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모 수학 1등급 자연계 93.86%..수능최저 통과비율 인문 낮아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가 고3 자연계열 학생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인문계열로 교차지원을 희망하는 경우가 31.25%로 나타났다. 인문계열 학생이 수시 수능최저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우려에 더해, 정시에서도 자연계열 학생의 교차지원이 불리함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표본을 대상으로 6월모평 실채점을 분석한 결과 수학 1등급 가운데 자연계열이 차지하는 비중은 93.86%로 나타났다. 미적분이 87.73%, 기하가 6.13%였다. 이번 분석은 일반고 40개교, 자사고 6개교로 총 46개 고교 1만615명 성적이 기초자료가 됐다. 서울중등진학연구회는 서울교육청에 등록된 교과교육연구회로, 고교교사와 교육청 교육전문직으로 구성된 연구회다. 진학지도 관련 연구와 직무연수, 세미나를 운영하고 있다. 

자연계열에서 인문계열로 교차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학생이 31.25%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자연계열에서 인문계열로 교차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학생이 31.25%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자연에서 인문 교차지원 희망 31.25%>
전국 12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교차지원 성향 설문을 진행한 결과,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한 학생 중 31.25%가 인문계열로의 교차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연계열에서 45.98%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물리/기계/컴퓨터 지원 희망 학생 중 교차지원 성향 비율은 33.33%였다. 의약학계열 지원희망 학생 중 교차지원 성향 비율은 26.28%, 화학/생명계열 지원 희망 학생 중 교차지원 성향 비율은 26.09%였다. 

수학의 성적이 높을수록, 도시지역의 학생이 교차지원을 통해 선호 대학으로 진학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진학연구회는 “미적분, 기하 응시 학생의 교차지원 성향이 높아짐에 따라 최상위권 대학의 경영, 경제 등 상경 모집단위와 자연계열과 가까운 통계학과, 자율전공 등의 학과는 정시에서 높은 합격선이 예상된다. 추가로 전체적인 정시 모집인원 확대, 약학대학 신규 모집, 첨단학과 모집정원 증가를 고려해 보았을 때 미적분, 기하만 지원할 수 있는 상위권 대학의 자연계열의 합격선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022정시에서 변화된 모집군, 모집인원, 교차지원 등을 고려한 대략적인 최상위대학 참고점을 도출한 결과 의예 지원가능 점수는 413점으로 나타났다. 자연계열에서 서연고 402점, 서성한 397점 순이었다. 인문계열의 경우 서울대 지원가능 점수는 413점, 연고대 399점, 서성한 396점 순이었다. 46개 고교 데이터를 기초로 6월모평의 국미기과(국어, 미적/기하, 과학 응시) 성적과 국확사(국어, 확률과통계, 사회 응시) 성적의 누적분포를 산출하고 이를 상세 분석해 대학모집단위별 참고점 작업을 진행한 결과다. 

진학연구회는 “이번 모의고사에서 사회탐구의 높은 난도 따라 사회탐구의 표준점수가 과학탐구보다 높게 산출되었기 때문에 국확사의 최상위권의 표준점수의 합이 높아졌다. 만약 수능이 같은 스타일로 출제된다면 변환표준점수를 반영하지 않고 탐구영역의 표준점수를 그대로 반영하는 서울대의 경우 미적분, 기하 응시자의 인문계열 교차지원은 탐구영역의 난도에 따라서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변환표준 점수를 적용하고 탐구 비율이 낮은 연고대부터는 미적분, 기하가 높은 표준점수를 받는 만큼 교차지원이 가능할 것이다. 예를 들어, 국미기과에서 400점을 맞아 서성한 자연계열에 지원 가능한 학생은 인문계열의 연고대 지원 가능선인 399점보다 높은 점수인 만큼 교차지원 시 합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수능최저 통과비율.. 자연대비 인문 낮아>
표본 분석을 바탕으로 대학별 수능최저학력기준 통과비율을 분석한 결과, 확률과통계를 응시한 학생이 미적/기하+과탐을 응시한 학생보다 수능최저 통과비율이 낮았다. 서울대 지균의 경우 확률과통계를 응시한 학생이 수능최저를 통과한 비율은 5.1%였다. 반면 미적/기하+과2로 응시한 학생은 12.55%였다. 

연세대 활동우수형은 확률과통계를 응시한 경우 5.21%, 미적/기하+과탐을 응시한 경우 17.58%였다. 고려대 학교추천은 확률과통계를 응시한 경우 인문계열 수능최저 통과 비율이 3.19%였던 반면, 미적/기하+과탐으로 응시한 경우 자연계열 수능최저 통과 비율이 12.21%였다. 학업우수형의 경우 확률과통계를 응시한 경우 1.93%, 미적/기하+과탐을 응시한 경우8.09%였다. 

이에 대해 진학연구회는 “절대평가인 영어영역의 난도가 높아짐에 따라 대학별 수능최저 통과비율이 일반적으로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수능최저가 완화된 서울대 인문의 경우 확률과통계 응시 학생의 최저통과 비율은 3월학평 4.39%(3개영역 각 2등급 기준)에서 6월모평 5.1%(3개영역 각 3등급 기준)로 0.71%p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수능최저를 변경하지 않은 고려대 인문의 경우 표본의 확률과통계 응시 학생의 수능최저 통과비율은 1.93%에 불과했다. 서울중등진학연구회는 “확률과통계 응시자의 경우 지원 희망 대학의 수능최저를 통과한다면 수시 지원은 좀 더 상향해 볼 것을 권한다”고 분석했다.

<‘정보 공개 책무성 인식해야’>
이번 6월모평 채점결과 평가원이 유불리에 따른 학생의 과목 선택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국어 수학 선택과목별 통계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지적했다. 모평에서는 기존 교육청에서 발표한 국어 수학의 선택과목별 평균, 표준편차 같은 기초자료도 제공되지 않았다. 진학연구회는 “평가원에서 사회, 과학 탐구에서 과목별 평균, 표준편차, 누적 인원 분포까지 제공하고 있는 점을 생각한다면 논리가 맞지 않는다. 대입제도 공정화 방안 기조에 의해 수능시험이 대입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요소로 부상한 만큼 과목별 유불리에 따른 움직임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수능 국어, 수학 선택과목 정보 제공은 학생들의 합리적인 판단을 위한 출제 주관 기관의 책무성으로 인식하는 것이 옳다”고 짚었다.

대학의 입시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선택형 수능의 취지에 맞게 응시 과목을 제한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문이과를 폐지한 2015 교육과정에 따라 2022 대입에서 선택형 수능이 도입되었지만 대학에서는 이를 고려하지 않고 기존과 같이 필수 응시 과목을 지정해 학생 선발을 계획했다. 이에 따라 학생들 이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따라 선택과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닌 점수의 유불리에만 집중하여 선택과목을 결정하는 부작용을 낳게 되었다. 또한 확률과 통계 선택자들의 수능 최저기준 미충족 가능성 등의 혼란이 야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모집단위의 성향에 따라 학업역량이 요구되는 과목이 있다면 학생이 학교에서 그 과목을 선택하였는지, 성실히 수업을 이수하였는지 살펴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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