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 사전 입력 25일부터 가능.. 원서접수 30일부터
[베리타스알파=한정현 기자] 대구과고가 2023학년 모집요강을 최근 공개했다. 모집인원은 정원내 90명, 정원외 9명 이내로 전년과 동일하다. 원서접수는 30일 오전9시부터 6월2일 오후5시까지다. 타 학교와 달리 원서접수와 자소서 사전 입력 기한이 존재해 수요자를 배려한 측면이 돋보인다. 25일 오후3시부터 작성 가능하다. 전년과 동일하게 모든 전형에서 1단계 서류평가, 2단계 창의적 문제해결력 검사, 3단계 과학창의성 캠프를 진행한다.
지역인재 우선선발 인원도 44명 이내로 전년과 동일하다. 세부적으로는 영남권 32명, 중부권 5명, 호남/제주권 4명, 수도권 3명이다. 지원자격은 입학전형공고일인 4월29일 기준 해당지역 학교에서 연속 1년 이상 재학 중인 학생이다. 해당 지역에서 선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학생이 없으면 배정된 지역별 인원을 선발하지 않을 수 있다.
대구과고는 교육도시 대구의 열망을 집약한 학교라 할 수 있다. 대구과고가 자리한 수성구는 국내 대표 교육특구를 형성하고 있는 지역이다. 2003년 한국영재의 전환과 2009년 서울과고의 전환 이후 애초 과학영재학교 지정은 경기과고 1곳 정도로 예상됐으나 대구시가 영재학교 유치를 위해 발벗고 나선 끝에 대구과고도 영재학교로 선정됐다. 전폭적인 예산지원을 발판으로 대구과고는 영재1기 실적부터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2014학년 1기 94명 중 35명이 서울대에 수시최초 합격을 기록하며 단번에 전국 11위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인 2022학년에는 정경희(국민의힘)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받은 ‘2022 서울대 최종등록 출신고 순위’ 자료에 따르면 34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했다. 세부적으로는 수시 32명, 정시 2명이다. 2021학년에는 35명(수시34명+정시1명), 2020학년 32명(31명+1명), 2018학년 29명(27명+2명) 등 꾸준한 실적을 기록했다. 서울대가 등록자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2019학년에는 베리타스알파 자체조사 결과 42명(41명+1명)의 합격자를 배출하며 전체 고교 가운데 7위를 기록했다. 꾸준히 압도적인 수시 실적이 돋보인다. 이공계특성화대 실적도 주목할만하다. 한국에너지공대를 제외한 '카포지디유' 5개교가 제공한 등록자 자료에 따르면 2022학년에는 KAIST 15명, 포스텍 지스트 각 3명, UNIST 1명을 배출했다.

<지역인재 우선선발 44명 이내.. '전년 동일'>
2023학년 모집인원은 정원내 90명, 정원외 9명 이내다. 정원내 모집인원에는 지역인재 우선선발 44명 이내가 포함됐다. 모두 전년과 모집인원이 동일하다. 중3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과 검정고시, 중1,2학생도 지원 가능하다. 다만 정원외 지원자는 지원자격에 맞는 서류를 추가로 제출해야한다. 교육급여 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다문화가정 자녀, 특수교육대상자, 국가유공자 등이 해당된다.
지역인재 우선선발 규모는 44명 이내로 전년과 동일하다. 지역별로 영남권 32명, 중부권 5명, 호남/제주권 4명, 수도권 3명이 배정됐다. 세부적으로는 대구 24명, 부산 울산 경북 경남 각 2명, 서울 경기 인천 대전 세종 충남 충북 강원 광주 전남 전북 제두 각 1명이다. 지원자격은 요강 공고일인 4월29일 기준 해당지역 학교에서 연속 1년 이상 재학 중인 학생이다. 해당 지역에서 선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학생이 없으면 배정된 지역별 인원을 선발하지 않을 수 있다.
