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원서접수 9월23일부터 27일까지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21일 시행된 2025 법학적성시험(LEET)에 역대 최다 인원이 응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가 25일 발표한 ‘2025 법학적성시험 시행결과’에 따르면, 올해 응시인원은 총 1만7519명을 기록했다. 지원자 1만9400명의 90.3%에 해당하는 인원이다. 지난해 1만5647명보다 1872명 증가한 규모로, 2009년부터 올해까지 총 16회 시행된 LEET 역사상 가장 많은 인원이 응시했다. 2019학년부터 시작된 역대 최다 응시생 기록이 7년 연속 경신된 셈이다. 올해 LEET는 이미 접수인원부터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응시인원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로스쿨 지원자도 증가하는 만큼 로스쿨 경쟁률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속화하고 있는 로스쿨 열풍은 지속되는 취업난에 따른 대학 졸업(예정)자의 전문직 선호 현상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연계에서 의대열풍이 매년 심화하고 있는 것처럼 인문계에서는 유일한 전문직 통로인 로스쿨열풍이 계속해서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다. 로스쿨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늘어나는 반수도 응시생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학점을 세탁하는 용도와 SKY 로스쿨 진학 등을 목표로 재응시하는 것이다. 로스쿨의 학점은 추후 검사 로클럭 대형로펌 진출에도 영향을 줘 학점이 좋지 않은 경우 재입학을 준비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까지 가장 큰 영향을 줬던 사법시험 폐지는 2017년 폐지 이후 시간이 지나 점차 영향력이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LEET는 로스쿨 교육을 이수하는 데 필요한 수학 능력과 법조인으로서 지녀야 할 기본적 소양, 잠재적 적성을 가지고 있는지 측정하는 시험이다. 전국 25개 로스쿨 모두 필수 전형요소로 활용하고 있고, 실질 반영 비율이 가장 높다. 올해 LEET 출제의 기본방향을 살펴보면, 가능한 한 다양한 학문 영역에 관련된 소재를 활용해 통합적으로 출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억력에 의존하는 평가를 지양하고 분석력, 추리력, 종합적 비판력, 창의적 적용 능력 같은 고차원적 사고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측정하려 했다고 법전협 측은 설명했다. 특정한 전공 영역에 유리한 문항이나 시중 모의고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재도 가능한 출제에서 배제했다. 문제지와 정답은 법학적성시험 홈페이지에 탑재됐다.
LEET성적은 8월20일 법학적성시험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성적표에는 영역별 표준점수와 표준점수에 해당하는 백분위가 표기된다. 논술영역의 경우 추후 수험생이 지원하는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채점, 그 활용여부를 결정한다.

<2025 LEET 응시자 ‘또다시’ 역대 최다.. 1만7519명>
법전협이 25일 발표한 ‘2025 법학적성시험 시행결과’에 따르면, 올해 LEET에는 전체 지원자 1만9400명의 90.3%인 1만7519명이 응시했다. 지구별로는 서울 1만2360명, 수원 1268명, 부산 1087명, 대구 763명, 광주 540명, 전주 341명, 대전 865명, 춘천 168명, 제주 127명이다. 결시자는 원서접수 마감 이후 응시를 포기(환불)한 인원을 포함해 총 1881명이다.
최근 LEET 응시인원은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첫 시험 이후 7000명대 응시규모를 보이다, 2013학년에는 역대 가장 적은 6980명이 응시하기도 했다. 2016학년부터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6학년 7579명이던 응시인원은 2017학년 8110명, 2018학년 9408명, 2019학년 9740명, 2020학년 1만291명으로 1만명을 넘겼으며 2021학년 1만1150명, 2022학년 1만2622명, 2023학년 1만3193명, 2024학년 1만5647명에 이어 올해는 1만7519명까지 증가한 상태다.
LEET 응시인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원인으로는 이전까지 사법시험 폐지가 꼽혔으나, 최근에는 취업난에 의해 전문직을 선호하는 성향이 더 큰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취업난이 계속되면서 대학 졸업자, 졸업예정자들이 전문직인 법조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미 로스쿨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LEET에 재응시하는 ‘반수’의 영향도 커졌다. 로스쿨에서 학점은 추후 검사/로클럭/대형로펌으로의 진출에도 영향을 줘 학점이 좋지 않은 경우 로스쿨 재입학을 준비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클럭 등의 경력이 있는 경우 임기 이후 대형로펌에서 경력 변호사로 대우하는 곳도 있어 취업과도 직접적으로 연계된다고 볼 수 있다.
