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18개교 기준 78.7%.. 강원대 91.2% ‘N수 최고’ 인하대 60.5% ‘최저’

[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정시로 의대에 합격한 학생 10명 중 8명이 N수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민형배 의원이 교육부를 통해 확보한 ‘2020~2022학년도 의대 정시 합격자 현황’을 보면, 최근 3년간 의대 정시 합격자 중 N수생 비율은 78.7%였다. 자료를 제출한 18개교 기준 전체 합격생 1879명 가운데 N수생이 1478명, 재학생은 380명(20.2%)에 그쳤다. 정시 확대로 인한 N수생 증가, ‘의대 열풍’으로 인한 자연계 최상위권의 반수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복학습이 유리한 수능 특성상 정시는 ‘재수생의 무대’로 불린다. 전 정부가 강제한 정시40%와 수시이월 규모를 합하면 사실상 정시는 절반 규모다. 이후 의대의 학부 전환으로 의대 문호가 대폭 확대되고 여기에 수학에서 이점을 얻는 통합수능까지 도입, ‘의대 재도전’의 최적의 조건이 마련됐다. 수학에 자신 있는 자연계 최상위권이라면 부담 없이 반수를 노려볼 수 있는 셈이다.

대학별로 살펴보면 강원대의 N수생 비율이 91.2%로 가장 높았다. 전체 합격자 34명 중 31명이 재수, 단 3명만이 현역이다. 이어 가천대 91.1%(N수 41명/전체 45명), 충북대 86.4%(76명/88명) 순으로 N수생 비율이 높았다. 재학생 비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인하대다. 38명 중 15명, 39.4%가 재학생이다. 서울대의 재학생 비율은 32.9%(재학생 30명/전체 91명), 연세대 29.2%(29명/99명)까지 세 대학의 N수생 비율이 가장 적었다.

전문가들은 ;의대 쏠림;과 N수 확대의 근본적 원인인 정시 확대부터 손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교육전문가는 “만약 정시가 20%뿐이었다면 재수로 의대에 진학하겠다고 나서는 인원 역시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정시 문호가 절반가량 열려 있어 부담 없이 의대에 재도전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2020~2022학년 의대 정시 합격자를 분석한 결과 의대 18개교의 N수생 비율은 78.7%에 달했다. 그중 인하대의 N수생 비율이 가장 낮았다. 전체 합격자 38명 중 N수생이 23명, 현역이 15명이다. /사진=인하대 제공
2020~2022학년 의대 정시 합격자를 분석한 결과 의대 18개교의 N수생 비율은 78.7%에 달했다. 그중 인하대의 N수생 비율이 가장 낮았다. 전체 합격자 38명 중 N수생이 23명, 현역이 15명이다. /사진=인하대 제공

 

1일 교육부가 민형배 의원실에 제출한 ‘2020~2022학년도 의대 정시 합격자 현황’에 따르면 의대 합격자의 78.7%가 N수생이었다. 의대 18개교를 기준으로 하며 수험생 선호도가 높은 9개 국립대와 9개 수도권 사립대 의대의 정시 최초 합격자를 기준으로 산출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3년간 18개 의대의 전체 정시 합격자 1879명 중 N수생은 1478명, 졸업예정자인 현역은 380명이었다.

대학별로 살펴봐도 18개교 모두 N수생 비율이 60% 이상이다. 가장 N수생 비율이 높았던 곳은 강원대다. 비율은 91.2%(N수 31명/전체 34명)로 가천대 91.1%(41명/45명)와 함께 90% 이상이다. 10명 중 9명 이상 N수생인 셈이다. 이어 충북대 86.4%(76명/88명), 충남대 84.7%(138명/163명), 이화여대 84%(147명/175명), 전북대 83.3%(155명/186명), 경북대 83.2%(104명/125명), 제주대 81.5%(66명/81명), 고려대 78.8%(67명/85명), 전남대 78.5%(128명/163명), 성균관대 77.8%(49명/63명), 부산대 76.3%(71명/93명), 한양대 72.9%(137명/188명), 경희대 71.6%(78명/109명), 아주대 69.8%(37명/53명), 연세대 69.7%(69명/99명), 서울대 67%(61명/91명), 인하대 60.5%(23명/38명) 순이다.

최근 ‘의대 블랙홀’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2021학년(2022년 공시 기준)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를 다니다 중도포기한 학생 10명 중 7명은 자연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중도포기자 1971명 중 자연계가 1421명(72.1%), 인문계가 453명(23%)로 자연계가 인문계의 3배를 웃도는 규모다. 대학에서 학적 포기는 반수를 위한 통로로 인식된다. 고대와 연대의 경우 최고 선호 대학인 서울대로 진학하려는 인원도 일부 포함된다. 다만 서울대에서도 발생하는 중도포기는 의대 도전을 위한 선택으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게다가 의대가 이공계 인재마저 흡수하고 있어 최근 대통령실이 직접 ‘의대 쏠림’ 현상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가 주력하는 반도체 등 첨단기술 인재 육성에 ‘의대 열풍’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2023정시 추가합격 현황을 살펴보면 연대 일반전형 컴퓨터과학과와 첨단융복합학과특별전형 시스템반도체공학과의 충원율이 100%를 넘어섰다. 최초 합격한 인원 전체가 이탈한 셈이다. 비교적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공계 처우와 사회적 인식 개선과 달리 정시 확대는 충분히 개선해 볼 수 있는 고려 요소다. 하지만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입시 안정성을 빌미로 ‘정시40% 고수’를 밝혀 당장 반도체 인재 양성에 무게를 싣는 대통령실과의 마찰도 불가피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의대 쏠림’과 ‘N수 확대’의 근본적 원인인 정시 확대부터 손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교육전문가는 “’의대 쏠림’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입제도는 정시 축소뿐이다. 재수생에게 유리한 정시 문호가 절반가량 열려 있는 이상 최상위권에서 ‘의대 N수’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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