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원현황공개 예비번호변경 최초합격발표시기 등 가이드라인 필요’

[베리타스알파=한정현 기자] 대학들은 정시 추가합격(추합) 과정을 공개하기 꺼린다. 몇 바퀴씩 돌아가는 추합 현황을 공개하는 것이 학교 체면이나 위상 나아가 선호도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해서다. 수요자 입장에선 다르다. 정시 최초합격을 손에 쥐지 못한 상황에서는 막판 추합까지 전화기만 쳐다보면서 피가 마르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특히 올해 첫 통합형 수능이 만든 유불리 논란에 ‘문과 침공’ 현실화, 게다가 당국이 외면한 세부통계 미공개로 ‘깜깜이’를 겪어온 수험생 입장에서 막판 살 떨리는 추합까지 일부 대학이 깜깜이로 몰아가면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20일로 2022추합은 마무리됐다. 

매년 추합철이 오면 최대 이슈는 차수별 충원 현황 공개와 예비번호 변경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른다. 올해 서강대는 6차에 걸쳐 정시 추합을 공개했고 매번 예비번호를 변경했다. 한양대는 4차에 걸쳐 추합을 공개했고 그 때마다 예비번호를 바꾸어 전달했다. 올해 추합 상황에서 가장 수요자 친화적인 조치로 돋보인 ‘착한 대학’인 셈이다. 반면 성균관대의 추합 공개 방식은 의외였다. 지난해 4차까지 공개했던 충원 현황을 비공개로 바꾸었고 예비번호도 고정된 상태로 운영했다. 올해 정시 최초합격 발표를 예정이었던 2월8일보다 31일 이른 1월7일로 앞당겼던 ‘착한 대학’의 면모에 비해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는 게 교육계의 평가다. 

사실 차수가 진행될 때마다 충원 현황을 공개하고 예비번호를 갱신해주는 게 대학이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할 사항은 아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이 입시 2년 전부터 공시해 주는 전체 입시 일정과는 달리 충원현황 공개와 예비번호 부여 기준에 관한 지침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다만 매년 반복되는 입시 속에서 대학이 조금 더 수요자 친화적인 충원 방식을 모색할 수 없는지 질문해 볼 수는 있다. 고된 입시를 치른 후에도 편히 쉬지 못하고 충원 절차가 끝날 때까지 마음 졸이는 지원자들이 있어서다. 피 마를 수요자 입장에서 충원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공개하거나 예비번호를 변경해 주는 ‘최소한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특히 올해는 첫 통합수능 도입으로 합격을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속 추합을 거치며 수험생의 심리적 부담이 더 가중된 상황이었다.

한 입시 전문가는 “코로나 2년 차이면서 첫 통합수능을 치른 수험생들은 유불리 논란에 세부통계 미공개로 깜깜이 정시를 치러야 했다. 수험생 입장에서 보면 추합 막판까지 차수를 거듭할 때마다 공개하고 예비번호를 변경해 준 대학이 있는 데 반해 추합 현황을 미공개하고 예비번호까지 그대로 둔 대학은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당국이 난도를 높여 놓은 올해 정시에서 추합 막판까지 가슴 졸여야 했던 수험생 입장을 생각하면 대교협 차원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지원자 친화적 방향으로 공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2정시에서 상위15개대 중 차수별 충원현황을 공개한 7개교뿐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2022정시에서 상위15개대 중 차수별 충원현황을 공개한 7개교뿐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왜 대학은 충원 현황 공개 꺼릴까.. 학교 선호도 영향 우려>
상세 추합 일정은 대학별로 다르나 통상 최초합격자 발표-최초합격자 등록-미등록인원 충원(홈페이지/전화)-등록 마감의 흐름으로 진행된다. 2022정시 기준으로 최초합격자 발표는 8일까지였으며 9일부터 11일 오후4시까지 최초합격자 등록이 시작됐다. 이후 11일 저녁부터 20일 저녁9시까지 대학별 세부 일정에 따라 충원이 이뤄졌다.