경제적 취약계층의 LEET 응시 증가도 영향이 있다. 로스쿨 취약계층 선발비율을 확대하고, 취약계층 학생 대상으로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는 등의 지원방안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LEET 응시료 면제대상인 경제적 취약계층 응시자는 752명이다. 2022학년 449명, 2023학년 595명, 2024학년 682명에 이어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이전까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던 사법시험 폐지의 경우, 국내 법조인력 양성의 ‘중추’ 역할을 해왔지만 로스쿨 도입으로 인해 2017년 2차 시험과 3차 시험을 끝으로 완전히 폐지됐다. 사시가 법조계의 배타적 독점체제를 만든 원인이며, 고시 장수생을 양산해 국가인력 낭비를 초래한다는 이유로 참여정부가 법조인 양성체계를 로스쿨로 바꾼 데 따른 것이다. 사시 폐지 후 법조인력이 되기 위해서는 로스쿨 진학이 유일한 방법이 되면서, 로스쿨 진학의 전제조건인 LEET 응시자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사시가 완전히 폐지된 해인 2018학년 LEET 응시자가 1회 시험 이후 처음으로 9000명대를 돌파하면서 이미 응시인원 증가 추세가 나타났던 상황이다. 그간 사시를 준비하던 수험생들이 2016년 실시된 마지막 1차 시험 탈락 후 로스쿨 진학으로 방향을 전환하며 다수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는 폐지 이후 시간이 지나 영향력이 미미해졌다.
<2025 LEET 어떻게 출제됐나>
- 언어이해.. ‘사법심사 결과가 여론에 미치는 영향’ 등
법전협이 공개한 2025 LEET 출제 기본방향을 살펴보면, 1교시 언어이해 영역은 인문학과 사학과학 자연과학 등 학문의 담론이나 연구 동향을 기본으로 삼았다. 내용 및 표현에서 교육적 가치가 높은 텍스트, 특히 법조인에게 요구되는 수준 높은 교양과 통찰이 담긴 글을 제시문으로 활용했다. 예년과 같이 ‘인문’ ‘사회’ ‘과학기술’ ‘규범’ 4개 영역으로 출제했으며, 세트당 3문항 총 10세트 30문항으로 구성했다.
△인문 분야 중 문학 관련으로는 연극성의 개념을 중심으로 희곡의 무대화 과정을 새롭게 이해하는 시각을 담은 제시문을 바탕으로 출제했다. 사학 관련 주제로는 성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고대 그리스와 로마 사회의 이면을 파헤친 제시문을, 철학 관련 주제로는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론’과 ‘크리톤’에 대한 해석상의 논란을 중심으로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선택에 대한 현대 철학의 다양한 해석을 담은 제시문을 출제했다. △사회 분야에서는 정치 관련 주제로 사법심사의 결과가 여론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설명하는 네 가지 모델을 비판적으로 논의하는 제시문을 활용했다. 경제 관련 주제로는 경제성장 모델 중 하나인 솔로우 성장모형을 통해 생산능력의 장기적 변동을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제시문이 주어졌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생물 주제와 관련해 혈액 속 헴 물질 이상과 관련한 포르피린증 질환에 대해 다루는 제시문을 제시했다. 기술 주제와 관련해서는 데이터베이스의 체계적 관리를 위한 소프트웨어 표준 질의언어를 다루는 제시문을 통해 문항을 구성했다. △규범 분야에서는 법문학 주제와 관련해 19세기 영국에서 유행한 범죄소설의 출현 배경과 독자의 반응을 통해 법의 성격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제시문이 주어졌다. 생명윤리법 주제와 관련해서는 배아 생성 이후 남겨진 잔여 배아의 처리와 관련한 법률적, 윤리적 논란을 독일 법과 한국 법을 통해 파헤치는 제시문이 주어졌다.
법전협은 “내용과 표현이 난삽한 제시문을 최대한 줄이고, 측정 목표가 분명하도록 문항을 설계해 수험생의 독해력과 사고력을 제대로 평가하려 했다. 제시문의 정보량을 다소 줄이고 가독성은 최대한 높여 비본질적인 측정 요소가 평가에 개입하는 것을 최대한 차단했다. 이와 함께 제시문의 정보를 다양한 외부 자료에 적용해 추론, 비판, 평가 등 문제해결 능력을 측정하는 다수의 문항도 설계했다”고 밝혔다.
- 추리논증.. 전체 글자 수 축소
2교시 추리논증 영역에선 지난해보다 전체 글자 수를 줄였다. 읽기에 소비되는 시간을 줄이고 좀 더 논리적 구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규범 인문 사회 과학기술과 같은 학문 영역별 문항 수는 예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규범 영역의 문항은 헌법 민법 형법 행정법 소비자법 경쟁법 국제사법 등 소재를 다양화하면서도 법학지식을 측정하지 않도록 했다. 법 개정 전후의 차이, 법 개정 순서에 따라 개정의 효력이 달라지는 점, 견해에 따른 위법성의 평가 등 기존엔 출제되지 않았지만 법학을 전공할 사람이 알아야 할 중요한 내용도 출제했다.
