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접수 내달 5일부터 12일까지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한국과학영재학교(이하 한국영재)가 2025 일반전형 모집요강을 공개했다. 8개 영재학교 중 마지막 순서다. 올해 한국영재 일반전형은 타 영재학교 보다 전형일정이 늦다. 원서접수는 6월5일부터 12일까지 진행하며, 2단계 창의적문제해결력검사는 7개 영재학교 보다 한 주 늦은 7월14일에 실시한다. 일정이 다르긴 하지만 타 영재학교와의 중복지원은 여전히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올해 한국영재의 일반전형 모집인원은 96명에서 90명으로 줄었다. 장영실전형의 모집인원이 24명에서 30명으로 확대된 영향이다. 전체 모집인원은 정원내 기준 120명으로 동일하다. 장영실전형이 기록물 평가와 심층구술면접만으로 학생을 선발한다면 일반전형은 영재학교의 기본적인 틀인 1단계 기록물 평가, 2단계 창의적문제해결력평가, 3단계 영재성 다면평가의 절차로 진행된다. 지난해엔 장영실전형에 추천된 학생 중 일부 인원에게 일반전형 2단계 응시자격을 부여했지만, 올해는 두 전형을 완전 분리해 처음부터 일반전형에 지원한 학생에게만 2단계의 기회가 주어진다.

한국영재는 원서접수에 앞서 일반전형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입학설명회를 진행한다. 11일 서울 설명회를 필두로, 18일 대전, 25일 부산에서 설명회를 실시한다. 서울 설명회는 KAIST 서울캠퍼스 경영대학원 1호관 대강당, 대전 설명회는 KAIST KI빌딩 1층 퓨전홀, 부산 설명회는 한국영재 본관 2층 대강당에서 진행한다. 별도 신청절차는 없다. 

부산과고가 전신인 한국영재는 2003년 ‘국내 1호’ 영재학교로 1기를 모집했다. KAIST 부설 특성상 KAIST를 중심으로 꾸준히 높은 이공계특성화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2024대입에서는 KAIST 69명, 포스텍 2명, GIST 2명, UNIST 4명까지 총 77명이 이공계특성화대학에 진학했다. 한 해 졸업생이 130명 내외라는 점을 고려하면 10명 중 6명이 이공계특성화대에 진학한 셈이다. ‘영재학교 효시’ 답게 이공계 진학의 설립 취지를 가장 바람직하게 구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023학년에는 서울대 KAIST 포스텍 GIST DGIST UNIST 6개 대학, 이른바 ‘설카포지디유’ 등록자가 100명에 달했다. 서울대 28명, KAIST 59명, 포스텍 2명, GIST 1명, DGIST 5명, UNIST 5명이 등록했다. 

한국과학영재학교(이하 한국영재)가 2025 일반전형 모집요강을 공개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한국과학영재학교(이하 한국영재)가 2025 일반전형 모집요강을 공개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모집인원 정원내 120명.. 일반 90명/장영실 30명>
2023학년 모집인원은 정원내 120명, 정원외 7% 이내다. 정원내 모집인원을 전형별로 나누면 일반 90명, 장영실 24명 내외다. 중3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과 검정고시, 중1/2학생, 외국유학생도 지원 가능하다. 정원외는 일반/장영실전형을 종합해 약 8명 이내 규모로 교육급여 수급자, 특수교육대상자 등을 선발한다. 한국영재는 타 영재학교와 달리 지역인재 우선선발을 별도로 선발하지 않는다. 다만 선발 각 단계에서 17개 시도 중 미선발 지역의 학생을 논의를 거쳐 선발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일반전형은 총 3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수학 과학 분야의 영재성과 잠재성을 판별하기 위해 학생기록물평가, 창의적문제해결력평가, 영재성다면평가를 거쳐 학생을 선발하는 입학담당관 중심 과학인재 전형이다. 지필고사 없이 학생기록물과 심층구술면접을 통해 선발하는 장영실전형과는 차이가 있다. 필요 시 단계별 전형 외 전화 면담도 실시할 수 있다. 

