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종 지원자 56% "학종 고수"

[베리타스알파=김경화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등교 개학’이 연기되다가 지난주 9일에 고3부터 ‘온라인 개학’이 이루어져 38일만에 각 고교의 2020학년도 1학기가 시작되었다. 이번 온라인 개학은 입시를 앞둔 고3과 중3에만 해당되는 것이고 각급 학교 주관으로 온라인 원격 수업이 실시되어 그간의 휴업을 끝내게 되었다. 고3에게는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온라인 개학 당일 우려보다는 적었으나 EBS 접속지연, 동영상 끊김 현상 등 크고 작은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여 학부모들과 학생들을 불안하게 하였다. 원격수업의 특성상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많았다고 한다. 그 와중에서 고3 수험생들에 대한 걱정이 많았는데, 개학의 연기로 인하여 이미 수험생들의 학사일정과 대학입시 일정은 2주일 정도 연기된 바가 있다. 한편 한 달 이상 등교를 못하는 사태가 벌어짐에 따라 고3 재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올 입시에서 N수생에 비하여 고3 재학생들이 여러 면에서 불리하다는 인식이 퍼져 나가고 있었다. 더불어 올 대학 신입생들도 등교를 하지 않고 원격수업으로 1학기를 보내고 있어 소속감이 떨어지면서 반수를 준비하는 수험생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교육평가기관 유웨이가 운영하는 입시포털 유웨이닷컴은 이 같은 상황에서 자사 회원을 대상으로 등교 중지 상황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개학 연기에 따른 수험생 학습 실태 및 지원 의식'을 묻는 온라인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에는 4월6일부터 9일까지 총 307명의 수험생이 참여하였는데 고3 재학생이 204명(66.4%), N수생이 103명(33.6%)이었다.

설문 대상자 중 학생부종합전형 지원 예정자 45.6%, 수능전형 지원 예정자 35.8%, 학생부교과전형 지원 예정자 10.4%, 논술 및 적성 전형 지원 예정자 5.5%, 특기자전형 지원 예정자 2.6%였다.

<휴업 중 고3은  ‘EBS 및 강남 인강’, N수생은 ‘사교육 인터넷 강의’ 주로 이용>
먼저 등교 개학의 연기로 학생들이 사교육으로 몰릴 것이라는 걱정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휴업 기간 동안 수험생들이 주로 이용했던 학습 양상(매체)을 물었는데 전체적으로는 ‘EBS 및 강남 인강 강의 시청’이 35.2%로 가장 많았고 그 뒤로 ‘사교육 인터넷 강의 수강’ 26.4%, ‘혼자 학습함’18.9%, ‘단과 학원 수강’15.0%, ‘개인과외’4.6% 순이었다.

그런데 재학생과 졸업생, 즉 수험생의 현재 신분별로 물었을 경우에는 양상이 달라져 고3의 경우는 ‘EBS 및 강남 인강 시청’이 41.2%로 제일 많았고 그 뒤로 ‘사교육 인터넷 강의 수강’이 20.6%였으나 N수생의 경우는 ‘사교육 인터넷 강의 수강’이 37.9%, ‘EBS 및 강남 인강 시청’이 23.3%로 순서가 바뀌었다.

아무래도 N수생의 경우는 EBS 강의를 시청하기보다는 EBS 교재만을 이용하는 경우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N수생의 경우는 ‘혼자 학습’하는 경우도 재학생들보다 높았는데 짐작건대 ‘독학재수학원’ 등에서 자기주도학습을 하는 것도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의 우려와 관련하여 사교육에 의존한 비율이 고3 재학생은 41.1%로 반이 안 되었으나, N수생들의 경우는 55.4%로 반이 넘었다.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소장은 "N수생의 경우 이번 설문에서는 재수종합반 재원 여부는 묻지 않았으나 그것을 포함할 경우 사교육의 비율은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공부하는 공간은 ‘집-독서실-스터디카페’ 순>
학습하는 장소를 물었다. 코로나19의 영향인지  ‘집’이 51.8%로 제일 많았고 ‘독서실’ 34.2%, ‘스터디카페’10.7%’ 순이었다. 이는 재학생과 N수생이 차이가 없었다. 이 소장은 "요즘 상황이 코로나19로 인한 휴업이나 휴강, 온라인 개학임을 고려할 때 다중이용시설인 ‘독서실’이나 ‘스터디카페’에서의 학습은 걱정되는 면이 있다"고 전했다. 

<‘수학-영어-국어-탐구-대학별고사’ 순으로 시간 투자 많아>
가장 역점을 두고 시간을 투자하는 과목을 물었는데 예상대로 전체적으로는 ‘수학’이 46.9%로 가장 많았고  ‘영어’19.2%, ‘국어’18.2%, ‘탐구’11.7%, ‘대학별고사’3.9%순이었다. 그런데 N수생의 경우는 ‘영어’(10.7%)보다 ‘국어’(22.3%)에 시간을 투자하겠다는 응답이 높아 지난해 비교적 어려운 ‘국어영역’ 시험을 치른 학습효과가 아닌가 한다는 이 소장 의견이다.