인문 영역의 문항은 형이상학 언어학 미학 인지과학 등의 주제를 담고 있으며, 사회과학 영역에서는 경제학 심리학 정치학 사회학 행정학 등의 글을 활용했다. 과학 영역은 생물학 물리학 화학 등의 소재를 활용해 문항의 내용이 한 쪽으로 치우지지 않도록 했다. 전체 문항에서 추리 문항과 논증 문항은 비슷한 분량으로 구성했다.
- 논술.. 2문항 모두 ‘사례형’
3교시 논술영역은 2문항 모두 사례형으로 출제했다. 제시된 사례를 적절하게 분석하고 쟁점을 정확하게 도출하는 능력, 쟁점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고 그 근거를 논증 형식으로 서술하는 글쓰기 능력을 평가하려 했다.
1번 문항은 2개 사례와 5개의 논거로 구성했다. 사례는 비영리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에 대한 규제에 관해 자율적으로 잘 운용되는 공익법인과 설립 목적을 제대로 실현하고 있지 않은 공익법인을 대비해 구성했다. 5개의 논거는 법인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로 구성했다. 이 문항에서는 첫째, 사례의 문제점을 파악하여 요약해야 한다. 둘째, 제시된 입법정책안 중 하나를 선택하고 논거를 활용해 지지하는 이유를 기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셋째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입법정책에 대해 반박해야 한다.
2번 문항은 하나의 사례와 7개의 의견으로 구성됐다. 사례는 우리나라의 출생률에 관한 데이터를 소개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조금 정책을 다루는 세미나에서 갑과 을이 발표한 내용이 소개돼 있다. 7개 의견은 보조금 제도를 비롯해 생산가능인구를 늘리기 위한 방안 등에 관한 다양한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이 문항에서는 첫째, 갑과 을의 발표에 대한 토론 내용을 작성해야 한다. 둘째, 갑과 을의 발표 중 지지하는 견해를 선택하고 그 이유를 기술해야 한다. 셋째, 주어진 의견을 활용하거나 새로운 논거를 추가하여 자신이 선택한 견해를 강화하고, 지지하지 않는 견해를 반박해야 한다.
<2025 로스쿨 원서접수 9월23일부터 27일까지.. 2000명 모집>
8월20일 LEET성적이 발표되고 나면 2025로스쿨 원서접수는 9월23일부터 27일까지 실시한다. 면접은 가군 모집 대학이 10월28일부터 11월10일 중, 나군 모집 대학이 11월11일부터 24일 중에 치른다. 최초 합격자는 11월25일부터 12월6일 사이 발표하며, 등록기간은 내년 1월2일부터 3일까지다.
올해도 로스쿨 입학정원 2000명을 유지한다. 로스쿨의 입학정원은 2009년 로스쿨 도입 당시부터 2000명으로 동결돼 오고 있다. 2000명의 총 정원을 유지한 상태에서 전국 25개 로스쿨이 나눠 갖는 구조다. 다만 입학정원의 10% 범위 내에서 지난해에 발생한 결원만큼 인원을 추가 모집할 수 있는 ‘결원보충제’를 실시하고 있어서 실제 선발인원은 이보다 더 증가할 수 있다.
올해도 서울대가 150명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모집한다. 이어 경북대 고려대 부산대 성균관대 연세대 전남대의 6개교가 각 120명, 이화여대 충남대 한양대의 3개교가 각 100명, 동아대 전북대의 2개교가 각 80명, 영남대 충북대의 2개교가 각 70명, 경희대 원광대의 2개교가 각 60명, 서울시립대 아주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의 5개교가 각 50명을 모집한다. 강원대 건국대 서강대 제주대의 4개교는 각 40명으로 모집규모가 가장 작다.
올해 전형방법에 변화가 있는 로스쿨은 성대다. 1단계 서류평가 반영점수가 30점 만점으로 지난해 20점 만점보다 확대됐고, 학부성적은 25점 만점으로 지난해 30점 만점보다 축소됐다. 지난해 5점 만점으로 반영하던 어학성적도 P/F로 반영방법이 바뀌었다. 최근 로스쿨 사이에서는 학부 성적의 비중을 점차 축소해가는 분위기다. 코로나로 인한 학점 인플레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지난해엔 고대가 학부성적 반영비율을 낮췄고, 올해는 성대가 흐름을 이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