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 '후한' 대학.. 포스텍 서울대 DGIST 포스텍 톱3

[베리타스알파=강태연 기자] 학점 인플레이션(학점 인플레) 논란이 가장 적은 대학은 어디일까. 29일 대학알리미가 공시한 ‘졸업생 졸업성적 분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상위15개대학(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과 이공계특성화대(KAIST 지스트대학 DGIST 포스텍) 가운데 인플레가 가장 적은 대학은 동국대(서울)였다. 이어 중앙대(안성캠) 서울시립대 순이다. 동국대(서울)은 전체 졸업자 3081명 가운데 34.9%만이 A학점 이상인 ‘백분율 점수 90점 이상’의 졸업학점을 받았다. 10명 중 3명 정도가 총점 4.0점(4.5점 만점)이상을 받고 졸업한 셈이다. 상위15개대학 중 학점 인플레가 가장 심한 곳은 서울대였다. 서울대는 졸업자 3204명 가운데 65.8%에 해당하는 2107명이 백분율 점수 90점 이상의 졸업학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공계특성화대까지 합하면 DGIST와 포스텍도 60%가 넘는 수치로 뒤를 이었다. 

대학별로 학점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졸업생의 졸업학점을 있는 그대로 비교하긴 어렵다. 경희대 서강대 서울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의 경우 4.3점, 건국대 고려대 동국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은 4.5점 만점의 학점 체계를 운영한다. 이공계특성화대도 학점 체계가 다르다. KAIST 포스텍 DGIST는 4.3점, 지스트대학은 4.5점을 만점으로 한다. 통상 4.5점 만점 체계에서는 A+ 4.5점, A 4.0점, B+ 3.5점, B 3.0점 등이며, 4.3점 만점 체계에서는 A+ 4.3점, A 4.0점, A- 3.7점, B+ 3.3점, B 3.0점, B- 2.7점 등이 되기 때문에 학점이나 A/B/C와 같은 점수체계로는 직접 비교가 불가능하다. 만점 기준이 동일한 대학이라도 학점 표기법이 다른 경우도 있고, 상대평가의 경우 학점 구간별 비율도 다르기 때문에 학점 인플레 현상을 비교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진다.

학점은 동일한 비교지표가 될 수 없기 때문에 대학알리미 공시자료는 백분율 점수 95점~100점, 90점~94점, 85점~89점 등 5점 급간의 구간을 나눠 학점 분포를 공개한다. 백분율 90점이면 통상적으로 4.5점 만점 체계에서는 B+와 A의 사이 점수며, 4.3점 만점 체계에서는 B+와 A- 사이에 위치한다. 백분율 점수 95점 이상을 A학점으로 보는 것도 가능하지만, 95점 이상 표본은 매우 적기 때문에 90점 이상에 해당하는 95점~100점, 90점~94점의 2개 구간을 통상의 A학점으로 보고 대학별 학점 인플레이션 현황을 집계했다. 백분율 점수 90점부터 100점까지의 인원이 통상 A학점을 받은 인원이 되는 방식이다.

학점 인플레이션(학점 인플레) 논란이 가장 적은 대학은 어디일까. /사진=동국대 제공
학점 인플레이션(학점 인플레) 논란이 가장 적은 대학은 어디일까. /사진=동국대 제공

<상위15개대학+이공계특성화대 졸업평점.. ‘짠’ 동국대, ‘후한’ 서울대>
상위15개대학과 이공계특성화대 등 19개대학을 기준으로 대학알리미에 공개된 졸업학점을 분석한 결과 학점인플레 논란에서 가장 자유로운 대학은 동대였다. 동대는 백분율 90점 이상을 받은 비율이 34.9%로 학점이 ‘짠’ 대학에 속했다. 동대를 포함해 중앙대(안성) 서울시립대 경희대는 백분율 90점 이상 비율이 40%미만으로 비교적 학점 인플레 논란에서 자유로운 대학으로 나타났다. 반면 포스텍 서울대 DGIST KAIST 이화여대 연세대(서울) 서강대 고려대(서울) 한양대(서울) 등은 백분율 90점 이상 비율이 절반 이상으로 학점이 후한 대학으로 꼽혔다.

