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 블라인드 평가에 '코로나 변수'까지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수시지원 시기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2021입시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느 해보다도 혼란스러움이 크다. 일부 대학은 수험생 부담 경감책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해 승인받기도 했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2021대입 입시결과에 영향을 미칠 10가지 변수를 살펴봤다.

수험생들은 2021수시원서접수를 앞두고 올해의 변수를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수험생들은 2021수시원서접수를 앞두고 올해의 변수를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대입일정 변경 가능성.. 2021요강 변경도 변수>
아직은 교육부에서 일정 변경의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현재보다 악화되면 교육부는 플랜B를 가동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그 내용을 현재로서는 알 수 없으나 어쩌면 수능의 연기도 들어 있을 수 있어 그렇게 되면 부득이하게 12월3일로 예정된 수능 일정을 변경해야 하고 그에 따라 수시모집 일정도 변경되어야 한다. 이럴 경우 수험생들의 학습량이나 태도, 정신 상태 등에 영향을 주게 되어 입시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정신력이 약한 수험생의 경우 멘탈 관리에 실패하면서 입시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2021요강 변경도 변수다. 현재 다수 대학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2021 대입요강의 변경을 요청한 상태다. 전형일정의 변경 등이 중심이다. 지난번에는 3학년1학기 비교과의 축소, 비대면 면접의 실시 등은 승인되었으나 수능최저학력기준의 완화는 서울대 지균 선발을 제외하고는 승인되지 않았다. 당초 예고된 수능최저가 변경될 경우 수험생의 전형 예측가능성이 침해되어 혼란이 발생할 수 있으며, 수험생 간 유불리에 대한 공정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사전예고된 전형계획의 전형방법을 변경하는 것은 수험생의 대입 준비 기회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이는 사전예고 취지에 벗어나므로 불가하다는 설명도 달았다. 이 소장은 “만약 이번에 선발방법 등이 변경될 경우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면접의 비대면화와 비교과 반영 비중 축소로 영향력 감소>
코로나19로 인해 고려대 등이 면접을 비대면 방식으로 변경한다. 비대면 방식은 세 가지로 분류된다. 영상제출방식은 지원자가 제시된 면접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직접 녹화한다. 지원자는 안내된 녹화영상물 업로드 기간까지 업로드하고 면접위원은 제출된 영상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면접태도 등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변별력이 작기 때문에 면접을 제외한 다른 요소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현장녹화방식은 지원자는 지정된 면접고사일에 사전 안내된 고사실로 입실하고 감독자의 안내에 따라 지원자는 제시된 면접질문을 숙독하며 지원자가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녹화하여 평가한다. 

화상면접방식은 지원자는 지정된 면접고사일에 사전 안내된 고사실로 입실하고 면접위원은 실시간 화상면접으로 지원자가 제출한 서류와 지원자의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때에는 기존 대면 면접과 동일한 변별력을 가진다.

<학생부 블라인드 평가.. 졸업생/고3 학생부 기록차이도 변수>
올해부터 학생부의 블라인드 평가가 실시된다. 대입 전형자료를 생성해 전송 시 일괄 자동 블라인드 처리되는 항목은 인적/학적사항(학생 성명, 주민번호, 학교명), 수상(수여기관), 봉사(주관기관/장소)다. 나머지 수상경력의 수상명, 창의적체험활동의 특기사항(프로그램명, 동아리명, 봉사활동 등), 교과학습발달상황의 과목별/개인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은 일일이 검토해 학교명을 다 지워야 한다. 블라인드 처리로 인해 고교별 유불리가 생길 수 있다. 즉, 학생부 기록이 부실하며 내신 받기 어려운 고교들이 불리해진다. 강남지역 일반고나 비평준화지역 우수고 등도 대체로 불리할 수 있다. 하지만 특목고, 자사고는 학생부 기록 정도에 따라 학교별로 엇갈릴 수 있다.