<학종 지원자 56.4%가 다른 전형으로 변경할 생각 없어>
등교 개학 연기와 원격수업으로 학교에서 활동중심수업을 못함에 따라 3학년1학기 학교생활기록부가 부실해질 것 같다는 수험생들의 우려가 있었다. 이를 감안하여 학생부종합전형 지원 예정자에게 혹시 다른 전형으로 바꿀 의향이 있는가를 물었는데 56.4%가 바꿀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이 소장은 "현재는 3학년1학기의 교과연계활동이 이루어지지 못해 학생부 기재사항이 예년에 비해 부실할 것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와 같은 설문결과는 학생부의 부실이 비단 본인만의 상황이 아니라는 점, 또 이를 평가하는 대학들이 이와 같은 상황을 충분히 감안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2년간 준비해온 학종을 버리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 진단했다.

만약에 학종에서 전형을 바꾼다면 정시를 노리겠다는 응답이 26.4%(재학생 20.6%, N수생 37.9%)로 제일 많았고 이어 학생부교과전형으로 바꾼다는 응답이 전체 13.7%, 재학생 19.1%, N수생 2.9%였다. 논술은 재학생 2.9%, N수생 4.9% 로 적었으며 전체적으로는 3.6%에 그쳤다. 이는 각 전형의 특성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겠다.

<고3 재학생 72.1%가 올해 수능에서 N수생보다 불리하다고 생각>
2021대입에서 생길지 모르는 집단별 유불리를 물었다. 재학이냐 졸업이냐는 집단의 특성 차이에 따라 올 입시에서 전형별 유불리를 보는 시각이 매우 달랐다.

우선 정시모집 수능 전형의 경우 고3 재학생들은 자신들이 불리하고 N수생이 유리하다고 보는 견해가 72.1%에 달했으나 N수생의 경우는 46.6%로 나타나 고3 재학생들보다 적었다. 고3 재학생이나 N수생이나 유불리에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보는 견해는 N수생이 48.5%로 고3재학생 22.1%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전체적으로는 고3 재학생이 불리하다고 보는 비율이 63.5%, 차이가 없다고 보는 비율이 30.9%였다. 따라서 올 수능에서는 등교를 하지 못하는 고3 재학생들이 N수생에 비해 열세일 것이라 인식하는 수험생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도 고3 수험생들의 64.7%가, N수생들의 31.1%가 고3 재학생이 불리하다고 보았고 큰 차이 없다고 보는 것은 고3 재학생의 22.1%, N수생의 54.4%로 나타나 두 집단의 인식의 차이가 컸다. 

수시모집 논술전형은 양상이 달랐다. 고3 재학생이 불리하다고 보는 견해와 두 집단 모두 큰 차이 없다고 보는 견해가 비슷했다. 전자가 고3 재학생은 47.1%, N수생 27.2%였고 후자는 고3 재학생이 48.5%, N수생이 64.1%였다. 전체적으로는 고3 재학생이 불리하다가 40.4%, 별차이 없다가 53.7%였다. 이 소장은 "논술전형 지원자가 적다는 점과 대학별고사는 수능이나 내신과 별개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작용한 듯하다"고 전했다.

<수능이 예년보다 평이할 것 42%로 제일 많아>
수험생들이 예상하는 올 수능의 난이도를 물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불거진 상황으로 고3 재학생들이 불리해짐에 따라 일부에서는 집단별로 유불리를 없애기 위해 수능이 난이도를 낮추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에 대한 수험생들의 반응은 예년 수준보다 쉽게 출제될 것이라는 예상이 42.0%로 예년 수준의 난이도일 것이라는 예상 34.2%보다 7.8%p 높았다. 집단별로 보아도 N수생들의 경우는 각각 43.7%, 35.0%로, 고3 재학생들의 경우도 각각 41.2%, 33.8%로 나타나 예년보다 쉬운 수능을 예상하는 비율이 많았다.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소장은 “고3도 이런 상황이 오히려 부족한 과목을 만회할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하는 긍정적 사고로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결국 등교를 하지 않는 기간에는 자기 관리의 철저함이 입시의 성패를 가른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수능의 난이도는  섣불리 예단하지 말고 예년 수준이라는 전제 아래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원격수업 중에는 학생의 학습 과정과 결과를 교사가 직접 관찰/확인하여, 이를 토대로 평가하거나 학생부에 기재할 수 있으므로 학생부종합전형 지원 예정자는 현재 진행 중인 원격수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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