그렇다면 왜 충원 기간 중 현황을 공개하는 대학과 공개하지 않는 대학으로 나뉘었을까. 대부분 충원 현황 공개로 대학 간 선호도가 뚜렷이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입시결과가 비슷한 A대학의 1차 충원 현황이 총 5명, B대학의 1차 충원 현황이 총 50명이라고 할 때 이 결과는 지원자 사이에서 B대학의 선호도가 더 낮다는 걸 보여주는 지표로 읽힐 여지가 있다. 당해연도 입시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아도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쌓일 시 대학에도 타격이 있으리라 불안해하는 것이다. 한 대학 입학관계자는 ”아무래도 충원이 많이 발생하는 게 좋은 일이 아니지 않나, 상위권 대학은 충원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큰 타격이 없을 수 있지만 다른 대학 입장에선 입결이 유사한 곳과 실시간으로 비교되고 장기적으로 학교 이미지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공개에 폐쇄적으로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2021정시보다 후퇴한 충원 현황 공개... ‘공개’ 7개교 ‘최종 공개’ 1개교 ‘비공개’ 7개교>
상위15개대((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중에서도 2022정시 충원 진행 현황 공개 여부는 대학마다 천차만별이었다. ‘공개’는 차수마다 업데이트된 충원 현황 표가 홈페이지에 게시되는 것을 뜻한다. ‘비공개’는 충원 현황 표가 차수마다 홈페이지에 게시되지 않는 것이다. 단, ‘공개’ 7개교 중 이대는 3차까지만 부분적으로 충원 현황을 공개했다. 경희대의 경우 2월 중 최종 충원현황을 게시한다고 밝혔다. 

- 충원 진행 현황 ‘공개’ 7개교 
차수가 거듭될 때마다 충원 현황을 공개한 대학은 상위15개대 중 고대 동대 서강대 서울대 연대 이대 한대의 7개교였다. 2021정시에서도 7개교 모두 충원 현황을 공개했다. 이대는 2021정시와 마찬가지로 2022정시도 3차까지만 충원 현황을 부분적으로 공개했다.

- ‘최종’ 충원 진행 현황만 공개 1개교 
차수마다 공지하지 않았지만, 2월 중 최종 충원 현황을 공개할 예정인 학교로 경희대가 있다. 경희대는 2022정시 기준 1차만 홈페이지에 발표하고 2차부터 전화 충원을 진행했다. 입학처 관계자는 “최종 충원 현황은 2월 중 업로드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2021정시에서는 추합 마감 직후에도 충원 현황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방침에 변동이 있는 셈이다.

- 충원 진행 현황 ‘비공개’ 7개교 
반면 충원 진행 현황을 공개하지 않은 대학은 건대 성대 시립대 숙대 중대 인하대 외대의 7개교다. 2021정시에서 성대와 시립대가 모두 4차까지 공개했으나 올해는 공개하지 않았다. 건대 숙대 중대 인하대 외대는 2020정시에도 추합현황 및 최종현황을 계속 공개하지 않다가 2021정시 원서접수 시기에 공개했다. 

<중구난방 예비번호.. ‘변경’ 9개교 ‘실질적 변경’ 3개교 ‘부분적 변경’ 1개교 ‘깜깜이’ 1개교 ‘미부여’ 1개교>
예비번호 역시 매년 지적되는 문제다. 충원 진행 현황과 마찬가지로 별도의 공통 기준이 없어 대학별 자율에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 측은 실제 예상되는 추가합격 인원보다 많은 예비번호를 부여하거나 적게 주는 게 또 다른 문제가 된다는 입장이다. 매년 진행된 추합 규모를 기준으로 예비번호를 주는 게 합리적이고 그 이후 순서까지도 부여하는 건 행정력 낭비라는 것이다. 그렇다 해도 수요자 입장을 고려해 예비번호 부여 기준과 번호 변동/고정 여부에 한해서는 명확한 사전안내가 필요하단 지적이 끊임없이 나온다. 예비번호가 입시 관련 중요한 사안 중 하나인 만큼 그에 맞는 체계가 필요하단 것이다. 

