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내실화' 교사 자문 결과 보고서..'2015개정교육과정 전면 적용 첫해'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서울대가 고교 진로전담교사와 학생 진학지도 업무를 맡고 있는 교사를 위해 면접 지도용 책자를 발간했다. ‘학교생활기록부 기반 면접 내실화를 위한 교사 자문 결과 보고서’로, 학교 현장에서 학생을 직접 지도하고 있는 전문가 집단인 고교 교사들의 의견을 자문 의견 보고서 형태로 담아낸 문서다.

현 고2가 치르게 될 2022대입은 2015개정교육과정이 전면 적용되는 해다. 새로운 교육과정이 도입되는 만큼 이에 맞춰 서류평가/면접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교육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2015개정교육과정은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면서 그만큼 학생의 진로설계가 중요해진 의미가 있다. 

교사 자문단이 제시한 의견을 살펴보면 향후 서울대가 어떤 방향으로 면접을 운영할 것인지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 서울대는 보고서를 발간하며 “이 책자에 활용된 내용은 2015개정교육과정에 편성된 모든 교과를 담고 있지 않다”며 “특히 책자 내용에 활용된 일부 교과목은 그 중요도에 따라 작성된 내용이 아니다. 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수강하는 교과목은 모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가 고교 현장의 면접 지도를 위해 교사 자문 의견 보고서를 발간했다. /사진=서울대 '학교생활기록부 기반 면접 내실화를 위한 교사 자문 결과 보고서'
서울대가 고교 현장의 면접 지도를 위해 교사 자문 의견 보고서를 발간했다. /사진=서울대 '학교생활기록부 기반 면접 내실화를 위한 교사 자문 결과 보고서'

 

<면접.. ‘학생부로 미처 드러나지 않은 과정, 학생 목소리로 세세하게 확인’>
서울대는 수시를 100% 학종으로 선발한다. 학생부기반면접은 학생이 제출한 서류 내용을 토대로 질의/응답이 이뤄진다. 면접 평가영역은 ‘학업능력, 학업태도, 학업 외 소양’으로 구분된다. 서류평가의 평가영역과 일치하지만, 서류평가가 학생이 제출한 서류 내용을 종합해 학생의 역량을 평가하는 것이라면, 면접은 제출한 서류내용을 근거로 학생이 노력한 모습을 더욱 면밀히 확인하는 과정이다. “관찰 기록에 의해 작성된 학생부로는 미처 드러나지 않은 학생의 깊이 있는 노력과 성장 과정을 학생 스스로의 목소리로 더욱 세세하게 확인하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2015개정교육과정과 연계해, 학생이 자신의 진로/적성에 따라 선택해 공부한 과정을 면접에서 확인하고자 한다. 대학 수학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소양을 확인하는 첫 단계이기도 하다. 2015개정교육과정은 자신의 진로/적성에 맞게 자신에게 필요한 과목을 선택해 공부할 수 있는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이다. 그만큼 ‘선택’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선택이란 학생의 자기주도적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요소이며, 학생이 선택해 이수한 각 과목의 학습과정을 확인하는 것은 대학 수학에 필요한 지적역량 및 적극적 학업태도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의미한 평가대상”이라는 설명이다. 

학업능력 및 학업태도 영역을 평가하기 위한 면접문항으로 교사 자문단이 제시한 의견을 살펴보면 ‘대입에만 천착해 과목을 형식적으로 수강’한 것은 아닌지, 제대로 공부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을 판별할 수 있는 면접 문항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환경의 차이도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들을 수 없는 학생에게 일정한 소명의 기회를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적 여건이 열악한 지역(도서/벽지)의 학생이거나, 한학기 이수 과목의 제한, 수강 신청 후 인원 미달로 인한 폐강 등 과목 이수에 다양한 제약 상황으로 인해 대학에서 전공할 분야의 과목을 충분히 이수하지 못한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2015개정교육과정에서 과목 위계에 따른 선택을 해야 하는 과목도 있다. 해당 과목에 대해 질문할 때 이수한 과목의 위계를 유기적으로 종합한 질문을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학업 외 소양 영역은 학문적 공동체 생활에 필요한 협업능력 리더십 배려심 등 공동체 일원으로서 갖춰야 할 사회적 역량을 평가하는 영역이다. 교사 자문단은 학업적 면모보다 학업 외 소양을 더욱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서울대를 지원할 만한 학생이라면 학업역량 면에서는 부족함 없는 우수한 학생들이 다수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향후 공동체의 일원으로 사회에 헌신하고 기여할 수 있는 건강한 품성을 겸비한 인재’를 선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

면접 질문 하나를 통해 학생의 학업역량과 학업 외 소양을 모두 확인할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학업적 면모와 학업 외적 면모가 서로 명확한 경계를 지니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교육활동 자체가 두 면모를 동시에 지닌 복합적 성격이라는 점 때문이다. 

평가영역 내용(기준)을 좀 더 구체적인 표현으로 작성할 것도 요청했다. 예를 들어 협력과 배려심 등을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태도’라는 방식으로 구체화하는 것이다. 평가항목 중 ‘다양한 경험에 대한 적극성’이라는 표현 역시 자칫 양적인 경험의 확대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불필요한 교외 활동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교내 활동 또는 교육과정 안의 활동이라는 표현으로 범주를 명확히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상황 면접’ 도입 제안도>
면접 개선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교사 자문단은 ‘상황 면접’을 도입해 특정 상황에 대한 학생의 대응 방식을 확인해 평가에 고려할 것도 제안했다. 공동체 의식, 협업, 공감능력 등은 일시적인 준비만으로 대처할 수 없는 요소라는 점에서다. 학생 대응 과정에서 드러나는 언행을 통해 문제해결능력도 확인할 수 있다고 봤다.

