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세 가운데 옥석 가리기 심화’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올해 전국 28개 외고는 정원내 5540명을 모집한다. 지난해엔 30개교가 5896명을 모집했으나 부일외고와 강원외고가 각 자사고와 농어촌 자율학교로 전환하면서 전체 규모가 줄었다. 28개교만 비교해도 모집인원은 축소됐다. 경기외고와 전남외고가 모집인원을 각 10명 늘리긴 했지만 수원 성남 동두천외고가 각 8명 줄인 결과다.
모집 학과를 개편한 학교도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외고는 올해 사전 예고한 대로 영어를 주 전공으로 하는 학과 3개를 폐지 및 통합하면서 모집 학과를 전면 개편했다. 영-러시아어학과는 폐지, 영-스페인어과는 스페인어과로 전환, 영-독일어과는 독일어과와 통합한다. 서울외고 관계자는 “영어는 이제 기본적으로 습득해야 하는 외국어가 돼 주 전공으로 삼는 의미가 퇴색됐다”며 “영어 주 전공 학과 중 영-러시아어과의 경우 학생의 관심도와 경쟁률이 떨어져 교내외 의견을 취합해 폐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으로 지난해에는 대일외고와 한영외고가 영어과를 폐지했다. 이미 영어과를 없앤 대원외고를 포함하면 서울 내 외고 6개교의 절반이 넘는 4개교가 외고의 대표적 학과였던 영어과를 폐지한 상황이다.
인문계로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라면 서울대를 중심으로 한 학종 체제에 최적화된 외고 진학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통합수능 이후 이과생이 문과에 교차지원하는 현상이 확대된 가운데 문과생이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는 영역은 전공적합성을 평가하는 학종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원을 비롯한 수도권의 경쟁력을 갖춘 외고들은 대입 환경이 문과에 불리하게 조성되더라도 나름 선방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기대다. 업계 한 전문가는 “외부 요인으로 인한 외고의 전반적인 인기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입시 노하우를 쌓아온 외고들은 충분히 살아남을 것으로 본다. 결국 공립 지방 외고들이 약세를 보이는 대신 대원을 비롯한 강력한 수도권 외고들에는 상대적으로 상위권 학생이 몰리면서 외고 간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이과생의 문과 교차지원이라는 부작용이 드러나면서 문과의 최강자로 꼽히는 외고의 입지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과생이 전공과 관련 없는 문과로 진학했다가 결국 버티지 못하고 중도 이탈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SKY의 중도 탈락 규모를 분석한 결과 인문계의 중도 탈락은 최근 5년새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전문가는 “이과생의 문과 교차지원 부작용에 대한 학습 효과가 일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이 같은 사례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계열 간 유불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전망했다.

<28개교 5540명 모집.. 경기 전남 ‘확대’, 수원 성남 동두천 ‘축소’>
전국 28개 외고는 올해 정원내 5540명을 모집한다. 경기외고와 전남외고가 각 10명의 모집인원을 늘렸지만, 부일외고와 강원외고가 외고 유형을 포기한 데다 경기 지역의 수원외고 성남외고 동두천외고가 모집인원을 각 8명 줄이면서 지난해보다 총 356명 감소했다. 전형별 모집인원은 일반전형 4416명, 사회통합전형 1113명, 지역우수자전형 11명이다.
전체 모집인원은 고양외고 안양외고 과천외고가 각 260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대원외고 대일외고 한영외고 명덕외고 서울외고 부산외고 대전외고 각 250명, 인천외고 225명, 김포외고 224명, 경기외고 210명, 수원외고 성남외고 동두천외고 경남외고 각 200명 순으로 많이 모집한다. 이어 미추홀외고 192명, 울산외고 175명, 전북외고 160명, 청주외고 154명, 이화외고 150명, 충남외고 140명, 김해외고 경북외고 각 125명, 대구외고 120명, 전남외고 110명, 제주외고 100명 순이다.
전형별/학과별 모집을 실시해 지원자는 거주지 내 외고 가운데 1개 전형 1개 학과에 지원해야 한다. 학과별 모집이기 때문에 합격 가능성은 학과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전형 경쟁률이 높더라도 지원 학과의 경쟁률이 낮을 경우 상대적으로 합격 가능성이 높아지는 식이다.