1단계 전형은 서류평가로 진행된다. 제출서류 기반으로 지원자의 영재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영재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지원자 전원을 선발하며 세부 모집인원은 명시되지 않았다.
2단계는 지필평가 형식의 창의적 문제해결력 검사로 진행된다. 중학교 수학/과학 교육과정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영재성과 창의/융합적 사고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지역인재 우선선발 대상자를 포함해 150명 내외를 선발한다. 최근 공개된 2022학년 2단계 기출문제를 참고하면 문제는 전체 18문항으로 구성됐다. 수학(영역Ⅰ) 8문항, 과학(영역Ⅱ) 10문항의 비중이다. 수학에서는 도형, 경우의 수, 소인수/자연수 개념 등을 활용한 문항이 출제됐다. 과학에서는 질량과 에너지, 화합물, 유전, 태양계, 해수의 온도, 소화와 순환 등의 개념을 활용한 문항이 출제됐다.
3단계는 과학영재캠프로 1박2일 일정을 통해 수학/과학에 대한 잠재능력과 창의성/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선발인원은 지역인재 우선선발 인원을 포함한 정원내 90명, 정원외 9명 이내다. 전체 전형의 평가방법은 모두 동일하다.
<원서접수 30일부터 6월2일까지>
원서접수/자소서 입력은 30일 오전9시부터 6월2일 오후5시까지 진행된다. 2022학년과 마찬가지로 영재학교 간 중복지원은 금지된다. 원서접수 시작 전 25일 오후3시부터 원서, 자소서 사전 입력 기한도 주어진다. 교사추천서 입력 기한은 31일 오전9시부터 6월7일 오후5시까지다. 서류제출은 30일부터 6월3일 오후5시로 6월3일 소인까지 유효하다. 1단계 합격자는 7월1일 오후4시 학교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2단계는 지필평가 형식의 창의적 문제해결력 검사로 7월10일 진행된다. 전국 영재학교 8개교가 모두 동일한 날에 시행한다. 2단계 합격자발표는 8월5일 오후4시로 예정됐다.
3단계 과학 창의성캠프는 8월13일부터 14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3단계 합격자발표는 8월26일 오후4시로 예정됐다. 최종 합격자발표는 입학 전 과제 수행 결과, 학년말까지의 출결 상황을 담긴 학생부Ⅱ 제출 후 선정된다. 발표는 12월7일 오후4시에 실시된다. 다만 코로나19 등의 사유로 인해 입학전형일과 방법 등의 변경이 있을 수 있다.
<서류제출 세부사항.. 온라인 접수 후 우편제출 진행>
원서의 내용과 자소서를 사전입력할 수 있는 건 25일 오후3시부터다. 타 학교와 달리 원서접수 시작 전 원서접수, 자소서 사전 입력 기한이 존재하는 점이 눈에 띈다. 전형료 결제 등을 진행하는 본 원서접수는 30일 오전9시부터 6월2일 오후5시까지다. 온라인 원서접수를 진행한 뒤 응시원서, 이공계열 진로지도 강화 방안 관련 서약서, 자소서, 교사추천서를 입력해야한다. 자소서 문항은 모집요강을 참고해 미리 대비할 수 있다. 전체 3문항으로 1번은 '수학/과학에 대한 본인의 강점과 진로와 관련된 경험 중 의미있게 생각하는 활동과 느낀점을 기술하라'다. 2번은 '타인과 공통체를 위해 노력한 경험과 이를 통해 배운 점을 기술하라'다. 3번은 '위 문항 외 작성하고 싶은 내용을 자유롭게 기술하라'다. 교사추천서는 지원자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현직 초/중등 교원(교장, 교감, 교사)이 작성해야한다. 타 학교의 교원도 작성 가능하다.
