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상 소개/2단계 기출문제 해설 '주목'

[베리타스알파=한정현 기자] 영재학교 경기과고가 2023학년 입학설명회 영상을 최근 공개했다. 별도의 오프라인 설명회를 진행하지 않고, 온라인 입학설명회로 대체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자소서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인재상'을 구체적으로 전해 주목할만하다. 영상 진행을 맡은 영재선발부 한규일 부장교사는 "현재 재학생들 중에는 자기주도적 지식탐구 자세를 갖춘 경우가 많다. 선생님, 부모님의 칭찬 같은 외적 동기에 의해 공부를 하기보다 주체적인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고 전했다. 자소서/추천서 작성 팁과 자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도 진행해 입시 준비에 참고할 수 있다. 

올해 처음 공개된 2022학년 2단계 영재성검사에 대한 해설과 출제의도도 밝혔다. 유형Ⅰ은 기초학력평가, Ⅱ는 문제해결력 검사 성격으로 출제됐으며 각 20문항, 4문항으로 구성됐다. 전체적으로 정답 개방성이 높은 '열린 문항' 출제를 통해 지원자의 논리적 합리성, 독창성, 유창성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암기지식만으로는 해결이 힘든 문제들이 많았던 이유다. 한 부장교사는 "올해 2단계 문제 역시 유형Ⅰ, Ⅱ로 나눠져 출제될 예정이지만 유형별 성격이 세부적으로 확정되진 않았다. 문항수를 비슷하게 유지하면서 시간을 좀 더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고 밝혔다. 공개된 기출문제는 학교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다만 대전과고를 제외한 7개교는 기출문제 공개 당시 출제의도 등을 수록하지 않고 '문제만' 공개해 수요자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2022학년 대입실적도 직접 전했다. 영재학교 8개교는 2020학년 '고교서열화' 등의 이유로 학교별 입시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한 부장교사는 "올해 졸업생 125명 중 70명이 KAIST 또는 서울대에 진학했다. 다만 서울대 의예/치의예 진학 3명을 포함해 13명은 의약학계열(의/치/한)으로 진학했다. 지원한 모든 학교에서 입학허가를 받지 못한 미진학 인원은 15명이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진학실적은 영상에서도 언급되지 않았으나, 정경희(국민의힘)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받은 ‘2022 서울대 최종등록 출신고 순위’ 자료에 따르면 경기과고는 수시 47명, 정시 6명으로 전체 53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했다. 전국 전체고교 순위로 따지면 3위에 위치한 우수한 성과다. 한국에너지공대를 제외한 '카포지디유' 5개교로부터 제공받은 고교별 등록자 자료에 따르면 2022학년에는 KAIST 22명, UNIST 4명, 지스트 2명의 실적을 기록했다. 재학생 중 3분의2 정도의 인원이 서울대/이공계특성화대에 진학한 것이다. 

경기과고가 2023학년 입학설명회 영상을 최근 공개했다. 입학담당 부장교사가 자소서에 활용할 수 있는 '인재상'과 자소서/추천서 작성 팁, 2단계 기출문제 출제의도 등을 직접 전해 주목할만하다. /사진=경기과고 제공
경기과고가 2023학년 입학설명회 영상을 최근 공개했다. 입학담당 부장교사가 자소서에 활용할 수 있는 '인재상'과 자소서/추천서 작성 팁, 2단계 기출문제 출제의도 등을 직접 전해 주목할만하다. /사진=경기과고 제공

<부장교사가 말하는 인재상.. 자기주도적 지식탐구 자세 강조>
영상에서는 자소서의 실마리가 될 수 있는 학교의 '인재상'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한 부장교사는 현재 재학생들 중에는 같은 현상을 보고도 궁금증이 생기면 스스로 납득이 될만큼 다양한 방법을 찾아 의문을 해소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의문을 해소하는 과정 속 오류와 실패가 반복돼도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다른 방법을 찾아내는 회복탄력성도 겸비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새로운 현상 발견에 성공할 시 타인과 적극적으로 지식을 공유하고, 공유하는 행동 자체에 즐거움을 느끼는 학생들도 많다고 전했다. 

