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고 일반고 중 ‘톱’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국내 최고 이공계특성화대 중 하나로 꼽히는 포스텍에 2023학년 가장 많은 등록 실적을 낸 고교는 세종과고다. 세종과고에서 2023학년 포스텍에 진학한 인원은 25명으로 전체 등록자 363명(검정고시 외국고 등 제외)의 6.9% 비중이다.  

포스텍 2023 등록 실적의 기초자료는 포스텍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2023학년 포스텍 출신고교별 입학생 현황’이다. 분석 결과 전국 124개교가 363명의 등록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고 출신 2명을 제외한 수치다. 포스텍 입시는 정시가 없어 모든 등록자가 수시에서 나오는 특징이 있다. 고교유형은 2023대입의 주된 자원인 고3 학생의 고교 입학 시점인 2020학년을 기준으로 한다.

등록 실적은 합격 실적과 다른 개념이기에 주의해야 한다. 등록 실적은 합격자 중 실제 등록금을 납부하고 등록한 인원만을 기준으로 한다. 최초/추가를 막론하고 합격 사실이 있는 인원을 기준으로 하는 합격 실적과는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중복합격에 따른 등록포기로 인해 통상 등록 실적은 합격 실적에 비해 다소 줄어든다. 합격 실적은 있지만 등록 실적이 없는 경우도 있다. 고교가 발표하는 실적은 합격 실적인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등록 실적의 특수성을 모르는 경우 학교 현장에서 ‘실적 부풀리기’를 하는 것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다. 

이공계특성화대의 등록포기 이유로는 가장 먼저 의대 선호 현상이 꼽힌다. 특히 최근에는 문이과 통합형 수능 시행, 정시 확대 등 대입지형의 영향으로 수학과 과학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영재학교와 과고 학생들 역시 정시를 통한 의대 진학이 쉬워진 상황이다. 자연계 우수인재의 맹목적 의대행은 국가 과학기술력의 약화로 이어진다. 이공계특성화대, 서울대 자연과학/공학계열, 과고/영재학교는 물론 문제의 당사자인 의대까지 함께 고민해 풀어야 할 숙제인 셈이다.

베리타스알파는 KAIST 포스텍 지스트 DGIST UNIST 등 5개 이공계특성화대의 등록 실적을 제공받아 공개한다. 2022학년 신입생을 첫 선발한 한국에너지공대는 고교별 등록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포스텍에 2023학년 가장 많은 등록 실적을 낸 고교는 세종과고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포스텍에 2023학년 가장 많은 등록 실적을 낸 고교는 세종과고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세종과고 25명 ‘최다’.. 상산 한성 톱3>
2023학년 포스텍의 등록 현황에서는 과고의 강세가 이어졌다. 1위인 세종과고(25명)에 이어 상산고(22명), 한성과고(20명), 울산과고(13명), 대구일과고 부산일과고(각 11명), 경남과고 인천과고(각 10명), 강원과고 경기북과고(각 9명), 부산과고 인천진산과고(각 9명)까지 상위 12개교 중 전국단위 자사고인 상산고 1개교를 제외한 11개교가 과고다.

톱13에는 한민고가 자리했다. 한민고 출신 등록자는 8명으로 일반고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 한민고는 직업군인들의 잦은 근무지 이동에 따른 자녀교육의 불안정을 해소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된 학교로, 정원 70%를 군인자녀, 30%를 일반자녀로 나눠 신입생을 선발하는 일반고다. 군인자녀전형은 전국단위로 선발한다.

한민고에 이어 외대부고 제주과고 충남과고(각 7명), 대구과고(6명), 인천하늘고 창원과고 포항제철고 하나고(각 5명), 경북과고 경산과고 대전동신과고 민사고 안산동산고 전남과고 한일고 현대청운고(각 4명) 순으로 톱22다.

<1~3명 배출 고교>
3명의 등록 실적을 낸 고교는 거창고(경남) 전북과고(전북) 청원고(충북) 충남삼성고(충남) 충북과고(충북)까지 5개교다. 

2명의 등록자를 배출한 곳은 13개교로, 고려고(광주) 봉화고(경북) 부산장안고(부산) 분당중앙고(경기) 세화고(서울) 안법고(경기) 영동고(서울) 와부고(경기) 인천영재(인천) 풍산고(경북) 한국영재(부산) 현대고(서울) 화성고(경기)다.  

1명의 등록자가 나온 곳은 77개교다. 가정고(인천) 거제고(경남) 거제상문고(경남) 경기고(서울) 경기과고(경기) 경신고(대구) 경안고(경기) 경주고(경북) 공주사대부고(충남) 광주과고(광주) 광주제일고(광주) 김천고(경북) 김포고(경기) 낙동고(부산) 남성고(전북) 단대부고(서울) 단양고(충북) 대전대성고(대전) 대정고(제주) 동대부고(서울) 동인천고(인천) 동화고(경기) 둔촌고(서울) 마산내서여고(경남) 문명고(경북) 병점고(경기) 보인고(서울) 보정고(경기) 부산남고(부산) 북일고(충남) 북평고(강원) 상명사대부고(서울) 상문고(서울) 서귀포고(제주) 선덕고(서울) 성서고(대구) 세광고(충북) 세마고(경기) 세화고(제주) 송도고(인천) 수완고(광주) 수주고(경기) 수지고(경기) 숭실고(서울) 시지고(대구) 안남고(인천) 안중고(경기) 양운고(부산) 여강고(경기) 영광고(경북) 영생고(경기) 영월고(강원) 영주제일고(경북) 의정부고(경기) 의정부여고(경기) 이천양정여고(경기) 이현고(경기) 인창고(경기) 인천부흥고(인천) 인천세원고(인천) 인천영종고(인천) 인하사대부고(인천) 장곡고(경기) 장안제일고(부산) 조원고(경기) 중동고(서울) 중마고(전남) 중앙고(서울) 진주고(경남) 창녕옥야고(경남) 창평고(전남) 포항이동고(경북) 학성고(울산) 교원대부고(충북) 합포고(경남) 해운대고(부산) 휘문고(서울)다. 

