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서울’ 일반학과 7개교 333명 선발.. 계약학과 7개교 360명 체제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서울대는 올해 2024입시부터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에 ‘시스템반도체공학전공’ 신설을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서울대는 2024학년부터 시스템반도체공학전공 57명을 선발하겠다는 내용의 정원조정 계획안을 지난달 교육부에 제출했다. 다음달 교육부 승인이 떨어지면 서울대 공대는 2024학년부터 시스템반도체공학전공과 전기/정보공학전공의 2개 세부전공으로 구분해 신입생을 선발한다. 지난해 4월에 발표된 서울대의 2024전형계획(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은 대학 임의로 바꿀 수 없지만, 학과 개편과 정원 조정, 기본사항 변경 등 예외사항일 경우 대교협 승인하에 전형계획을 변경할 수 있다. 서울대 공대도 다음달 8일 교수회의를 열어 신설 전공의 세부 교육 과정과 교원 선발 등 시스템반도체공학 신설을 위한 세부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다.

서울대의 시스템반도체공학전공 신설은 계약학과 형태는 아닌 일반학과로 진행되지만 반도체인재양성 확대를 겨냥한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2024대입 기준으로 반도체 계약학과는 7개교 360명을 선발하고 반도체 일반학과를 운영하는 ‘인 서울’ 대학은 서울대 합류로 6개교 276명 체제에서 7개교 333명 체제로 확대된다. 다음달 승인되는 교육부 정원조정계획안에 따라 서울대와 함께 반도체학과 신설은 2024부터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대는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 내에 ‘시스템반도체공학전공’ 신설을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서울대는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 내에 ‘시스템반도체공학전공’ 신설을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특히 서울대의 이번 시스템반도체공 신설은 정부의 반도체 인력 양성 및 신산업/첨단산업 특화인재 양성에 대한 국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국무회의에서 “교육부가 반도체 등 과학기술 인재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면 개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질타했다. 이후 정부는 첨단산업 인재 양성을 국정 과제로 삼고 관련 학과 증원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7월 서울대는 정부가 신산업/첨단산업 특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추진한 ‘부처협업형 인재양성사업’에서 과기부 주관 AI반도체 부문에 성균관대 숭실대와 함께 선정되면서 이번 시스템반도체공 신설 추진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선정된 3개교에는 11억41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AI반도체 인재 150명을 양성한다는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서울대의 반도체학과 설립에 대한 논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모두 학내 반대여론에 부딪혀 불발됐다. 2019년 서울대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을 논의했다. 정부의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 의지에 따라 서울대가 가장 먼저 설립 참여요청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대가 특정 기업의 인력양성소냐’는 학내 반대 여론에 부딪혀 불발된 바 있다. 특정 분야, 특정 기업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국립대인 서울대의 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작년에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에 대한 러브콜이 잇따르면서 반도체 계약학과 설립에 대한 논의가 오고 갔지만 비슷한 이유로 무산됐다고 알려졌다. 당시 서울대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반도체 계약학과’ 설립에 대한 제안이 들어온 것은 사실이나, 아직까지 대학 내에서 별다른 진행사항이나 결정된 사항은 전무하다”고 밝혔다.

통상 반도체학과는 큰 틀에서 계약학과와 일반학과로 나눌 수 있다. 기업과 협약을 맺고 ‘정원외’로 모집하는 계약학과와, 4년제대의 인문/자연계열 모집단위와 같이 ‘정원내’로 선발하는 일반학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번에 서울대가 신설한 시스템반도체공은 앞서 설립이 불발된 기업채용형 계약학과 형태가 아닌, 4년제대의 인문/자연계열 모집단위와 같은 일반학과 형태인 만큼 학과 설립에 대한 학내 마찰 없이 수월하게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내달 교육부가 서울대의 시스템반도체공 신설을 확정하면 ‘정원내’로 모집하는 반도체 관련 일반학과를 운영하는 ‘인 서울’ 대학은 기존 6개교에서 7개교로 확대된다. 2024전형계획상 ‘인 서울’ 대학 중 반도체 관련 일반학과 모집인원은 국민대(지능형반도체융합전자전공) 90명, 동국대(물리반도체과학부) 60명, 세종대(반도체시스템공학과) 56명, 서울과기대(지능형반도체공학과) 38명, 명지대(반도체공학과) 30명, 서울시립대(물리학-나노반도체물리학) 2명으로 총 6개교 276명이었다. 이번 서울대 57명을 더하면 반도체 관련 일반학과를 운영하는 ‘인 서울’ 대학은 7개교 체제, 총 333명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시스템반도체공 신설이 다른 학교에도 반도체 관련 일반학과 신설의 기폭제로 작용해 모집인원은 추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기업과 협약을 맺고 반도체 계약학과를 운영하는 대학은 현재 7개교 체제로 운영된다. 2024대입에서는 모집인원 많은 순으로 KAIST(반도체시스템공학) 100명, 성균관대(반도체시스템공학과) 70명, 연세대(시스템반도체공학과) 50명, 포스텍(반도체공학과) 40명과 한양대(반도체공학과) 40명, 고려대(반도체공학과) 30명과 서강대(시스템반도체공학과) 30명 순으로 총 360명을 선발한다. 내달 교육부의 서울대 시스템반도체공 신설이 확정되면, 상위권 자연계 지원선 및 7개교의 반도체 계약학과의 지원선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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