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출문제 5개교 미공개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올해 전국 8개 영재학교의 2단계 지필평가는 7월7일 실시한다. 아직 세부적인 입학요강을 발표한 곳은 없지만 대구과고가 11일 발표한 2025 신입생 선발 입학전형 일정에 따라 전국 영재학교의 2단계 전형은 7월7일로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영재학교의 2단계 지필평가는 2022학년부터 매년 같은 날 진행해오고 있다. 

전국 8개 영재학교는 2017학년부터 입시혼란을 줄이고 지원과열을 완화하고자 2단계 영재성검사 일정을 통일해왔다. 당시 일부 수험생이 여러 학교 입시를 치른 후 최종 단계에서 진학할 학교를 결정하며 입시 혼선이 불거지자 이를 제한하기 위한 조치로 도입됐다. 2022학년부터는 중복지원이 금지되긴 했으나 이후로도 전국 8개 영재학교는 지필평가를 동시에 치르고 있다. 

영재학교의 전형은 대부분 3단계의 동일한 양상을 보인다. 1단계 원서접수, 2단계 영재성/사고력/창의성검사 등 지필평가, 3단계 영재성캠프 등으로 진행된다. 한국영재의 장영실전형은 예외다. 일종의 특기자전형인 장영실전형은 지필평가를 실시하지 않고 1단계 서류평가와 2단계 심층구술평가/면접평가로 진행된다. 대신 탁월한 탐구역량과 열정을 보여주는 수학/과학의 탐구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특징이 있다. 

단 입학전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추후 공개되는 모집요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통상 영재학교 원서접수는 5월 말에 실시하지만, 아직까지 모집요강이 공개된 곳은 한 곳도 없다. 예외적으로 4월1일부터 원서접수를 시작하는 한국영재의 장영실전형만 3월1일 모집요강을 공개했을 뿐이다. 과고를 비롯해 여타 특목자사고가 모두 원서접수 3개월 전까지 의무적으로 홈페이지에 모집요강을 공개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영재학교의 입시는 수요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재 홈페이지에 모집요강 일정 계획을 공개한 곳은 세종영재와 대구과고 두 곳뿐이다. 세종영재는 4월 중순 이전에, 대구과고는 4월19일 모집요강을 공개하겠다고 공지했다. 대구과고의 경우 4월27일 입학설명회, 5월22일~24일 원서접수, 8월10일 3단계전형, 8월23일 3단계 발표 등 대략적인 전형 계획까지 공개했다.

대구과고가 11일 발표한 2025 신입생 선발 입학전형 일정에 따르면 전국 영재학교의 2단계 전형은 7월7일로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대구과고가 11일 발표한 2025 신입생 선발 입학전형 일정에 따르면 전국 영재학교의 2단계 전형은 7월7일로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대구과고 인천영재 세종영재.. 2단계 기출문제 공개>
영재학교 지필평가는 각 학교가 공개하는 전년 기출문제를 참고해 대비할 수 있다. 영재학교의 2단계 기출문제는 교육부가 2020년 11월 발표한 ‘영재학교/과고 입학전형 개선방안’에 따라 의무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단 12일 현재까지 2024학년 기출문제를 공개한 곳은 대구과고 인천영재 세종영재 3개교뿐이다. 

대구과고 인천영재 세종영재의 2단계 기출문항은 상당 부분 겹쳤다. 이들이 공동출제를 진행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문항의 형식은 전년인 2023학년 기출문항과 비슷하게 출제됐다. 수학은 주어진 명제를 충족할 수 있는 값을 모두 찾아내고, 그 과정을 설명하도록 하는 문항이 주를 이뤘다. 과학의 경우 문항마다 실험 상황을 제시하고 실험 방법, 통제해야 하는 변인, 예상되는 실험 결과, 정확하지 않은 실험 결과에 대한 반박,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추가 실험 방법 등을 물었다. 고도의 사고력이 필요한 문항으로 구성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세종영재의 2단계 영재성평가는 수학 과학 두 개 영역으로 진행됐다. 시험시간은 영역당 100분이 주어졌으며 수학 역량평가는 7문항, 과학 역량평가는 10문항이 출제됐다. 대구과고의 2단계 평가 영역Ⅰ은 수학 7문항이 출제됐고, 영역Ⅱ는 과학 10문항이 출제됐다. 인천영재는 1교시 수학 6문항, 2교시 과학 9문항을 출제했다. 검사시간은 각 100분이 주어졌다. 

영재학교의 입학전형 개선방안은 영재학교의 과도한 입시경쟁과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평가 방식으로 인한 사교육 유발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대학의 ‘선행학습 영향평가’와 마찬가지로 사교육, 선행학습 유발 정도를 점검해 전형을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영재학교 입학전형영향평가제’의 운영이 담겼다. 다만 영재학교 입학전형영향평가는 여전히 수요자의 눈높이와는 거리가 멀어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올해로 10년 차에 접어들면서 업그레이드돼 온 대학의 영향평가보고서와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고 평가된다. 상위대학의 영향평가보고서를 보면, 수시 모집요강 2개월 전부터 전년 대학별 고사 기출문항을 100% 공개하는 것은 물론, 문항분석 출제의도 모범답안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투명하게 제공한다. 수험생 입장에선 시험 대비를 위한 가장 정확한 자료인 셈이다. 실제 영향평가보고서 공개 이후 대학별 고사 문항들도 예측 가능한 범주 내에서 대체로 교과과정을 넘지 않는 수준으로 출제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영재학교 영향평가제의 미흡함은 현재까지 공개된 영재학교의 공개 방식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출제의도와 해설 등 문제지 이외의 추가적인 자료를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지 들고 학원으로 찾아가라는 거냐’는 비판이 교육계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대목이다. 다만 경기과고의 경우 지난해 입학설명회를 통해 영재성 검사 분석 결과를 함께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영재학교가 2단계 지필평가에 대한 문항 분석을 상세하게 공개한 건 상당히 이례적이라 평가된다. 다만 아직 기출문항을 홈페이지에 공개하진 않았다는 점에선 여전히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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