1단계 전형은 학생기록물평가로 진행된다. 학생부Ⅱ, 자소서, 자소서 증빙자료, 추천서 2부를 토대로 평가한다. 학생부는 수학 과학 국어 영어 과목의 교과학습발달상황을 참고한다. 다만 다른 학생기록물과 함께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학생부 평가 비율이 산술적으로 정해져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2단계는 창의적문제해결력평가다.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기본 개념을 바탕으로 그것을 분석, 종합, 평가하는 고차적 사고능력과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평가한다. 훈련에 의한 성적 우수자가 아닌 수학과학 분야의 창의성이 탁월한 자를 선발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한국영재는 “학생의 영재성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스펙을 쌓는다는 개념의 선행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지원자가 수학 또는 과학 분야에 특별히 영재성을 보이고, 본인의 더 높은 수준의 인지적 욕구에 의하여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학습은 어떤 형태든 바람직하다. 다만 한국영재 입시를 위해 사교육에 의존해 선행학습을 하는 것은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2단계 평가에는 하나의 풀이 방법이 아닌 다양한 방법의 접근이 가능한 문제가 출제된다.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혹은 경시대회 수준으로 준비하지 않아도 중학교 수준의 내용을 철저히 이해하고 창의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다면 대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공개된 2024학년 기출문제를 살펴보면, 한국영재는 지난해 수학에서 4문항, 과학에서 8문항을 출제했다. 전년인 2023학년 입시에서는 과학에서 총6문항을 출제했으나, 지난해엔 8문항으로 늘었다. 과학에 단일 문항 3문항이 포함됐다는 점도 눈에 띄는 변화다. 전년에는 모든 문항에 3~5개의 소문항이 포함됐다면, 2024학년 1~3번 문항은 소문항 없이 자료에 대한 개념, 문제, 원리 등을 구체적으로 서술하는 방식으로 출제됐다. 단 1번에서 답한 개념을 2번 문항에서 활용하는 등 문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양상도 보였다. 수학 영역은 모든 문항이 4~5개의 소문항으로 구성됐다. 

3단계는 영재성 다면평가로 글로벌 과학자로서의 자질과 잠재성을 평가한다. 학생의 영재성을 다양한 측면에서 평가하는 것을 말하며 평소의 창의융합적 사고, 인성과 잠재력 등을 평가하게 되므로 평가를 위한 별도의 준비는 필요하지 않다. 

<원서접수 6월5일부터 12일까지.. 전국 영재학교 중 가장 늦어>
원서접수와 자소서/추천서 입력은 6월5일부터 12일 오후5시까지다. 서류 우편 제출기간도 동일하게 6월1일부터 12일까지다. 우편제출은 12일 우체국 소인까지 유효하다. 1단계 합격자는 7월8일 발표한다. 

2단계 창의적문제해결력검사 일정은 타 7개 영재학교와 달리 7월14일이다. 검사는 서울과 부산에서 실시하며 세부사항은 추후 안내될 예정이다. 2단계합격자 발표일은 8월8일이다. 3단계 영재성 다면평가는 8월13일부터 14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진행한다. 합격대상자는 8월26일에 발표된다. 

최종합격대상자 발표 후 그 결과를 소속 학교로 공문 통지하며, 합격증은 입학 전 집중교육시 수여할 예정이다. 입학전교육 관련 사항은 별도로 공지하며 합격대상자는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입학전교육 적용 결과 교육과정 운영상 학업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최종 합격을 취소할 수 있다. 

<서류제출.. 자소서 증빙자료 ‘선택사항’>
먼저 원서접수를 진행한 뒤 공통으로 자소서, 추천서(A/B)를 입력해야한다. 추천서A는 수학/과학 지도교사가, B는 담임교사가 작성 가능하다. 수학/과학 지도교사가 담임일 경우 추천서 A와 B를 동일인이 작성할 수 있다. 지원자가 중학교 1학년 혹은 검정고시 출신일 경우 초등학교 교사가 작성할 수 있다. 휴직 퇴직 전근교사, 기간제로 퇴직한 교사, 대학 영재원 교수, 과거 담임교사도 추천서 작성이 가능하다. 다만 학원관계자 과외교사 한국영재교직원 본인 가족 친척은 추천인에서 제외된다. 

자소서는 올해 2월 과기부가 발표한 과학영재발국육성전략에 따라 영재교육 경험을 포함할 수 있다. 다만 수료나 수상실적 등 결과의 나열이 아니라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지원자가 보여준 탐구역량, 열정, 끈기 등 구체적인 내용이 더욱 의미있게 반영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학생부에 기재된 교내 수상에 대해서도 언급할 수 있다. 

자소서 문항은 1번 ‘왜 본인을 선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그 이유를 기술하시오’, 2번 ‘현재의 나를 소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는 가정환경, 학교, 지역환경 등에 관한 사항을 기술하시오’, 3번 ‘수학과학적 재능과 관련해 스스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나 경험들을 구체적으로 기술하시오’, 4번 ‘수학 또는 과학 분야 이외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활동이나 경험이 있다면 기술하시오’, 5번 ‘교내외 친구 관계, 자신과 선생님과의 관계에 대해 기술하고, 스스로 행한 봉사활동 중 특별히 의미있는 활동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기술하시오’ 5개 문항이다. 3번 문항만 1000자, 나머지는 모두 각 500자 이내로 작성하면 된다. 6번 본인과 관련해 추가로 언급할 사항이 있는 경우 기술하라는 문항은 선택사항이다. 1~5번 항목에서 묻는 내용에 답할 수 없었던 내용이 있으면 간단하게 추가적으로 기술하면 되고, 추가적으로 기술할 내용이 없을 경우 기술하지 않아도 된다. 