향후 모든 전형에서 MMI(다중미니면접) 방식 면접으로 변화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제안도 있었다. 점점 복잡/고도화되는 사회 속에서 개인들은 점점 더 가속화하는 시대적 변화와 다양한 딜레마 상황 속에서 선택과 책임이라는 끊임없는 기로에 서게 될 것으로 봤다. 향후 미래사회의 변동성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교육적 측면에서 면접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10분의 면접시간은 짧기 때문에 좀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2015개정교육과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하나의 질문을 하나의 과목으로 한정하는 질문보다는 하나의 질문을 여러 과목과 연결해 문항을 개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교과에서 보인 학생의 학습태도와 여러 교과를 아우르는 학습활동을 찾고, 동아리 활동에서 나타나는 학생의 관심도, 협업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면접 문항을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동아리 활동과 진로 활동, 진로활동과 행동특성및종합의견 등 학생부 각 영역 간 다양한 내용 조합을 통해 평가하는 문항도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독서활동 내용을 중심으로 학생부 각 영역내용을 추출하는 방식을 통해 학생의 통합적/융합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방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면접에 ‘독서활동 적극 활용해야’>
독서 경험을 근거로 한 면접 문항 구성도 제안했다. 독서를 대입에서 더욱 중요하게 강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면접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필수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평가요소로 명시할 것을 제안했다. 

서울대는 자소서 4번 대학자율문항으로 ‘독서문항’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학생부 독서활동상황에 기재된 내용까지 활용해 학생의 학업능력 및 학업태도를 평가해야 한다고 봤다. 학생이 이수한 과목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나 자율활동 중 학생의 독서활동과 연계할 만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면 독서활동 자체를 독립적으로 평가하는 것보다는 학생부 전반의 내용과 융합해 질문하는 것이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과목별 면접문항 제시>
교과 관련 역량을 확인하는 문항과 관련해서도 의견을 담았다. 국어 수학 영어 역사 등 과목별로 면접 평가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예시질문까지 함께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국어 영역의 경우 교과(목)의 핵심역량인 듣기/말하기, 읽기, 쓰기, 문법, 문학 영역의 성취 기준에 제시된 사항을 내면화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과목별로 세분화해서 보면 국어과의 국어 과목에서는 ‘단조롭게 서술된 학생부의 경우’를 예시로 들어 예시질문을 제시했다. 단조롭게 서술된 학생부의 경우 해당 활동과 관련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을 물어봐야 하고, 꼬리 질문을 활용하면 학생부에 기술된 활동의 진정성 또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조별 토너먼트 토론’ 수업에서 ‘청소년에게 선거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제로 토론을 했다고 학생부에 기재된 경우에, ‘현재 선거권 부여의 요건을 말해보라’ ‘과거 조사 자료를 토대로, 청소년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면 안 되는 이유를 말해보라’ ‘청소년 대상 정치 교육의 이상적인 방향성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말해보라’ 등의 예시질문이 가능하다.

언어와 매체 과목에서 탐구역량이 강조된 학생부의 경우에서는 그 과정에 주목해 면접 문항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결과물의 완성도는 크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각종 음운론 및 자료를 참고해 궁금증 해결의 실마리를 ’삼중모음‘ 개념에서 찾고, 삼중 모음 현상의 음운론적 조건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정리한 바 있다’는 학생부 기재내용을 토대로 ‘음절의 개념이 무엇인지’ ‘반모음 단모음 이중모음 삼중모음의 개념을 서로 비교’하도록 하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수학의 경우에는 수학Ⅰ 과목에서 ‘수업 시간 항상 교사가 알려주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다른 방법을 고민해보는 시도를 적극적으로 하는 학생’ ‘한 번 읽고 평생 써먹는 수학 상식 이야기라는 책을 통해 특수각이 아닌 삼각함수 값을 구하는 방법을 연구’했다는 학생부 내용을 토대로 ‘수업 시간 배운 내용의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방법을 주로 활용했는지 말해달라’ ‘한 번 읽고 평생 써먹는 수학 상식 이야기의 책 내용 중 발표한 부분 외에 인상 깊었던 내용이 있으면 간략히 설명해보라’ ‘위의 책 외에 수학 탐구를 위해 읽은 책이 있다면 읽게 된 동기와 책 내용을 간략히 말해보라’ 등의 질문을 제시했다. 

<‘면접 예시문항 공개’ ‘면접 안내 동영상’ 등도 제안>
교사 자문단은 면접 준비를 위한 서울대의 배려를 추가적으로 제안했다. 서울대는 입학 정보 웹진 ‘아로리’를 통해 서류평가뿐만 아니라 면접평가에 대한 안내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이에 더해 면접 예시 문항을 공개하고, 면접 안내 동영상 제공까지 이뤄지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서류기반 면접 문항의 경우 해당 내용 중에서 면접 질문으로는 어떤 내용이 추출되고, 꼬리물기식의 추가질문은 어떻게 제시되는지 예시를 들어주면 좋겠다는 것이다. 한 교사는 “학생부에서 면접 문항을 어떤 방식으로 구성하는지에 대한 예시 정도만 제공해도 학생과 담임교사들에게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면접학원이 학생들의 불안감을 이용해 학생들을 모집하는 것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면접 안내 동영상의 경우 서울대 정문을 들어서면서부터 면접 대기실에 들어오고, 면접 대기실에서의 행동요령과 규칙, 면접장으로의 이동, 면접장의 구성과 공간 형태, 질문의 형태와 올바른 면접 태도, 면접장을 나와 귀가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동영상으로 안내해주는 것이 수험생 불안감을 해소해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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