동국대(서울) 34.9%(인원1076/졸업자3081명)에 이어 중앙대(안성캠) 36.1%(456명/1263명) 서울시립대 38.6%(747명/1937명) 경희대 39.8%(2393명/6005명) 중앙대(서울캠) 40.6%(1545명/3807명) 건국대(서울) 41%(1413명/3447명) 인하대 41.8%(1647명/3941명) 지스트대학 45.7%(68명/149명) 성균관대 45.9%(1856명/4047명) 한국외대 46.1%(1661명/3605명) 숙명여대 47%(1115명/2371명) 한양대(서울) 53.4%(1942명/3637명) 고려대(서울) 53.8%(2461명/4572명) 서강대 54.6%(855명/1567명) 연세대(서울) 56.5%(2227명/3939명) 이화여대 56.7%(1918명/3384명) KIAST 57.2%(414명/723명) DGIST 64.3%(99명/154명) 서울대 65.8%(2107명/3204명) 포스텍 66.1%(203명/307명) 순이다.

상위15개대학 중 학점이 가장 후한 대학으로는 서울대가 꼽혔다. 서울대는 졸업자 3204명 가운데 65.8%에 해당하는 2107명이 90점 이상을 받으면서 학점이 가장 후했다. 이어 이대 연대(서울) 서강대 고대(서울) 한대(서울) 등도 절반 이상의 학생이 90점 이상의 졸업평점을 받고 졸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념상 학점이 짠 대학으로 알려진 서강대는 실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예상과 달리 학점이 후한 대학에 속했다. 졸업자 1567명 가운데 54.6%에 해당하는 855명의 학생이 백분율 90점 이상을 받아 졸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까지만 하더라도 90점 이상을 받은 비율이 34.9%에 그쳤지만 2017년 51.1%로 훌쩍 뛴 이후 2018년 53.4%, 2019년 57.1%까지 수치가 상승했다. 올해는 전년보다 다소 줄은 수치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의 학생이 90점 이상의 졸업평점을 받은 모습이다.

이공계특성화대학에서는 지스트대학을 제외한 KAIST DGIST 포스텍 모두 절반 이상의 학생이 90점 이상의 졸업평점을 받고 졸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포스텍은 졸업자 307명 가운데 66.15에 해당하는 203명의 학생이 백분율 90점 이상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년 63.8%(203명/318명)보다도 더 상승한 수치다. 이어 DGIST 64.3%(99명/154명), KAIST 57.2%(414명/723명), 지스트대학 45.7%(68명/149명) 순이다. DGIST의 경우 전년 63.9%(76명/119명)보다도 비율이 상승했고, KAIST는 소폭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학점이 후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스트대학의 경우 90점 이상의 졸업평점을 받은 비율이 45.7%(68명/149명)로 절반 이하지만, 전년 41%(55명/134명)보다는 비율이 상승했다. 

상위15개대학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이공계특성화대는 KAIST 포스텍 DGIST 지스트대학을 말한다. 중대는 통합캠이지만 분리 공시돼 캠퍼스별로 순위를 산정했다. 반면 경희대 성대 외대 등은 캠퍼스 통합 학점 현황이 공개돼 캠퍼스 구분없이 순위를 매겼다. 건대 고대 동대 연대 한대 등은 본/분캠 체제로 본캠만을 고려했다. 졸업생은 2019년 8월과 2020년 2월 졸업생을 합친 숫자다. 