통상 대학별 충원 차수가 거듭될수록 두 가지 방식 중 하나로 진행된다. ‘변경’은 최초 부여된 예비번호를 선순위 충원인원에 따라 갱신해주는 것을 뜻한다. 반면 ‘고정’은 최초 부여된 예비번호를 끝까지 변경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2022정시 기준 예비번호 ‘변경’ 방식을 택한 곳은 상위15개대 중 건대 경희대 서강대 시립대 숙대 인하대 중대 외대 한대의 9개교다. ‘고정’ 방식을 택한 곳은 고대 동대 성대 연대 이대의 5개교다. 단, 고대 동대 연대의 3개교는 차수가 끝날 때마다 충원 현황을 공개하기에 ‘고정’을 채택했더라도 ‘실질적 변경’에 해당한다. 이대도 예비번호 고정 방식을 채택하나 충원 현황을 3차까지만 공개해 ‘부분적 변경’이라 볼 수 있다. 성대 역시 고정 방식이지만 앞의 대학들과 다르게 충원 현황을 아예 공개하지 않았다. 2월8일이었던 최초합격자 발표일을 한 달 이상 빠르게 1월7일로 앞당겼던 것이 무색한 ‘깜깜이’ 조치다. 서울대는 최초합격자의 미등록 사례가 적다는 이유로 처음부터 예비번호를 부여하지 않았다.

- 예비번호 ‘변경’ 9개교 
2022정시 기준 차수별 충원 진행마다 예비번호를 변경한 대학은 건대 경희대 서강대 시립대 숙대 인하대 중대 외대 한대의 9개교다. 특히 서강대 한대의 2개교는 예비번호 변경 외에도 차수별 추합 현황을 최종 전 차수까지 공개해 지원자 입장에선 가장 수월히 본인의 위치를 알 수 있는 대학이었다. 

건대는 차수 진행마다 예비번호를 모두 갱신하며 가/나군 2배수, 다군 5배수까지 예비번호를 부여했다. 모집단위의 모집인원이 10명이라 가정할 때 가/나군은 예비 20번, 다군은 예비 50번까지 번호를 받은 것이다. 상위권 대학이 대부분 가/나군에 포진해 있어 충원이 진행될수록 최초합격자들이 빠져나가 다군의 추가합격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경희대 역시 예비번호를 변경하고 가/나군 3배수까지 번호를 부여했다. 나군에서만 선발한 서강대는 1배수까지 예비를 부여하고 번호도 업데이트했다. 시립대는 가/나군 지원자 전원에게 예비번호를 부여하고 차수마다 갱신했다. 숙대는 가/나군 모두 예비번호를 변경하나 부여 배수 기준은 비공개 방침을 밝혔다. 2021정시와 동일한 조치다. 인하대는 가/나군 모집단위별 지원자 5배수에게 예비번호를 부여했고 번호 역시 변경됐다. 중대는 가/나군 0.5배수에게 예비번호를 부여했다. 학과별 모집인원의 50%까지만 예비번호를 줬다는 의미다. 단, 다군은 5배수까지였다. 중대도 건대와 마찬가지로 충원이 진행될수록 다군의 추가합격률이 높아지는 대표적 대학이다. 번호도 차수마다 업데이트됐다. 외대는 가/나/다군 모두 2배수까지 예비번호를 부여했고 차수마다 번호가 바뀌었다. 한대는 가/나군 모두 0.5배수까지 예비번호를 부여했고 번호 역시 변경했다. 

