곳인 데다 정원도 100명으로 적다. 2023학년 중3 학생 수를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경기의 과고 정원 1인당 학생 수는 1261명으로 서울의 226명보다 5배 이상 많다. 이에 경기교육청은 경기 지역 과고를 2개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황이다.
<원서접수 대전동신 8월12일 개시>
올해 과고 원서접수 일정은 대전동신과고가 가장 빠르다. 8월12일부터 27일까지다. 2주가 넘는 긴 기간 원서접수를 실시하는 점이 특징이다. 접수가 가장 늦게 끝나는 곳은 전북과 전남이다. 두 과고 모두 9월2일에 원서접수를 시작해 5일까지 진행한다.
3단계 전형을 실시하는 5개교는 9월 말에서 10월 초 1단계 합격자를 발표한다. 발표일은 대전동신 인천 인천진산이 9월27일, 경남이 10월2일, 창원이 7일이다. 2단계 또는 3단계 면접은 모두 11월 중순에서 말에 실시한다. 경기북 경북 경산 전북 전남 인천 인천진산이 11월15일로 가장 빠르고, 대구일 대전동신이 16일에 실시한다. 제주가 18일, 충남 충북 강원이 22일, 세종 한성이 23일, 부산 부산일 울산 경남 창원이 25일에 실시한다.
최종합격자 발표는 11월 말에서 12월 초에 이뤄진다. 경북 경산이 11월25일에 가장 먼저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고, 12월6일 대전동신 충북 부산 부산일을 마지막으로 발표가 마무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