<지역별 서울 18.7% ‘최고’.. 경기 인천 톱3>
등록자를 배출한 고교를 지역별로 분석해 보면 서울에서 68명이 나왔다. 전체의 18.7%에 해당하는 인원으로 비중이 가장 크다. 이어 경기 55명(15.2%), 인천 34명(9.4%) 순으로 수도권에서 대다수의 등록자가 나왔다.

이어 부산 29명(8%), 전북 26명(7.2%), 경남 24명(6.6%), 경북 23명(6.3%), 대구 20명(5.5%), 울산 18명(5%), 충남 16명(4.4%), 강원 15명(4.1%), 제주 10명(2.8%), 충북 9명(2.5%), 전남 6명(1.7%), 대전 광주 각 5명(각 1.4%) 순으로 많은 등록자가 배출됐다. 

<고교유형별 과고 48.8% ‘최고’.. 일반고 25.1%>
고교유형별로 분류하면 과고가 177명을 배출했다. 전체 등록 인원의 48.8%가 과고 출신인 셈이다. 전년인 2022학년의 148명(46.7%)보다도 과고 출신의 비중이 커졌다. 일반고 출신이 91명으로 뒤를 이어 25.1%를 차지한다. 이어 자사고(전국) 54명(14.9%), 자사고(광역) 18명(5%), 영재학교 12명(3.3%), 자공고 11명(3%) 순이다. 

<2023 포스텍 고교별 실적 조사 왜 했나>
베리타스알파의 고교별 실적은 수요자들의 ‘알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고교 선택 잣대를 제공하는 데 의미를 둔다. 특차 성격의 영재학교를 필두로 전기고 후기고 등 고입 시기가 다르고, 설립취지에 기반한 고교유형 역시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고교별 경쟁력을 밝혀 고입의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고교배정제가 아닌 선택제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서열화 우려’란 논리로 수요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기보단 투명한 정보공개로 고교 선택의 기준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실적 조사로 얻을 수 있는 정보의 방점은 ‘수시 경쟁력’에 찍힌다. 수시 전반을 학종으로 운영하는 서울대를 필두로 KAIST 포스텍 지스트 DGIST UNIST 등 학종 중심 입시 체제인 이공계특성화대의 등록 실적은 고교별 수시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학종 중심의 수시 실적은 학교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정시 실적은 정량평가라는 특성에 기반해 고교 시스템과 경쟁력보다는 우수한 개인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학종 중심 수시 실적은 단순 개인의 우수성을 넘어 학교의 교육 프로그램, 교사들의 노력까지 전부 담겨있는 결과물이다. 

이공계특성화대의 실적 조사는 고교 경쟁력 판단을 넘어 영재학교/과고의 진학 상황을 확인, 의대 열풍과 그로 인한 설립취지 위반 문제 등을 살필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영재학교/과고와 이공계특성화대 간 진학 현황을 파악함으로써 본연의 설립 취지인 이공계 인재 양성이 얼마나 잘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 가능하다. 면밀한 실적 조사로 일반고 출신은 이공계특성화대 진학이 쉽지 않다는 편견도 해소할 수 있다. 

일각에선 등록 실적이 아닌 합격 실적을 기준으로 고교 경쟁력을 가늠해야 한단 주장도 나온다. 합격시킬 수 있는 자원들이 많은 고교가 경쟁력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합격 실적은 실질적인 고교 진학 실적으로 보기 어렵다. 현 대입은 수시 6회, 정시 3회의 지원 기회를 부여한다. 지원횟수 제한과 무관한 특수대학과 과기원까지 고려하면 지원횟수는 여기서 더 늘어난다. 극단적인 예로 우수 수험생 1명이 10여 곳의 대학에 중복합격하는 것도 가능하다. 합격 실적을 기준으로 고교 경쟁력을 살피면 실제 진학 의지와 무관한 부풀려진 실적을 거르기 어렵다. 진학 의사가 분명한 등록 실적을 기준으로 경쟁력을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

<2024 포스텍 380명 모집>
포스텍은 2024학년 전형계획상 380명을 모집한다. 전형별 모집인원은 일반Ⅰ 200명, 일반Ⅱ 80명, 기회균형(지역인재) 80명, 기회균형(저소득층) 7명, 기회균형(농어촌) 10명, 기회균형(특성화고졸재직자) 3명, 반도체공학인재Ⅰ 20명, 반도체공학인재Ⅱ 20명 규모다. 단, 대학에서의 수학능력을 고려해 일정 기준에 미달될 경우에는 모집인원에 관계없이 선발하지 않는다. 

전 전형이 1단계에서 서류100%로 3배수 내외를 통과시킨 뒤, 2단계에서 1단계67%+면접33%로 반영해 선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전형은 일반Ⅱ와 반도체공학인재Ⅱ다. 수학 과탐(2개 평균) 합 5이내와 각 3등급 이내를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수학에서 확률과통계는 인정되지 않으며, 국어 영어 한국사 등급은 반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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