- 예비번호 ‘고정/미부여‘ 6개교.. ’실질적 변경‘ 4개교 ’부분적 변경‘ 1개교 ’미부여‘ 1개교 
예비번호를 고정한 대학은 고대 동대 성대 연대 이대의 5개교와 미부여 방침 서울대 1개교로 총 6개교다. 단 예비번호를 고정하는 대학 중에서도 차수마다 추합 현황을 공개해 번호 변경과 동일한 효과를 낸 곳도 있다. 지원자가 자신의 합격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게 하는 조치다. 고대 동대 연대 이대의 4개교가 이와 같은 ‘실질적 변경’ 학교에 해당한다. 성대만 충원 현황도 공개하지 않고 예비번호도 고정되어 있어 수험생 입장에선 가장 ‘깜깜이 추합’에 해당하는 학교였다. 서울대는 최상위 대학이라 실제 최초합격자의 미등록 사례가 적어 예비번호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충원 기간 동안 추합 가능성을 막연히 기다리는 일부 학생이 있어 이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가군에서만 모집한 고대는 예비번호를 1배수까지 부여하고 번호를 고정했다. 동대는 가/나/다군 모두 2배수까지 부여하고 예비번호를 고정했다. 성대는 가군 0.2배수, 나군 0.1배수까지 예비번호를 부여하고 고정했다. 학과별 모집인원의 각 20% 10%만 예비번호를 줬다는 의미다. 반면 충원 현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지 않아 가장 ‘깜깜이’ 추합인 학교였다. 고대와 마찬가지로 가군에서만 모집하는 연대는 전 지원자에게 예비번호를 부여하고 번호를 고정했다. 이대는 가/나군 모두 0.5배수까지 예비를 부여하며 고정했다. 단, 2022정시 기준 총 7차의 충원 절차 중 3차까지만 충원 현황을 공개해 예비번호 ‘부분적 변경’에 해당하는 학교다.

<‘수요자 친화 조치 확대’.. 대교협 차원의 가이드라인 필요>
사실 전형 과정에서 대교협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전국 대학은 대교협 대학입학전형위원회가 모집 2년 전부터 공표하는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에 따라 입시일정을 진행해야 한다. 원서접수나 등록 마감 같은 큰 틀이 정해져 각 대학의 모집/충원기간이 모두 동일하게 운영되는 것이다. 반면 가장 중요한 예비번호 부여 방식이나 충원현황 공개 같은 세부적 사항에 대한 지침은 없다. 지원자와 학부모들의 혼란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임에도 대교협은 대학 자율이라는 명목 하에 상황을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한 지원자는 ”혹시 지금은 예비번호가 당겨졌을까 하루에도 수백 번씩 입학처 홈페이지를 들락날락했다“며 ”애타는 학생과 학부모가 많은 걸 뻔히 알면서도 충원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해주지 않는 건 너무 학교 입장만 고려하는 행정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수요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로 충원 현황과 예비번호 부여 방식에서도 명확한 공통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2022 마지막 기회’ 추가모집 22일부터 27일 저녁9시까지>
2022정시 충원은 20일 오후9시를 기점으로 종료됐다. 단, 정시에서 충원합격이 되지 않았을지라도 기회는 있다. 수시/정시 등록자 중 결원 발생 시 대학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추가모집이 있기 때문이다. 21일 오후4시 정시 등록이 마감된 후 결원이 있는 경우에만 공지하기 때문에 원하는 학교/학과에서 모집을 실시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대학 공통 추가모집 기간은 22일부터 27일 저녁9시까지다. 상세 일정은 대학별로 다르게 운영된다. 정시 등록자는 추가모집에 지원할 수 없으며 등록을 포기했을 경우에만 지원 가능하다. 산업대/전문대 정시 합격자는 등록과 무관하게 지원할 수 있다. 대부분 수능100%로 선발하는데다 학과마다 인원이 많지 않고 지원 횟수 제한도 없어 경쟁률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 2021학년 기준 동국대 81대1, 홍익대 46대1 등의 경쟁률이었다. 자연계 최상위 수험생이 가장 선호하는 의학계열은 더욱 치열하다. 2021학년 의치한수 추가모집 당시 의학계열 294대1, 치의학계열 231대1, 한의학계열 272대1, 수의학계열 176대1로 합계 경쟁률 261대1을 기록했다. 횟수 제한이 없다고 무리하게 원서를 넣는 것보다 학교와 학과를 신중히 고려해 지원하는 것을 권장한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