우편제출까지 진행해야하는 서류는 응시원서, 서약서, 학생부Ⅱ다. 응시원서와 서약서는 온라인 입력 후 출력해 소속 학교장, 보호자, 지원자의 서명/직인 날인까지 진행해야한다. 학생부Ⅱ는 지원일 기준 직전 학기 내용까지 기재돼야하며 1단계 전형의 서류평가에서는 학생부 상 현재 학년의 기록 내용은 평가하지 않는다. 서류는 단면 인쇄해 모든 면 우측 상단에 접수번호를 수기로 기재한 후 클립으로 상철해 제출하면 된다. 중1/2학년, 정원외 전형 지원자는 대상자 증빙서류를 추가로 제출해야한다.
<2022경쟁률 5.09대1.. 중복지원 금지 영향으로 하락>
2022학년 영재학교 입시에서 대구과고는 정원내 기준 5.0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모집인원 90명에 458명이 지원한 결과다. 2021학년 17.1대1, 2020학년 21.39대1을 기록한 것에 비해서 3분의 1 정도로 하락한 모습이다. 작년 처음으로 적용된 영재학교 중복지원 금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중복지원 금지가 시행되면서 2022학년 이전의 경쟁률과 비교하기 어려워진 측면이 있으니 참고용으로만 활용해야한다.
<의약학계열 진학 제재방안 명시.. 이공계열 진로지도 강화 방안 서약서 제출해야 지원 가능>
대구과고는 2023모집요강을 통해 2022학년과 동일하게 의약학계열 진학 제재방안을 명시했다. 원서접수 시 이공계열 진로지도 강화 방안 서약서를 출력해 서명한 뒤 제출해야한다. 이공계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과학영재학교 특성상 의약학계열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불이익을 부여한다는 설명이다. 공개된 제재방안으로는 진로/진학지도 미실시, 교육비/장학금 환수, 정규 수업 시간 외 기숙사/독서실 이용 제한 등이다. 추가로 영재학교에서 추가로 운영되는 연구 활동 등의 교육과정이 표기되지 않는 학생부Ⅱ를 제공한다. 교과학습발달상황에서도 학점으로 표기되지 않고, 석차등급 등으로 표기된다.
영재학교 8개교는 2022학년부터 의약학계열 진학 제재 방안을 강화했고, 2023학년 역시 동일한 양상이다. 영재학교 입학전형 응시를 희망하는 지원자와 보호자는 응시원서에 명시된 제재 방안에 서약해야 원서접수가 가능해진다. 제재 방안에 의하면, 영재학교 입학 후 의약학계열로 진학을 희망하거나 지원하는 학생의 경우 대학 진학과 관련된 어떠한 상담과 진학 지도도 받을 수 없다. 일반고 등으로의 전출이 권고되며, 정규 수업시간 외에는 기숙사와 독서실 등 학교 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 영재교육을 위해 투입된 추가 교육비와 영재학교 재학 중 지급한 장학금은 모두 환수된다. 영재학교장 협의회는 "영재학교는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이공계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학교로 영재학교 학생이 의약학 계열로 진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번 조치를 통해 영재학교의 사회적 책무성을 강화하고, 영재학교 학생들이 이공계 분야로 더 많이 진출해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에 큰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선행되고 있던 제재 방안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영재학교 8개교 모두 이전부터 장학금 회수/추천서 작성 금지 등의 조치를 행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재학교 학생들의 의약학계열 진학률은 갈수록 증가했기 때문이다. 기숙사/독서실 사용 금지, 일반고 전출 등의 방안 역시 재학생에게만 해당된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등 교육과정과 상이한 영재학교 교육 특성상, 영재학교 출신 학생들은 대부분 재수를 통해 의대진학을 꾀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전국 영재학교/과학고 2022 정시 의약학계열 지원자 현황'에 따르면 서울대 의예과 정원 30명 중 8명이 영재학교 출신이었다. 결국 고교의 해결방안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의대가 문제 해결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실효성 높은 방법인 셈이다. 기본적으로 영재학교는 내신경쟁이 어렵고, 정시를 준비하는 교육과정이 아니어서 현재 의대로 진학하는 학종/내신 정시 등과는 맞지 않다. 의대진학이 적합하지 않은 환경에서도 지원을 강행하는 상황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