<취업난에 학점 인플레 심각.. 대학교육 신뢰회복 필요>
학점 인플레이션은 높은 학점을 받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학점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공기업은 물론 대기업에서도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해 최근 학점의 중요성이 떨어졌다고 판단할 수도 있지만, 취업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평가될 수 있는 요소들을 모두 준비해야 하는 입장에선 학점조차 포기할 수 없는 항목이다. 특히 대학 입장에서는 취업률과도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분야로,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학점을 후하게 주는 경우도 있다. 물론 2014년 교육부 방침에 따라 재수강 여부 표시, 학점포기제도 폐지 등이 많은 대학에서 이뤄지긴 했지만, 효과가 크다고 보기 힘들다. 재수강 이후 학점을 산정하는 방식, 학점포기 가능한 강의 기준 등 학교마다 기준이 달라 상대적으로 수혜를 받는 일부 대학의 학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재수강, 학점포기제도 등의 제한으로 이전만큼 ‘학점세탁’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학점을 쉽게 받을 수 있는 강의를 선호하는 현상은 만연하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절대평가를 실시하는 수업에 수강하려는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같은 수업이라도 외국어로 진행하는 외국어강의는 절대평가가 적용되는 대학도 있고, 상대평가를 실시하더라도 일반 강의보다 좀 더 후하게 높은 학점을 주도록 설정돼 있기도 한다.

문제는 학점 인플레가 심화되면서 대학교육의 신뢰도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특히 취업시장에서 학점이 가진 영향력이 낮아지면서 이로 인한 부담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기업이 자체시험을 개발하거나 다양한 스펙, 촘촘한 선발과정으로 신입사원을 선발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대학생활 이외에 별도로 투입해야 하는 시간과 노력이 늘어났다.

최근 대학가에서 학점 인플레를 개선해 학점의 신뢰도는 물론, 대학교육의 신뢰도를 회복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전개되는 이유다. 일부 대학들이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학점체계를 바꾸면서 엄정한 학사관리를 도입하기도 했으며, 대학구조개혁평가 평가지표로 학점분포가 포함되기도 했다. 대학교육의 신뢰도 회복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규제를 시작한 모습이다. 그럼에도 대학구조개혁평가의 압박에서 자유로운 상위권 대학의 경우 창의적인 학습 등을 명목으로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회귀한 경우도 존재한다. 고려대는 2017년 2학기부터, 연세대는 2019년부터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돌아섰다. 

<로스쿨 등 진학에도 영향 우려.. 형평성 고려한 조치 필요>
현장에서는 대학이 학점을 후하게 주는 것이 취업 뿐 아니라 로스쿨과 같은 특정한 진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로스쿨의 경우 1단계 정량평가에서 학부성적은 LEET성적만큼이나 중요도가 높은 항목이다. 로스쿨 지원자 대부분이 높은 학점을 갖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학점을 후하게 준 대학의 학생들이 정량평가에서 높은 분포를 차지할 수 있는 셈이다. 학점 자체가 로스쿨 합격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학점을 후하게 주는 대학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좀 더 많은 취업자/진학자를 배출할 가능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학점이 취업과 추후 진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 같은 격차가 발생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의견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특히 최근에는 로스쿨 지원자가 많은 학과의 경우 학점을 후하게 주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서울 소재 로스쿨에 입학하려면 평균 졸업성적이 A이상 이어야 한다는 설이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성대의 경우는 로스쿨 지원자가 많은 학과에 A학점을 줄 수 있는 비중을 더 부여하고 있다. 타학과의 A학점 부여 비율이 30%라면 이런 학과들은 50%까지 허용한다“라며 ”2020년 대학알리미 4월 정보공시 내용에 따르면, 로스쿨 진학자가 많다고 알려진 성대 ‘글로벌리더’의 경우 77명의 졸업생 가운데 80.6%인 62명의 학생들이 90점 이상의 학점으로 졸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스쿨 진학률이 가장 높은 SKY대학의 경우, 세 곳 모두 졸업자 중 백분율 90점 이상의 학점을 취득한 학생의 비율이 서울대65.8% 연세대56.5% 고려대53.8%로 모두 절반 이상이었다. 로스쿨 진학자가 많은 이유를 학점을 후하게 줬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이 같은 대학별 격차가 지속된다면 형평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대학 순위.. ‘학점 짠 대학’ 강남대 광주여대 을지대(2캠) 톱3>
전국대학(기술대 방통대 사이버/디지털대 제외, 4년제 일반대 기준)으로 범위 확대 시 학점이 가장 짠 대학은 강남대였다. 졸업자 1720명 중 119명만이 백분율 90점 이상을 취득해 6.9%의 비율을 기록했다. 이어 광주여대 7.7%(63명/817명) 을지대(2캠) 8.5%(85명/995명) 호원대 8.9%(107명/1208명) 한세대 9%(41명/456명) 인천가톨릭대 9.1%(1명/11명) 정석대학 9.3%(4명/43명) 용인대 9.4%(134명/1437명) 중부대 9.5%(151명/1593명) 을지대 10.2%(17명/167명) 예수대 10.8%(17명/158명) 광주가톨릭대 11.1%(1명/9명) 순천향대 11.1%(263명/2371명) 수원대 12.4%(263명/2124명) 안양대 13.5%(198명/1471명) 부산교대 14.2%(53명/374명) 경운대 14.7%(148명/1007명) 대구교대 14.7%(59명/402명) 대구한의대 14.9%(215명/1446명) 부산가톨릭대 14.9%(134명/904명) 순으로 학점 짠 대학 톱20을 기록했다. 20개대학 중 부산교대와 대구교대 등 교대 2곳이 속해 눈길을 끈다.