특히 경기과고 진학에 대해서는 심사숙고 해야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부모님, 선생님의 칭찬 같은 외적 동기에 기반해 공부를 하면 추후 좌절할 수 밖에 없는 시기가 온다는 것이다. 공부를 잘하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 본인의 문제를 주체적으로 해결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외적 성취만 쫓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습득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진심으로 즐길 수 있는 자세를 갖추는 게 핵심이다.

<2022학년 '첫' 공개 2단계 영재성검사 출제의도 설명 '주목'> 
올해 처음 공개된 2022학년 2단계 영재성검사 기출문제에 대한 해설과 출제의도도 직접 밝혔다. 영재학교 8개교는 2020년 교육부가 발표한 '영재학교/과학고 입학전형 개선방안'에 따라 8개교 모두 올해부터 2단계 기출문제 공개를 진행했다. 다만 대전과고를 제외한 7개교는 출제의도 등을 수록하지 않고 '기출문제'만 공개해 '공개된 문제를 들고 학원에서 입시를 준비하란 것이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기출문제, 출제의도, 출제근거 등이 상세히 수록된 대입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와 비교하면 수요자 배려가 없었던 점이 더욱 두드러진다. 

경기과고의 2단계 영재성검사는 유형Ⅰ, Ⅱ로 나눠졌다. 유형Ⅰ는 20문항, Ⅱ는 4문항으로 전체 24문항이 출제됐다. 검사시간은 각 110분, 100분이었다. 한 부장교사는 2022학년 기출문제에서 유형Ⅰ은 기초학력, Ⅱ는 문제해결력 검사 성격으로 출제했다고 밝혔다. 유형Ⅰ은 중학교 수학/과학 교육과정을 충실히 학습했다면 무리없이 풀 수 있었지만, 단순 암기만으로는 풀기 힘든 문제들이었다. 스스로 논리의 빈틈 없이 온전한 이해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열쇠다. 예시로 유형Ⅰ의 4번문항에서는 상대도수를 도수분포다각형 모양으로 표현한 그래프가 제시됐다. 두 집단의 분포를 비교할 때 상대도수를 비교하는 것이 적절한 경우는 어떤 경우인지 쓰고, 제시된 2개의 그래프를 비교해 알아낼 수 있는 내용을 두 가지 서술해야했다. 한 부장교사는 "채점결과 상대도수 비교가 적절한 경우를 서술하는 문제에서 논리적인 답을 내놓은 학생이 생각보다 적었다. 무언가를 배울 때는 이게 어떤 개념인지, 어떤 의미를 갖고 어떻게 해석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방향으로 학습습관을 정돈해야한다"고 전했다. 정해진 질문을 찾기보다 '열린 문항'을 통해 지원자의 논리적 합리성, 독창성, 유창성을 확인하려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암기지식만으로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었던 출제경향은 15번문항에서도 이어진다. 달의 위상이나 월식의 원리는 언뜻 보기에 유사점이 많은 개념들이다. 위 개념들을 최대한 다양한 관점에서 정교하게 비교했는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의 순위를 매길 수 있었는지에 중점을 두고 평가했다. '열린문항'의 출제유형 대비법으로는 교과서에 수록된 다양한 탐구활동들을 자세히 살피는 것을 추천했다. 어떤 의도로 설계됐고, 실제 탐구 수행시 어떤 결과가 예상되는지, 왜 그렇다고 생각하는지 생각을 확장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유형Ⅱ에서는 전체 4문항이 출제됐다. 겉으로는 수학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개념은 사칙연산 정도라는 설명이다. 같은 문제가 주어졌을 때, 어떤 전략을 사용해 문제를 해결하는지가 관건이었다. 같은 답이어도 경우의 수를 하나하나 대입해서 구한 학생과, 규칙성을 발견해 전략적으로 접근한 학생의 점수는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체로 유형Ⅱ의 문제들은 풀이 가이드라인이라 할 수 있는 소문항 1-2개를 제시한 뒤, 규칙성을 찾아 제한된 조건에서 적용하고 일반적인 상황으로 확장하는 것까지 도달해야한다. 고차원적 사고방식에 점진적으로 도달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예시로 2번 문항의 소문항 1번은 제시된 규칙을 읽고 이해만 하면 풀이 가능한 문제였다. 제시문에 따라서 시작 카드에 적힌 숫자가 5라면, 숫자카드 16으로 교환되면서 음료수/과자를 각 1개 받게 되고, 그 다음에는 8, 4, 2, 1까지의 숫자카드로 교환되면서 과자 하나씩을 추가로 받게 된다. 최종적으로는 음료수 1병과 과자 5개가 주어진다는 설명이다. 반면 소문항 2번은 소문항 1번에서 연습해본 것을 바탕으로, 음료수 1병만 받게되는 특정조건에서 과자를 전체 10개를 받게 되는 과정을 역추적하는 문항이다. 풀이과정은 다양할 수 있고 답으로는 160, 168, 170 정도를 구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소문항3번은 소문항2번에서 사용한 전략을 일반적인 경우까지 확장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문제다. 