외고는 과고와 동일하게 광역단위 모집을 기본으로 한다. 거주지나 중학교 소재지를 기준으로 동일 지역에 소재한 외고에만 지원할 수 있다. 타 시도 특성화중이나 자율학교를 졸업한 경우에도 거주지 내 외고 지원자격이 주어진다. 외고가 없는 광주 세종 소재 중학교 졸업(예정)자의 경우 전국 어느 곳에나 지원이 가능하다.
지역우수자를 운영하는 과천을 제외한 외고는 정원의 80%를 일반, 20%를 사회통합 모집인원으로 선발한다. 과천 지역우수자는 과천 소재 중학교 졸업 예정자가 지원할 수 있다. 단, 전편입자의 경우 2023년 2월28일 이전 과천 소재 중학교로 전편입한 자로 한정한다. 김해는 별도 전형 대신 일반 모집인원의 일부를 지역우수자로 모집한다. 일반에서 학과별 모집인원의 20%인 10명을 김해 지역 학생들로 우선 선발한다. 김해 지역 중학교 졸업자나 졸업예정자가 대상이다.
<1단계.. 영어 내신+출결 반영>
전형방법은 1단계에서 영어 내신과 출결로 모집인원의 1.5~2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면접을 거쳐 선발하는 방식이다. 1단계 160점, 2단계 40점 등 200점 만점 고득점 순으로 합격자를 정한다. 1단계 선발 배수는 학교마다 다르다. 경기 안양 과천 김포 고양 부산 부일 미추홀 경남 강원의 10개교는 2배수를 뽑는다. 대구는 1.8배수다. 이외 19개교는 모두 1.5배수를 선발한다.
1단계 영어 성적은 2,3학년 4개 학기 성적을 동일한 비율인 40점씩 반영한다. 4개 학기 모두 절대평가 성적인 성취도 점수를 환산해 반영한다. 2018학년까지는 2학년 성취도 점수, 3학년 석차 9등급 성적을 반영해 변별력이 있었지만 2019학년부터는 성취도 점수로 변경됐다. 성적 반영 방법의 변화로 동점자 처리 기준의 중요도가 높아졌다. 외고 지원자 대부분이 영어 성적이 만점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동점자 선정 기준은 가장 최근 학기 국어 사회 교과 성적 순이다. 3학년2학기 국어, 3학년2학기 사회, 3학년1학기 국어, 3학년1학기 사회, 2학년2학기 국어, 2학년2학기 사회, 2학년1학기 국어, 2학년1학기 사회 성취도가 높은 순서로 합격자를 정한다.
출결 관리도 필요하다. 출결은 무단결석 일수에 비례해 감점하는 방식으로 반영한다. 서울 지역 대원 대일 한영 명덕 이화 서울의 6개교에 울산 제주 전북 충남까지 10개교의 감점 점수가 높다. 1단계 성적 160점에서 무단결석 1일당 1점을 감점한다. 무단지각/결과/조퇴는 3회를 무단결석 1일로 처리하며 2회 이하는 반영하지 않는다. 서울 6개교는 최대 감점이 10점이며, 울산은 6점, 제주는 5점, 충남 전북은 감점 상한선이 없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경북은 무단결석 1일당 0.6점 감점하며 무단지각/결과/조퇴는 0.2점씩이다. 감점 상한선은 없다. 청주 전남 김해 고양은 무단결석 1일당 0.5점, 대전은 0.4점, 부산은 0.3점, 미추홀 인천 동두천은 0.2점, 경기 수원 성남 김포 과천 안양 대구 경남은 0.1점 감점한다.
<2단계 면접.. 자기주도 학습/인성 평가>
면접에선 자소서와 학생부를 바탕으로 평가한다. 평가 영역은 자기주도 학습과 인성이다. 자기주도 학습 영역에서는 자기주도 학습 과정, 지원 동기, 학습 계획, 진로 계획 등을 평가한다. 학습을 위해 주도적으로 수행한 목표 설정, 계획, 학습과 결과, 평가까지의 전 과정이 평가 대상이다. 지원 동기와 입학 이후 학습 계획, 진로 계획 등도 평가한다. 인성 영역에서는 자소서와 학생부의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을 토대로 핵심 인성 요소에 대한 중학교 활동 실적과 중학교 활동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 등을 평가한다.
