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교육+전인교육 조화로운 모델' 입증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국내 영재교육 대표주자인 민사고가 제59회 강원도민 체육대회에 참가해 우수한 성적을 거둬 눈길을 끈다. 학업적 역량뿐 아니라 체육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전인적 인재’의 면모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민사고는 이번 대회에 총 10개 종목 105명의 학생 선수가 출전했고 금메달 7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여학생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배구 농구 핸드볼 종목에서 여학생팀이 모두 우승을 차지하면서 강원도 여고부 최강자로 등극했다. 펜싱 종목에서도 여학생 선수들이 플러레 에뻬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휩쓸었다. 예선전부터 박빙의 승부가 이어졌던 남자 농구 종목에서도 1위에 올랐다. 야구와 검도는 결승전에서 전문 체육인을 양성하는 육성학교와 대결을 펼친 끝에 2위를 기록했다. 이외 남자 펜싱 플러레와 사브레 단체전은 1위, 에뻬는 2위, 횡성 연합으로 참가한 수구 종목에서는 단체 3위를 기록했다.
이번 체육대회 성과는 민사고 전인교육의 결실이라 할 수 있다. 입시에만 매몰된 교육보단 ‘체덕지’를 균형있게 갖춘 미래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민사고의 교육이념이 실현된 셈이기 때문이다. 민사고는 “이번 대회 참가는 학생들이 체육 활동을 통해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함양하고, 협동심과 스포츠맨십을 배우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학업뿐만 아니라 체육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굴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K 대표 교육기관’ 민사고.. 국내외 영재학교 롤모델>
전국 단위 자사고의 ‘원조’ 민족사관고등학교(이하 민사고)는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대표 영재 교육 기관으로 불린다. ‘출세하기 위한 공부를 하지 말고, 학문을 위한 공부를 하자’는 교훈 아래, 단순히 ‘입시 명문’이 아닌, 미래 인재를 길러내는 요람으로서의 자부심은 그간 민사고가 걸어온 행보에서 명실상부해진다. 민사고는 늘 선구자의 입장에서 미래를 위한 교육을 고민해 왔다. 민사고의 표현처럼 “단지 입시 명문 학교를 꿈꾼다면 주입식 교육, 문제 풀이 수업에 집중하면 될 것”이었지만 그런 나태하고 획일화한 교육으로는 미래 인재를 길러낼 수 없다는 믿음이 확고했다. 이전의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거나 다른 학교의 것을 적당히 베끼는 것이 아닌, 더 나은 교육 프로그램을 찾고자 계속해서 고심해 온 이유다.
입시를 위한 교육과는 거리가 멀지만 우리나라 수월성 교육을 이끄는 공교육 롤 모델의 지위에서 진학 실적은 자연스레 뒤따르고 있다. 특히 ‘국가 대표’ 전국 단위 자사고답게 수시 중심의 꾸준한 실적이 돋보인다. 가장 최근인 2024대입에서는 27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했다. 수시21명 정시6명의 실적이다. 국내 최상위권 대학뿐 아니라 해외 유수 대학의 등록 실적도 압도적이다. 2023대입에서는 워싱턴대 2명, 서던캘리포니아대 2명을 비롯해 29명의 졸업생이 해외 유수 대학에 등록했다.
민사고는 교육의 실제 현장이자 실험실로 영어 상용화, 교과 교실제, 선택형 교과 학습과 학점제, 무학년 무계열 교육, 3권 분립의 학생 자치, 융합 영재 교육 등 지금까지 다양한 교육 방법과 체계를 실험하고 구현해 왔다. 2001년 3월 대한민국 고교로는 최초로 미국의 ETS로부터 AP 테스트 센터로 인증받고, 2004년에는 SAT 테스트 센터로 인증받는 등, 이미 국제화의 반열에 성큼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어권을 넘어, 전 세계의 교육 시스템과 그들의 학문 및 문화적 정수를 섭렵하고, 그들과 자유로이 교류하는 체제를 갖춰, 역량 있는 국제 영재 교육의 센터로서 손색이 없는 세계적인 영재학교로 발돋움하고 있다.
고 최명재 설립자가 2004년 낸 자서전 제목 ‘20년 후 너희들이 말하라’에서 예견하듯, 이제 ‘민사고표 인재’는 사회 각계각층에서 중견의 역할을 시작하고 있다. 1999년 2월 첫 졸업생을 배출한 이후, 민사고 졸업생들은 국내외 대학의 교수로 임용되어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연구에 매진하거나, 창의성과 도전 정신으로 스타트업 기업을 창업하거나 핵심 인력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외에도 법조계 관계 재계 언론 문화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민사고답게 ‘전형적이지 않은’ 진로를 걷고 있는 경우도 많다. 흔히 ‘평범한 출세의 길’이라고 일컬어지는 행보에 갇히지 않고 주체적인 삶을 사는 인재를 배출해 낸 것이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지만 스탠포드대에서 인류학 박사를 받고 의학과 인류학이 결합된 학문 분야에서 교수가 된 졸업생이 대표적이다. 고교 재학 중 대한민국 학생 발명 전시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고, 의대 졸업 후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다가 스마트 헬스 의료 기기를 만드는 스타트업을 창업한 졸업생은 문제를 해결하고 실행하는 기업가 정신을 갖춘 민사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대기업 광고팀에서 일하다가 EBS로 들어가 ‘펭수’를 제작한 PD로 활약한 동문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프린스턴대에서 천체 물리와 시각 예술을 전공하고 시인이 되어서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한 졸업생도 있다. 대한민국인재상 수상 및 우주도시설계대회 대상 수상 후 미네르바대를 입학/졸업하고 현재 우주항공 분야 개발자의 길을 걷고 있는 졸업생은 전형적인 융합형 인재다. 남들이 하지 못하는 참신한 발상을 해내는 민사인으로는 2017년 민사고에서 작성한 논문으로 한국인 최초로 이그노벨상을 수상한 졸업생을 꼽을 수 있다.
다양한 모습의 인재를 배출해 낸 민사고의 도전과 실험은 국내외 영재학교의 롤 모델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축적된 교육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매해 국내외 교육 기관이 먼저 방문을 하고 싶어하는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교육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