<2023입학전형 안내.. 단계별 전형방법 팁 '눈길'>
2023학년 입학전형 단계별 전형을 준비하는 팁도 전했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인 '중학교 내신이 입시에서 어느정도의 영향력을 가지는지'와 관련해서는 입학 후 교육과정 이수에 지장이 없는지를 판단하는 잣대라고 답변했다. 서류상으로는 같은 내신이어도 학교 특성을 고려하면 다른 양상일 수 있고, 현재 중1 과정에서는 대부분 자유학기제를 시행하고 있어 오로지 성적으로만 정량평가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자소서/추천서 작성 팁으로는 지원자/추천교원 모두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담백하게 쓰는 것을 강조했다. 같은 서류를 여러번 읽는 입학담당관 입장에서, 서술된 장면을 쉽게 상상할 수 있도록 서술하라는 의미다. 자소서 관련 질문 2개의 답변도 전했다. 자소서 문항 중 '자신이 읽은 책 중에서 인상 깊었던 책 3권을 선정하고, 그 중 한권을 골라 인상 깊었던 이유 또는 자신에게 미친 영향을 서술하라'에서는 객관적으로 왜 그 책을 골랐는지 납득 가능하다면 읽은 시기와 상관없이 서술해도 된다고 답변했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수학/과학 분야의 창의성에 대해 키워드를 제시하고 이와 관련된 내용의 구체적 사례를 서술하라'는 문항에서는 영재학급/영재교육원에서 수행한 활동 예시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라면 작성해도 된다고 전했다. 다만 활동시기/장소는 절대 언급하지 않아야하고, 직접 수행한 활동 자체에서 창의성과 열정을 부각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3단계 영재성 캠프 관련해서는 2단계 영재성검사와 달리 구체적 전형방법이 정해져있지 않다고 전했다. 지원자의 성향을 다각도로 관찰하기 위해서다. 예시로 어떤 상황을 제시하고, 문제를 인식해 스스로 탐구해보는 활동이 진행될 수도 있다. 또는 팀을 편성해 서로 의사소통하고 협력하는 장면 속 지원자 특성을 평가하거나. 개별/그룹 면접이 활용될 수도 있다. 정해진 답을 맞추는 것과는 거리가 먼 젼형이라는 의미다. 

사회통합전형에서 진행하는 2단계 추천관찰은 지필검사 형태보다 좀 더 열려있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도구와 장면을 통해 사고력과 창의력 문제해결력을 측정한다. 작년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종합활동지를 작성하는 것으로 전형을 대체했지만, 올해는 직접 방문/전화면담 등을 포함해 다양한 형태로 밀접관찰을 시행할 예정이다.  

2023학년 경기과고의 모집인원은 정원내 일반전형 120명, 정원외 추천관찰전형 12명 이내로 전년과 동일하다. 원서접수는 30일 오전9시부터 6월2일 오후5시까지다. 1단계 서류평가, 2단계 영재성검사/관찰(소집), 3단계 영재성캠프를 진행하는 점도 동일하다. 일반과 추천관찰의 전형방법은 2단계에서만 차이가 있다. 같은 날짜에 일반전형은 영재성검사를, 추천관찰은 소집을 진행한다. 전형별 중복지원은 불가능하다. 지역인재 선발인원도 전년과 동일하다. 경기도 31개 기초자치단체와 경기도 이외 16개 광역자치단체에서 1명씩 최대 47명을 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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