면접 영역별 배점은 학교마다 다르다. 경기 지역의 경기 안양 과천 김포 성남 고양의 5개교는 40점 만점으로 종합 평가한다. 동두천은 자기주도 학습 30점, 인성 10점으로 구분했다. 수원은 자기주도 학습 25점, 인성 15점이다. 서울 지역의 대원 대일 한영 명덕 이화 서울은 자기주도 학습 30점, 인성 10점으로 평가한다. 인천 지역은 미추홀이 자기주도 학습 30점, 인성 10점으로 평가하며, 인천은 배점 구분 없이 종합 평가한다. 대전 청주 경북 전남은 자기주도 학습 30점, 인성 10점으로 평가하며, 울산 제주의 경우 자기주도 학습과 인성을 각 20점 배점했다. 충남은 독특하게 자기주도 학습 32점, 인성 8점을 부여했다. 부산 경남 김해 대구 전북은 40점 만점으로 종합 평가한다.
자소서는 자기주도 학습 영역과 인성 영역에 대한 내용으로 구분된다. 자소서 문항은 학교마다 다르지만 각각의 문항으로 출제되거나 하나의 문항의 여러 질문이 포함되기도 한다. 자소서 작성 시 배제 사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영어 등 각종 인증시험 점수, 교과목 점수와 석차, 교내외 각종 대회 입상실적, 자격증, 영재교육원 교육 및 수료 여부 등은 기재 시 0점 처리되며, 우회적이나 간접적으로 기재하는 것도 금지된다. 부모와 친인척의 사회 및 경제적 지위를 암시하거나, 지원자의 인적 사항을 암시하는 내용 등도 감점 처리하는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2023 외고 경쟁률 30개교 1.13대1 ‘8년 만의 상승’.. 부산 ‘최고’>
지난해 전국 30개 외고(부일 강원 포함)의 최종 경쟁률은 1.13대1이었다. 정원내 5867명을 모집했고 6658명이 지원했다. 학교별로 보면 30개교 중 7개교(대일 수원 대원 성남 충남 고양 김해)를 제외한 23개교(부산 명덕 부일 제주 한영 미추홀 경남 경기 전북 전남 청주 대전 인천 대구 강원 경북 이화 과천 김포 서울 동두천 안양 울산)가 전년보다 경쟁률이 상승했다.
외고의 경쟁률이 상승한 것은 8년 만이다. 2015학년 2.31대1을 기록한 이후 2016학년 1.94대1, 2017학년 1.55대1, 2018학년 1.38대1, 2019학년 1.36대1로 급격히 경쟁률이 하락했다. 이후 2020학년엔 모집인원이 50명 축소되면서 경쟁률이 1.37대1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긴 했으나 지원자는 30명가량 감소했었다. 2021학년엔 제주외고 1개교만 경쟁률이 상승하고 이외는 모두 하락해 1.04대1로 대폭 하락했고, 결국 2022학년엔 0.98대1로 외고 사상 첫 미달 사태를 빚었다.
지난해 외고의 경쟁률 상승은 상위권 고교가 대부분 이과를 중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데서 비롯됐다. 문과 교육을 희망하는 상위권 학생의 경우 외고와 국제고 등 문과 중심 고교 선택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의약 열풍, 통합수능 시행 등 이공계열에게 유리한 대입 체제가 전년엔 외고의 선호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면, 지난해는 오히려 외고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입시 막판 교육부가 고교 내신을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것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당시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향후 내신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특목/자사고의 선호도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부산이 1.7대1로 전체 외고 중 경쟁률 1위를 기록했다. 250명 모집에 425명이 지원했다. 전년 0.99대1(모집 250명/지원 247명)보다 지원자가 178명 증가하며 경쟁률이 대폭 상승했다. 순위도 전년 14위에서 단숨에 1위로 올랐다. 부산을 비롯해 부일까지 지난해 부산 지역 외고의 지원자가 모두 크게 늘었다. 전년 0.87대1(200명/173명)로 미달이었던 부일은 지원자가 131명 증가해 1.52대1(200명/304명)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명덕이 1.59대1(250명/398명)로 2위였다. 톱3인 부일에 이어 대일 1.34대1(250명/335명), 제주 1.31대1(100명/131명), 한영 1.3대1(250명/325명), 수원 11.28대1(208명/267명), 미추홀 1.27대1(192명/244명), 대원 1.26대1(250명/315명), 경남 1.26대1(200명/252명)까지 지난해 경쟁률이 높은 순 톱10이다.