졸업생과 고3재학생의 학생부 기록 차이도 변수로 꼽힌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해 고3들의 학생부 기록이 대체로 부실할 것은 이미 예상이 되고 있고, 대학들도 이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그 때문에 3학년1학기 비교과를 축소하는 대학들이 많다. 그러므로 졸업생과 재학생 사이에 학생부 기록 차이로 인한 입시 영향력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소장은 “과거의 기록을 보면 졸업생들의 학생부종합전형 지원율 자체가 높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상대적으로 고3 학생부 기록이 부실할 것이라는 생각에 졸업생들의 학종 지원율이 증가할 수도 있어 약간의 변수로는 작용할 수도 있다”고 봤다.
 
<수험생 수 감소로 수능 및 내신 등급의 하락 경향>
지난해에 이어서 수험생 수가 감소하면서 수능은 물론이고 내신 등급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어차피 상대평가는 비율대로 등급 인원수가 결정되기 때문에 전체 학생 수가 적어지면 상위 등급 취득자의 숫자가 적어진다. 그렇게 되면 수능최저를 충족시킬 수 있는 등급 취득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만기 소장은 “2015교육과정의 영향으로 내신 성적은 문과, 이과 학생들을 나누지 않고 과목에 따라 산출하므로 수학 교과 등에서는 문과 학생들의 내신이 다소 불리하게 나온다. 그런 점에서 작년 입결보다는 약간 낮은 등급도 지원가능하다는 예상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전년 입시결과가 공개됐다. 이 소장은 “과거에도 대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입시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으나, 이번에는 50%, 70% 내신커트라인 등 이전보다 기준이 분명하게 제시되어 대학의 위치와 합격 가능성을 보다 명확히 알 수 있게 되었다. 입시결과 정보가 표준화되어 공개되면서 무분별한 지원이 감소할 여지가 있어 경쟁률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쉬운 내신으로 동점자 증가, 표준편차 커지는 사태 발생>
쉬운 내신으로 인해 동점자가 증가하는 현상도 변수다. 이만기 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각 고등학교에서 부족한 수업량 때문에 지필고사를 쉽게 출제하는 경향이 있어서 동점자들이 양산됐다. 그 결과 실수로 한두 개 틀리면 등급이 급락하는 사태가 벌어진 고교들이 꽤 있다는 후문이다. 지필고사 준비에 대한 양극화로 상위권과 하위권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표준편차가 작았던 고교들도 표준편차가 커지는 일도 발생했다. 그렇게 되면 연세대 등 Z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에서 지난해에 비해 불리해지는 일이 발생한다. Z점수는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를 이용해서 교과 성적을 산출하는 방식인데, 이 방법은 교과 내신 성적의 경쟁이 치열한 학교 학생들의 불이익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자연계 첨단분야 신설학과 영향>
2021대입에서는 매력 있는 신설학과가 많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여러 분야 지식의 융합을 필요로 하고 각 대학들도 인문/사회/자연과학 등의 계열 구분 없이 통합 선발하는 모집단위를 신설했다. 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 상위권 주요대 융합학과의 경우 높은 합격선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AI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면서 가톨릭대 서울과기대 숭실대 인하대 중앙대 등에 관련 모집단위의 신설이 눈에 띈다. 고려대와 연세대에는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인 반도체 관련학과가 신설됐다. 역시 높은 합격선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존 의학계열을 제외한 자연계 상위권 학과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학교장 추천전형의 확대>
주요대학의 학교장 추천 인원이 올해 변수가 될 전망이다. 2021 대입에서 경희대는 학종(고교연계)에서 고교별 인문계 2명, 자연계 3명, 예체능계 1명을 추천하게 되어 있고. 고려대는 학생부교과(학교추천)에서 4%를 추천하게 되어 있다. 

동국대는 학생부종합(학교장추천인재)에서 고교별 인문계 3명, 자연계 3명까지 추천 가능하다. 서울대가 학생부종합(지역균형선발)에서 고교별 2명을, 연세대는 학종(면접형)에서 재학생의 3%를 추천하고, 이화여대는 학생부교과(고교추천)에서 고교별 5명 이내 추천하도록 했다. 중앙대는 학생부교과(학교장추천)에서 고교별 3명을 추천할 수 있다. 이 소장은 “각 고교에서 추천대상자를 중복해서 선정하지 않는다고 하면 연세대가 새롭게 학교장추천을 만들면서 6개 복수지원의 결과 그 아래 라인의 대학들에 어떠한 경우라도 영향을 미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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