자소서 증빙자료는 자소서에 기술한 내용에 대해 증빙을 원하는 지원자만 제출하면 된다. 3건 이내로 각 건당 추천인의 성명과 친필서명 또는 인장 후 스캔한 이미지 파일을 온라인에 업로드할 수 있다. 우편 제출은 불가하다. 교외수상실적(상장), 영재교육원 수료증, 각종 인증/능력시험 점수 등은 제출할 수 없다. 

<한국영재 2024 신입생 선발 결과.. 장영실 13.3대1, 일반 8.8대1>
지난해 치른 한국영재의 2024 신입학전형 최종 경쟁률은 장영실전형이 13.3대1, 일반전형이 8.8대1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모집인원이 아닌 최종 합격자를 기준으로 산출한 경쟁률로 전년 대비 일반전형은 상승, 장영실전형은 하락했다. 한국영재가 14일 공개한 ‘2024학년 학교교육계획’ 중 신입생 선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장영실전형에는 293명이 지원해 22명이 합격했다. 첫해인 2023학년보다 지원인원이 54명 늘었으나 합격인원도 10명에서 22명으로 대폭 확대되면서 경쟁률은 하락했다. 일반전형에는 885명이 지원해 101명이 합격했다. 지원인원은 장영실전형 지원 후 일반전형으로 전환된 149명이 포함된 규모이지만, 이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736명으로 전년 661명보다 늘었다. 

한국영재를 비롯한 영재학교는 통상 ‘내외’명을 모집하기 때문에 전형별로 정해진 인원을 선발하지 않는다. 다만 모집인원과 실제 선발인원은 크게 차이 나진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영실전형은 요강상 24명을 모집하겠다고 밝혔으나 그보다 적은 22명을 선발했고, 일반전형은 96명을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그보다 5명이 더 많은 101명을 선발했다. 지난해 한국영재의 전체 모집인원은 정원내 120명, 정원외 8명으로 총 128명 내외였고, 실제 합격인원은 정원내/외를 합산해 123명이었다.

지역별로는 합격자 가운데 경기 출신이 가장 많았다. 합격자 123명 중 경기 출신이 35명(28.5%), 서울이 31명(25.2%)으로 수도권의 비중이 컸다. 학령인구 자체가 압도적인 수도권 지역을 제외하면, 한국영재가 소재한 부산 학생이 가장 많았다. 부산 합격자는 25명으로 전체의 20.3%를 차지했다. 학년별로는 합격자의 대부분이 중3이었다. 중3이 103명, 중2가 18명, 고등학생이 2명이다. 영재학교는 학년과 무관하게 지원할 수 있지만, 실제 중1이 선발된 사례는 2022학년 2명이 합격한 이후 나오지 않고 있다.

<의약계열 진학 제재 방안 명시.. ‘지원만 해도’ 징계/졸업유예>
한국영재는 2025모집요강에서도 지난해와 동일하게 의약계열 진학 제재 방안을 명시했다. 원서접수 시 의약학계열 진학 제재에 대한 동의서와 서약서를 작성한 뒤 제출해야 한다. 이공계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과학영재학교 특성상 의약계열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에겐 불이익을 부여한다는 설명이다. 공개된 제재 방안은 징계 및 졸업 유예 조치, 진로 진학 지도 미실시, 교육비 및 장학금 환수 등이다. 

영재학교 8개교는 2022학년부터 의약계열 진학 제재 방안을 강화했고, 지난해와 올해 역시 동일한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영재학교 입학전형 응시를 희망하는 지원자와 보호자는 응시원서에 명시된 제재 방안에 서약해야 원서접수가 가능해진다. 제재 방안에 의하면, 영재학교 입학 후 의약계열로 진학을 희망하거나 지원하는 학생의 경우 대학 진학과 관련된 어떠한 상담과 진학 지도도 받을 수 없다. 일반고 등으로의 전출이 권고되며, 정규 수업시간 외에는 기숙사와 독서실 등 학교 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 영재교육을 위해 투입된 추가 교육비와 영재학교 재학 중 지급한 장학금은 모두 환수된다. 

하지만 이미 선행되고 있던 제재 방안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영재학교 8개교 모두 이전부터 장학금 회수 및 추천서 작성 금지 등의 조치를 행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재학교 학생의 의약계열 진학률은 갈수록 상승했기 때문이다. 기숙사 및 독서실 사용 금지, 일반고 전출 등의 방안 역시 재학생에게만 해당된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등 교육과정과 상이한 영재학교 교육 특성상, 영재학교 출신은 대부분 재수를 통해 의대 진학을 꾀하기 때문이다. 결국 고교의 해결 방안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선발 주체인 의약 대학이 문제 해결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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