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위기 심화’
[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2024학년 자연계 내신 1.06등급 이내의 최상위권 125명과, 상위 1.38%에 해당하는 수능 국수탐 백분위 98.62점 이내의 488명 전원이 의약계열로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계 일반학과로 진학한 학생은 없었다. 특히 올해 의대 모집인원 확대로 최상위권의 의대쏠림은 심화하고 자연계 일반학과의 합격선은 의약계열보다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로학원이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공시된 자연계열 학과별 합격점수 대학별 최종등록자 70%컷을 분석한 결과, 내신 1.06등급과 수능 국수탐 백분위 98.62점 이내에서 자연계 일반학과로 진학한 학생은 0명이다. 수시 내신 1.06등급 이내 125명 중 93명(74.4%)은 의대, 25명(20%)은 약대, 4명(3.2%)은 수의대, 3명(2.4%)는 한의대를 택했으며 치대는 없었다.
의대 쏠림은 정시에서 더욱 뚜렷했다. 수능 국수탐 백분위 98.62점 이내 488명 중 427명(87.5%)이 의대에 진학했다. 이어 34명(7%)이 약대, 27명(5.5%)이 한의대에 진학했다. 1등급에 해당하는 백분위 96점 기준으로 살펴봐도 2617명 중 75.7%(1981명)가 의약계열로 진학했다. 특히 올해 의대증원으로 내신/수능 모두 의약계열 쏠림히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내신 1.5등급이내 구간대 학생들은 의약계열 초집중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의대 합격선 하락도 예상되지만 그보다도 자연계 일반학과의 합격점수 하락이 더 크게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심화한 의대쏠림, 위기의 이공계.. 지난해 최상위권 자연계 일반학과 진학 0명>
지난해 자연계열 학과별 합격점수를 분석한 결과, 내신 1.06등급 이내와 수능 국수탐 백분위 98.62점 이내 학생들은 모두 의약계열에 진학, 자연계 일반학과에 진학한 학생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내신 1.06등급 이내 125명, 백분위 98.62점의 488명이 의약계열에 진학했다.
성적 범위대를 넓혀봐도 의약계열 쏠림은 뚜렷하다. 내신 최종등록자 70%컷 기준으로 살펴보면 내신 1.07등급이내 157명 중 의약계열이 153명(97.5%), 자연계 일반학과는 4명(2.5%)에 불과했다. 의약계열은 세부적으로 의대 121명(77.1%), 약대 25명(15.9%), 수의대 4명(2.5%), 한의대 3명(1.9%)이다. 내신 1.23등급이내도 전체 1246명 중 의약 1137명(91.3%), 자연계 일반 109명(8.7%)이다. 의약계열은 의대 874명(70.1%), 약대 122명(9.8%), 한의대 64명(5.1%), 치대 48명(3.9%), 수의대 29명(2.3%)이다. 내신 1.38등급 이내는 2477명 중 의약 1993명(80.5%), 자연계 일반 484명(19.5%)이다. 의약계열은 의대 1219명(49.2%), 약대 340명(13.7%), 수의대 146명(5.9%), 한의대 145명(5.9%), 치대 143명(5.8%)이다. 내신 1.57등급 이내는 3793명 중 의약 2670명(70.4%), 자연계 일반 1123명(29.6%)이다. 세부적으로 의대 1432명(37.8%), 약대 541명(14.3%), 치대 254명(6.7%), 한의대 236명(6.2%), 수의대 207명(5.5%), 자연계 일반학과 1123명(29.6%)이다.
내신 1.72등급 이내 구간부터는 의대보다 자연계 일반학과를 택한 학생이 많다. 다만 의약계열 전체로 살펴보면 의약계열이 2888명(60.6%), 자연계 일반학과가 1878명(39.4%)으로 의약계열이 여전히 많다. 세부적으로 의대 1480명(31.1%), 약대 620명(13.0%), 치대 276명(5.8%), 한의대 268명(5.6%), 수의대 244명(5.1%)까지 의약계열이다.
정시로 살펴보면 의약계열 쏠림이 보다 뚜렷했다. 수능 국수탐 백분위 평균 98.62점(상위 1.38%) 이내의 488명 전원이 의약계열로 진학했다. 이 중 의대의 비중이 87.5%에 달한다. 범위를 넓혀 살펴봐도 98.5점 이내 564명 중 의약계열이 554명(98.2%)이며 자연계 일반학과는 10명(1.8%)에 불과했다. 98.33점까지도 마찬가지로 652명 중 자연계 일반은 10명(1.5%), 의약이 642명(98.5%)이다. 특히 570명(87.4%)이 의대에 진학했다. 국수탐 평균 상위 4% 이내, 1등급에 해당하는 백분위 96점 기준으로 살펴보면 2617명 중 1981명(75.7%)가 의약계열에 진학했다. 자연계 일반학과를 택한 수험생은 636명뿐이다.
특히 올해는 의대 증원으로 의약계열 쏠림이 보다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예상한대로 의대의 합격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문제는 일반학과의 경우 합격선 하락이 보다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종로학원은 의대 2000명 증원을 기준으로 살펴봤을 때, 2023학년 어디가 70%컷 기준 정시 합격선이 기존 285.9점에서 281.4점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5 의대 증원으로 내신과 수능 모두 최상위권에서 일반학과 보단 의약계열로 집중되는 현상이 매우 강도높게 나타날 수 있는 구도다. 수시 내신 1.5등급 이내를 비롯해 수시 정시 모두 최상위권은 의대/약대에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의대 합격선 하락보다 일반학과의 합격선이 더 크게 하락할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분석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과도한 의대진학 열풍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정부가 첨단인재 양성을 목표로 각종 사업을 운영하는 등 노력을 기하지만 현행 입시제도상 의약계열 쏠림은 보다 심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내신 최상위권마저 의대쏠림으로 의약계열 선호가 높아진 가운데, 정시 확대와 통합수능, 의대 쏠림이 맞물리며 정시와 N수를 통한 의대 진학 문호마저 커졌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의대 문호가 대폭 열린 이상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의대라면 재도전하겠다는 학생이 많다. 최상위권 인재들이 의대 진학을 목표로 다년간 수능 준비에만 전념하는 것은 분명한 사회적 낭비다. 첨단 산업의 발전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이공계열 인재들을 과학 분야로 이끌 만한 매력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