학점이 가장 후한 대학은 중앙승가대 79.5%(31명/39명)가 꼽혔다. 특수한 목적으로 설립된 대학인만큼 학점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어 영산선학대 76.9%(10명/13명) 한예종 71.5%(365명/511명) 포스텍 66.1%(203명/307명) 서울대 65.8%(2107명/3204명) DGIST 64.3%(99명/154명) 한일장신대 63.5%(132명/208명) 칼빈대 58.7%(54명/92명) 인천대 58.6%(1666명/2845명) KAIST 57.2%(414명/723명) 이화여대 56.7%(1918명/3384명) 연세대 56.5%(2227명/3939명) 한국해양대 56.4%(863명/1530명) UNIST 55.1%(402명/729명) 전주교대 55%(153명/278명) 서강대 54.6%(855명/1567명) 금강대 54%(61명/113명) 고려대 53.8%(2461명/4572명) 한양대 53.4%(1942명/3637명) 서울장신대 51.2%(64명/125명) 한려대 51.2%(64명/125명) 부산대 50.8%(2368명/4665명)까지 모두 50% 넘는 대학이다.

40% 비율의 대학은 총36개교로 연세대(미래) 49.8%(797명/1601명) 광운대 49.4%(898명/1818명) 부경대 48.3%(1750명/3629명) 공주대 48.1%(1511명/3145명) 대신대 47.4%(45명/95명) 숙명여대 47%(1115명/2371명) 대전신학대 46.4%(13명/28명) 한국체대 46.3%(274명/591명) 한국외대 46.1%(1661명/3605명) 성균관대 45.9%(1856명/4047명) 서울신학대 45.9%(243명/529명) 지스트대학 45.7%(68명/149명) 진주교대 45.2%(151명/334명) 부산장신대 44.6%(25명/56명) 삼육대 44.2%(565명/1276명) 한양대ERICA 43.4%(929명/2140명) 청주교대 43.2%(129명/298명) 동명대 43.1%(728명/1691명) 계명대 43%(2050명/4766명) 경동대(4캠) 42.9%(129명/301명) 경북대 42.9%(2164명/5044명) 고려대(세종) 42.7%(622명/1458명) 추계예대 42.6%(130명/305명) 창원대 42.4%(803명/1895명) 아주대 42.1%(931명/2212명) 인하대 41.8%(1647명/3941명) 인제대 41.6%(806명/1939명) 홍익대 41.1%(1106명/2689명) 가톨릭대 41%(654명/1596명) 건국대 41%(1413명/3447명) 경상대 40.9%(1292명/3155명) 성신여대 40.8%(810명/1982명) 제주대 40.8%(873명/2138명) 중앙대 40.6%(1545명/3807명) 서원대 40.3%(589명/1460명) 한림대 40.1%(762명/1899명) 순이다.

30%의 비율을 보인 대학은 총65개교, 20%의 비율은 총55개교, 10%의 비율은 37개교였다. 10% 이하로 학점이 엄격했던 대학은 9개교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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