이어 경기 1.21대1(208명/252명), 전북 1.21대1(160명/194명), 전남 1.19대1(100명/119명), 청주 1.17대1(154명/180명), 대전 1.15대1(250명/287명), 성남 1.12대1(208명/233명), 인천 1.06대1(225명/239명), 대구 1.05대1(120명/126명), 충남 1.03대1(140명/144명)까지 19개교가 미달을 면했다. 미달인 곳은 경북 0.96대1(125명/120명), 고양 0.95대1(250명/237명), 이화 0.95대1(150명/143명), 김해 0.94대1(125명/118명), 과천 0.89대1(260명/231명), 김포 0.88대1(224명/197명), 서울 0.85대1(250명/212명), 동두천 0.83대1(208명/173명), 안양 0.78대1(260명/204명), 울산 0.73대1(175명/128명) 순이었다.
<2023 서울대 등록 실적.. 대원외고 53명 ‘독보적 톱’>
가장 최근인 2023대입 실적을 살펴보면, 총 27개 외고가 245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했다. 수시 195명, 정시 50명으로 수시 실적이 압도적이다. ‘등록자’는 ‘합격자’와 달리 중복을 제외한 실질적인 진학 규모를 의미한다.
학교별로 보면 대원이 53명(수시 28명+정시 25명)으로 독보적인 톱을 차지한다. 이어 한영 26명(19명+7명), 대일 25명(25명+0명), 명덕 17명(14명+3명), 안양 14명(14명+0명), 대전 13명(8명+5명), 과천 11명(11명+0명), 고양 10명(10명+0명), 경기 9명(7명+2명), 성남 9명(8명+1명), 서울 7명(6명+1명), 수원 7명(5명+2명) 순으로 전국 톱100 고교에 들었다.
이어 부산 6명(6명+0명), 김해 5명(3명+2명), 이화 5명(5명+0명), 김포 4명(4명+0명), 충남 4명(4명+0명), 미추홀 3명(3명+0명), 대구 3명(2명+1명), 전북 3명(3명+0명), 인천 2명(2명+0명), 경남 2명(2명+0명), 경북 2명(2명+0명), 제주 2명(2명+0명), 울산 1명(1명+0명), 전남 1명(1명+0명), 동두천 1명(0명+1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했다.
<전형 일정.. 원서접수 12월4일 시작>
올해 28개 외고 원서접수는 전남을 필두로 12월4일부터 시작한다. 원서접수 기간은 전남이 12월4일부터 7일, 경북이 5일부터 12일, 대원 대일 한영 명덕 이화 서울의 6개교가 6일부터 8일까지다. 이후 미추홀 인천 등 인천 지역 2개교가 6일부터 8일, 대구가 7일부터 11일, 안양 경기 과천 동두천 고양 성남 수원 김포 등 경기 지역 7개교가 8일부터 14일까지다. 이어 대전 11일부터 12일, 울산 부산 11일부터 13일, 청주 11일부터 14일, 제주 전북이 13일부터 15일까지다. 14일부터 18일까지 경남 김해 전북을 끝으로 외고 원서접수가 마무리된다.
곧바로 1단계 합격자를 발표한다. 12월11일 서울 지역 외고를 시작으로 12일 전남 대구, 13일 인천, 14일 미추홀, 15일 경북 충남 울산 부산, 17일 충북, 18일 대전, 19일 경남, 20일 김해, 21일 제주 전북 순이다. 일부 외고는 1단계 합격자를 대상을 기간으로 자소서 등 서류 제출 기간을 운영하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제출 기간은 서울 지역 12월11일부터 13일, 전남 13일부터 14일, 미추홀 14일부터 15일, 인천 18일부터 19일, 경기 지역 12월19일부터 20일까지다.
2단계 면접은 12월 말까지 이어진다. 12월16일 대구를 시작으로, 29일 미추홀 인천 전북 3개교 일정이 마지막이다. 부산이 유일하게 이틀간 면접을 실시한다. 전공별로 12월21일과 22일로 나눠서 진행할 예정이다. 최종 합격자는 12월21일 대구가 가장 먼저 공개한다. 마지막으로 내년 1월2일 전남 미추홀 인천 충남 제주 전북이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면서 외고 입시가 막을 내린다.







