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대학별 통폐합 가닥 잡히나

[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대학 1곳당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하는 정부의 ‘글로컬 대학’에 30개교를 선정한다. 올해는 9월까지 10개 대학을 먼저 선정하고 4년에 걸쳐 대학을 추가 선정할 예정이다. 올해 예비지정 신청은 이날부터 내달 31일까지 이뤄진다. 이후 9월에 최종적으로 10곳 내외의 대학을 ‘글로컬 대학’에 선정할 예정이다.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러한 내용의 '글로컬대학30 추진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올해 10개교를 선정하면서 신입생 충원난을 겪는 지방소재 대학은 사업 선정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1000억이라는 압도적인 지원 규모와 규제특례 등의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을 포함한 고강도 개혁을 조건으로 생존 가능성이 높은 대학에 집중적으로 투자, 지역 산업과 연계된 특화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기른다는 것이다. 이미 비수도권 대학에서는 글로컬 사업 참여를 염두에 두고 통폐합 논의를 시작하는 등 사실상 선정 경쟁이 시작됐다. 일각에선 글로컬대학 선정 여부가 지방대학의 존폐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글로컬 대학’ 사업은 학령인구 감소와 급격한 산업구조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지역사회 맞춤형 인재를 키우고자 혁신 계획을 갖춘 대학 30개교를 선정해 5년간 1000억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특히 과감한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대학 혁신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과감하게 개선한다. 선정된 대학은 '지방대육성법'에 따른 '특성화 지방대학'으로 지정된다. 특히 글로컬 대학이 기획서를 통해 제안한 개선사항은 해당 대학이 먼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기자회견장에서 김중수 글로컬 대학위원회 위원장이 글로컬 대학 30 추진방안 확정/추진과 관련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제공

 

<2026년까지 30곳 선정 ‘5년간 1000억 지원’.. 올해 10곳 선정>
글로컬대학위원회와 교육부는 올해 10개교를 시작으로 2024년 10개, 2025년 5개, 2026년 5개 등 4년간 30개 대학을 선정해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달 시안에 따르면 2027년까지 5개년으로 구성했지만 최근 시안 발표와 공청회를 진행하면서 이른 시일 안에 성과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따라 계획을 4개년으로 단축한 것이다.

글로컬대학은 과감한 혁신을 추진할 수 있도록 '고등교육혁신특화지역'으로 지정돼 규제가 완화된다. 학사제도 자율화, 유학생 제도 개선, 대학 간 통폐합 유형 다양화, 대학 시설/재정 운용 관련 규제 완화 등이다. 게다가 대학이 제안한 규제개혁의 경우 글로컬대학에 우선적으로 적용해 먼저 규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며 단계적으로는 지역 내 대학까지 혜택을 확대할 예정이다.

지원과 혜택을 바탕으로 각 대학은 지자체, 지역 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동반성장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혁신 전략을 추진한다. 지역 산업과 사회 수요에 맞춰 대학의 구조와 운영 방식을 전면 개편하고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우수한 인재를 양성, 산학협력의 허브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글로컬대학은 지역의 산업과 연계된 특화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지방대학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로 교육부가 추진하는 재정지원사업이다. 조건은 구조조정을 포함한 고강도의 개혁이다. 그간 ‘정부 지원 나눠먹기’로 대학에서 대규모 사업 진행이 어려웠다면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가능성 있는 대학에 투자, 더 혁신적인 사업 운영을 지원하는 셈이다. 일각에선 글로컬대학 선정 여부에 따라 지방대학의 존폐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5월31일까지 예비신청.. 6월 중 예비지정 15곳 ‘9월 중 최종 선정’>
이날부터 내달 31일까지 예비지정 신청서를 접수한다. 예비지정 신청은 5쪽 이내의 혁신기획서를 바탕으로 진행한다. 그간 정부 재정지원사업을 유치하기 위해 대학에서 불필요한 노동이 소모된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를 반영해 글로컬대학은 5쪽 분량의 혁신기획서로 지원 대학을 선발한다.혁신계획서에는 ▲ 지역혁신을 위한 산학협력의 허브로 역할 ▲ 대학 안-밖, 대학 내부의 경계를 허무는 유연한 대학 운영 ▲ 브랜드 가치를 지닌 선도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한 중장기 혁신 계획 ▲ 대학의 운영 성과 및 지역사회 기여도의 투명한 공개 등 대학 내부 구조/운영 개선방안이 담겨있어야 한다.

6월에 15곳 안팎의 예비지정 대학을 발표할 예정이다. 평가 기준은 혁신성(60점) 성과관리(20점) 지역적 특성(20점)으로, 라이즈 시범지역은 '지역적 특성' 영역 평가 시 반영하는 것을 검토할 예정이다. 평가점수가 평균 70점 이상인 대학 중 순위에 따라 1.5배수 내외인 15곳을 예비 지정한다. 예비지정된 대학들은 3개월동안 지자체, 지역 산업체와 공동으로 혁신기획서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워 광역지자체를 통해 제출해야 한다. 실행계획서는 대학-지자체-산업체 간 역할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각각의 인적/물적 자원을 어떻게 연계해 활용할지도 포함해야 한다. 대학 구성원의 의견수렴 결과도 함께 제출해야 한다.

최종 선정은 9월에 이뤄진다. 첫 글로컬 대학으로 약 10곳을 선정, 2026년까지 30개 내외로 확대할 예정이다. 김중수 글로컬대학위원장은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물리적인 통합뿐 화학적으로 통합하는 것"이라며 "대학이 어떤 변화를 할 때 대학평위원회, 학생회 등 구성원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조직이 있는데 이런 조직으로부터의 동의는 당연히 필요하다"고 전했다.

각 대학이 효과적으로 혁신을 이뤄갈 수 있도록 교육부는 매년 실행계획과 이행 목표치 달성 여부를 점검하게 된다. 각 대학이 지역 산업/경제 분야에 기여한 정도도 분석해 공개한다 3년차와 5년차에는 더 강도 높은 성과 점검을 진행한다. 계획을 이행하지 못하거나 성과가 미흡한 경우 심의를 거쳐 지원을 중단하거나 사업비를 환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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